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려 “닭 굶겨 죽이고, 사고로 위장”

입력 2019.06.18 (07:40) 수정 2019.06.1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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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폐사한 닭을 폭염 때문에 죽은 것처럼 속여 보험금 수십억 원을 가로챈 양계장 주인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멀쩡히 살아있는 닭을 죽이거나 양계장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송민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양계장 냉동창고 안에 폐사한 닭 수백 마리가 보관돼 있습니다.

이 곳 양계장 주인은 죽은 닭을 모아뒀다 폭염에 죽은 것처럼 속여 가축재해보험금을 타갔습니다.

심지어 멀쩡한 닭을 가마니에 넣어 질식사시킨 후 환풍기가 고장나 떼죽음을 당했다며 보험금을 타내는 등, 2015년부터 5차례에 걸쳐 보험금 6억 3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인근의 다른 양계장 주인은 양계장에 불을 지른 뒤 닭 수만 마리가 폐사했다고 신고해 보험금 3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조상규/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사육 수수료를 받는 금액보다 폭염이나 자연재해로 닭들이 폐사한 것으로 위장하면 보험금을 더 많이 지급받기 때문에 이런 범행을 한 것 같습니다."]

이같은 수법으로 양계장 주인 13명이 챙긴 보험금만 모두 30억 원에 달합니다.

가축재해보험금은 정부와 자치단체가 보험료의 60~70%를 부담하는데, 많게는 낸 보험료의 50배 넘게 받아갔습니다.

축협 직원과 손해 사정인도 범행을 공모했습니다.

보험업무를 담당하는 축협 직원은 자신이 직접 닭을 기르며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손해사정인은 양계장 주인들로부터 건당 3백에서 5백만 원씩을 받고 수량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보험사기에 가담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모두 21명을 입건해 8명을 구속하고 전국의 다른 양계농가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송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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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금 노려 “닭 굶겨 죽이고, 사고로 위장”
    • 입력 2019-06-18 07:44:55
    • 수정2019-06-18 07: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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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폐사한 닭을 폭염 때문에 죽은 것처럼 속여 보험금 수십억 원을 가로챈 양계장 주인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멀쩡히 살아있는 닭을 죽이거나 양계장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송민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양계장 냉동창고 안에 폐사한 닭 수백 마리가 보관돼 있습니다.

이 곳 양계장 주인은 죽은 닭을 모아뒀다 폭염에 죽은 것처럼 속여 가축재해보험금을 타갔습니다.

심지어 멀쩡한 닭을 가마니에 넣어 질식사시킨 후 환풍기가 고장나 떼죽음을 당했다며 보험금을 타내는 등, 2015년부터 5차례에 걸쳐 보험금 6억 3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인근의 다른 양계장 주인은 양계장에 불을 지른 뒤 닭 수만 마리가 폐사했다고 신고해 보험금 3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조상규/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사육 수수료를 받는 금액보다 폭염이나 자연재해로 닭들이 폐사한 것으로 위장하면 보험금을 더 많이 지급받기 때문에 이런 범행을 한 것 같습니다."]

이같은 수법으로 양계장 주인 13명이 챙긴 보험금만 모두 30억 원에 달합니다.

가축재해보험금은 정부와 자치단체가 보험료의 60~70%를 부담하는데, 많게는 낸 보험료의 50배 넘게 받아갔습니다.

축협 직원과 손해 사정인도 범행을 공모했습니다.

보험업무를 담당하는 축협 직원은 자신이 직접 닭을 기르며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손해사정인은 양계장 주인들로부터 건당 3백에서 5백만 원씩을 받고 수량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보험사기에 가담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모두 21명을 입건해 8명을 구속하고 전국의 다른 양계농가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송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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