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등굣길…주차난에 밀려난 통학로

입력 2019.06.14 (23:42) 수정 2019.06.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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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해운대구의 한 중학교 학생들은 늘 차가 다니는 좁은 도로를 넘나들며 위험천만한 등·하굣길을 걷고 있는데요...

 학생들은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통학로 조성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삼삼오오 짝지어 등교하는 학생들. 도로 가장자리에 딱 붙어 걸어가지만, 차도를 넘나들기 일쑤입니다.

 1개 차로에 양방향에서 오가는 차량까지 겹치자 그야말로 위험천만 통학로가 돼버립니다.

 위관석/반송여중 1학년생 학부모[인터뷰]
 "아침마다 학부형들은 가슴을 조마조마 염려하고, 학생들은 또 조마조마 학교에 다니고, 이런 학교는 대한민국 어디 가도 없을 것 같습니다."

 도로를 따라 주택이 길게 들어서 있고, 반대쪽엔 불법주차 차량까지, 인도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2015년 말, 반송에서 금정구 회동동을 잇는 도로가 개설되면서, 등교 시간대 이 좁은 도로를 지나는 차량은 이전보다 급격히 늘었습니다.

 보다 못한 학생들이 나선 건 이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학생들이 직접 나서 '안전한 통학로'를 요구했고, 이에 화답해 해운대구청이 예산까지 마련했지만 더는 진척되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 주차난 때문입니다.

 주차장 하나 없는 주택 밀집 지역인 탓에 그동안 도로 가장자리가 유일한 주차 공간이었던 겁니다.

 지역 주민<음성변조>[녹취]
 "여기(아파트 주차장)에 대는 건 상상도 못 해요. 차가 크니까 그리고 여기다 대 있으니까 (주차면이) 모자라서…."

 통학로를 만들려면 그나마 차를 대던 공간이 사라져 주차난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해운대구청은 고민 끝에 공영주차장을 건립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주차장이 완공되기까지 임시로 학교 안 주차공간을 24시간 개방하라고 요구했지만, 이번엔 학교가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여학생들의 안전 등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이에 해운대구청은 염려일 뿐이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

 유태승/해운대구 교통행정과장[인터뷰]
 "그 지역 주변에 있는 지역 주민들이나 학부모들에 한해서 지정된 차량에 대해서 10면만 할애해 달라는 거지 그냥 무턱대고 24시간 개방해 달라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관할 구청과 학교 등이 갈등하는 양상까지 보이는 가운데, 학생들에게 '안전한 통학로'를 확보해 주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어른들의 지혜와 양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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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찔한 등굣길…주차난에 밀려난 통학로
    • 입력 2019-06-14 23:42:29
    • 수정2019-06-15 11:15:59
    뉴스9(부산)
 [앵커멘트]  해운대구의 한 중학교 학생들은 늘 차가 다니는 좁은 도로를 넘나들며 위험천만한 등·하굣길을 걷고 있는데요...  학생들은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통학로 조성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삼삼오오 짝지어 등교하는 학생들. 도로 가장자리에 딱 붙어 걸어가지만, 차도를 넘나들기 일쑤입니다.  1개 차로에 양방향에서 오가는 차량까지 겹치자 그야말로 위험천만 통학로가 돼버립니다.  위관석/반송여중 1학년생 학부모[인터뷰]  "아침마다 학부형들은 가슴을 조마조마 염려하고, 학생들은 또 조마조마 학교에 다니고, 이런 학교는 대한민국 어디 가도 없을 것 같습니다."  도로를 따라 주택이 길게 들어서 있고, 반대쪽엔 불법주차 차량까지, 인도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2015년 말, 반송에서 금정구 회동동을 잇는 도로가 개설되면서, 등교 시간대 이 좁은 도로를 지나는 차량은 이전보다 급격히 늘었습니다.  보다 못한 학생들이 나선 건 이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학생들이 직접 나서 '안전한 통학로'를 요구했고, 이에 화답해 해운대구청이 예산까지 마련했지만 더는 진척되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 주차난 때문입니다.  주차장 하나 없는 주택 밀집 지역인 탓에 그동안 도로 가장자리가 유일한 주차 공간이었던 겁니다.  지역 주민<음성변조>[녹취]  "여기(아파트 주차장)에 대는 건 상상도 못 해요. 차가 크니까 그리고 여기다 대 있으니까 (주차면이) 모자라서…."  통학로를 만들려면 그나마 차를 대던 공간이 사라져 주차난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해운대구청은 고민 끝에 공영주차장을 건립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주차장이 완공되기까지 임시로 학교 안 주차공간을 24시간 개방하라고 요구했지만, 이번엔 학교가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여학생들의 안전 등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이에 해운대구청은 염려일 뿐이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  유태승/해운대구 교통행정과장[인터뷰]  "그 지역 주변에 있는 지역 주민들이나 학부모들에 한해서 지정된 차량에 대해서 10면만 할애해 달라는 거지 그냥 무턱대고 24시간 개방해 달라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관할 구청과 학교 등이 갈등하는 양상까지 보이는 가운데, 학생들에게 '안전한 통학로'를 확보해 주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어른들의 지혜와 양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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