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붉은 수돗물’ 9일째…인천은 물 때문에 몸살 중

입력 2019.06.07 (08:33) 수정 2019.06.0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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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제가 들고 있는 건 샤워기 안에 넣고 쓰는 수돗물의 불순물을 걸러 주는 필터인데요.

보통 2-3개월 쓰고 갈아 준다고 하는데, 이게 3인 가구가 단 하루 사용한 필터입니다.

지금 인천의 일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불순물이 나오고 있는데 수질검사는 문제가 없다고 하고 주민들은 걱정입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지난 수요일 인천 서구의 한 지하철역 앞,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는데요.

[김은정/인천시 서구 : "(줄 선 지) 20~30분 된 것 같아요. 뛰어 왔어요. 혹시나 하나라도 받으려고요."]

[권지윤/인천시 서구 : "전부 매진인 데다가 하루에 들어오는 게 그렇게 많지가 않대요. 인터넷 주문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나눠 준다고 해서 빨리 뛰어 온 거예요."]

동이 나는 바람에 사고 싶어도 구하기 힘들다는 물건 대체 뭘까요?

[권지윤/인천시 서구 : "필터가 이렇게 하얀 게 나중에 되면 까매져요."]

다름 아닌 수돗물의 불순물을 걸러주는 필터가 든 샤워기입니다.

[권지윤/인천시 서구 : "물이 무서워서 지금 물과의 전쟁이죠."]

[박윤진/인천시 서구 : "하루만 써도 이렇게 변하니까 교체를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수돗물 쓰는 게 두렵다는 주민들.

이곳에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인천 서구의 한 가정집.

샤워기에도 세면대 수도꼭지에도 필터가 달려 있습니다.

[인천시 서구 주민/음성변조 : "오늘 아침에 끼웠어요."]

몇 번 사용하지 않았다는데 갈색 불순물이 이렇게 보이는데요.

[인천시 서구 주민/음성변조 : "이게 6월 2일부터 (사용한) 필터인데 밖에 내놓으니까 색깔이 말라서 하얗게 보이는데 원래 이것보다 더 진한 상태예요."]

지난 사흘간 사용한 필터라는데 상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인천시 서구 주민/음성변조 : "최소 2개월에서 3개월 길게는 6개월까지 써야지 저렇게 심한 상태의 필터가 되는 건데 거의 일회용이죠. 한 번 쓰고 저 정도 상태니까."]

물티슈로 수도꼭지를 막아 본 뒤 30초간 물을 흘려보았는데요.

이렇게 갈색 이물질들이 보입니다.

이처럼 수돗물에 이상이 감지된 건 지난달 30일.

인터넷 맘카페를 통해 이상 조짐이 감지됐습니다.

[인천시 서구 주민/음성변조 : "맘카페에서 '이거 정상 맞나요. 물이 녹물이 나오는 것 같아.' 이렇게 올라왔어요."]

이 같은 글은 이후 빠르게 확산됐는데요.

인천시는 지난 3일, 원인을 파악해 주민들에게 알렸습니다.

정기 안전점검을 하면서 단수를 막기 위해 수돗물 공급 체계를 바꿨는데, 일시적으로 수압이 높아져 수도관에 쌓여 있던 침전물들이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파악된 피해 가구만 8천 5백 가구.

그런데, 문제는 다음부터입니다.

[인천시 서구 주민 : "긴급재난 문자가 아니라고 왔더라고요. 재난인데 우리 입장에서는 물을 못 쓰니까. 적수가 발생하오니 조심하십시오. 이 말만 있지. 뭐 어떻게 하겠습니다가 없는 거예요."]

그렇다면 수질검사 결과는 어땠을까요?

[인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수질검사 결과가 다 적합으로 나왔어요. 기존보다 한 2~3배 정도 탁도가 높아진 그런 상황이었고…"]

탁도가 평상시보다 높긴 했지만 기준치보다 낮아 이상은 없다는 건데요.

[인천시 서구 주민 : "'물 쓰셔도 괜찮습니다.'라는 식으로 공문을 붙여 놨더라고요. 그래서 괜찮구나 했어요. 설거지 잠깐 하는데 새까매지니까 놀란 거예요."]

아파트는 물탱크 청소를 권하고 있는데요.

자, 청소를 한 아파트 상태는 어떨까요?

[김연희/인천시 서구 : "물탱크 청소를 했다길래 한번 확인해 보자 하고 필터를 꼈는데 한 10분 정도 틀었는데 이 정도 색깔로 스르륵 변하더라고요."]

문제가 생긴 지 1주일째.

어린 아기가 있는 집은 더 걱정입니다.

