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해상판 ‘노크 귀순’…주민들이 본 당시 상황
입력 2019.06.20 (08:33)
수정 2019.06.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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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앞서 친절한 뉴스를 통해 전해드렸지만 이른바 '해상판 노크 귀순'을 둘러싼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파문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삼척항 안쪽까지 진입한 북한 목선, 그 소식을 접한 어민들.
뉴스를 통해 시시각각 전해지는 소식에 오히려 의혹과 불안만 커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현지 주민들, 어민들은 왜 불안해하고 있을까요? 직접 들어보시죠.
[리포트]
어제 오후, 삼척항입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삼척항 어민들은 북한 어선 출몰 관련 뉴스가 전해질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밤에 기관 고장으로 인해서 표류가 됐다는 식으로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하는 얘기가 전부 거짓말. 전부 다 거짓말이지. 바로 옆이야. 저 정도 댔을 정도면 군인 못 믿어. 군 못 믿는다고. 거짓말하면 무조건 잘못된 거야."]
어민들이 목격한 사실과 다른 군 당국의 발표에 어민들은 쓴 소리를 내기도 했는데요.
목선에 타고 있었던 4명 가운데 2명이 다시 북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에도 걱정을 드러냈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북으로 돌아가서) 허술하다 얘기하지. 대한민국 가니까 경비도 없고 허술하다 아무 데나 들어가고 싶은 대로 들어갈 수 있다…"]
어민들은 왜 이처럼 불안과 걱정을 쏟아내고 있을까요?
이번 사태는 지금까지는 이른바 '해상판 노크귀순'으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그날 상황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
삼척항에 낯선 어선 한 대가 포착됐습니다.
북한 주민 4명이 타고 있는 소형 목선인데요.
배는 아무런 제지 없이 항구 가운데로 진입하더니 우리 어민들이 배를 대는 부두 한가운데 정박합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배가 좀 낡았더라고. 한국 어선들보다는 낡았고 배 자체가 우리나라 옛날에 70년대 정도 배로 볼 수 있는 목선이라고…"]
잠시 뒤, 배에서 북한 주민 2명이 내려 부둣가를 서성이는 모습도 보입니다.
삼척항 인근 방파제에서 낚시하던 주민이 112에 신고한 시각은 6시 50분.
그러니까 이들 북한 주민이 삼척항으로 들어와 배를 대고 머무른 약 30분 동안 이들이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생각은 못 했죠. 왜냐하면 이 항구가 동해안에서 제일 마지막(이니까). 어선 분들도 옛날처럼 신경을 안 쓴 거지. 설마 북한 배가 여기까지 내려왔겠나. 옆으로 지나가면서도."]
배에서 내린 북한 주민, 어찌된 일인지 서울에 사는 친척과 통화를 하고 싶다며 현지 어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한 사실도 전해졌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 할 적에는 서울에 집안에서 (귀순) 온 사람이 있다고 전화를 하려고 하니까 그 사람들이 전화를 안 빌려주고 하는 바람에 그쪽 (부두)에서 왔다 갔다했다는…"]
지금까지 상황만으로도 낯선 옷차림에 북한 말투를 쓰는 걸 수상하게 여긴 주민이 112에 신고를 했고, 부랴부랴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민간인의 신고 뒤에야 북한 주민의 정체가 드러난 겁니다.
잠시 뒤 해경경비정이 나타나 문제의 북한 어선을 예인해 나가는데요.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해경 배가 절대 예인해서 (항구로) 들어오지 않았어요. 이미 (북한) 배가 와 있는 다음에 (해경이 왔어요)."]
무장병력을 실은 군 트럭은 해경이 이 북한 어선을 끌고 나간 뒤에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군의 해상 경계 체계에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자 어제 군 당국의 중간 조사 결과 발표가 있기도 했죠.
