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국회 밖에서 만난 여야…국회 안에선?

입력 2019.06.14 (19:24) 수정 2019.06.1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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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충원에 모인 여야 지도부국립현충원에 모인 여야 지도부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이후 국회가 사실상 문을 닫은 지 50일 가까이 돼 갑니다. 국회 안에서 만날 일 드문 여야 대표들이 14일엔 국회 밖에서 잇따라 조우했습니다. 먼저, 오전에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故 이희호 여사 추모식. 한 자리에 나란히 앉았던 여야 5당 대표가 이 여사를 영면을 기원하며 조사를 바쳤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이해찬 "따뜻한 밥 챙겨주신 여사님" 황교안 "삶 자체로 민주주의" 손학규 "연합정치, 대한민국 과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사형선고 받았을 때 불굴의 의지로 그 위기를 헤쳐나가는 여사님의 모습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동교동에서 아침마다 당직자들이 모여 따뜻한 밥과 맛있는 반찬 먹을 때 챙겨주시던 모습이 다시금 새롭게 기억이 난다"면서 이 여사와의 추억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희호 여사님의 삶 그 자체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이고, "여사님 발자취를 따라 대한민국 여성인권의 길이 열려왔다"고 했습니다. 또 "마지막으로 남긴 여사님 말씀이 큰 울림이 되고있다"면서 "이제 나라 걱정 내려놓으시고,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히 영면하소서"라고 말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정치가 실종되고, 경제와 안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님이 내건 연합정치가 대한민국 정치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면서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는 저희가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이희호 선생님께서 우리 국민에게 두루 씨앗을 남겨주셨다"며 "저도 작은 씨앗 가슴에 품고 피워 후대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여사님이 일생에 거쳐 헌신한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 길을 굳건히 이어나가겠다"고 다짐을 밝혔습니다.

 2019 사회복지정책대회에 참석한 여야 대표들 2019 사회복지정책대회에 참석한 여야 대표들

여야 4당 대표,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일제히 약속

여야 지도부는 14일 오후에는 20여 개 사회복지 관련 단체들이 주관해,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 사회복지정책대회'에 나란히 참석해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을 일제히 약속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인사말에서 "문재인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 문재인케어, 보편적 아동수당을 도입하는 등 포용적 복지국가를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생애 주기별 기본생활 보장을 바탕으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우리 사회가 복지전달 체계는 꾸준히 발전시켜오면서도 현장의 복지종사자에게는 그만큼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며 "합당한 처우가 돌아갈 수 있도록 복지 시스템 전반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손학규 대표는 "복지 예산이 전체 예산의 약 35%로, 200조 원 가까이 되는데 사회복지 종사자인 여러분은 그만한 혜택을 받고 있느냐"고 물으며, "처우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동영 대표는 "사회복지사들의 보수를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 보수 수준에 도달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0일 여야 4당 대표만 모인 초월회.지난 10일 여야 4당 대표만 모인 초월회.

초월회서도 못 만났던 여야 5당 대표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매달 만나는 '초월회' 모임이 있지만, 최근 국회 파행으로 두 달째 제대로 만나고 있지 않습니다. 지난 10일 열린 초월회에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제외한 여야 4당 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이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 의장은 "싸워도 국회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답답하고 안쓰럽기 짝이 없다"고 했고, 손학규 대표는 "국회를 무시하고 배제하고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황교안 대표는 "한국당이 국회를 나와 힘든 떠돌이 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만든 것이 누굽니까? 그분들이 결국 우리를 국회에서 나올 수밖에 없게 하신 것 아닙니까? 본질이 뭔지 다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라고 맞받았습니다.

