한국계 음악가와 결혼 후 내한하는 피아니스트 랑랑

입력 2019.06.06 (10:36) 수정 2019.06.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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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말로 '빛'이라는 뜻의 이름을 지닌 랑랑(郞朗, 사진 위 오른쪽)은 이름처럼 '수퍼스타 피아니스트'이다. 아니 피아니스트지만 단순히 피아니스트라는 말로는 랑랑을 설명하기 부족하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외신들은 랑랑에 대해 '지구상에서 가장 핫한 클래식 피아니스트(뉴욕타임스)', '가장 몸값이 비싼 피아니스트',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현존하는 피아니스트(possibly the most celebrated pianist living)', '기술과 혁신으로 21세기 클래식을 이끄는 음악가' 등의 다채로운 표현을 쓴다.

그도 그럴 것이 랑랑은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이면서 자선사업가이자 문화 대사로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2008년 '랑랑국제음악재단'을 설립해 4천만 명의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자선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2009년에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고, 2013년에는 UN 사무총장에 의해 유엔평화대사(중국인으로는 처음)에 임명되기도 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과 노벨 평화상 시상식, 프란치스코 교황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앞에서 공연했고, 독일과 프랑스에서 공로훈장도 받았다.

이처럼 명실상부한 '클래식계 수퍼스타',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랑랑이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다. 지난 주말 랑랑은 자신의 SNS에 "I found my Alice. She is Gina Alice(나는 나의 앨리스를 찾았다. 그녀는 지나 앨리스이다.)"라는 글과 함께 결혼식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평소 사생활을 잘 밝히지 않는다는 랑랑이 지나 앨리스(Gina Alice Redlinger)라는 미모의 여성과 결혼 사실을 발표하자 팬들은 물론이고 언론의 관심은 뜨거웠다. 특히 신부가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팬들의 관심도 컸다.

이들은 지난 2일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근교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피로연을 연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객들을 위해 직접 즉흥 듀엣 연주도 선보였다. 랑랑은 베르사이유궁 문화교류 대사이기도 하다.

부부로서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는 랑랑과 지나 앨리스부부로서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는 랑랑과 지나 앨리스

이들은 몇 해 전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나 앨리스도 네 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8살에 처음 공연을 하고, 랑랑과 같은 스승인 개리 그래프맨(Gary Graffman, 미국인 피아니스트)을 사사하는 등 유능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라는 점이 두 사람 사이의 친분과 공감대를 넓혀준 것으로 보인다. 또 독일 출생이지만 한국계 혼혈인 신부가 영어와 독일어, 한국어와 중국어 등을 유창하게 구사하고, 중국에서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한 경험들도 이들에게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더욱 넓혀주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랑랑이 설립한 국제음악재단 홈페이지에 있는 지나 앨리스의 사진. 둘은 여러 작업(연주)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 앨리스는 독일 유명 음악 대학 가운데 하나인 함부르크 음대(Hamburg Univ. of Music)를 졸업하였다. 랑랑이 설립한 국제음악재단 홈페이지에 있는 지나 앨리스의 사진. 둘은 여러 작업(연주)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 앨리스는 독일 유명 음악 대학 가운데 하나인 함부르크 음대(Hamburg Univ. of Music)를 졸업하였다.

한국계 여성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를 아내로 맞아 한국과 더 각별한 관계를 맺게 된 랑랑이 이번 달 한국에 온다. 사실 랑랑의 한국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지난 3월 말 3년 만에 발매한 새 음반 <피아노 북-유니버설뮤직 그룹 산하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에도 <아리랑>을 피아노로 편곡·연주해 수록했는데, 랑랑은 "고향 선양에 한민족이 100만 명 정도 살고 있어서 학교 친구들로부터 아리랑을 비롯한 한국 민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다"며 "이번 아리랑 연주는 피아노의 화음을 살리기 위해 '살짝 느리게' 연주했다"라고까지 친절하게 설명했다.

