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30억 셀프연봉?” 회삿돈 수백억 빼돌려 ‘흥청망청’

입력 2019.06.19 (07:02) 수정 2019.06.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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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부터 위안화, 엔화, 원화까지. 세계 각국의 돈이 마룻바닥을 가득 채웠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모두 70여 차례, 두 달이 멀다 하고 밥 먹듯 해외여행을 다녀온 흔적입니다. 광고대행사 직원인 51살 A씨가 이렇게까지 자주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셀프 연봉만 30억?'…'가짜 빚' 만들어 빼돌린 돈으로 호텔에 '보물창고' 차려

서울 강남의 한 5성급 호텔. A씨의 비밀 '보물창고'였던 객실 방문을 열자, 신발장을 가득 메운 신발과 고급 의류가 보입니다. 드레스룸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안방까지 차지한 옷들의 상표는 이름만 대면 아는 명품입니다.

먹고 마시는 것도 남달랐던 A씨. 술은 병당 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양주를 즐겼고,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옷을 즐겨 입었습니다. 신발 사랑도 극진했는 지, 객실 바닥에 한가득 놓인 구두들도 하나같이 고급입니다.

이렇듯 오랜 기간 호화 생활을 즐겨온 A씨의 정체는 서울의 한 광고대행사 자금 관리 담당 직원이었습니다. 광고 업계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계열 대행사의 부장급 직원이긴 하지만, 이렇게 많은 돈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떳떳치 못한 '검은 돈'이었기 때문입니다.

경찰조사 결과, A 씨는 이 광고대행사의 지주회사에서 자금 관리 업무를 맡아 오면서, 서류를 조작해 '가짜 빚'을 만드는 수법으로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회삿돈을 빼돌려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쉽게 말해 광고를 따내려는 섭외비 등으로 쓰지도 않은 돈을 썼다고 가짜 장부를 만들고, 그 뒤 채무를 갚겠다는 명목으로 회사 돈을 빼돌렸다는 겁니다. 12년 동안 A씨가 빼돌린 돈은 경찰이 확인한 것만 총 370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액수였습니다. 해마다 꼬박꼬박 30억 원이 넘는 '셀프 연봉'을 받아 온 셈입니다.

"370억 원 탕진도 모자라 '한 방' 노리다 결국 '철창'"

명품만으로 호텔 방을 가득 메울 정도로 일반인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액수를 빼돌렸지만, 여전히 A씨는 '한 방'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객실 한 켠 화장대 서랍속에서 '로또' 복권이 무더기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행각에 계속 행운이 따를 것으로 생각했을까요?

하지만 A씨는 결국 꼬리를 밟혔습니다. 감사 도중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회사 측이 지난달 A씨를 추궁하기 시작한 겁니다. A씨는 곧바로 홍콩으로 가기 위해 지난달 15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이미 출국 금지된 뒤였습니다. 회사도 지난달 21일 300억 원대 횡령 사실을 공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A씨는 바다 건너 나갈 수 없게 되자 지방으로 도피했지만, 끝내 지난 11일 부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체포 당시에도 A씨는 2억 원이 넘는 도피 자금을 갖고 있었습니다. 수백억 원을 탕진하며 10년간 이어져 온 A씨의 호화 생활은, 결국 철창 신세로 끝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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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6-19 10: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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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부터 위안화, 엔화, 원화까지. 세계 각국의 돈이 마룻바닥을 가득 채웠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모두 70여 차례, 두 달이 멀다 하고 밥 먹듯 해외여행을 다녀온 흔적입니다. 광고대행사 직원인 51살 A씨가 이렇게까지 자주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셀프 연봉만 30억?'…'가짜 빚' 만들어 빼돌린 돈으로 호텔에 '보물창고' 차려

서울 강남의 한 5성급 호텔. A씨의 비밀 '보물창고'였던 객실 방문을 열자, 신발장을 가득 메운 신발과 고급 의류가 보입니다. 드레스룸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안방까지 차지한 옷들의 상표는 이름만 대면 아는 명품입니다.

먹고 마시는 것도 남달랐던 A씨. 술은 병당 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양주를 즐겼고,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옷을 즐겨 입었습니다. 신발 사랑도 극진했는 지, 객실 바닥에 한가득 놓인 구두들도 하나같이 고급입니다.

이렇듯 오랜 기간 호화 생활을 즐겨온 A씨의 정체는 서울의 한 광고대행사 자금 관리 담당 직원이었습니다. 광고 업계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계열 대행사의 부장급 직원이긴 하지만, 이렇게 많은 돈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떳떳치 못한 '검은 돈'이었기 때문입니다.

경찰조사 결과, A 씨는 이 광고대행사의 지주회사에서 자금 관리 업무를 맡아 오면서, 서류를 조작해 '가짜 빚'을 만드는 수법으로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회삿돈을 빼돌려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쉽게 말해 광고를 따내려는 섭외비 등으로 쓰지도 않은 돈을 썼다고 가짜 장부를 만들고, 그 뒤 채무를 갚겠다는 명목으로 회사 돈을 빼돌렸다는 겁니다. 12년 동안 A씨가 빼돌린 돈은 경찰이 확인한 것만 총 370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액수였습니다. 해마다 꼬박꼬박 30억 원이 넘는 '셀프 연봉'을 받아 온 셈입니다.

"370억 원 탕진도 모자라 '한 방' 노리다 결국 '철창'"

명품만으로 호텔 방을 가득 메울 정도로 일반인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액수를 빼돌렸지만, 여전히 A씨는 '한 방'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객실 한 켠 화장대 서랍속에서 '로또' 복권이 무더기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행각에 계속 행운이 따를 것으로 생각했을까요?

하지만 A씨는 결국 꼬리를 밟혔습니다. 감사 도중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회사 측이 지난달 A씨를 추궁하기 시작한 겁니다. A씨는 곧바로 홍콩으로 가기 위해 지난달 15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이미 출국 금지된 뒤였습니다. 회사도 지난달 21일 300억 원대 횡령 사실을 공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A씨는 바다 건너 나갈 수 없게 되자 지방으로 도피했지만, 끝내 지난 11일 부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체포 당시에도 A씨는 2억 원이 넘는 도피 자금을 갖고 있었습니다. 수백억 원을 탕진하며 10년간 이어져 온 A씨의 호화 생활은, 결국 철창 신세로 끝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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