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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저희도 영업신고 하고 싶어요”
입력 2019.06.16 (09:00) 수정 2019.06.16 (09:10) 취재후
[취재후] “저희도 영업신고 하고 싶어요”
학교 체육 시설 절반이 미신고 영업중"영업신고를 하고 싶어도 안 받아줘"

[현장K] 주민에게 개방한 학교 수영장…민간업자만 배불리고 주민은 봉? 방송화면[현장K] 주민에게 개방한 학교 수영장…민간업자만 배불리고 주민은 봉? 방송화면

공립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가운데 훌륭한 체육시설을 갖춘 학교들이 있습니다. 서울지역만 해도 48곳에 이르죠. 수영장과 헬스장, 골프연습장까지 있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해당 학교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이 시설을 이용하지만, 그 밖에 지역주민들도 돈만 내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일반 사설 체육시설만큼 비쌉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서울의 한 초등학교 수영장의 1달 이용가격은 성인기준으로 주 3회에 10만 원이 넘습니다. 같은 구의 구민체육센터 수영장 요금은 같은 조건에 5만 원이 채 안 됩니다. 이용하는 사람 처지에서 보면, 공립학교와 지자체 시설 모두 세금으로 만들어졌는데 이용가격은 큰 차이가 나는 겁니다.

KBS는 이 같은 학교 내 체육시설의 운영 문제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방송의 초점은 '세금으로 지어진 시설, 이 가격으로 이용하는 게 합당한가?'에 맞춰졌죠. 더불어 서울 내 이 같은 시설의 절반은 건축용도에 대한 법적 문제가 있어 구청에 영업신고가 안 됐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연관기사] [현장K] 주민에게 개방한 학교 수영장…민간업자만 배불리고 주민은 봉?


보도 이후, 학교 체육 시설 영업이 불법이자 미신고라는 점이 뜻밖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학교 체육 시설에서 영업하는 체육시설 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하소연했습니다.

"영업신고를 저희가 내기 싫어서 안 낸 것도 아닌데…죄도 안 지었는데 괜히 위축되는 것 같고, 저희도 영업신고해서 관리 감독 좀 받고 싶어요." (학교 체육 시설 업체 관리자)

업체 입장에선 억울한 점이 있습니다. 이들이 학교 및 교육청과 맺은 계약은 합법적으로 이뤄졌습니다. 1년 임대료만 평균 1억 5천만 원 안팎입니다. 그런데 구청 등 자치단체에는 영업신고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학교는 건축법상 '교육연구시설'인데, 학교 안에서 체육시설로 영업활동 신고를 받아줄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한 학교 체육 시설 업체는 불법 미신고 문제로 2년 전에 고발까지 당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불법이니 '하지 말라'고 하는 감독 주체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3~5년 마다 정상적으로 입찰이 진행되지요. 한쪽에서는 '허가할 수 없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이번에도 업체를 선정한다'고 절차를 밟는 아이러니한 현실은 보도가 나간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하나의 사설 스포츠센터라고 보시면 돼요. 학교 시설물에 정당하게 입찰 참여해 낙찰받아서 운영하는 건데…(미신고 관련해서)"기다려봐라, 방법을 찾고 있다." 그것만 듣고 있고 저희도 기다리고 있는 거죠" (학교 체육 시설 업체 관계자)


구청마다, 업체마다 신고는 제각각…'복불복' 영업신고

구청에 체육시설업 신고가 돼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서울지역 학교 체육 시설 43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22곳이 신고됐고, 21곳은 미신고 상태입니다. 한 자치구 안에서도 어떤 업체는 신고를 받아주고, 다른 업체는 신고가 안 된 곳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복불복'이었습니다. 한 구청 직원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학교 내 체육시설에 대한 기준이 사실 없는 상태예요. 다른 구청에서도 "신고를 받아줘야 하느냐?"는 식으로 문의가 많이 와요. 문화체육관광부에 문의해도 "지자체에서 알아서 판단해라" 이런 식으로 답변해요" (서울시 ○○구 체육시설 담당자)


서울시교육청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얘기합니다. 교육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수영장 등 학교 체육 시설을 만들고 민간에 대부분 위탁을 맡겼습니다. 업체로부터 받는 임대료는 학교로 들어가, 결과적으로는 교육청이 학교에 주는 지원금 일부를 아낄 수 있게 해줍니다. 혜택을 나눠 가지는 셈이죠. 그런데 해당 업체가 구청에 신고했는지, 신고가 가능한지는 이제야 알았다는 겁니다.

"당연히 체육시설 신고가 돼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고, 건축물용도 때문에 안 됐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재정과 관계자)

체육시설 위탁 계약은 하지만 관리는 '나 몰라라'

학교와 교육청, 구청 모두 '잘 모르겠다'는 학교 내 체육시설. 아무리 번듯하게 지어졌어도 상식적인 운영인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주민들에게 좋은 시설을 이용하게 하는 취지는 좋지만 10년 이상 이렇게 방치되는 게 맞는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체육시설을 짓는데 수십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는데, 저렴하지 않은 가격으로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회에서도 연초부터 계속 지적을 했지만 아직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조상호 서울시의회 의원)

