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내놓는 평화 구상…‘오슬로 연설’에 담길 내용은?

입력 2019.06.1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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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베를린 선언 당시

"나는 대한민국의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담대한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도, 어렵게 마련된 대화의 기회를 걷어차는 것도 오직 북한이 선택할 일입니다."
- 2017년 7월 6일 '베를린 선언' 중 -


2년 전,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베를린 선언'을 발표합니다. 한반도 평화 체제를 위한 큰 그림을 제시하면서 북한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이산가족 상봉, 남북 적대행위 중단 등을 제안했습니다. 당시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남북간 대치 상황에서 나온 '베를린 선언'은 이후 한반도 정세에 이정표가 됐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의 제안은 상당 부분 현실이 됐습니다.

북유럽 3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북유럽 3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베를린 선언 이후 2년 만에 내놓는 평화 구상

'베를린 선언' 이후 2년,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한번 평화 구상을 제시합니다.

한국 시간으로 오늘 오후 7시,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하는 기조연설을 합니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북미는 1년 전 '한반도 비핵화'라는 큰 틀에 대해 역사적인 합의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 1년째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오슬로 연설에는 1년간 이어진 비핵화 협상 교착 상황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과 함께 향후 청사진이 담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오슬로라는 장소도 의미가 깊습니다.

오슬로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12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곳입니다. 연설을 하게 되는 '오슬로 포럼'은 국제사회 평화 정착을 논의하는 대표적인 회의체입니다. 2003년부터 지속적으로 열렸는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왔습니다. '오슬로 포럼'은 한반도 비핵화의 평화 체제 구축과 관련해 국제 사회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큰 그림 담길 듯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순방 전인 지난 7일 기자들을 만나 "오슬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 정착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르웨이와 북유럽 국가들은 분쟁을 평화로 바꿔온 대표적인 국가들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 국가의 경험을 언급하면서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를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2017년 '베를린 선언' 때와는 달리 한반도 평화에 대한 남북미 간 큰 틀의 합의가 이미 존재하는 만큼, 이번엔 이 평화를 어떻게 관리하고 발전시켜 나갈 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입니다.

비핵화 협상 재개와 관련된 메시지도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순방 기자회견 때 남북, 북미 간 물밑 접촉을 시사하면서 조만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다시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명분을 오슬로 연설에 어떻게 담을지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이번 오슬로 연설에 북한에 제시하는 구체적인 제안이 없다고 하더라도 13일부터 15일까지 순방 예정인 스웨덴에서 한 차례 더 연설이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합니다.


'김정은 친서'로 분위기 반전…질의 응답에 쏠리는 눈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100일 넘게 교착 상태가 이어졌지만, 상황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답고 따뜻하다"고 평가했습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톱다운' 외교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 다시 한번 부각됐습니다. 촉진자 역할을 자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여기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됩니다. 연설 직후 10여 분간 질의응답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이때 관련한 질문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과의 '원포인트 정상회담'을 제안할 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최근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오는 28~29일 일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그 전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한다"며 "방한 최소 일주일 전에는 판문점에서 남북이 원포인트로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6월이 넘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큰 틀을 논의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는 겁니다. 때문에 이번 오슬로 연설을 기회로 문재인 대통령이 '원포인트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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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 만에 내놓는 평화 구상…‘오슬로 연설’에 담길 내용은?
    • 입력 2019-06-12 13:54:51
    취재K
문재인 대통령 베를린 선언 당시

"나는 대한민국의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담대한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도, 어렵게 마련된 대화의 기회를 걷어차는 것도 오직 북한이 선택할 일입니다."
- 2017년 7월 6일 '베를린 선언' 중 -


2년 전,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베를린 선언'을 발표합니다. 한반도 평화 체제를 위한 큰 그림을 제시하면서 북한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이산가족 상봉, 남북 적대행위 중단 등을 제안했습니다. 당시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남북간 대치 상황에서 나온 '베를린 선언'은 이후 한반도 정세에 이정표가 됐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의 제안은 상당 부분 현실이 됐습니다.

북유럽 3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베를린 선언 이후 2년 만에 내놓는 평화 구상

'베를린 선언' 이후 2년,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한번 평화 구상을 제시합니다.

한국 시간으로 오늘 오후 7시,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하는 기조연설을 합니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북미는 1년 전 '한반도 비핵화'라는 큰 틀에 대해 역사적인 합의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 1년째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오슬로 연설에는 1년간 이어진 비핵화 협상 교착 상황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과 함께 향후 청사진이 담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오슬로라는 장소도 의미가 깊습니다.

오슬로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12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곳입니다. 연설을 하게 되는 '오슬로 포럼'은 국제사회 평화 정착을 논의하는 대표적인 회의체입니다. 2003년부터 지속적으로 열렸는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왔습니다. '오슬로 포럼'은 한반도 비핵화의 평화 체제 구축과 관련해 국제 사회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큰 그림 담길 듯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순방 전인 지난 7일 기자들을 만나 "오슬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 정착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르웨이와 북유럽 국가들은 분쟁을 평화로 바꿔온 대표적인 국가들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 국가의 경험을 언급하면서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를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2017년 '베를린 선언' 때와는 달리 한반도 평화에 대한 남북미 간 큰 틀의 합의가 이미 존재하는 만큼, 이번엔 이 평화를 어떻게 관리하고 발전시켜 나갈 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입니다.

비핵화 협상 재개와 관련된 메시지도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순방 기자회견 때 남북, 북미 간 물밑 접촉을 시사하면서 조만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다시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명분을 오슬로 연설에 어떻게 담을지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이번 오슬로 연설에 북한에 제시하는 구체적인 제안이 없다고 하더라도 13일부터 15일까지 순방 예정인 스웨덴에서 한 차례 더 연설이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합니다.


'김정은 친서'로 분위기 반전…질의 응답에 쏠리는 눈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100일 넘게 교착 상태가 이어졌지만, 상황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답고 따뜻하다"고 평가했습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톱다운' 외교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 다시 한번 부각됐습니다. 촉진자 역할을 자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여기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됩니다. 연설 직후 10여 분간 질의응답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이때 관련한 질문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과의 '원포인트 정상회담'을 제안할 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최근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오는 28~29일 일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그 전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한다"며 "방한 최소 일주일 전에는 판문점에서 남북이 원포인트로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6월이 넘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큰 틀을 논의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는 겁니다. 때문에 이번 오슬로 연설을 기회로 문재인 대통령이 '원포인트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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