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김정남 돈·신변 보호 목적…한·미·중·일에 北 정보 제공”

입력 2019.06.12 (12:47) 수정 2019.06.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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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이었다는 주장이 또 제기됐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각 10일 익명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이 CIA의 정보원으로서 CIA 요원들과 수차례 만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바로가기]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North Korean Leader's Slain Half Brother Was a CIA Source”
(http://www.wsj.com/articles/north-korean-leaders-slain-half-brother-was-said-to-have-been-a-cia-informant-11560203662)


WSJ은 나아가 11일에는 김정남이 CIA 뿐만 아니라 한국 정보기관과도 접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었으며, 중국에 있는 제2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고 썼습니다.

[바로가기]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North Korean Leader's Slain Half Brother Met With South Korean Intelligence”
(http://www.wsj.com/articles/north-korean-leaders-slain-half-brother-met-with-south-korean-intelligence-11560271056)



WSJ "김정남 CIA 요원들과 수차례 만나… 피살 직후 미 정보당국 안도"

WSJ가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이라고 묘사한 이 소식통은 김정남과 CIA 간에 "관계(nexus)가 있었다"며 김정남이 CIA와 접촉하기 위해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로 갔다고 전했습니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맹독성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WSJ는 CIA가 김정남과 만났다는 사실은 미국 정보기관이 '은둔 국가'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기울였던 노력을 보여준다고 적었습니다.

WSJ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 관리들은 또 김정남 피살 직후 김정남과 CIA의 접촉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데 대해 안도했습니다.

WSJ는 '수년간 북한 바깥에서 살면서 권력 기반도 없었던 김정남이 비밀스러운 국가, 즉 북한의 내부 사정에 대한 세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전직 미국 관리들의 전언을 소개했습니다.


WSJ "김정남 중국· 일본·한국 정보기관과도 접촉…중국에 제2의 가족도"

WSJ는 김정남이 자신이 북한 정권에 접촉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중국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한국 정보 당국에 여러가지 정보를 제공했지만, 이 가운데 한 가지는 거짓이라고 말해, 한국 정보 당국에선 다른 정보원을 찾도록하고 이를 통해 본인의 관여 사실을 감추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WSJ는 김정남이 이렇게 외국의 정보기관과 접촉해 온 것은 돈과 신변 안전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정남은 베이징에 제2의 가족이 있었다고도 측근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WP 애나 파이필드, 저서 '마지막 계승자'서도 "김정남은 CIA 정보원"

워싱턴포스트 베이징 지국장이며 한반도 문제를 꾸준히 취재해온 애나 파이필드 기자는 최근 출간한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The Great Successor)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현지시각 7일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이었고, 이를 알게 된 김 위원장의 명령으로 살해됐다는 주장입니다.

파이필드는 저서에서 김정은의 형이라는 지위가 잠재적으로 위협이 됐고, 미국 첩자와의 만남으로 그런 위협은 더욱 두드러졌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은은 미국 스파이와의 대화를 배반 행위 간주"

그는 "김정남은 CIA의 정보원이 됐고, CIA는 그들이 좋아하지 않는 독재자를 끌어내리려고 했던 전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김정은은 (김정남과) 미국 스파이들의 대화를 배반 행위로 간주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이필드는 "김정남은 미국 스파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했고, 통상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서 그의 담당자들을 만났다"고 썼습니다. 그는 김정남이 CIA 정보원이었다는 정보의 출처로 '그 기밀에 대한 지식이 있는 인물'을 들었습니다.

김정남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그의 첫째 부인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입니다. 2001년 위조 여권으로 도쿄 디즈니랜드로 놀러 가려다가 적발돼 일본에서 추방된 이후 베이징과 마카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파이필드는 김정남에 대해 "도박꾼과 깡패, 스파이들에 에워싸여 어둠 속에서 살았다"며 "북한 밖에서 살았지만 동시에 북한 체제와 연결되는 끈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정남의 온라인 도박 사이트 운영과 관련해 컴퓨터 보안 분야에 도움을 준 IT 전문가는 파이필드에게 김정남은 북한이 1990년대와 2000년대 생산한 100달러 위조지폐를 상당수 가지고 있었다는 정보도 제시했습니다. 김정남은 마카오 카지노와 도박 사이트를 통해 아마도 북한 정권을 위해 위조지폐를 세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파이필드의 저서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김정남 CIA 정보원설 트럼프, "나라면 그런 일 없게 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현지시각 1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CIA 정보원 설과 관련해 한마디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과 관련해 논의가 진행 중이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먼저 말했습니다. 이어 "그의 이복형에 관한 CIA 관련 정보를 봤다"며 "나는 내 체제 아래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그에게 말할 것이다.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놓고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자신이었으면 CIA로 하여금 살해당한 이복형을 정보 요원으로 모집하도록 놔두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올리브 가지'(화해의 몸짓)를 내밀었다고 풀이했습니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 지도자와 친하게 지내려는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하면서도 김 위원장의 독재 통치를 눈감아주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판을 불러온 정책이라고 비판적 시각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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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2 12:47:18
    • 수정2019-06-12 17: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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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이었다는 주장이 또 제기됐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각 10일 익명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이 CIA의 정보원으로서 CIA 요원들과 수차례 만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바로가기]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North Korean Leader's Slain Half Brother Was a CIA Source”
(http://www.wsj.com/articles/north-korean-leaders-slain-half-brother-was-said-to-have-been-a-cia-informant-11560203662)


WSJ은 나아가 11일에는 김정남이 CIA 뿐만 아니라 한국 정보기관과도 접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었으며, 중국에 있는 제2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고 썼습니다.