최근 서울 구로경찰서에서도 학교 체육 시설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구로경찰서 정보과 관계자는 미신고 영업 등 관련 사실을 살펴보고 각 경찰서에서 이 내용과 관련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취재후] “저희도 영업신고 하고 싶어요”
    • 입력 2019.06.16 (09:00)
    • 수정 2019.06.16 (09:10)
    취재후
[취재후] “저희도 영업신고 하고 싶어요”
학교 체육 시설 절반이 미신고 영업중"영업신고를 하고 싶어도 안 받아줘"

[현장K] 주민에게 개방한 학교 수영장…민간업자만 배불리고 주민은 봉? 방송화면[현장K] 주민에게 개방한 학교 수영장…민간업자만 배불리고 주민은 봉? 방송화면

공립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가운데 훌륭한 체육시설을 갖춘 학교들이 있습니다. 서울지역만 해도 48곳에 이르죠. 수영장과 헬스장, 골프연습장까지 있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해당 학교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이 시설을 이용하지만, 그 밖에 지역주민들도 돈만 내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일반 사설 체육시설만큼 비쌉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서울의 한 초등학교 수영장의 1달 이용가격은 성인기준으로 주 3회에 10만 원이 넘습니다. 같은 구의 구민체육센터 수영장 요금은 같은 조건에 5만 원이 채 안 됩니다. 이용하는 사람 처지에서 보면, 공립학교와 지자체 시설 모두 세금으로 만들어졌는데 이용가격은 큰 차이가 나는 겁니다.

KBS는 이 같은 학교 내 체육시설의 운영 문제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방송의 초점은 '세금으로 지어진 시설, 이 가격으로 이용하는 게 합당한가?'에 맞춰졌죠. 더불어 서울 내 이 같은 시설의 절반은 건축용도에 대한 법적 문제가 있어 구청에 영업신고가 안 됐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연관기사] [현장K] 주민에게 개방한 학교 수영장…민간업자만 배불리고 주민은 봉?


보도 이후, 학교 체육 시설 영업이 불법이자 미신고라는 점이 뜻밖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학교 체육 시설에서 영업하는 체육시설 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하소연했습니다.

"영업신고를 저희가 내기 싫어서 안 낸 것도 아닌데…죄도 안 지었는데 괜히 위축되는 것 같고, 저희도 영업신고해서 관리 감독 좀 받고 싶어요." (학교 체육 시설 업체 관리자)

업체 입장에선 억울한 점이 있습니다. 이들이 학교 및 교육청과 맺은 계약은 합법적으로 이뤄졌습니다. 1년 임대료만 평균 1억 5천만 원 안팎입니다. 그런데 구청 등 자치단체에는 영업신고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학교는 건축법상 '교육연구시설'인데, 학교 안에서 체육시설로 영업활동 신고를 받아줄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한 학교 체육 시설 업체는 불법 미신고 문제로 2년 전에 고발까지 당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불법이니 '하지 말라'고 하는 감독 주체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3~5년 마다 정상적으로 입찰이 진행되지요. 한쪽에서는 '허가할 수 없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이번에도 업체를 선정한다'고 절차를 밟는 아이러니한 현실은 보도가 나간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하나의 사설 스포츠센터라고 보시면 돼요. 학교 시설물에 정당하게 입찰 참여해 낙찰받아서 운영하는 건데…(미신고 관련해서)"기다려봐라, 방법을 찾고 있다." 그것만 듣고 있고 저희도 기다리고 있는 거죠" (학교 체육 시설 업체 관계자)


구청마다, 업체마다 신고는 제각각…'복불복' 영업신고

구청에 체육시설업 신고가 돼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서울지역 학교 체육 시설 43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22곳이 신고됐고, 21곳은 미신고 상태입니다. 한 자치구 안에서도 어떤 업체는 신고를 받아주고, 다른 업체는 신고가 안 된 곳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복불복'이었습니다. 한 구청 직원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학교 내 체육시설에 대한 기준이 사실 없는 상태예요. 다른 구청에서도 "신고를 받아줘야 하느냐?"는 식으로 문의가 많이 와요. 문화체육관광부에 문의해도 "지자체에서 알아서 판단해라" 이런 식으로 답변해요" (서울시 ○○구 체육시설 담당자)


서울시교육청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얘기합니다. 교육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수영장 등 학교 체육 시설을 만들고 민간에 대부분 위탁을 맡겼습니다. 업체로부터 받는 임대료는 학교로 들어가, 결과적으로는 교육청이 학교에 주는 지원금 일부를 아낄 수 있게 해줍니다. 혜택을 나눠 가지는 셈이죠. 그런데 해당 업체가 구청에 신고했는지, 신고가 가능한지는 이제야 알았다는 겁니다.

"당연히 체육시설 신고가 돼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고, 건축물용도 때문에 안 됐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재정과 관계자)

체육시설 위탁 계약은 하지만 관리는 '나 몰라라'

학교와 교육청, 구청 모두 '잘 모르겠다'는 학교 내 체육시설. 아무리 번듯하게 지어졌어도 상식적인 운영인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주민들에게 좋은 시설을 이용하게 하는 취지는 좋지만 10년 이상 이렇게 방치되는 게 맞는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체육시설을 짓는데 수십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는데, 저렴하지 않은 가격으로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회에서도 연초부터 계속 지적을 했지만 아직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조상호 서울시의회 의원)

최근 서울 구로경찰서에서도 학교 체육 시설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구로경찰서 정보과 관계자는 미신고 영업 등 관련 사실을 살펴보고 각 경찰서에서 이 내용과 관련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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