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 석산 불법천지…환경도 만신창이

입력 2019.06.15 (06:55) 수정 2019.06.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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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정 남해바다 추자도에서 30 년 넘게 폐기물 불법 야적이 이뤄져 왔다는 사실을 지난달 보도해 드렸는데요.

당국의 묵인 아래 이뤄진 불법행위 때문에 청정 자연환경이 얼마나 훼손됐는지 그 실태를 알아봤더니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땅속은 물론 바닷속까지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인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행정당국 묵인 아래 지난 30년 동안 불법으로 레미콘을 제조하고 폐기물과 폐수를 무단 배출했던 추자도 석산 일대입니다.

오염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굴착기로 땅을 파기 무섭게 폐콘크리트와 건축 폐기물, 생활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30 분 만에 15톤 화물차에 한 가득...

하루 만에 폐기물 수 백 톤을 퍼냈습니다.

[추자도 건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폐기물을) 거기 야적하니까 굴착기로 길에 다 깔아버린 거죠. (그 위에다 길처럼 만든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바닷속은 어떨까 ?

폐콘크리트가 침전돼 바닥에 잔뜩 쌓여 있습니다.

바위틈마다 시멘트 가루가 수북이 쌓여 희뿌옇게 번집니다.

소라와 전복들은 모두 폐사해 껍데기만 나뒹굴고, 모자반도 뿌옇게 부유물을 뒤집어썼습니다.

[김건태/전문 다이버 : "범위가 워낙 넓으니까 표시가 안 난다 뿐이지 미세하게 시멘트가 독성분이기 때문에 해초나 조개류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밀물과 썰물이 오가면서 해양 생태계의 보고라 불리는 조간대 상황도 심각합니다.

바위마다 레미콘 폐수와 폐기물 먼지가 뒤덮였습니다.

게와 갈파래 같은 해양생물들은 이미 사라졌고, 산호들도 죽었습니다.

갯바위와 조간대 사이사이에 생긴 물웅덩이들도 확인해봤는데요.

이처럼 시멘트 가루가 그대로 가라앉아 있습니다.

조간대 수질을 확인하기 위해 부패물질과 시멘트 가루로 오염된 바닷물 등 3가지 시료를 채취해 전문기관에 성분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이 일대 바닷물은 오염물질 측정 기준인 화학적 산소 요구량이, 일반 바닷물보다 최고 12배나 높았습니다.

부유물질로 인한 오염도 역시 일반 바닷물보다 무려 60배 이상 높았습니다.

[현근탁/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환경조사과장 : "상당히 오염된 것으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주변 어패류나 해조류 성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추자면 사무소와 건설업체는 뒤늦게 환경 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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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자도 석산 불법천지…환경도 만신창이
    • 입력 2019-06-15 07:00:45
    • 수정2019-06-16 09:50:23
    뉴스광장 1부
[앵커] 청정 남해바다 추자도에서 30 년 넘게 폐기물 불법 야적이 이뤄져 왔다는 사실을 지난달 보도해 드렸는데요. 당국의 묵인 아래 이뤄진 불법행위 때문에 청정 자연환경이 얼마나 훼손됐는지 그 실태를 알아봤더니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땅속은 물론 바닷속까지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인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행정당국 묵인 아래 지난 30년 동안 불법으로 레미콘을 제조하고 폐기물과 폐수를 무단 배출했던 추자도 석산 일대입니다. 오염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굴착기로 땅을 파기 무섭게 폐콘크리트와 건축 폐기물, 생활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30 분 만에 15톤 화물차에 한 가득... 하루 만에 폐기물 수 백 톤을 퍼냈습니다. [추자도 건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폐기물을) 거기 야적하니까 굴착기로 길에 다 깔아버린 거죠. (그 위에다 길처럼 만든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바닷속은 어떨까 ? 폐콘크리트가 침전돼 바닥에 잔뜩 쌓여 있습니다. 바위틈마다 시멘트 가루가 수북이 쌓여 희뿌옇게 번집니다. 소라와 전복들은 모두 폐사해 껍데기만 나뒹굴고, 모자반도 뿌옇게 부유물을 뒤집어썼습니다. [김건태/전문 다이버 : "범위가 워낙 넓으니까 표시가 안 난다 뿐이지 미세하게 시멘트가 독성분이기 때문에 해초나 조개류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밀물과 썰물이 오가면서 해양 생태계의 보고라 불리는 조간대 상황도 심각합니다. 바위마다 레미콘 폐수와 폐기물 먼지가 뒤덮였습니다. 게와 갈파래 같은 해양생물들은 이미 사라졌고, 산호들도 죽었습니다. 갯바위와 조간대 사이사이에 생긴 물웅덩이들도 확인해봤는데요. 이처럼 시멘트 가루가 그대로 가라앉아 있습니다. 조간대 수질을 확인하기 위해 부패물질과 시멘트 가루로 오염된 바닷물 등 3가지 시료를 채취해 전문기관에 성분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이 일대 바닷물은 오염물질 측정 기준인 화학적 산소 요구량이, 일반 바닷물보다 최고 12배나 높았습니다. 부유물질로 인한 오염도 역시 일반 바닷물보다 무려 60배 이상 높았습니다. [현근탁/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환경조사과장 : "상당히 오염된 것으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주변 어패류나 해조류 성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추자면 사무소와 건설업체는 뒤늦게 환경 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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