런던의 애비 로드 스튜디오와 베이징에서 녹음한 랑랑의 DG 복귀 앨범 <피아노 북>. 베토벤 ‘엘리제를 위하여’, 드뷔시 ‘달빛’, 모차르트 ‘작은 별 변주곡’, 바다르체프스카의 ‘소녀의 기도’ 등이 담겨져 있으며, 발매 국가별로 그 나라의 대표 민요를 스페셜 곡으로 담았다. 한국 라이선스 앨범에는 ‘아리랑’이 담겨 있다.런던의 애비 로드 스튜디오와 베이징에서 녹음한 랑랑의 DG 복귀 앨범 <피아노 북>. 베토벤 ‘엘리제를 위하여’, 드뷔시 ‘달빛’, 모차르트 ‘작은 별 변주곡’, 바다르체프스카의 ‘소녀의 기도’ 등이 담겨져 있으며, 발매 국가별로 그 나라의 대표 민요를 스페셜 곡으로 담았다. 한국 라이선스 앨범에는 ‘아리랑’이 담겨 있다.

랑랑은 1995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영재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고, 17세에 미국의 클래식 음악 축제인 라비니아 페스티벌 '금세기 갈라 콘서트'에서 마지막 순간 앙드레 와츠 대신 크리스토퍼 에센바흐가 지휘하는 시카고 심포니와 차이코프스키를 연주하면서 스타덤에 오르기 시작했다.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같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한 최초의 중국인 피아니스트이면서 헤비메탈의 전설 '메탈리카'나 가수 싸이, 인순이 등 대중음악 스타들과도 협업하는 등 다양하고 창조적인 무대를 꾸며 왔다. 지난해에는 디즈니 영화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OST에도 참여하며 클래식 밖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화려한 몸동작과 기교 넘치는 연주가 트레이드 마크인 랑랑은 이번 내한에서도 특별한 시도를 선보인다. 클래식 음악 공연장이 아닌 클럽(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클럽 크로마)에서 오는 22일 저녁 7시 30분부터 '옐로우 라운지(클럽에서 즐기는 클래식 콘서트)'를 통해 보다 가깝고 편안하게 관객들과 만난다는 계획이며, 그 다음 날(23일)에는 오후 2시 롯데콘서트홀에서 토크 콘서트를 열어 관객들과 직접 소통할 예정이다.

한국계 여성을 아내로 맞은 랑랑, 그동안 건초염을 앓고 재활 노력 끝에 무대로 돌아온 랑랑이 이번 내한에서 얼마나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줄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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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음악가와 결혼 후 내한하는 피아니스트 랑랑
    • 입력 2019-06-06 10:36:23
    • 수정2019-06-06 16:49:18
    취재K
중국말로 '빛'이라는 뜻의 이름을 지닌 랑랑(郞朗, 사진 위 오른쪽)은 이름처럼 '수퍼스타 피아니스트'이다. 아니 피아니스트지만 단순히 피아니스트라는 말로는 랑랑을 설명하기 부족하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외신들은 랑랑에 대해 '지구상에서 가장 핫한 클래식 피아니스트(뉴욕타임스)', '가장 몸값이 비싼 피아니스트',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현존하는 피아니스트(possibly the most celebrated pianist living)', '기술과 혁신으로 21세기 클래식을 이끄는 음악가' 등의 다채로운 표현을 쓴다.

그도 그럴 것이 랑랑은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이면서 자선사업가이자 문화 대사로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2008년 '랑랑국제음악재단'을 설립해 4천만 명의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자선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2009년에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고, 2013년에는 UN 사무총장에 의해 유엔평화대사(중국인으로는 처음)에 임명되기도 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과 노벨 평화상 시상식, 프란치스코 교황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앞에서 공연했고, 독일과 프랑스에서 공로훈장도 받았다.

이처럼 명실상부한 '클래식계 수퍼스타',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랑랑이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다. 지난 주말 랑랑은 자신의 SNS에 "I found my Alice. She is Gina Alice(나는 나의 앨리스를 찾았다. 그녀는 지나 앨리스이다.)"라는 글과 함께 결혼식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평소 사생활을 잘 밝히지 않는다는 랑랑이 지나 앨리스(Gina Alice Redlinger)라는 미모의 여성과 결혼 사실을 발표하자 팬들은 물론이고 언론의 관심은 뜨거웠다. 특히 신부가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팬들의 관심도 컸다.