[김연희/인천시 서구 : "아기가 며칠 전부터 입 주변에 뾰루지처럼 이쪽이랑 턱 쪽에는 뾰루지도 나면서 약간 불그스름하게 아토피처럼 났어요. 그런데 아기가 아토피는 없거든요."]

수돗물 때문이지 않을까 걱정이라는데요.

[김연희/인천시 서구 : "물티슈 아니면 생수로 씻기거나 하고 있어요. 그랬더니 발진이 신기하게도 하루아침에 사라지기는 했거든요."]

급기야 관내 40여개 초, 중, 고등 학교는 급식을 중단했습니다.

[송예진/초등학생 : "오늘 유부초밥 싸 왔어요. 학교에서 준 빵이랑 떡이랑 주스랑 먹었고, 친구들이 싸온 거랑 같이 먹었어요."]

[이한용/인천 은지초등학교 교감 : "아이들의 안전이 확보됐다고 생각할 때까지는 대체 급식으로 할 예정입니다. 다행히 물은 생수를 구입해서 확보를 해 놨고요."]

자영업자들도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김화영/카페 주인 : "손님들이 어떤 물을 사용하냐고 물어 보고 그래서 저희도 오늘 불안해서 영업을 못 했거든요. 내일부터는 생수를 준비해서 음료가 나갈 예정이에요."]

안전한 물을 사용하기 위해 인근 지역을 찾아 가기도 합니다.

[인천 서구 주민/음성변조 : "다른 지역에 가서 식사랑 씻는 거랑 다 해결하고 왔어요. 오늘도 김포에 가서 빨래를 해서 왔는데 슬프게도 저희 지역 분들을 김포 그 빨래방에서 만났어요."]

무엇보다 언제 해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 큰 문제인데요.

[인천시 서구 주민/음성변조 : "여기서 나오는 물이 어떤 물이길래 이런 상태인지 모르기 때문에 누구 하나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건 괜찮은 물인지 다 불안감이 있어서…"]

[인천시 서구 주민 : "지금 당장은 참을 수 있어요. 그런데 언제까지일지 기약이 없으니까 그게 제일 힘들어요."]

하지만, 인천 서구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인천시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물이 공급되는 전 과정을 조사한다는데요.

붉은 수돗물 원인은 뭐고 도대체 언제쯤 멈추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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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붉은 수돗물’ 9일째…인천은 물 때문에 몸살 중
    • 입력 2019-06-07 08:40:59
    • 수정2019-06-07 13: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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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제가 들고 있는 건 샤워기 안에 넣고 쓰는 수돗물의 불순물을 걸러 주는 필터인데요.

보통 2-3개월 쓰고 갈아 준다고 하는데, 이게 3인 가구가 단 하루 사용한 필터입니다.

지금 인천의 일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불순물이 나오고 있는데 수질검사는 문제가 없다고 하고 주민들은 걱정입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지난 수요일 인천 서구의 한 지하철역 앞,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는데요.

[김은정/인천시 서구 : "(줄 선 지) 20~30분 된 것 같아요. 뛰어 왔어요. 혹시나 하나라도 받으려고요."]

[권지윤/인천시 서구 : "전부 매진인 데다가 하루에 들어오는 게 그렇게 많지가 않대요. 인터넷 주문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나눠 준다고 해서 빨리 뛰어 온 거예요."]

동이 나는 바람에 사고 싶어도 구하기 힘들다는 물건 대체 뭘까요?

[권지윤/인천시 서구 : "필터가 이렇게 하얀 게 나중에 되면 까매져요."]

다름 아닌 수돗물의 불순물을 걸러주는 필터가 든 샤워기입니다.

[권지윤/인천시 서구 : "물이 무서워서 지금 물과의 전쟁이죠."]

[박윤진/인천시 서구 : "하루만 써도 이렇게 변하니까 교체를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수돗물 쓰는 게 두렵다는 주민들.

이곳에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인천 서구의 한 가정집.

샤워기에도 세면대 수도꼭지에도 필터가 달려 있습니다.

[인천시 서구 주민/음성변조 : "오늘 아침에 끼웠어요."]

몇 번 사용하지 않았다는데 갈색 불순물이 이렇게 보이는데요.

[인천시 서구 주민/음성변조 : "이게 6월 2일부터 (사용한) 필터인데 밖에 내놓으니까 색깔이 말라서 하얗게 보이는데 원래 이것보다 더 진한 상태예요."]

지난 사흘간 사용한 필터라는데 상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인천시 서구 주민/음성변조 : "최소 2개월에서 3개월 길게는 6개월까지 써야지 저렇게 심한 상태의 필터가 되는 건데 거의 일회용이죠. 한 번 쓰고 저 정도 상태니까."]

