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美 전문가 “北, ‘트럼프 재선 변수 된다’고 본다면 오판”
입력 2019.06.18 (06:09) 취재K
美 전문가 “北, ‘트럼프 재선 변수 된다’고 본다면 오판”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정세는 3개월 넘게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이 그간 두 차례 단거리 미사일을 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여전한 신뢰를 공식화했다. 미국은 비핵화 협상에 대해 어떤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가. ‘인자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는 트럼프의 전략은, 그의 대권 도전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8일(내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2020년 대선 도전을 선언한다. 일각에서는 재선을 위한 국정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로서는, 북한과의 재협상 테이블을 본격적으로 모색해 이를 대선에 활용할 시점이 됐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워싱턴 D.C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대선에 변수가 되지 않으며, 트럼프 역시 대권 재도전을 이유로 비핵화 협상에서 양보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오히려 현재의 북미 교착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 트럼프의 선거에 불리할 이유가 없다는 시각도 나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 주최로 지난달 26일~6월 5일 (현지시각) 한국 기자들을 만난 미 싱크탱크 한반도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트럼프의 고민, ‘재선’일지라도...김정은 불안감 이미 읽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년 대선을 앞뒀다는 점은 분명 대북 정책과 뗄 수 없는 고민의 지점이다. 그러나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미 행정부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 일련의 저강도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점, 또 공개석상에서 미국을 향해 강한 수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미 예측했다. 최근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 역시 미국이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북한의 직접적인 신호 정도로 받아들이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의 의미는 첫째로 양국 간의 비핵화 협상이 절대 쉽지 않다는 점, 둘째로 북한이 '불안전한 비핵화'라는 뜻을 분명히 밝히는 자리였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결국, 미, 북 양쪽이 원하는 것이 다르므로 간극을 쉽게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 속에 현재의 미국은 북한과 ‘서로서로 시험하는 단계’로 받아들인다고 보는 게 맞겠다.

美외교협회 스캇 스나이더(Scott A. Snyde) 선임연구원美외교협회 스캇 스나이더(Scott A. Snyde) 선임연구원

“북한, 미국 선거판에 영향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북핵 문제가 미국 대선을 좌우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북한’과 ‘대선’을 별도라고 보는 게 미국 내 대다수 전문가의 시각이다. 경제나 이민 문제 등 국내 이슈를 뛰어넘을 정도로 영향을 주지 않는 데다 국제 정세로만 바라봐도 북한 외에 대중 무역정책, 베네수엘라 등 다양한 현안이 산재해있다. 문제는, 북한이 이 같은 미국의 정치 정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예를 들어. 최근 북한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비난한 논평을 내놓은 지점만 봐도 어리석은 행보라고 볼 수 있다. 북이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만을 주목하고 있다는 신호로 비춰진다면 누가 당선되든 대선 이후 새 행정부와 협상을 이어가야 하는 북한으로선 썩 좋은 전략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그야말로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다. 예측이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기에 김 위원장을 신뢰한다는 신호도 언제 달라질지 모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美 헤리티지 재단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美 헤리티지 재단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

"유권자, 대북정책 따라 움직이지 않아…핵실험은 지켜봐야"

재선 도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정책에서 성과를 반드시 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만큼, 미국 대선에서 북한 이슈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북한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을 뽑을 사람은 뽑고, 반대하는 사람은 뽑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지자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지금까지의 성과로도 족하다’라고 하면 그렇게 믿는 것이고, 반대쪽에서는 당연히 부정적으로 읽을 것이다. 트럼프의 대북정책에 따라 유권자들의 표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볼 때, 트럼프가 재선 때문에 대북 외교 성과에 매달려 북한에게 양보를 하는 판단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미국 대선과는 별개로 북한이 향후 핵실험을 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한다면, 아주 긴장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 부분은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

美동서센터(East-West Center) 데니 로이(Denny Roy) 선임연구원美동서센터(East-West Center) 데니 로이(Denny Roy) 선임연구원

"북한 미국 협상 압박할 경우, 미국은 교착상태로 갈 수도"

