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한때 난민이었다”…‘난민의 날’ 정우성에게 듣는다

입력 2019.06.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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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 씨는 2015년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유엔난민기구(UNHCR)의 친선대사로 임명됐습니다. 앞서 2014년 5월 15일에는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의 명예 사절로 임명됐습니다.

"지난해 7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을 잃었습니다. 1분마다 25명의 사람이 모든 것을 -때로는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둔 채 전쟁과 폭력으로부터 피신했습니다. 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여러분의 관심과 연대를 필요로 합니다. 이번 난민의 날 난민과 함께 걸어주세요."

오늘(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입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정우성 씨는 어제(19일) 난민의 날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위와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정 씨의 활동을 응원하는 댓글도 많았지만,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사람이 많다",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 지난해 세계 난민의 날에도 정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난민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방글라데시 쿠투팔롱 난민촌 이야기와 함께 제주도 예멘 난민 신청자에 관한 유엔난민기구의 입장문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데뷔 20년 만에 처음 겪어보는 거센 비난들이었습니다. 정 씨는 어느새 난민 수용을 둘러싼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됐습니다.

오늘(20일) 저녁,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정우성 씨가 'KBS 뉴스9'에 출연합니다. 그동안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해오며 직접 만났던 난민들의 이야기, 그리고 난민에 관한 우리 사회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입니다. 난민 문제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정우성 씨의 절박한 마음은 직접 쓴 에세이의 제목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 이미 우리 곁으로 온 난민…"지금 필요한 건 충분한 대화"

정우성 씨는 지난 5월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의 쿠투팔롱 난민촌을 찾았습니다. 이곳에는 로힝야족 74만 명을 비롯해 모두 91만 명의 난민이 살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유엔난민기구(UNHCR)정우성 씨는 지난 5월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의 쿠투팔롱 난민촌을 찾았습니다. 이곳에는 로힝야족 74만 명을 비롯해 모두 91만 명의 난민이 살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유엔난민기구(UNHCR)

지난해 500여 명의 예멘 난민이 제주도에 들어오면서 우리 사회는 한바탕 홍역을 치렀습니다. '남의 문제'로만 여겨졌던 난민 문제가 눈앞에 닥친 '나의 문제'가 된 순간이었습니다. 대번에 솔직한 이야기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난민 신청 허가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70만 명 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네팔, 남수단, 레바논, 이라크, 방글라데시, 지부티와 말레이시아까지. 그동안 세계 각지의 난민촌을 찾아 난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접한 정우성 씨에겐 난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그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난민의 어려운 상황을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껴볼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닙니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 씨는 난민의 아픔에 공감하기 위해선 우선 '충분한 대화'부터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 1분에 25명이 강제이주…"우리는 모두 한때 난민이었다"

전 세계에서 7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쟁과 박해를 피해 집을 떠났습니다. 2018년에는 1분에 25명꼴로 강제 이주를 한 셈입니다. 사진 제공: 유엔난민기구(UNHCR)전 세계에서 7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쟁과 박해를 피해 집을 떠났습니다. 2018년에는 1분에 25명꼴로 강제 이주를 한 셈입니다. 사진 제공: 유엔난민기구(UNHCR)

유엔난민기구가 어제(19일) 발표한 '글로벌 동향보고서 2018'을 보면 전쟁, 박해, 내전 등을 피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사람은 이제 7천만 명이 넘습니다. 지난 20년 사이에 두 배나 늘어난 수치고, 유엔난민기구가 집계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큰 규모입니다.

정우성 씨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부터가 난민의 후손이라고 말합니다. 6·25 전쟁으로 6백만 명이 넘는 피란민이 발생했고, 그 이전엔 일제의 국권 침탈로 우리 민족 모두가 나라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안에서 더는 독립운동을 지속할 수 없어 만주나 연해주, 상하이로 떠나야 했던 동포들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대한민국 역시 국제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지금껏 받아왔던 도움을 되갚아야 할 때라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난민이 평범하지 않은 상황에 내몰린, 평범한 사람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인권에는 우선순위가 있을 수 없고, 그래서 평범한 사람인 난민 역시 인간다운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는 겁니다. 언젠가는 "난민을 왜 도와야 하느냐"는 질문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단 한 명의 난민도 발생하지 않는 세상을 맞는 것이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서 정우성 씨의 마지막 목표입니다.