결국 기관이 고장나 어선이 바다에 표류했다는 군의 처음 발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무동력이면 그렇게 들어올 수 없어요. 속도가 그게 무동력이 아니에요."]
함경북도 경성에서 삼척까지 직선거리 500킬로미터 거리를 항해한 북한 어선은 길이 10미터, 폭 2.5미터, 무게 1.8톤으로 28마력의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무희/강원도 삼척시 : "삼척항에 북한어선, 목선이 여기 왔다는 소리에 깜짝 놀랐어. 삼척항에 목선이 올 수 없는데 목선이 여기까지 왔다는 게 이상하더라고."]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접안을 해도 여기서 그날 파도가 세고 이랬기 때문에 누가 도움을 줘야지만 누가 줄을 걸고 이렇게 당겨서…"]
이 북한 어선에는 어구도 실려 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련의 상황들을 지켜본 삼척항 주민들은 애초 귀순을 목적으로 한 항해였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넘어올 때 틀림없이 귀순하려고 왔어. 그물을 두 짝 싣고 왔는데 그물이 한 개도 물에 적셔있는 것도 아니고 아주 깨끗한 그물을. 그런 배 같으면 한 4~5짝을 싣고 와야지. 그리고 작업하고 오는 사람이 인민복을 입고 나오고 전투복을 입고 나오고 그럴 수 있는가."]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밥해먹은 흔적이 없어 그 배에. 북에서 왔다 그러면 최소한 여기까지 2박3일이나 3박 4일이 걸렸을 건데."]
북한 어선이 군과 해경의 감시망을 뚫고 삼척항 부두에 정박하고, 또 민간인이 신고할 때까지 군인과 경찰은 적어도 늦게 알았거나 몰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주민들이 불안해 하는 이유입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여기까지 들어올 정도로 그걸 군경이 포착 못할 정도인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북한이 화해 모드라고 하지만 안일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들이 좀 많이 들었죠."]
지난 2012년 '노크귀순'에 이은 2019년판 '노크귀순'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바다는 육지와는 다르다." 식의 각종 해명과 설명이 거듭될수록 오히려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친절한 뉴스를 통해 전해드렸지만 이른바 '해상판 노크 귀순'을 둘러싼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파문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삼척항 안쪽까지 진입한 북한 목선, 그 소식을 접한 어민들.
뉴스를 통해 시시각각 전해지는 소식에 오히려 의혹과 불안만 커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현지 주민들, 어민들은 왜 불안해하고 있을까요? 직접 들어보시죠.
[리포트]
어제 오후, 삼척항입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삼척항 어민들은 북한 어선 출몰 관련 뉴스가 전해질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밤에 기관 고장으로 인해서 표류가 됐다는 식으로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하는 얘기가 전부 거짓말. 전부 다 거짓말이지. 바로 옆이야. 저 정도 댔을 정도면 군인 못 믿어. 군 못 믿는다고. 거짓말하면 무조건 잘못된 거야."]
어민들이 목격한 사실과 다른 군 당국의 발표에 어민들은 쓴 소리를 내기도 했는데요.
목선에 타고 있었던 4명 가운데 2명이 다시 북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에도 걱정을 드러냈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북으로 돌아가서) 허술하다 얘기하지. 대한민국 가니까 경비도 없고 허술하다 아무 데나 들어가고 싶은 대로 들어갈 수 있다…"]
어민들은 왜 이처럼 불안과 걱정을 쏟아내고 있을까요?
이번 사태는 지금까지는 이른바 '해상판 노크귀순'으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그날 상황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
삼척항에 낯선 어선 한 대가 포착됐습니다.
북한 주민 4명이 타고 있는 소형 목선인데요.
배는 아무런 제지 없이 항구 가운데로 진입하더니 우리 어민들이 배를 대는 부두 한가운데 정박합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배가 좀 낡았더라고. 한국 어선들보다는 낡았고 배 자체가 우리나라 옛날에 70년대 정도 배로 볼 수 있는 목선이라고…"]
잠시 뒤, 배에서 북한 주민 2명이 내려 부둣가를 서성이는 모습도 보입니다.
