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지각 장마’…본격 장맛비는 7월 초부터

입력 2019.06.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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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궂은 날씨가 이어져서인지 장마 소식 궁금하신 분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그럴만한 것이 예년 같으면 이맘때(6월 19~20일)가 제주도부터 장맛비가 내리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장마가 감감무소식입니다. 어제와 오늘 전국 곳곳에 요란하게 내린 비도 장맛비가 아니라 한때 지나는 소나기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입니다. 기상청의 중기예보(10일 예보)를 봐도 주말에 전국에 한 차례 비가 내릴 뿐 다음 주까지 장맛비 소식은 없습니다. 올해 장마가 이렇게 늦는 이유는 무엇이고, 언제쯤 장맛비가 시작할까요?

"장마 늦은 원인은 상층 찬 공기 때문"

오늘 오후 천리안 위성 사진. 일본 남쪽 해상에 동서로 긴 장마전선 구름대가 보인다.오늘 오후 천리안 위성 사진. 일본 남쪽 해상에 동서로 긴 장마전선 구름대가 보인다.

천리안 위성 사진을 보면 현재 일본 남쪽 먼 해상, 오키나와 부근에 동서로 흰 구름대가 보입니다. 이 구름대가 장마전선에 의해 만들어진 비구름입니다. 아직 한반도와는 거리가 꽤 멀죠. 이 장마전선은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무더운 공기가 만날 때 발생합니다. 계절이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남쪽의 무더운 공기가 세력을 확장하면 장마전선이 이에 밀려 북상합니다. 그러니까 장마가 늦게 시작한다는 것은 남쪽의 더운 공기의 세력이 약하거나 북쪽의 찬 공기의 세력이 강하다는 뜻이겠죠.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상청은 이달 들어 한반도 부근의 상층에 지속적으로 찬 공기가 머물면서 장마전선의 북상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6월의 초여름 더위가 극심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비교적 선선했던 것도 상층의 찬 공기와 관련 깊습니다. 반면 남쪽의 더운 공기를 머금은 북태평양고기압은 남중국해, 그러니까 서쪽으로 크게 확장할 뿐 한반도 방향의 북쪽으로는 좀처럼 기세를 펼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장마전선 일시 북상…내륙은 7월 초 본격 장맛비

장마는 일반적으로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제주도 → 남부지방 → 중부지방의 순서로 시작합니다. 예년의 장마 시작 시기를 보면 제주도는 6월 19~20일, 남부 지방은 6월 23일, 중부 지방은 6월 24~25일입니다. 장마가 기상 관측(1973년) 이후 가장 늦게 시작한 시기를 보면 제주도는 7월 5일(1982년), 남부지방은 7월 9일(1992년), 중부지방은 7월 10일(1982년)입니다.
올해 장마가 이만큼 늦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례적으로 늦은 '지각 장마'가 될 가능성은 커 보입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상층의 찬 공기가 한반도 부근에 계속해서 머물며 장마전선의 북상을 저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기상청은 다음 주 찬 공기가 동쪽으로 빠져나간 뒤에야 장마전선이 본격적으로 북상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 시기는 다음 주 중반(26~27일)쯤으로 예상되는데 기상청은 이때 제주도와 남해안부터 장마가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제주도에서 만약 26일에 장마가 시작된다면 1982년 이후 37년 만에 가장 늦은 기록입니다.

내륙 지역의 장마 시작 시기는 아직 유동적입니다. 다음 주 중반 장마전선이 예상보다 더 북쪽으로 올라오면 중부와 남부 내륙 지역도 이 무렵 장마가 시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상청은 그러나 현재로서는 내륙 지역의 경우 장마 시작 시기가 7월 초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예년의 장마는 한 달가량 지속…강수량은 350~400mm

예년의 장마는 통상 한 달 정도 이어져 7월 하순까지 이어집니다. 다만 장마 기간에 매일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평균 강수일수가 17~18일인 만큼 이틀에 하루꼴로 비가 내리는 셈입니다. 이 기간 한반도에는 평균적으로 연 강수량의 1/4이 넘는 350~400mm의 비가 내립니다.

