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푼대 백업 포수’ SK 허도환이 사랑받는 방법

입력 2019.06.14 (14:41) 수정 2019.06.1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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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 36살. SK 백업 포수 허도환은 현재 '7푼대 포수'다. 올 시즌 타율이 1할이 채 안 된다. 26경기에 출전해 38타수 3안타. 타율 0.079, 1타점.

13일까지 친 안타가 단 3개. 그런 허도환에게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은 잊을 수 없다. 사직 롯데전에서 3대 3으로 맞선 7회 초. 선두 타자로 나와 롯데 에이스 레일리로부터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뒤늦게 신고한 시즌 첫 안타가 홈런이었고 결승타였다. 허도환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개수는 2개다. 2014년 넥센 시절이었다.

출전 기회가 더 적었던 지난해는 22타수 6안타, 타율 0.273. 올해 너무 빈타가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질문에 허도환은 특유의 웃음을 띠며 유쾌하게 대답했다. "방망이요? 아...(웃음) 극복해야 하는데. 방망이 욕심은 없습니다. 재원이(이재원, SK 주전 포수) 뒤를 잘 받쳐야 하고. 방망이 못 쳐도 팀이 이기면 기분 좋습니다."

SK 염경엽 감독과 포수 출신 박경완 수석 코치SK 염경엽 감독과 포수 출신 박경완 수석 코치

블로킹, 볼 배합 좋아…염경엽 감독 만족

물방망이 포수 허도환이지만 SK 염경엽 감독은 만족하고 있다. 블로킹과 볼 배합 능력이 좋기 때문이다. 실제로 염 감독은 "허도환 역할의 80%는 수비다. 타격은 신경 안 쓴다. 타율 1할이 안 돼도 이재원의 뒤를 잘 받쳐주고 있다. 지금 활약에 만족한다. 어린이날 홈런도 치지 않았는가"라며 예상보다 후하게 평가했다.

허도환은 13일 수원 KT 전에서도 호수비를 선보였다. 8회 말 이재원에 이어 출전한 허도환은 정확한 빨랫줄 3루 송구로 도루를 시도하던 2루 주자 조용호를 태그 아웃시켰다.

염 감독이 밝힌 허도환의 강점은 또 있다. 경기 중 주전 포수가 백업 포수로 바뀔 때 몇몇 투수들은 심리적 안정감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는데 허도환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염 감독은 "우리 팀에는 젊은 투수가 많다. 특히 그 투수들을 잘 리드한다. 풍부한 경험을 잘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도환은 이에 대해 "주전 포수가 힘들 때 언제든 나가는 마음으로 준비한다. 고참으로서 실수하지 않고 팀에 민폐 끼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허도환은 수비로 67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실책을 단 한 개도 범하지 않았다. 올해는 1개 기록했다.


행운! 한화에서 SK로 와 '우승팀 포수' 돼

지난해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 그라운드에서 포효한 SK의 마지막 포수는 이재원이 아니라 허도환이었다. 두산, 넥센, 한화를 거쳐 SK로 와 생애 처음으로 우승팀 포수의 감격을 누렸다.

이런 행운과 영광은 SK 염경엽 감독과의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허도환은 2017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에서 SK로 이적했다. 당시 단장이었던 염 감독이 영입했다. 감독으로서 넥센에서 허도환과 함께 있던 시절, 백업 포수로서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었다.

쾌활한 성격에 꼼꼼하기까지 한 허도환은 구단 내부에서 미래 프런트 직원 감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올해 SK가 통합 우승합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총각 백업 포수. 올해 결혼할 예정인 허도환은 SK 팬들을 향해 "올해 SK가 잘하고 있다. 선수들 모두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마지막에 우리 팀이 웃을 거라 확신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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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푼대 백업 포수’ SK 허도환이 사랑받는 방법
    • 입력 2019-06-14 14:41:20
    • 수정2019-06-14 14:41:42
    스포츠K
우리 나이 36살. SK 백업 포수 허도환은 현재 '7푼대 포수'다. 올 시즌 타율이 1할이 채 안 된다. 26경기에 출전해 38타수 3안타. 타율 0.079, 1타점.

13일까지 친 안타가 단 3개. 그런 허도환에게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은 잊을 수 없다. 사직 롯데전에서 3대 3으로 맞선 7회 초. 선두 타자로 나와 롯데 에이스 레일리로부터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뒤늦게 신고한 시즌 첫 안타가 홈런이었고 결승타였다. 허도환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개수는 2개다. 2014년 넥센 시절이었다.

출전 기회가 더 적었던 지난해는 22타수 6안타, 타율 0.273. 올해 너무 빈타가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질문에 허도환은 특유의 웃음을 띠며 유쾌하게 대답했다. "방망이요? 아...(웃음) 극복해야 하는데. 방망이 욕심은 없습니다. 재원이(이재원, SK 주전 포수) 뒤를 잘 받쳐야 하고. 방망이 못 쳐도 팀이 이기면 기분 좋습니다."

SK 염경엽 감독과 포수 출신 박경완 수석 코치
블로킹, 볼 배합 좋아…염경엽 감독 만족

물방망이 포수 허도환이지만 SK 염경엽 감독은 만족하고 있다. 블로킹과 볼 배합 능력이 좋기 때문이다. 실제로 염 감독은 "허도환 역할의 80%는 수비다. 타격은 신경 안 쓴다. 타율 1할이 안 돼도 이재원의 뒤를 잘 받쳐주고 있다. 지금 활약에 만족한다. 어린이날 홈런도 치지 않았는가"라며 예상보다 후하게 평가했다.

허도환은 13일 수원 KT 전에서도 호수비를 선보였다. 8회 말 이재원에 이어 출전한 허도환은 정확한 빨랫줄 3루 송구로 도루를 시도하던 2루 주자 조용호를 태그 아웃시켰다.

염 감독이 밝힌 허도환의 강점은 또 있다. 경기 중 주전 포수가 백업 포수로 바뀔 때 몇몇 투수들은 심리적 안정감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는데 허도환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염 감독은 "우리 팀에는 젊은 투수가 많다. 특히 그 투수들을 잘 리드한다. 풍부한 경험을 잘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도환은 이에 대해 "주전 포수가 힘들 때 언제든 나가는 마음으로 준비한다. 고참으로서 실수하지 않고 팀에 민폐 끼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허도환은 수비로 67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실책을 단 한 개도 범하지 않았다. 올해는 1개 기록했다.


행운! 한화에서 SK로 와 '우승팀 포수' 돼

지난해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 그라운드에서 포효한 SK의 마지막 포수는 이재원이 아니라 허도환이었다. 두산, 넥센, 한화를 거쳐 SK로 와 생애 처음으로 우승팀 포수의 감격을 누렸다.

이런 행운과 영광은 SK 염경엽 감독과의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허도환은 2017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에서 SK로 이적했다. 당시 단장이었던 염 감독이 영입했다. 감독으로서 넥센에서 허도환과 함께 있던 시절, 백업 포수로서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었다.

쾌활한 성격에 꼼꼼하기까지 한 허도환은 구단 내부에서 미래 프런트 직원 감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올해 SK가 통합 우승합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총각 백업 포수. 올해 결혼할 예정인 허도환은 SK 팬들을 향해 "올해 SK가 잘하고 있다. 선수들 모두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마지막에 우리 팀이 웃을 거라 확신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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