삼척항 인근 방파제에서 낚시하던 주민이 112에 신고한 시각은 6시 50분.
그러니까 이들 북한 주민이 삼척항으로 들어와 배를 대고 머무른 약 30분 동안 이들이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생각은 못 했죠. 왜냐하면 이 항구가 동해안에서 제일 마지막(이니까). 어선 분들도 옛날처럼 신경을 안 쓴 거지. 설마 북한 배가 여기까지 내려왔겠나. 옆으로 지나가면서도."]
배에서 내린 북한 주민, 어찌된 일인지 서울에 사는 친척과 통화를 하고 싶다며 현지 어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한 사실도 전해졌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 할 적에는 서울에 집안에서 (귀순) 온 사람이 있다고 전화를 하려고 하니까 그 사람들이 전화를 안 빌려주고 하는 바람에 그쪽 (부두)에서 왔다 갔다했다는…"]
지금까지 상황만으로도 낯선 옷차림에 북한 말투를 쓰는 걸 수상하게 여긴 주민이 112에 신고를 했고, 부랴부랴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민간인의 신고 뒤에야 북한 주민의 정체가 드러난 겁니다.
잠시 뒤 해경경비정이 나타나 문제의 북한 어선을 예인해 나가는데요.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해경 배가 절대 예인해서 (항구로) 들어오지 않았어요. 이미 (북한) 배가 와 있는 다음에 (해경이 왔어요)."]
무장병력을 실은 군 트럭은 해경이 이 북한 어선을 끌고 나간 뒤에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군의 해상 경계 체계에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자 어제 군 당국의 중간 조사 결과 발표가 있기도 했죠.
결국 기관이 고장나 어선이 바다에 표류했다는 군의 처음 발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무동력이면 그렇게 들어올 수 없어요. 속도가 그게 무동력이 아니에요."]
함경북도 경성에서 삼척까지 직선거리 500킬로미터 거리를 항해한 북한 어선은 길이 10미터, 폭 2.5미터, 무게 1.8톤으로 28마력의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무희/강원도 삼척시 : "삼척항에 북한어선, 목선이 여기 왔다는 소리에 깜짝 놀랐어. 삼척항에 목선이 올 수 없는데 목선이 여기까지 왔다는 게 이상하더라고."]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접안을 해도 여기서 그날 파도가 세고 이랬기 때문에 누가 도움을 줘야지만 누가 줄을 걸고 이렇게 당겨서…"]
이 북한 어선에는 어구도 실려 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련의 상황들을 지켜본 삼척항 주민들은 애초 귀순을 목적으로 한 항해였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넘어올 때 틀림없이 귀순하려고 왔어. 그물을 두 짝 싣고 왔는데 그물이 한 개도 물에 적셔있는 것도 아니고 아주 깨끗한 그물을. 그런 배 같으면 한 4~5짝을 싣고 와야지. 그리고 작업하고 오는 사람이 인민복을 입고 나오고 전투복을 입고 나오고 그럴 수 있는가."]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밥해먹은 흔적이 없어 그 배에. 북에서 왔다 그러면 최소한 여기까지 2박3일이나 3박 4일이 걸렸을 건데."]
북한 어선이 군과 해경의 감시망을 뚫고 삼척항 부두에 정박하고, 또 민간인이 신고할 때까지 군인과 경찰은 적어도 늦게 알았거나 몰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주민들이 불안해 하는 이유입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여기까지 들어올 정도로 그걸 군경이 포착 못할 정도인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북한이 화해 모드라고 하지만 안일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들이 좀 많이 들었죠."]