기상청은 1개월·3개월 전망에서 올해는 장마 전반인 7월 초순에 많은 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7월 중순 이후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리며 강수량이 예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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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도 ‘지각 장마’…본격 장맛비는 7월 초부터
    • 입력 2019-06-19 17:27:07
    취재K
요 며칠 궂은 날씨가 이어져서인지 장마 소식 궁금하신 분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그럴만한 것이 예년 같으면 이맘때(6월 19~20일)가 제주도부터 장맛비가 내리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장마가 감감무소식입니다. 어제와 오늘 전국 곳곳에 요란하게 내린 비도 장맛비가 아니라 한때 지나는 소나기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입니다. 기상청의 중기예보(10일 예보)를 봐도 주말에 전국에 한 차례 비가 내릴 뿐 다음 주까지 장맛비 소식은 없습니다. 올해 장마가 이렇게 늦는 이유는 무엇이고, 언제쯤 장맛비가 시작할까요?

"장마 늦은 원인은 상층 찬 공기 때문"

오늘 오후 천리안 위성 사진. 일본 남쪽 해상에 동서로 긴 장마전선 구름대가 보인다.
천리안 위성 사진을 보면 현재 일본 남쪽 먼 해상, 오키나와 부근에 동서로 흰 구름대가 보입니다. 이 구름대가 장마전선에 의해 만들어진 비구름입니다. 아직 한반도와는 거리가 꽤 멀죠. 이 장마전선은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무더운 공기가 만날 때 발생합니다. 계절이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남쪽의 무더운 공기가 세력을 확장하면 장마전선이 이에 밀려 북상합니다. 그러니까 장마가 늦게 시작한다는 것은 남쪽의 더운 공기의 세력이 약하거나 북쪽의 찬 공기의 세력이 강하다는 뜻이겠죠.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상청은 이달 들어 한반도 부근의 상층에 지속적으로 찬 공기가 머물면서 장마전선의 북상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6월의 초여름 더위가 극심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비교적 선선했던 것도 상층의 찬 공기와 관련 깊습니다. 반면 남쪽의 더운 공기를 머금은 북태평양고기압은 남중국해, 그러니까 서쪽으로 크게 확장할 뿐 한반도 방향의 북쪽으로는 좀처럼 기세를 펼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장마전선 일시 북상…내륙은 7월 초 본격 장맛비

장마는 일반적으로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제주도 → 남부지방 → 중부지방의 순서로 시작합니다. 예년의 장마 시작 시기를 보면 제주도는 6월 19~20일, 남부 지방은 6월 23일, 중부 지방은 6월 24~25일입니다. 장마가 기상 관측(1973년) 이후 가장 늦게 시작한 시기를 보면 제주도는 7월 5일(1982년), 남부지방은 7월 9일(1992년), 중부지방은 7월 10일(1982년)입니다.
올해 장마가 이만큼 늦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례적으로 늦은 '지각 장마'가 될 가능성은 커 보입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상층의 찬 공기가 한반도 부근에 계속해서 머물며 장마전선의 북상을 저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기상청은 다음 주 찬 공기가 동쪽으로 빠져나간 뒤에야 장마전선이 본격적으로 북상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 시기는 다음 주 중반(26~27일)쯤으로 예상되는데 기상청은 이때 제주도와 남해안부터 장마가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제주도에서 만약 26일에 장마가 시작된다면 1982년 이후 37년 만에 가장 늦은 기록입니다.

내륙 지역의 장마 시작 시기는 아직 유동적입니다. 다음 주 중반 장마전선이 예상보다 더 북쪽으로 올라오면 중부와 남부 내륙 지역도 이 무렵 장마가 시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상청은 그러나 현재로서는 내륙 지역의 경우 장마 시작 시기가 7월 초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예년의 장마는 한 달가량 지속…강수량은 350~400mm

예년의 장마는 통상 한 달 정도 이어져 7월 하순까지 이어집니다. 다만 장마 기간에 매일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평균 강수일수가 17~18일인 만큼 이틀에 하루꼴로 비가 내리는 셈입니다. 이 기간 한반도에는 평균적으로 연 강수량의 1/4이 넘는 350~400mm의 비가 내립니다.

기상청은 1개월·3개월 전망에서 올해는 장마 전반인 7월 초순에 많은 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7월 중순 이후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리며 강수량이 예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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