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학생들 사랑받던 캠퍼스 반려견…발견된 곳은?

입력 2019.06.11 (08:32) 수정 2019.06.1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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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유기견이나 유기묘들이 한 곳에 정착해 살면서 사랑을 받고 명물, 마스코트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얼마 전, 한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함께 돌봐 오던 반려견이 사라진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깜순이'라는 개인데요.

수소문 끝에 발견된 곳은 어디였을까요?

학생들은 충격에 빠졌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의 한 대학 캠퍼스, 8개월 전부터 한 반려견이 이곳에 살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근처 주민/음성변조 : "고양이가 다 이렇게 쓰레기 헤집어 놓고 이러니까 유기견을 청소 업체 직원이 데리고 오셨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외모 탓에 이름은 '깜순이' 모르는 학생이 없을 정도로 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는데요.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깜순이는 저 멀리서 누가 걸어 오는 (소리만) 살짝 들려도 자고 있더라도 나와서 계속 꼬리 흔들고…"]

["다시 해 봐. 손! 손! 손!"]

귀여운 외모와 애교스러운 성격 덕분에 학교의 마스코트이자, 학생들에겐 기쁨을 주는 존재가 됐는데요.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학교 오면 막 싫고 짜증 나는데 깜순이 보면 괜찮아지고 행복해지고. 깜순이 보러 학교 가는 이런 이유도 생기게 되고."]

[학교 근처 주민/음성변조 : "정성을 많이 쏟았어요. 항상 빗겨 주고 운동 매일 매일 시켜 주고 학생들도 학교 오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누구나 할 거 없이 자율적으로도 운동을 많이 시켰어요."]

그런데, 어느날 깜순이가 사라졌습니다.

[대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민원이 일부 있었어요. 그래서 그 만약에 학생들이 100% 다 찬성하면 모를까, 일부 인원들이 그 개가 좀 까맣고 최근에 많이 컸다고 하더라고요."]

일부 학생들이 점점 커지는 깜순이에게 공포심을 느꼈고, 학교 측은 캠퍼스가 아닌 다른 곳에서 키우라고 경비청소 업체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미화반장님을 통해서 또 다른 입양자가 나타났다고 공지가 왔었거든요. 잘 입양 됐다고 이렇게 왔었는데…"]

다른 좋은 곳으로 입양 갔을 줄 알았던 깜순이. 그런데, 학생 커뮤니티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잘 입양됐다고 했는데 몇몇 학생들이 트럭에 끌려가는 거 봤다고…"]

깜순이를 자주 돌봐 줬던 학생들이 소문을 듣고 경비청소 업체 직원들에게 사실을 확인했는데, 입양을 잘 갔다는 답변이었습니다.

[당시 통화내용/음성변조 : "혹시 어디로 갔는지 아시나요? (오늘 친척집에 준다는데 모르겠어요.) 저는 지금 솔직한 말씀으로 걱정되는 거는 (깜순이)를 고깃집에 팔았을까 봐 걱정되는 거예요. 솔직히 말하면. 그것만 아니면 저는 돼요."]

[OO 대학생/음성변조 : "경비실에서 트럭이 와서 아침에 싣고 갔다고 했는데 보통 입양을 트럭으로 보내진 않잖아요. 그래서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구나.'라고 확신했어요. 조금이라도 단서를 찾고 싶어서 저희가 농장을 수소문해서 찾아갔어요."]

설마 했던 학생들의 우려대로 깜순이는 한 농장에서 도살됐고 식용으로 처리됐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OO 대학생/음성변조 : "나는 입양해 간 줄 알았는데 사람이 할 짓인가 싶더라고요. 처음에는 입양 갔다고 그랬는데 학생들이 캐묻고 하니까 자기도 모르겠다고 약간 발뺌하다가."]

