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사이클링 히트에 얽힌 사연들

입력 2019.06.1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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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사이클 히트를 달성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추신수에 이어 2번째이고, 일본 선수로는 오타니가 사상 처음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1960년대에서야 사이클 히트라는 개념이 알려졌을 정도로, 사실 사이클 히트는 철저하게 미국으로부터 유래한 표현이다.

사이클링 히트는 일본식 영어이고, 정확하게는 히트 포 사이클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사이클'이라고 줄여서 표현한다.

일본프로야구 1965년 사상 첫 사이클 히트

일본프로야구에선 1965년 한큐 브레이브스의 스펜서가 사상 첫 사이클 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 일본에는 사이클 히트의 개념이 없어서 이에 관해 물어본 기자가 없었는데, 스펜서가 사이클 히트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라는 말도 덧붙이자 일본에서도 사이클 히트의 개념이 생기게 되었다. 1940년대에 후지무라는 안타와 2루타, 3루타와 홈런을 기록했지만 사이클 히트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생각보다 어려운 포스트시즌 사이클 히트


오타니의 사이클 히트는 메이저리그 통산 326번째 나온 기록이고, 일본은 모두 74회, 국내 프로야구는 25번의 사이클 히트가 나왔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모두 포스트 시즌에선 사이클 히트가 나오기 어렵다. 지난해 가을 야구에서 보스턴의 브록 홀트가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만들어낸 사이클 히트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일한 포스트시즌 사이클 히트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기도 하다.


이승엽의 아쉬운 포스트시즌 사이클 히트 무산

일본프로야구 사상 첫 포스트 시즌 사이클 히트의 주인공은 지바 롯데 이승엽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이승엽은 2005년 일본 시리즈에서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트렸고,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기록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 친 공은 좌중간 담장을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는데, 이승엽이 3루를 향해 전력 질주했지만, 아쉽게 아웃되고 말았다. 다음 타석에서 안타를 쳤기 때문에 만일 3루에서 살았다면, 일본시리즈 사상 첫 사이클링 히트가 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김현수, 단타 없어 사이클 히트 실패

대부분 3루타가 없어서 사이클 히트를 기록하지 못하는데 안타가 없어서 대기록이 무산된 사례도 있다. 바로 두산 시절 김현수다. 이승엽과는 반대로 3루타는 쉽게 쳤는데, 가장 쉽다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김현수는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은 뒤, 두 번째 타석에서 가장 치기 어려운 3루타를 뽑아냈고, 세 번째 타석에선 홈런까지 터트린 뒤, 네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치면서 대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대기록의 운명이 가려질 8회 말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1루 땅볼을 친 뒤 전력을 다해 뛰었지만 아쉽게 아웃되고 말았다.

사이클 히트를 회피한 사나이 '마츠이 히데키'

일본 프로야구의 요미우리의 마츠이 히데키는 2001년 야쿠르트전에서 홈런과 3루타, 2루타를 기록한 뒤에, 마지막 타석에서 좌익 선상 타구를 날렸는데, 망설이지 않고 2루로 뛰어 세이프 되었다. 만일 1루에서 멈췄다면 사이클히트가 가능했기 때문에, 관중석에서도 아쉬운 탄식이 나왔지만 마츠이는 무심한 듯 2루로 향했고,
경기가 끝난 뒤 마츠이는 '충분히 2루로 갈 수 있는 타구면 당연히 가야 한다. 팀이 질 수도 있는데 왜 1루에 멈춰야 하느냐, 사이클링 히트 상황이란 건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개인기록보단 팀이 우선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사이클 히트 4번 기록한 선수는 한 명도 없어

한번 하기도 힘든 사이클 히트를 두 번 이상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국내에서는 양준혁과 테임즈가 2번의 사이클 히트를 달성해, 사이클 히트의 사나이로 불린다.

