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영아’ 방치, SNS에 술자리 사진 잔뜩

입력 2019.06.08 (20:04) 수정 2019.06.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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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월 딸 방치된 사이 SNS에 술자리 사진 올려

생후 7개월 된 딸을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에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친모가, 아이를 방치한 기간에 지인들과 잇따라 술자리를 가진 사진을 SNS에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숨진 아기의 엄마인 18살 견 모 씨는 아이만 혼자 집에 방치한 지난달 25일 '오랜만에 모여서 술 마셨다', 26일에는 '어제 오늘 같이 술 마셨다'는 글을 올렸고, 27일과 28일 새벽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과 사진을 올렸습니다.


딸이 숨진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달 31일 밤에도 11시 44분쯤, 자신의 SNS에 '3일 연속 안 좋은 일만 일어난다'는 내용의 욕설 섞인 글을 게재했습니다. 그리고 숨진 조 양을 외할아버지가 발견한 다음날인 지난 3일 밤에도 누군가를 향해 '빌려 간 돈을 갚지 않는다'며 불평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견 씨가 남편의 외도와 외박으로 심하게 다퉜다는 글을 올린 건 지난달 11일. 이후부터 수시로 술자리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사실상 숨지기 20일 전부터 아기가 홀로 집안에 방치된 날이 많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 5월 25일 오전 ~ 31일 오후, 굶었을 가능성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의 수사 내용을 종합해 보면, 생후 7개월 된 영아가 숨진 채 발견된 시점은 지난 2일 오후 7시 25분입니다.

이번 사건의 시작은 지난달 23일 저녁. 숨진 영아의 부모인 21살 조 모 씨와 18살 견 모 씨가 심하게 다퉜고, 이들은 딸을 혼자 놔두고 각각 집에서 나갔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당시 집에는 시베리안 허스키와 몰티즈 등 반려견 2마리와 7개월 된 영아만 남았습니다.

딸을 반려견과 함께 방치한 이들 부부는 다음날인 24일 밤에야 집에 들어갔습니다. 만 하루 동안 집을 비운 겁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24일 밤, 딸에게 분유를 먹였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24일 밤 다시 집을 나갔고, 아내도 25일 아침 7시쯤 외출하면서 딸은 다시 혼자 집에 남겨졌습니다.

이후 남편은 지난달 31일 오후 4시 15분쯤 집에 들어갔다가 딸이 숨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는 15분 만에 집을 다시 나와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들어가지 말라"고 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아내도 같은 날 밤 10시쯤 집을 찾았다가 딸이 숨진 것을 보고 10분 만에 집을 나왔습니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숨진 7개월 아기는 지난달 25일 아침부터 부부가 딸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31일 오후까지 6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방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사인(死因)은 아직 미상...석 달 전 '영아 사망' 사건과 연관?

조 씨 부부는 지난 1일 저녁,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가 1시간가량 머문 뒤 다시 나왔고, 그 이후부터는 외부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처음 경찰 조사에서 이들 부부는 지난달 30일 오후, 딸을 재우고 대형마트에 다녀온 사이 딸의 양손과 양발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어 연고를 발라줬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CCTV 화면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 부부의 진술은 거짓일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의 추궁 끝에 이들 부부는 범행 사실을 모두 자백했습니다.

이들 부부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한 경찰은, 1차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영아 사인(死因)에 대해 구두로 소견을 받았습니다. '피해자 체내에 음식물이 없었다'는 소견이었습니다. 다만 '음식을 섭취하지 않은 것이 직접적인 사인은 아니다.'라는 의견도 함께 전달받았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경찰은 지난 3월 3일, 인천 부평구의 한 빌라에서 발견된 '9개월 영아 사망 사건'의 친모와 이번 사건의 아기 엄마가 서로 알고 지내온 동갑내기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휴대전화 내용을 분석하는 등 연관성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9달 된 영아 사망 사건 당시, 아이 엄마는 '분유를 먹이고 재운 뒤 일어나보니 아기가 숨져있었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아동학대 정황이 없다며 아이 부모에 대해 내사 종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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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개월 영아’ 방치, SNS에 술자리 사진 잔뜩
    • 입력 2019-06-08 20:04:20
    • 수정2019-06-08 21:00:48
    취재K
■ 7개월 딸 방치된 사이 SNS에 술자리 사진 올려