[OO 대학생/음성변조 : "우릴 속인 거니까. 자기 혼자 키우려고 데려온 거였으면 상관이 없는데. 정 줄대로 다 줬는데 갑자기 없어지고 찾아봤는데 결과가 이거니까…"]

학생들은 학교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업체 직원의 해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해당 직원들은 진술서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학생들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학교관계자/음성변조 : "좋은 곳으로, 안전한 곳으로 입양했다는 답변을 받아서 그렇게 알고 있었거든요. 상황이 좀 이렇게 벌어진 거에 대해서 대학 측도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고…"]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다음 생은 사람으로도 태어나지 말고 동물로도 태어나지 말고 그냥 거기서 계속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번엔, 아직 잡히지 못한 강아지 학대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반려견 산책을 시키던 이수연 씨는 구석에서 힘없이 누워 있던 강아지를 발견합니다.

[이수연/구조자 : "쉬고 있는 강아지인 줄 알고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몸에 뭔가가 황토색 물질이 묻어 있어서 그때서야 가까이 가서 본 거죠. 봤는데 강아지는 숨만 헐떡이고 있었고…"]

페인트가 칠해졌던 강아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페인트에 가려져 있던 상처가 발견됐습니다.

[당시 진료한 수의사 : "척추 쪽으로 화상이 되게 심한 상태. 그리고 괴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화상이 되게 심한 상태였죠. 누가 고의로 그쪽에 불이라든지 이런 걸로 학대를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서 페인트칠을 해 놨을 수도 있고요."]

누군가 화상을 입힌 뒤, 상처를 가리기 위해 털색깔과 같은 페인트를 상처 부위에 칠해 놓은 걸로 추정되는데요.

게다가 영양실조 상태였습니다.

경찰에 신고까지 했지만, CCTV도 목격자도 없어 학대범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임시보호를 받으며 새로운 이름도 얻은 '건강이' 기력은 회복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는 언제 아물 수 있을까요?

[석재은/임시보호자 : "남자 목소리가 들려와도 무서워했고, 그러고 산책할 때도 남자가 있으면 뒤돌아서 돌아가고 이렇게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귀도 접혀 있었고, 종일 표정이 이렇지가 않았어요. 되게 많이 밝아졌어요."]

반복되는 동물 학대의 원인에 대해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민법부터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생명이 아닌 '소유물'로 생각하는 한 동물 학대는 막을 수 없을거란 지적에,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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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학생들 사랑받던 캠퍼스 반려견…발견된 곳은?
    • 입력 2019-06-11 08:38:38
    • 수정2019-06-11 11: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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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유기견이나 유기묘들이 한 곳에 정착해 살면서 사랑을 받고 명물, 마스코트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얼마 전, 한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함께 돌봐 오던 반려견이 사라진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깜순이'라는 개인데요.

수소문 끝에 발견된 곳은 어디였을까요?

학생들은 충격에 빠졌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의 한 대학 캠퍼스, 8개월 전부터 한 반려견이 이곳에 살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근처 주민/음성변조 : "고양이가 다 이렇게 쓰레기 헤집어 놓고 이러니까 유기견을 청소 업체 직원이 데리고 오셨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외모 탓에 이름은 '깜순이' 모르는 학생이 없을 정도로 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는데요.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깜순이는 저 멀리서 누가 걸어 오는 (소리만) 살짝 들려도 자고 있더라도 나와서 계속 꼬리 흔들고…"]

["다시 해 봐. 손! 손! 손!"]

귀여운 외모와 애교스러운 성격 덕분에 학교의 마스코트이자, 학생들에겐 기쁨을 주는 존재가 됐는데요.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학교 오면 막 싫고 짜증 나는데 깜순이 보면 괜찮아지고 행복해지고. 깜순이 보러 학교 가는 이런 이유도 생기게 되고."]

[학교 근처 주민/음성변조 : "정성을 많이 쏟았어요. 항상 빗겨 주고 운동 매일 매일 시켜 주고 학생들도 학교 오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누구나 할 거 없이 자율적으로도 운동을 많이 시켰어요."]

그런데, 어느날 깜순이가 사라졌습니다.

[대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민원이 일부 있었어요. 그래서 그 만약에 학생들이 100% 다 찬성하면 모를까, 일부 인원들이 그 개가 좀 까맣고 최근에 많이 컸다고 하더라고요."]