물티슈로 수도꼭지를 막아 본 뒤 30초간 물을 흘려보았는데요.

이렇게 갈색 이물질들이 보입니다.

이처럼 수돗물에 이상이 감지된 건 지난달 30일.

인터넷 맘카페를 통해 이상 조짐이 감지됐습니다.

[인천시 서구 주민/음성변조 : "맘카페에서 '이거 정상 맞나요. 물이 녹물이 나오는 것 같아.' 이렇게 올라왔어요."]

이 같은 글은 이후 빠르게 확산됐는데요.

인천시는 지난 3일, 원인을 파악해 주민들에게 알렸습니다.

정기 안전점검을 하면서 단수를 막기 위해 수돗물 공급 체계를 바꿨는데, 일시적으로 수압이 높아져 수도관에 쌓여 있던 침전물들이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파악된 피해 가구만 8천 5백 가구.

그런데, 문제는 다음부터입니다.

[인천시 서구 주민 : "긴급재난 문자가 아니라고 왔더라고요. 재난인데 우리 입장에서는 물을 못 쓰니까. 적수가 발생하오니 조심하십시오. 이 말만 있지. 뭐 어떻게 하겠습니다가 없는 거예요."]

그렇다면 수질검사 결과는 어땠을까요?

[인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수질검사 결과가 다 적합으로 나왔어요. 기존보다 한 2~3배 정도 탁도가 높아진 그런 상황이었고…"]

탁도가 평상시보다 높긴 했지만 기준치보다 낮아 이상은 없다는 건데요.

[인천시 서구 주민 : "'물 쓰셔도 괜찮습니다.'라는 식으로 공문을 붙여 놨더라고요. 그래서 괜찮구나 했어요. 설거지 잠깐 하는데 새까매지니까 놀란 거예요."]

아파트는 물탱크 청소를 권하고 있는데요.

자, 청소를 한 아파트 상태는 어떨까요?

[김연희/인천시 서구 : "물탱크 청소를 했다길래 한번 확인해 보자 하고 필터를 꼈는데 한 10분 정도 틀었는데 이 정도 색깔로 스르륵 변하더라고요."]

문제가 생긴 지 1주일째.

어린 아기가 있는 집은 더 걱정입니다.

[김연희/인천시 서구 : "아기가 며칠 전부터 입 주변에 뾰루지처럼 이쪽이랑 턱 쪽에는 뾰루지도 나면서 약간 불그스름하게 아토피처럼 났어요. 그런데 아기가 아토피는 없거든요."]

수돗물 때문이지 않을까 걱정이라는데요.

[김연희/인천시 서구 : "물티슈 아니면 생수로 씻기거나 하고 있어요. 그랬더니 발진이 신기하게도 하루아침에 사라지기는 했거든요."]

급기야 관내 40여개 초, 중, 고등 학교는 급식을 중단했습니다.

[송예진/초등학생 : "오늘 유부초밥 싸 왔어요. 학교에서 준 빵이랑 떡이랑 주스랑 먹었고, 친구들이 싸온 거랑 같이 먹었어요."]

[이한용/인천 은지초등학교 교감 : "아이들의 안전이 확보됐다고 생각할 때까지는 대체 급식으로 할 예정입니다. 다행히 물은 생수를 구입해서 확보를 해 놨고요."]

자영업자들도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김화영/카페 주인 : "손님들이 어떤 물을 사용하냐고 물어 보고 그래서 저희도 오늘 불안해서 영업을 못 했거든요. 내일부터는 생수를 준비해서 음료가 나갈 예정이에요."]

안전한 물을 사용하기 위해 인근 지역을 찾아 가기도 합니다.

[인천 서구 주민/음성변조 : "다른 지역에 가서 식사랑 씻는 거랑 다 해결하고 왔어요. 오늘도 김포에 가서 빨래를 해서 왔는데 슬프게도 저희 지역 분들을 김포 그 빨래방에서 만났어요."]

무엇보다 언제 해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 큰 문제인데요.

[인천시 서구 주민/음성변조 : "여기서 나오는 물이 어떤 물이길래 이런 상태인지 모르기 때문에 누구 하나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건 괜찮은 물인지 다 불안감이 있어서…"]

[인천시 서구 주민 : "지금 당장은 참을 수 있어요. 그런데 언제까지일지 기약이 없으니까 그게 제일 힘들어요."]

하지만, 인천 서구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인천시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물이 공급되는 전 과정을 조사한다는데요.

붉은 수돗물 원인은 뭐고 도대체 언제쯤 멈추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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