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에 ‘회장님 김치’ 강매…태광 총수 고발

입력 2019.06.17 (17:15) 수정 2019.06.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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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황제보석 논란으로 지난해 말 보석 취소를 당하고 다시 수감된 이호진 전 태광 회장이 이번엔 총수 일가 사익편취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고발당했습니다.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개인회사를 통해 김치와 와인을 팔아 30억 원이 넘는 이익을 얻은 혐의입니다.

보도에 석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춘천의 휘슬링락 골프장. 태광그룹 총수인 이호진 전 회장과 가족들이 100% 출자해 만든 곳입니다.

회원권이 13억 원에 달하는 국내 최고급 골프장이지만 개장 후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2014년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은 18개 계열사에 이 골프장이 위탁해 만든 김치를 구매하라고 지시했습니다.

10kg에 19만 원, 시중가보다 3배 비싼 가격과, 회사별 구매 수량까지 모두 그룹에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김치 500톤, 95억 원어치를 팔아 챙긴 부당이익은 국내 특급호텔 김칫값과 비교해도 최소 25억 원에 이릅니다.

공정위는 이 전 회장의 지시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성삼/공정위 기업집단국장 : "여러 개 전 계열사가 그것을 사준다고 하는 것은 동일인 이호진이 김치 거래, 와인 거래와 관련해서 지시 관여를 했다고 봤습니다."]

계열사는 복리후생비를 동원하거나 아예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전용하기도 했습니다.

휘슬링락 골프장의 모회사인 티시스는 지난해 티시스와 티알엔으로 나누어졌고, 티알엔은 태광그룹의 사실상 지주사가 됐습니다.

김치 판매로 챙긴 이익이 결국,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는데 쓰인 셈입니다.

또 다른 총수 가족회사인 와인 유통사 메르뱅은 46억 원어치의 와인을 계열사에 팔아 7억 원의 이익을 올렸습니다.

공정위는 19개 계열사에 총 21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들 법인과 이호진 전 회장, 그룹 경영기획실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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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열사에 ‘회장님 김치’ 강매…태광 총수 고발
    • 입력 2019-06-17 17:17:21
    • 수정2019-06-17 17: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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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황제보석 논란으로 지난해 말 보석 취소를 당하고 다시 수감된 이호진 전 태광 회장이 이번엔 총수 일가 사익편취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고발당했습니다.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개인회사를 통해 김치와 와인을 팔아 30억 원이 넘는 이익을 얻은 혐의입니다.

보도에 석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춘천의 휘슬링락 골프장. 태광그룹 총수인 이호진 전 회장과 가족들이 100% 출자해 만든 곳입니다.

회원권이 13억 원에 달하는 국내 최고급 골프장이지만 개장 후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2014년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은 18개 계열사에 이 골프장이 위탁해 만든 김치를 구매하라고 지시했습니다.

10kg에 19만 원, 시중가보다 3배 비싼 가격과, 회사별 구매 수량까지 모두 그룹에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김치 500톤, 95억 원어치를 팔아 챙긴 부당이익은 국내 특급호텔 김칫값과 비교해도 최소 25억 원에 이릅니다.

공정위는 이 전 회장의 지시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성삼/공정위 기업집단국장 : "여러 개 전 계열사가 그것을 사준다고 하는 것은 동일인 이호진이 김치 거래, 와인 거래와 관련해서 지시 관여를 했다고 봤습니다."]

계열사는 복리후생비를 동원하거나 아예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전용하기도 했습니다.

휘슬링락 골프장의 모회사인 티시스는 지난해 티시스와 티알엔으로 나누어졌고, 티알엔은 태광그룹의 사실상 지주사가 됐습니다.

김치 판매로 챙긴 이익이 결국,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는데 쓰인 셈입니다.

또 다른 총수 가족회사인 와인 유통사 메르뱅은 46억 원어치의 와인을 계열사에 팔아 7억 원의 이익을 올렸습니다.

공정위는 19개 계열사에 총 21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들 법인과 이호진 전 회장, 그룹 경영기획실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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