일부 학생들이 점점 커지는 깜순이에게 공포심을 느꼈고, 학교 측은 캠퍼스가 아닌 다른 곳에서 키우라고 경비청소 업체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미화반장님을 통해서 또 다른 입양자가 나타났다고 공지가 왔었거든요. 잘 입양 됐다고 이렇게 왔었는데…"]

다른 좋은 곳으로 입양 갔을 줄 알았던 깜순이. 그런데, 학생 커뮤니티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잘 입양됐다고 했는데 몇몇 학생들이 트럭에 끌려가는 거 봤다고…"]

깜순이를 자주 돌봐 줬던 학생들이 소문을 듣고 경비청소 업체 직원들에게 사실을 확인했는데, 입양을 잘 갔다는 답변이었습니다.

[당시 통화내용/음성변조 : "혹시 어디로 갔는지 아시나요? (오늘 친척집에 준다는데 모르겠어요.) 저는 지금 솔직한 말씀으로 걱정되는 거는 (깜순이)를 고깃집에 팔았을까 봐 걱정되는 거예요. 솔직히 말하면. 그것만 아니면 저는 돼요."]

[OO 대학생/음성변조 : "경비실에서 트럭이 와서 아침에 싣고 갔다고 했는데 보통 입양을 트럭으로 보내진 않잖아요. 그래서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구나.'라고 확신했어요. 조금이라도 단서를 찾고 싶어서 저희가 농장을 수소문해서 찾아갔어요."]

설마 했던 학생들의 우려대로 깜순이는 한 농장에서 도살됐고 식용으로 처리됐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OO 대학생/음성변조 : "나는 입양해 간 줄 알았는데 사람이 할 짓인가 싶더라고요. 처음에는 입양 갔다고 그랬는데 학생들이 캐묻고 하니까 자기도 모르겠다고 약간 발뺌하다가."]

[OO 대학생/음성변조 : "우릴 속인 거니까. 자기 혼자 키우려고 데려온 거였으면 상관이 없는데. 정 줄대로 다 줬는데 갑자기 없어지고 찾아봤는데 결과가 이거니까…"]

학생들은 학교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업체 직원의 해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해당 직원들은 진술서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학생들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학교관계자/음성변조 : "좋은 곳으로, 안전한 곳으로 입양했다는 답변을 받아서 그렇게 알고 있었거든요. 상황이 좀 이렇게 벌어진 거에 대해서 대학 측도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고…"]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다음 생은 사람으로도 태어나지 말고 동물로도 태어나지 말고 그냥 거기서 계속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번엔, 아직 잡히지 못한 강아지 학대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반려견 산책을 시키던 이수연 씨는 구석에서 힘없이 누워 있던 강아지를 발견합니다.

[이수연/구조자 : "쉬고 있는 강아지인 줄 알고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몸에 뭔가가 황토색 물질이 묻어 있어서 그때서야 가까이 가서 본 거죠. 봤는데 강아지는 숨만 헐떡이고 있었고…"]

페인트가 칠해졌던 강아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페인트에 가려져 있던 상처가 발견됐습니다.

[당시 진료한 수의사 : "척추 쪽으로 화상이 되게 심한 상태. 그리고 괴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화상이 되게 심한 상태였죠. 누가 고의로 그쪽에 불이라든지 이런 걸로 학대를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서 페인트칠을 해 놨을 수도 있고요."]

누군가 화상을 입힌 뒤, 상처를 가리기 위해 털색깔과 같은 페인트를 상처 부위에 칠해 놓은 걸로 추정되는데요.

게다가 영양실조 상태였습니다.

경찰에 신고까지 했지만, CCTV도 목격자도 없어 학대범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임시보호를 받으며 새로운 이름도 얻은 '건강이' 기력은 회복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는 언제 아물 수 있을까요?

[석재은/임시보호자 : "남자 목소리가 들려와도 무서워했고, 그러고 산책할 때도 남자가 있으면 뒤돌아서 돌아가고 이렇게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귀도 접혀 있었고, 종일 표정이 이렇지가 않았어요. 되게 많이 밝아졌어요."]

반복되는 동물 학대의 원인에 대해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민법부터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생명이 아닌 '소유물'로 생각하는 한 동물 학대는 막을 수 없을거란 지적에,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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