정우성 씨가 직접 만난 난민 이야기는 오늘 저녁 'KBS 뉴스9'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오늘 정 씨는 배우가 아닌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서 출연해 난민 문제에 대한 소신을 밝힐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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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모두 한때 난민이었다”…‘난민의 날’ 정우성에게 듣는다
    • 입력 2019-06-20 14:09:38
    취재K
배우 정우성 씨는 2015년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유엔난민기구(UNHCR)의 친선대사로 임명됐습니다. 앞서 2014년 5월 15일에는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의 명예 사절로 임명됐습니다.

"지난해 7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을 잃었습니다. 1분마다 25명의 사람이 모든 것을 -때로는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둔 채 전쟁과 폭력으로부터 피신했습니다. 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여러분의 관심과 연대를 필요로 합니다. 이번 난민의 날 난민과 함께 걸어주세요."

오늘(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입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정우성 씨는 어제(19일) 난민의 날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위와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정 씨의 활동을 응원하는 댓글도 많았지만,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사람이 많다",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 지난해 세계 난민의 날에도 정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난민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방글라데시 쿠투팔롱 난민촌 이야기와 함께 제주도 예멘 난민 신청자에 관한 유엔난민기구의 입장문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데뷔 20년 만에 처음 겪어보는 거센 비난들이었습니다. 정 씨는 어느새 난민 수용을 둘러싼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됐습니다.

오늘(20일) 저녁,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정우성 씨가 'KBS 뉴스9'에 출연합니다. 그동안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해오며 직접 만났던 난민들의 이야기, 그리고 난민에 관한 우리 사회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입니다. 난민 문제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정우성 씨의 절박한 마음은 직접 쓴 에세이의 제목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 이미 우리 곁으로 온 난민…"지금 필요한 건 충분한 대화"

정우성 씨는 지난 5월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의 쿠투팔롱 난민촌을 찾았습니다. 이곳에는 로힝야족 74만 명을 비롯해 모두 91만 명의 난민이 살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유엔난민기구(UNHCR)
지난해 500여 명의 예멘 난민이 제주도에 들어오면서 우리 사회는 한바탕 홍역을 치렀습니다. '남의 문제'로만 여겨졌던 난민 문제가 눈앞에 닥친 '나의 문제'가 된 순간이었습니다. 대번에 솔직한 이야기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난민 신청 허가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70만 명 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네팔, 남수단, 레바논, 이라크, 방글라데시, 지부티와 말레이시아까지. 그동안 세계 각지의 난민촌을 찾아 난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접한 정우성 씨에겐 난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그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난민의 어려운 상황을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껴볼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닙니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 씨는 난민의 아픔에 공감하기 위해선 우선 '충분한 대화'부터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 1분에 25명이 강제이주…"우리는 모두 한때 난민이었다"

전 세계에서 7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쟁과 박해를 피해 집을 떠났습니다. 2018년에는 1분에 25명꼴로 강제 이주를 한 셈입니다. 사진 제공: 유엔난민기구(UNHCR)
유엔난민기구가 어제(19일) 발표한 '글로벌 동향보고서 2018'을 보면 전쟁, 박해, 내전 등을 피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사람은 이제 7천만 명이 넘습니다. 지난 20년 사이에 두 배나 늘어난 수치고, 유엔난민기구가 집계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큰 규모입니다.

정우성 씨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부터가 난민의 후손이라고 말합니다. 6·25 전쟁으로 6백만 명이 넘는 피란민이 발생했고, 그 이전엔 일제의 국권 침탈로 우리 민족 모두가 나라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안에서 더는 독립운동을 지속할 수 없어 만주나 연해주, 상하이로 떠나야 했던 동포들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대한민국 역시 국제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지금껏 받아왔던 도움을 되갚아야 할 때라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난민이 평범하지 않은 상황에 내몰린, 평범한 사람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인권에는 우선순위가 있을 수 없고, 그래서 평범한 사람인 난민 역시 인간다운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는 겁니다. 언젠가는 "난민을 왜 도와야 하느냐"는 질문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단 한 명의 난민도 발생하지 않는 세상을 맞는 것이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서 정우성 씨의 마지막 목표입니다.

정우성 씨가 직접 만난 난민 이야기는 오늘 저녁 'KBS 뉴스9'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오늘 정 씨는 배우가 아닌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서 출연해 난민 문제에 대한 소신을 밝힐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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