이들은 지난 2일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근교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피로연을 연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객들을 위해 직접 즉흥 듀엣 연주도 선보였다. 랑랑은 베르사이유궁 문화교류 대사이기도 하다.

부부로서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는 랑랑과 지나 앨리스
이들은 몇 해 전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나 앨리스도 네 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8살에 처음 공연을 하고, 랑랑과 같은 스승인 개리 그래프맨(Gary Graffman, 미국인 피아니스트)을 사사하는 등 유능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라는 점이 두 사람 사이의 친분과 공감대를 넓혀준 것으로 보인다. 또 독일 출생이지만 한국계 혼혈인 신부가 영어와 독일어, 한국어와 중국어 등을 유창하게 구사하고, 중국에서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한 경험들도 이들에게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더욱 넓혀주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랑랑이 설립한 국제음악재단 홈페이지에 있는 지나 앨리스의 사진. 둘은 여러 작업(연주)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 앨리스는 독일 유명 음악 대학 가운데 하나인 함부르크 음대(Hamburg Univ. of Music)를 졸업하였다.
한국계 여성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를 아내로 맞아 한국과 더 각별한 관계를 맺게 된 랑랑이 이번 달 한국에 온다. 사실 랑랑의 한국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지난 3월 말 3년 만에 발매한 새 음반 <피아노 북-유니버설뮤직 그룹 산하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에도 <아리랑>을 피아노로 편곡·연주해 수록했는데, 랑랑은 "고향 선양에 한민족이 100만 명 정도 살고 있어서 학교 친구들로부터 아리랑을 비롯한 한국 민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다"며 "이번 아리랑 연주는 피아노의 화음을 살리기 위해 '살짝 느리게' 연주했다"라고까지 친절하게 설명했다.

런던의 애비 로드 스튜디오와 베이징에서 녹음한 랑랑의 DG 복귀 앨범 <피아노 북>. 베토벤 ‘엘리제를 위하여’, 드뷔시 ‘달빛’, 모차르트 ‘작은 별 변주곡’, 바다르체프스카의 ‘소녀의 기도’ 등이 담겨져 있으며, 발매 국가별로 그 나라의 대표 민요를 스페셜 곡으로 담았다. 한국 라이선스 앨범에는 ‘아리랑’이 담겨 있다.
랑랑은 1995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영재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고, 17세에 미국의 클래식 음악 축제인 라비니아 페스티벌 '금세기 갈라 콘서트'에서 마지막 순간 앙드레 와츠 대신 크리스토퍼 에센바흐가 지휘하는 시카고 심포니와 차이코프스키를 연주하면서 스타덤에 오르기 시작했다.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같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한 최초의 중국인 피아니스트이면서 헤비메탈의 전설 '메탈리카'나 가수 싸이, 인순이 등 대중음악 스타들과도 협업하는 등 다양하고 창조적인 무대를 꾸며 왔다. 지난해에는 디즈니 영화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OST에도 참여하며 클래식 밖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화려한 몸동작과 기교 넘치는 연주가 트레이드 마크인 랑랑은 이번 내한에서도 특별한 시도를 선보인다. 클래식 음악 공연장이 아닌 클럽(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클럽 크로마)에서 오는 22일 저녁 7시 30분부터 '옐로우 라운지(클럽에서 즐기는 클래식 콘서트)'를 통해 보다 가깝고 편안하게 관객들과 만난다는 계획이며, 그 다음 날(23일)에는 오후 2시 롯데콘서트홀에서 토크 콘서트를 열어 관객들과 직접 소통할 예정이다.

한국계 여성을 아내로 맞은 랑랑, 그동안 건초염을 앓고 재활 노력 끝에 무대로 돌아온 랑랑이 이번 내한에서 얼마나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줄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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