[바로가기]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North Korean Leader's Slain Half Brother Met With South Korean Intelligence”
(http://www.wsj.com/articles/north-korean-leaders-slain-half-brother-met-with-south-korean-intelligence-11560271056)



WSJ "김정남 CIA 요원들과 수차례 만나… 피살 직후 미 정보당국 안도"

WSJ가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이라고 묘사한 이 소식통은 김정남과 CIA 간에 "관계(nexus)가 있었다"며 김정남이 CIA와 접촉하기 위해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로 갔다고 전했습니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맹독성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WSJ는 CIA가 김정남과 만났다는 사실은 미국 정보기관이 '은둔 국가'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기울였던 노력을 보여준다고 적었습니다.

WSJ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 관리들은 또 김정남 피살 직후 김정남과 CIA의 접촉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데 대해 안도했습니다.

WSJ는 '수년간 북한 바깥에서 살면서 권력 기반도 없었던 김정남이 비밀스러운 국가, 즉 북한의 내부 사정에 대한 세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전직 미국 관리들의 전언을 소개했습니다.


WSJ "김정남 중국· 일본·한국 정보기관과도 접촉…중국에 제2의 가족도"

WSJ는 김정남이 자신이 북한 정권에 접촉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중국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한국 정보 당국에 여러가지 정보를 제공했지만, 이 가운데 한 가지는 거짓이라고 말해, 한국 정보 당국에선 다른 정보원을 찾도록하고 이를 통해 본인의 관여 사실을 감추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WSJ는 김정남이 이렇게 외국의 정보기관과 접촉해 온 것은 돈과 신변 안전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정남은 베이징에 제2의 가족이 있었다고도 측근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WP 애나 파이필드, 저서 '마지막 계승자'서도 "김정남은 CIA 정보원"

워싱턴포스트 베이징 지국장이며 한반도 문제를 꾸준히 취재해온 애나 파이필드 기자는 최근 출간한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The Great Successor)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현지시각 7일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이었고, 이를 알게 된 김 위원장의 명령으로 살해됐다는 주장입니다.

파이필드는 저서에서 김정은의 형이라는 지위가 잠재적으로 위협이 됐고, 미국 첩자와의 만남으로 그런 위협은 더욱 두드러졌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은은 미국 스파이와의 대화를 배반 행위 간주"

그는 "김정남은 CIA의 정보원이 됐고, CIA는 그들이 좋아하지 않는 독재자를 끌어내리려고 했던 전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김정은은 (김정남과) 미국 스파이들의 대화를 배반 행위로 간주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이필드는 "김정남은 미국 스파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했고, 통상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서 그의 담당자들을 만났다"고 썼습니다. 그는 김정남이 CIA 정보원이었다는 정보의 출처로 '그 기밀에 대한 지식이 있는 인물'을 들었습니다.

김정남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그의 첫째 부인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입니다. 2001년 위조 여권으로 도쿄 디즈니랜드로 놀러 가려다가 적발돼 일본에서 추방된 이후 베이징과 마카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파이필드는 김정남에 대해 "도박꾼과 깡패, 스파이들에 에워싸여 어둠 속에서 살았다"며 "북한 밖에서 살았지만 동시에 북한 체제와 연결되는 끈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정남의 온라인 도박 사이트 운영과 관련해 컴퓨터 보안 분야에 도움을 준 IT 전문가는 파이필드에게 김정남은 북한이 1990년대와 2000년대 생산한 100달러 위조지폐를 상당수 가지고 있었다는 정보도 제시했습니다. 김정남은 마카오 카지노와 도박 사이트를 통해 아마도 북한 정권을 위해 위조지폐를 세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파이필드의 저서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김정남 CIA 정보원설 트럼프, "나라면 그런 일 없게 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현지시각 1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CIA 정보원 설과 관련해 한마디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과 관련해 논의가 진행 중이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먼저 말했습니다. 이어 "그의 이복형에 관한 CIA 관련 정보를 봤다"며 "나는 내 체제 아래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그에게 말할 것이다.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놓고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자신이었으면 CIA로 하여금 살해당한 이복형을 정보 요원으로 모집하도록 놔두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올리브 가지'(화해의 몸짓)를 내밀었다고 풀이했습니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 지도자와 친하게 지내려는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하면서도 김 위원장의 독재 통치를 눈감아주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판을 불러온 정책이라고 비판적 시각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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