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도 않은 문답 적고…“공무원이 난민 면접 조작”

입력 2019.06.18 (19:16) 수정 2019.06.1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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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틀 뒤인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입니다.

지난 해에만 만 6천여 명의 난민 신청자가 우리나라를 찾았는데요.

공무원이 난민 심사 과정에서 면접 내용을 거짓으로 작성해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하게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피해자들이 오늘 증언대회를 열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피해자들을 만나 사연을 들었습니다.

[리포트]

아담은 7년 전 수단을 떠났습니다.

민간인을 학살하는 수단 정부에 맞서 싸우다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는 겁니다.

[아담 : "20년 넘게 수단 정부의 독재에 맞서싸워왔습니다. 비무장한 시민을들 지키기 위해 싸워왔어요."]

하지만 이같은 아담의 이야기가 난민 면접 조서엔 담기지 않았습니다.

담당 공무원이 아담의 사연을 일부 적지 않았던 겁니다.

결국 아담은 난민 면접 조서 허위 기재가 인정돼 난민 불인정 결정 취소 소송을 거쳐 지난 2017년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습니다.

[아담 : "내가 한 말을 받아적지 않거나 내가 하지 않은 말을 적었어요."]

아담과 같이 난민면접 조서가 조작된 난민 신청자가 최소한 57명인 것으로 법무부 자체 조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 가운데 55명에 대해 '난민 불인정 결정' 취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난민 신청자들에게 변호사 동석 등의 권리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등 면접 절차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은숙/난민인권센터 활동가 : "공무원들이 (난민들이) 전문적이고 공정하게 제대로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양적으로, 그리고 질적으로 반드시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서를 조작한 공무원은 업무에서 배제됐고 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된 상황.

법무부는 인권위 진정 결과가 나오면 담당 공무원의 징계 수준을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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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도 않은 문답 적고…“공무원이 난민 면접 조작”
    • 입력 2019-06-18 19:18:30
    • 수정2019-06-18 22:11:11
    뉴스 7
[앵커] 이틀 뒤인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입니다. 지난 해에만 만 6천여 명의 난민 신청자가 우리나라를 찾았는데요. 공무원이 난민 심사 과정에서 면접 내용을 거짓으로 작성해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하게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피해자들이 오늘 증언대회를 열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피해자들을 만나 사연을 들었습니다. [리포트] 아담은 7년 전 수단을 떠났습니다. 민간인을 학살하는 수단 정부에 맞서 싸우다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는 겁니다. [아담 : "20년 넘게 수단 정부의 독재에 맞서싸워왔습니다. 비무장한 시민을들 지키기 위해 싸워왔어요."] 하지만 이같은 아담의 이야기가 난민 면접 조서엔 담기지 않았습니다. 담당 공무원이 아담의 사연을 일부 적지 않았던 겁니다. 결국 아담은 난민 면접 조서 허위 기재가 인정돼 난민 불인정 결정 취소 소송을 거쳐 지난 2017년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습니다. [아담 : "내가 한 말을 받아적지 않거나 내가 하지 않은 말을 적었어요."] 아담과 같이 난민면접 조서가 조작된 난민 신청자가 최소한 57명인 것으로 법무부 자체 조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 가운데 55명에 대해 '난민 불인정 결정' 취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난민 신청자들에게 변호사 동석 등의 권리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등 면접 절차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은숙/난민인권센터 활동가 : "공무원들이 (난민들이) 전문적이고 공정하게 제대로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양적으로, 그리고 질적으로 반드시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서를 조작한 공무원은 업무에서 배제됐고 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된 상황. 법무부는 인권위 진정 결과가 나오면 담당 공무원의 징계 수준을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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