지난 2012년 '노크귀순'에 이은 2019년판 '노크귀순'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바다는 육지와는 다르다." 식의 각종 해명과 설명이 거듭될수록 오히려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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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6-20 08:35:05
- 수정2019-06-20 09:01:45
[기자]
앞서 친절한 뉴스를 통해 전해드렸지만 이른바 '해상판 노크 귀순'을 둘러싼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파문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삼척항 안쪽까지 진입한 북한 목선, 그 소식을 접한 어민들.
뉴스를 통해 시시각각 전해지는 소식에 오히려 의혹과 불안만 커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현지 주민들, 어민들은 왜 불안해하고 있을까요? 직접 들어보시죠.
[리포트]
어제 오후, 삼척항입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삼척항 어민들은 북한 어선 출몰 관련 뉴스가 전해질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밤에 기관 고장으로 인해서 표류가 됐다는 식으로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하는 얘기가 전부 거짓말. 전부 다 거짓말이지. 바로 옆이야. 저 정도 댔을 정도면 군인 못 믿어. 군 못 믿는다고. 거짓말하면 무조건 잘못된 거야."]
어민들이 목격한 사실과 다른 군 당국의 발표에 어민들은 쓴 소리를 내기도 했는데요.
목선에 타고 있었던 4명 가운데 2명이 다시 북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에도 걱정을 드러냈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북으로 돌아가서) 허술하다 얘기하지. 대한민국 가니까 경비도 없고 허술하다 아무 데나 들어가고 싶은 대로 들어갈 수 있다…"]
어민들은 왜 이처럼 불안과 걱정을 쏟아내고 있을까요?
이번 사태는 지금까지는 이른바 '해상판 노크귀순'으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그날 상황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
삼척항에 낯선 어선 한 대가 포착됐습니다.
북한 주민 4명이 타고 있는 소형 목선인데요.
배는 아무런 제지 없이 항구 가운데로 진입하더니 우리 어민들이 배를 대는 부두 한가운데 정박합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배가 좀 낡았더라고. 한국 어선들보다는 낡았고 배 자체가 우리나라 옛날에 70년대 정도 배로 볼 수 있는 목선이라고…"]
잠시 뒤, 배에서 북한 주민 2명이 내려 부둣가를 서성이는 모습도 보입니다.
삼척항 인근 방파제에서 낚시하던 주민이 112에 신고한 시각은 6시 50분.
그러니까 이들 북한 주민이 삼척항으로 들어와 배를 대고 머무른 약 30분 동안 이들이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생각은 못 했죠. 왜냐하면 이 항구가 동해안에서 제일 마지막(이니까). 어선 분들도 옛날처럼 신경을 안 쓴 거지. 설마 북한 배가 여기까지 내려왔겠나. 옆으로 지나가면서도."]
배에서 내린 북한 주민, 어찌된 일인지 서울에 사는 친척과 통화를 하고 싶다며 현지 어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한 사실도 전해졌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 할 적에는 서울에 집안에서 (귀순) 온 사람이 있다고 전화를 하려고 하니까 그 사람들이 전화를 안 빌려주고 하는 바람에 그쪽 (부두)에서 왔다 갔다했다는…"]
지금까지 상황만으로도 낯선 옷차림에 북한 말투를 쓰는 걸 수상하게 여긴 주민이 112에 신고를 했고, 부랴부랴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민간인의 신고 뒤에야 북한 주민의 정체가 드러난 겁니다.
잠시 뒤 해경경비정이 나타나 문제의 북한 어선을 예인해 나가는데요.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해경 배가 절대 예인해서 (항구로) 들어오지 않았어요. 이미 (북한) 배가 와 있는 다음에 (해경이 왔어요)."]
무장병력을 실은 군 트럭은 해경이 이 북한 어선을 끌고 나간 뒤에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군의 해상 경계 체계에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자 어제 군 당국의 중간 조사 결과 발표가 있기도 했죠.
결국 기관이 고장나 어선이 바다에 표류했다는 군의 처음 발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무동력이면 그렇게 들어올 수 없어요. 속도가 그게 무동력이 아니에요."]