북한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내년 초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압박이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협상 양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오히려 북한의 압박으로 인해 예전과 같은 적대적인 관계로 돌아가자고 미국이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차라리 ‘미국이 더 나은 제안을 했는데 김 위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미국도 더는 북한에 추가 제안을 하지 않겠다’는 쪽이 국내에서 더 나은 반응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보고 있을 것이다.
  • 美 전문가 “北, ‘트럼프 재선 변수 된다’고 본다면 오판”
    • 입력 2019.06.18 (06:09)
    취재K
美 전문가 “北, ‘트럼프 재선 변수 된다’고 본다면 오판”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정세는 3개월 넘게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이 그간 두 차례 단거리 미사일을 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여전한 신뢰를 공식화했다. 미국은 비핵화 협상에 대해 어떤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가. ‘인자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는 트럼프의 전략은, 그의 대권 도전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8일(내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2020년 대선 도전을 선언한다. 일각에서는 재선을 위한 국정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로서는, 북한과의 재협상 테이블을 본격적으로 모색해 이를 대선에 활용할 시점이 됐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워싱턴 D.C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대선에 변수가 되지 않으며, 트럼프 역시 대권 재도전을 이유로 비핵화 협상에서 양보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오히려 현재의 북미 교착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 트럼프의 선거에 불리할 이유가 없다는 시각도 나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 주최로 지난달 26일~6월 5일 (현지시각) 한국 기자들을 만난 미 싱크탱크 한반도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트럼프의 고민, ‘재선’일지라도...김정은 불안감 이미 읽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년 대선을 앞뒀다는 점은 분명 대북 정책과 뗄 수 없는 고민의 지점이다. 그러나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미 행정부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 일련의 저강도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점, 또 공개석상에서 미국을 향해 강한 수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미 예측했다. 최근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 역시 미국이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북한의 직접적인 신호 정도로 받아들이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의 의미는 첫째로 양국 간의 비핵화 협상이 절대 쉽지 않다는 점, 둘째로 북한이 '불안전한 비핵화'라는 뜻을 분명히 밝히는 자리였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결국, 미, 북 양쪽이 원하는 것이 다르므로 간극을 쉽게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 속에 현재의 미국은 북한과 ‘서로서로 시험하는 단계’로 받아들인다고 보는 게 맞겠다.

美외교협회 스캇 스나이더(Scott A. Snyde) 선임연구원美외교협회 스캇 스나이더(Scott A. Snyde) 선임연구원

“북한, 미국 선거판에 영향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북핵 문제가 미국 대선을 좌우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북한’과 ‘대선’을 별도라고 보는 게 미국 내 대다수 전문가의 시각이다. 경제나 이민 문제 등 국내 이슈를 뛰어넘을 정도로 영향을 주지 않는 데다 국제 정세로만 바라봐도 북한 외에 대중 무역정책, 베네수엘라 등 다양한 현안이 산재해있다. 문제는, 북한이 이 같은 미국의 정치 정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예를 들어. 최근 북한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비난한 논평을 내놓은 지점만 봐도 어리석은 행보라고 볼 수 있다. 북이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만을 주목하고 있다는 신호로 비춰진다면 누가 당선되든 대선 이후 새 행정부와 협상을 이어가야 하는 북한으로선 썩 좋은 전략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그야말로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다. 예측이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기에 김 위원장을 신뢰한다는 신호도 언제 달라질지 모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美 헤리티지 재단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美 헤리티지 재단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

"유권자, 대북정책 따라 움직이지 않아…핵실험은 지켜봐야"

재선 도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정책에서 성과를 반드시 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만큼, 미국 대선에서 북한 이슈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북한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을 뽑을 사람은 뽑고, 반대하는 사람은 뽑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지자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지금까지의 성과로도 족하다’라고 하면 그렇게 믿는 것이고, 반대쪽에서는 당연히 부정적으로 읽을 것이다. 트럼프의 대북정책에 따라 유권자들의 표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볼 때, 트럼프가 재선 때문에 대북 외교 성과에 매달려 북한에게 양보를 하는 판단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미국 대선과는 별개로 북한이 향후 핵실험을 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한다면, 아주 긴장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 부분은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

美동서센터(East-West Center) 데니 로이(Denny Roy) 선임연구원美동서센터(East-West Center) 데니 로이(Denny Roy) 선임연구원

"북한 미국 협상 압박할 경우, 미국은 교착상태로 갈 수도"

북한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내년 초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압박이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협상 양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오히려 북한의 압박으로 인해 예전과 같은 적대적인 관계로 돌아가자고 미국이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차라리 ‘미국이 더 나은 제안을 했는데 김 위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미국도 더는 북한에 추가 제안을 하지 않겠다’는 쪽이 국내에서 더 나은 반응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보고 있을 것이다.
KBS는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갑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

    KBS사이트에서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댓글 이용시 KBS회원으로 표시되고
    댓글창을 통해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소셜회원으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