故 이희호 여사의 유지를 받들려고 해도, 사회복지사 처우를 개선하려고 해도, 각 정당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국회를 열어 토론하고 현실을 바꾸는 겁니다. 벌써 50일 가까이 멈춰선 국회 '안'에서 여야 5당 대표가 언제쯤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문제의식을 털어놓고, 토론할 수 있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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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종일 국회 밖에서 만난 여야…국회 안에선?
    • 입력 2019-06-14 19:24:12
    • 수정2019-06-14 19:25:51
    취재K
국립현충원에 모인 여야 지도부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이후 국회가 사실상 문을 닫은 지 50일 가까이 돼 갑니다. 국회 안에서 만날 일 드문 여야 대표들이 14일엔 국회 밖에서 잇따라 조우했습니다. 먼저, 오전에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故 이희호 여사 추모식. 한 자리에 나란히 앉았던 여야 5당 대표가 이 여사를 영면을 기원하며 조사를 바쳤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이해찬 "따뜻한 밥 챙겨주신 여사님" 황교안 "삶 자체로 민주주의" 손학규 "연합정치, 대한민국 과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사형선고 받았을 때 불굴의 의지로 그 위기를 헤쳐나가는 여사님의 모습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동교동에서 아침마다 당직자들이 모여 따뜻한 밥과 맛있는 반찬 먹을 때 챙겨주시던 모습이 다시금 새롭게 기억이 난다"면서 이 여사와의 추억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희호 여사님의 삶 그 자체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이고, "여사님 발자취를 따라 대한민국 여성인권의 길이 열려왔다"고 했습니다. 또 "마지막으로 남긴 여사님 말씀이 큰 울림이 되고있다"면서 "이제 나라 걱정 내려놓으시고,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히 영면하소서"라고 말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정치가 실종되고, 경제와 안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님이 내건 연합정치가 대한민국 정치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면서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는 저희가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이희호 선생님께서 우리 국민에게 두루 씨앗을 남겨주셨다"며 "저도 작은 씨앗 가슴에 품고 피워 후대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여사님이 일생에 거쳐 헌신한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 길을 굳건히 이어나가겠다"고 다짐을 밝혔습니다.  2019 사회복지정책대회에 참석한 여야 대표들 여야 4당 대표,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일제히 약속 여야 지도부는 14일 오후에는 20여 개 사회복지 관련 단체들이 주관해,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 사회복지정책대회'에 나란히 참석해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을 일제히 약속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인사말에서 "문재인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 문재인케어, 보편적 아동수당을 도입하는 등 포용적 복지국가를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생애 주기별 기본생활 보장을 바탕으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우리 사회가 복지전달 체계는 꾸준히 발전시켜오면서도 현장의 복지종사자에게는 그만큼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며 "합당한 처우가 돌아갈 수 있도록 복지 시스템 전반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손학규 대표는 "복지 예산이 전체 예산의 약 35%로, 200조 원 가까이 되는데 사회복지 종사자인 여러분은 그만한 혜택을 받고 있느냐"고 물으며, "처우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동영 대표는 "사회복지사들의 보수를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 보수 수준에 도달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0일 여야 4당 대표만 모인 초월회. 초월회서도 못 만났던 여야 5당 대표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매달 만나는 '초월회' 모임이 있지만, 최근 국회 파행으로 두 달째 제대로 만나고 있지 않습니다. 지난 10일 열린 초월회에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제외한 여야 4당 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이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 의장은 "싸워도 국회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답답하고 안쓰럽기 짝이 없다"고 했고, 손학규 대표는 "국회를 무시하고 배제하고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황교안 대표는 "한국당이 국회를 나와 힘든 떠돌이 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만든 것이 누굽니까? 그분들이 결국 우리를 국회에서 나올 수밖에 없게 하신 것 아닙니까? 본질이 뭔지 다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라고 맞받았습니다. 故 이희호 여사의 유지를 받들려고 해도, 사회복지사 처우를 개선하려고 해도, 각 정당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국회를 열어 토론하고 현실을 바꾸는 겁니다. 벌써 50일 가까이 멈춰선 국회 '안'에서 여야 5당 대표가 언제쯤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문제의식을 털어놓고, 토론할 수 있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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