함경북도 경성에서 삼척까지 직선거리 500킬로미터 거리를 항해한 북한 어선은 길이 10미터, 폭 2.5미터, 무게 1.8톤으로 28마력의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무희/강원도 삼척시 : "삼척항에 북한어선, 목선이 여기 왔다는 소리에 깜짝 놀랐어. 삼척항에 목선이 올 수 없는데 목선이 여기까지 왔다는 게 이상하더라고."]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접안을 해도 여기서 그날 파도가 세고 이랬기 때문에 누가 도움을 줘야지만 누가 줄을 걸고 이렇게 당겨서…"]
이 북한 어선에는 어구도 실려 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련의 상황들을 지켜본 삼척항 주민들은 애초 귀순을 목적으로 한 항해였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넘어올 때 틀림없이 귀순하려고 왔어. 그물을 두 짝 싣고 왔는데 그물이 한 개도 물에 적셔있는 것도 아니고 아주 깨끗한 그물을. 그런 배 같으면 한 4~5짝을 싣고 와야지. 그리고 작업하고 오는 사람이 인민복을 입고 나오고 전투복을 입고 나오고 그럴 수 있는가."]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밥해먹은 흔적이 없어 그 배에. 북에서 왔다 그러면 최소한 여기까지 2박3일이나 3박 4일이 걸렸을 건데."]
북한 어선이 군과 해경의 감시망을 뚫고 삼척항 부두에 정박하고, 또 민간인이 신고할 때까지 군인과 경찰은 적어도 늦게 알았거나 몰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주민들이 불안해 하는 이유입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여기까지 들어올 정도로 그걸 군경이 포착 못할 정도인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북한이 화해 모드라고 하지만 안일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들이 좀 많이 들었죠."]
지난 2012년 '노크귀순'에 이은 2019년판 '노크귀순'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바다는 육지와는 다르다." 식의 각종 해명과 설명이 거듭될수록 오히려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친절한 뉴스를 통해 전해드렸지만 이른바 '해상판 노크 귀순'을 둘러싼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파문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삼척항 안쪽까지 진입한 북한 목선, 그 소식을 접한 어민들.
뉴스를 통해 시시각각 전해지는 소식에 오히려 의혹과 불안만 커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현지 주민들, 어민들은 왜 불안해하고 있을까요? 직접 들어보시죠.
[리포트]
어제 오후, 삼척항입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삼척항 어민들은 북한 어선 출몰 관련 뉴스가 전해질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밤에 기관 고장으로 인해서 표류가 됐다는 식으로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하는 얘기가 전부 거짓말. 전부 다 거짓말이지. 바로 옆이야. 저 정도 댔을 정도면 군인 못 믿어. 군 못 믿는다고. 거짓말하면 무조건 잘못된 거야."]
어민들이 목격한 사실과 다른 군 당국의 발표에 어민들은 쓴 소리를 내기도 했는데요.
목선에 타고 있었던 4명 가운데 2명이 다시 북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에도 걱정을 드러냈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북으로 돌아가서) 허술하다 얘기하지. 대한민국 가니까 경비도 없고 허술하다 아무 데나 들어가고 싶은 대로 들어갈 수 있다…"]
어민들은 왜 이처럼 불안과 걱정을 쏟아내고 있을까요?
이번 사태는 지금까지는 이른바 '해상판 노크귀순'으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그날 상황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
삼척항에 낯선 어선 한 대가 포착됐습니다.
북한 주민 4명이 타고 있는 소형 목선인데요.
배는 아무런 제지 없이 항구 가운데로 진입하더니 우리 어민들이 배를 대는 부두 한가운데 정박합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배가 좀 낡았더라고. 한국 어선들보다는 낡았고 배 자체가 우리나라 옛날에 70년대 정도 배로 볼 수 있는 목선이라고…"]
잠시 뒤, 배에서 북한 주민 2명이 내려 부둣가를 서성이는 모습도 보입니다.