생후 7개월 된 딸을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에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친모가, 아이를 방치한 기간에 지인들과 잇따라 술자리를 가진 사진을 SNS에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숨진 아기의 엄마인 18살 견 모 씨는 아이만 혼자 집에 방치한 지난달 25일 '오랜만에 모여서 술 마셨다', 26일에는 '어제 오늘 같이 술 마셨다'는 글을 올렸고, 27일과 28일 새벽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과 사진을 올렸습니다.


딸이 숨진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달 31일 밤에도 11시 44분쯤, 자신의 SNS에 '3일 연속 안 좋은 일만 일어난다'는 내용의 욕설 섞인 글을 게재했습니다. 그리고 숨진 조 양을 외할아버지가 발견한 다음날인 지난 3일 밤에도 누군가를 향해 '빌려 간 돈을 갚지 않는다'며 불평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견 씨가 남편의 외도와 외박으로 심하게 다퉜다는 글을 올린 건 지난달 11일. 이후부터 수시로 술자리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사실상 숨지기 20일 전부터 아기가 홀로 집안에 방치된 날이 많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 5월 25일 오전 ~ 31일 오후, 굶었을 가능성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의 수사 내용을 종합해 보면, 생후 7개월 된 영아가 숨진 채 발견된 시점은 지난 2일 오후 7시 25분입니다.

이번 사건의 시작은 지난달 23일 저녁. 숨진 영아의 부모인 21살 조 모 씨와 18살 견 모 씨가 심하게 다퉜고, 이들은 딸을 혼자 놔두고 각각 집에서 나갔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당시 집에는 시베리안 허스키와 몰티즈 등 반려견 2마리와 7개월 된 영아만 남았습니다.

딸을 반려견과 함께 방치한 이들 부부는 다음날인 24일 밤에야 집에 들어갔습니다. 만 하루 동안 집을 비운 겁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24일 밤, 딸에게 분유를 먹였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24일 밤 다시 집을 나갔고, 아내도 25일 아침 7시쯤 외출하면서 딸은 다시 혼자 집에 남겨졌습니다.

이후 남편은 지난달 31일 오후 4시 15분쯤 집에 들어갔다가 딸이 숨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는 15분 만에 집을 다시 나와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들어가지 말라"고 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아내도 같은 날 밤 10시쯤 집을 찾았다가 딸이 숨진 것을 보고 10분 만에 집을 나왔습니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숨진 7개월 아기는 지난달 25일 아침부터 부부가 딸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31일 오후까지 6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방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사인(死因)은 아직 미상...석 달 전 '영아 사망' 사건과 연관?

조 씨 부부는 지난 1일 저녁,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가 1시간가량 머문 뒤 다시 나왔고, 그 이후부터는 외부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처음 경찰 조사에서 이들 부부는 지난달 30일 오후, 딸을 재우고 대형마트에 다녀온 사이 딸의 양손과 양발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어 연고를 발라줬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CCTV 화면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 부부의 진술은 거짓일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의 추궁 끝에 이들 부부는 범행 사실을 모두 자백했습니다.

이들 부부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한 경찰은, 1차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영아 사인(死因)에 대해 구두로 소견을 받았습니다. '피해자 체내에 음식물이 없었다'는 소견이었습니다. 다만 '음식을 섭취하지 않은 것이 직접적인 사인은 아니다.'라는 의견도 함께 전달받았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경찰은 지난 3월 3일, 인천 부평구의 한 빌라에서 발견된 '9개월 영아 사망 사건'의 친모와 이번 사건의 아기 엄마가 서로 알고 지내온 동갑내기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휴대전화 내용을 분석하는 등 연관성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9달 된 영아 사망 사건 당시, 아이 엄마는 '분유를 먹이고 재운 뒤 일어나보니 아기가 숨져있었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아동학대 정황이 없다며 아이 부모에 대해 내사 종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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