미국과 일본 모두 3번 한 선수는 있는데, 4번 이상 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국내에선 삼성 1982년 오대석이 1호 사이클 히트를 달성했는데, 아마추어 시절 황병일이 국내 최초로 사이클 히트를 달성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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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사이클링 히트에 얽힌 사연들
    • 입력 2019-06-14 16:04:11
    스포츠K
미국프로야구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사이클 히트를 달성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추신수에 이어 2번째이고, 일본 선수로는 오타니가 사상 처음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1960년대에서야 사이클 히트라는 개념이 알려졌을 정도로, 사실 사이클 히트는 철저하게 미국으로부터 유래한 표현이다.

사이클링 히트는 일본식 영어이고, 정확하게는 히트 포 사이클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사이클'이라고 줄여서 표현한다.

일본프로야구 1965년 사상 첫 사이클 히트

일본프로야구에선 1965년 한큐 브레이브스의 스펜서가 사상 첫 사이클 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 일본에는 사이클 히트의 개념이 없어서 이에 관해 물어본 기자가 없었는데, 스펜서가 사이클 히트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라는 말도 덧붙이자 일본에서도 사이클 히트의 개념이 생기게 되었다. 1940년대에 후지무라는 안타와 2루타, 3루타와 홈런을 기록했지만 사이클 히트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생각보다 어려운 포스트시즌 사이클 히트


오타니의 사이클 히트는 메이저리그 통산 326번째 나온 기록이고, 일본은 모두 74회, 국내 프로야구는 25번의 사이클 히트가 나왔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모두 포스트 시즌에선 사이클 히트가 나오기 어렵다. 지난해 가을 야구에서 보스턴의 브록 홀트가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만들어낸 사이클 히트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일한 포스트시즌 사이클 히트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기도 하다.


이승엽의 아쉬운 포스트시즌 사이클 히트 무산

일본프로야구 사상 첫 포스트 시즌 사이클 히트의 주인공은 지바 롯데 이승엽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이승엽은 2005년 일본 시리즈에서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트렸고,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기록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 친 공은 좌중간 담장을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는데, 이승엽이 3루를 향해 전력 질주했지만, 아쉽게 아웃되고 말았다. 다음 타석에서 안타를 쳤기 때문에 만일 3루에서 살았다면, 일본시리즈 사상 첫 사이클링 히트가 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김현수, 단타 없어 사이클 히트 실패

대부분 3루타가 없어서 사이클 히트를 기록하지 못하는데 안타가 없어서 대기록이 무산된 사례도 있다. 바로 두산 시절 김현수다. 이승엽과는 반대로 3루타는 쉽게 쳤는데, 가장 쉽다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김현수는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은 뒤, 두 번째 타석에서 가장 치기 어려운 3루타를 뽑아냈고, 세 번째 타석에선 홈런까지 터트린 뒤, 네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치면서 대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대기록의 운명이 가려질 8회 말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1루 땅볼을 친 뒤 전력을 다해 뛰었지만 아쉽게 아웃되고 말았다.

사이클 히트를 회피한 사나이 '마츠이 히데키'

일본 프로야구의 요미우리의 마츠이 히데키는 2001년 야쿠르트전에서 홈런과 3루타, 2루타를 기록한 뒤에, 마지막 타석에서 좌익 선상 타구를 날렸는데, 망설이지 않고 2루로 뛰어 세이프 되었다. 만일 1루에서 멈췄다면 사이클히트가 가능했기 때문에, 관중석에서도 아쉬운 탄식이 나왔지만 마츠이는 무심한 듯 2루로 향했고,
경기가 끝난 뒤 마츠이는 '충분히 2루로 갈 수 있는 타구면 당연히 가야 한다. 팀이 질 수도 있는데 왜 1루에 멈춰야 하느냐, 사이클링 히트 상황이란 건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개인기록보단 팀이 우선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사이클 히트 4번 기록한 선수는 한 명도 없어

한번 하기도 힘든 사이클 히트를 두 번 이상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국내에서는 양준혁과 테임즈가 2번의 사이클 히트를 달성해, 사이클 히트의 사나이로 불린다.

미국과 일본 모두 3번 한 선수는 있는데, 4번 이상 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국내에선 삼성 1982년 오대석이 1호 사이클 히트를 달성했는데, 아마추어 시절 황병일이 국내 최초로 사이클 히트를 달성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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