삼척항 인근 방파제에서 낚시하던 주민이 112에 신고한 시각은 6시 50분.
그러니까 이들 북한 주민이 삼척항으로 들어와 배를 대고 머무른 약 30분 동안 이들이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생각은 못 했죠. 왜냐하면 이 항구가 동해안에서 제일 마지막(이니까). 어선 분들도 옛날처럼 신경을 안 쓴 거지. 설마 북한 배가 여기까지 내려왔겠나. 옆으로 지나가면서도."]
배에서 내린 북한 주민, 어찌된 일인지 서울에 사는 친척과 통화를 하고 싶다며 현지 어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한 사실도 전해졌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 할 적에는 서울에 집안에서 (귀순) 온 사람이 있다고 전화를 하려고 하니까 그 사람들이 전화를 안 빌려주고 하는 바람에 그쪽 (부두)에서 왔다 갔다했다는…"]
지금까지 상황만으로도 낯선 옷차림에 북한 말투를 쓰는 걸 수상하게 여긴 주민이 112에 신고를 했고, 부랴부랴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민간인의 신고 뒤에야 북한 주민의 정체가 드러난 겁니다.
잠시 뒤 해경경비정이 나타나 문제의 북한 어선을 예인해 나가는데요.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해경 배가 절대 예인해서 (항구로) 들어오지 않았어요. 이미 (북한) 배가 와 있는 다음에 (해경이 왔어요)."]
무장병력을 실은 군 트럭은 해경이 이 북한 어선을 끌고 나간 뒤에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군의 해상 경계 체계에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자 어제 군 당국의 중간 조사 결과 발표가 있기도 했죠.
결국 기관이 고장나 어선이 바다에 표류했다는 군의 처음 발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무동력이면 그렇게 들어올 수 없어요. 속도가 그게 무동력이 아니에요."]
함경북도 경성에서 삼척까지 직선거리 500킬로미터 거리를 항해한 북한 어선은 길이 10미터, 폭 2.5미터, 무게 1.8톤으로 28마력의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무희/강원도 삼척시 : "삼척항에 북한어선, 목선이 여기 왔다는 소리에 깜짝 놀랐어. 삼척항에 목선이 올 수 없는데 목선이 여기까지 왔다는 게 이상하더라고."]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접안을 해도 여기서 그날 파도가 세고 이랬기 때문에 누가 도움을 줘야지만 누가 줄을 걸고 이렇게 당겨서…"]
이 북한 어선에는 어구도 실려 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련의 상황들을 지켜본 삼척항 주민들은 애초 귀순을 목적으로 한 항해였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넘어올 때 틀림없이 귀순하려고 왔어. 그물을 두 짝 싣고 왔는데 그물이 한 개도 물에 적셔있는 것도 아니고 아주 깨끗한 그물을. 그런 배 같으면 한 4~5짝을 싣고 와야지. 그리고 작업하고 오는 사람이 인민복을 입고 나오고 전투복을 입고 나오고 그럴 수 있는가."]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밥해먹은 흔적이 없어 그 배에. 북에서 왔다 그러면 최소한 여기까지 2박3일이나 3박 4일이 걸렸을 건데."]
북한 어선이 군과 해경의 감시망을 뚫고 삼척항 부두에 정박하고, 또 민간인이 신고할 때까지 군인과 경찰은 적어도 늦게 알았거나 몰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주민들이 불안해 하는 이유입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여기까지 들어올 정도로 그걸 군경이 포착 못할 정도인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북한이 화해 모드라고 하지만 안일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들이 좀 많이 들었죠."]
지난 2012년 '노크귀순'에 이은 2019년판 '노크귀순'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바다는 육지와는 다르다." 식의 각종 해명과 설명이 거듭될수록 오히려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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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자 k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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