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창] 북한의 보이스카우트?…73돌 ‘조선 소년단’

입력 2019.06.0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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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조선 소년단 전국연합단체 대회

평양에 결집한 붉은 스카프 2만 명

지난 2012년 북한 전역에서 붉은 스카프의 학생들이 평양으로 모여듭니다. 아니 수송됩니다. 버스와 기차, 비행기까지 동원돼 평양에 모아놓은 조선 소년단원이 2만 명.
소년단 창립일을 기념해 김정은 위원장이 초대한 소년단원들은 옥류관과 청류관 등 유명 식당에서 음식을 맛보고, 놀이 공원과 동물원 등도 둘러봤죠. 행사 전반을 기록한 영화가 방영되는가 하면, 당시 상황을 담은 동요까지 등장했습니다.

"동무, 동무 어데서 평양에 왔나요.
아름다운 삼지연 마을에서 왔어요.
동무, 동무 평양에 무얼 타고 왔나요.
사랑의 비행기 타고 왔어요..."


평양에 모인 북한 전역의 소년단원들평양에 모인 북한 전역의 소년단원들

할아버지나 아버지에 비해 지지기반이 약했던 김정은 위원장은 유난히 소년단을 챙겼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체제에 익숙해 있던 기성세대들에게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년단 세대를 중요 지지기반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소년단원들을 격려하는 김정은 위원장소년단원들을 격려하는 김정은 위원장

'요람에서 무덤까지'...조직생활의 시작

1946년 6월 창설된 북한의 조선소년단은 냉전 시대 공산권 국가의 소년조직인 '피오네르'에서 파생된 겁니다. 미국의 보이스카우트나 우리의 아람단과는 목적부터 다릅니다. 만 7살에서 13살까지 북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정치조직'이죠.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는 조직생활의 시작인 셈입니다. "이런 조직생활 자체가 큰 틀에서 보면 전체적인 사회통제의 일환"이라고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설명합니다. 어릴 때부터 소년단을 통해 사회 통제망에 들어간다는 겁니다.

실제 소년단원들은 학교 수업은 물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상교육을 받습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맡은 역할에 대해 반성하고, 상호 비판을 하는 생활 총화도 소년단 시절부터 시작됩니다. 지난 2014년 탈북한 강나라 씨도 10살이던 2006년에 소년단에 입단했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들끼리 서로 비판한 뒤 많이 싸우기도 한다는군요. " 한 달에 한 번씩 생활총화를 하다 보면 비판할 사람이 없어지잖아요. 그러니까 나중에는 친구들끼리도 감안하고, 내가 널 비판할게 너가 나를 비판해...이런식으로 되더라고요."

비탈리 만스키 감독의 다큐멘터리 ‘태양 아래’ 中비탈리 만스키 감독의 다큐멘터리 ‘태양 아래’ 中

진미가 흘린 눈물의 의미는?

지난 2016년 러시아의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북한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태양 아래>는 8살 난 주인공 진미가 소년단에 들어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진미는 소년단과 조직생활의 의무를 얘기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죠.
김정은 시대의 소년단원들이 과거처럼 공산주의의 후비대 역할을 이어갈지 궁금합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으로 남한의 드라마나 외부 정보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북한 청소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소년단원 생활을 하고 있을까요? 내일(8일) 아침 7시 50분 KBS 1TV <남북의 창>에서는 북한의 '조선 소년단'을 집중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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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07 18:14:29
    취재K
2012년 조선 소년단 전국연합단체 대회

평양에 결집한 붉은 스카프 2만 명

지난 2012년 북한 전역에서 붉은 스카프의 학생들이 평양으로 모여듭니다. 아니 수송됩니다. 버스와 기차, 비행기까지 동원돼 평양에 모아놓은 조선 소년단원이 2만 명.
소년단 창립일을 기념해 김정은 위원장이 초대한 소년단원들은 옥류관과 청류관 등 유명 식당에서 음식을 맛보고, 놀이 공원과 동물원 등도 둘러봤죠. 행사 전반을 기록한 영화가 방영되는가 하면, 당시 상황을 담은 동요까지 등장했습니다.

"동무, 동무 어데서 평양에 왔나요.
아름다운 삼지연 마을에서 왔어요.
동무, 동무 평양에 무얼 타고 왔나요.
사랑의 비행기 타고 왔어요..."


평양에 모인 북한 전역의 소년단원들
할아버지나 아버지에 비해 지지기반이 약했던 김정은 위원장은 유난히 소년단을 챙겼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체제에 익숙해 있던 기성세대들에게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년단 세대를 중요 지지기반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소년단원들을 격려하는 김정은 위원장
'요람에서 무덤까지'...조직생활의 시작

1946년 6월 창설된 북한의 조선소년단은 냉전 시대 공산권 국가의 소년조직인 '피오네르'에서 파생된 겁니다. 미국의 보이스카우트나 우리의 아람단과는 목적부터 다릅니다. 만 7살에서 13살까지 북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정치조직'이죠.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는 조직생활의 시작인 셈입니다. "이런 조직생활 자체가 큰 틀에서 보면 전체적인 사회통제의 일환"이라고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설명합니다. 어릴 때부터 소년단을 통해 사회 통제망에 들어간다는 겁니다.

실제 소년단원들은 학교 수업은 물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상교육을 받습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맡은 역할에 대해 반성하고, 상호 비판을 하는 생활 총화도 소년단 시절부터 시작됩니다. 지난 2014년 탈북한 강나라 씨도 10살이던 2006년에 소년단에 입단했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들끼리 서로 비판한 뒤 많이 싸우기도 한다는군요. " 한 달에 한 번씩 생활총화를 하다 보면 비판할 사람이 없어지잖아요. 그러니까 나중에는 친구들끼리도 감안하고, 내가 널 비판할게 너가 나를 비판해...이런식으로 되더라고요."

비탈리 만스키 감독의 다큐멘터리 ‘태양 아래’ 中
진미가 흘린 눈물의 의미는?

지난 2016년 러시아의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북한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태양 아래>는 8살 난 주인공 진미가 소년단에 들어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진미는 소년단과 조직생활의 의무를 얘기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죠.
김정은 시대의 소년단원들이 과거처럼 공산주의의 후비대 역할을 이어갈지 궁금합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으로 남한의 드라마나 외부 정보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북한 청소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소년단원 생활을 하고 있을까요? 내일(8일) 아침 7시 50분 KBS 1TV <남북의 창>에서는 북한의 '조선 소년단'을 집중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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