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집배원 과로사는 ‘인재’, 방치 안 돼

입력 2019.06.24 (07:43) 수정 2019.06.24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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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해설위원]

최근 들어 집배원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공주와 보령 의정부에 이어, 지난주엔 당진에서 또 한 명의 집배원이 뇌출혈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올 들어서만 벌써 아홉 번쨉니다.

잊을만하면 전해지는 집배원들의 과로사가 더욱 마음을 무겁게 하는 건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예견된 인재, 방치된 인재였다는 점입니다.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숨진 집배원 331명 가운데 과로사로 공식 추정되는 사망자만 82명인데, 장시간 노동과 과중한 업무가 주원인입니다. 인력은 부족한데 배달 업무량은 넘치다 보니 집배원들의 노동시간은 2017년 기준으로 연평균 2,745시간에 달합니다. 하루 평균 11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으로, 이른 새벽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연장 근로도 비일비재합니다.
집배원들의 과로사가 사회문제가 되자, 지난해 10월 노사는 정부와 함께 개선대책을 내놨습니다. 집배원 2천 명 증원과 과로사의 주원인 중 하나인 토요 배달 제 폐지가 골자입니다. 하지만 이후 변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적자를 핑계로 차일피일 인력 충원을 미루고 있고, 정부 역시 손을 놓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파업 찬반 투표를 거쳐 다음달 9일부터 초유의 집배원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원인은 명확하고 해법은 단순합니다. 노사합의 대로 인력 충원해 과로사의 근원을 제거하는 겁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 사업에서는 적자지만, 금융 사업에선 연 5천억 원이 넘는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금융 분야의 수익을 우편 사업으로 돌려 인력을 충원하도록 관련법을 고치거나 정부가 직접 예산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해법입니다. 당국도 철저한 근로 감독을 통해 더 이상의 안타까운 희생을 막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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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집배원 과로사는 ‘인재’, 방치 안 돼
    • 입력 2019-06-24 07:46:31
    • 수정2019-06-24 07: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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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해설위원]

최근 들어 집배원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공주와 보령 의정부에 이어, 지난주엔 당진에서 또 한 명의 집배원이 뇌출혈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올 들어서만 벌써 아홉 번쨉니다.

잊을만하면 전해지는 집배원들의 과로사가 더욱 마음을 무겁게 하는 건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예견된 인재, 방치된 인재였다는 점입니다.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숨진 집배원 331명 가운데 과로사로 공식 추정되는 사망자만 82명인데, 장시간 노동과 과중한 업무가 주원인입니다. 인력은 부족한데 배달 업무량은 넘치다 보니 집배원들의 노동시간은 2017년 기준으로 연평균 2,745시간에 달합니다. 하루 평균 11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으로, 이른 새벽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연장 근로도 비일비재합니다.
집배원들의 과로사가 사회문제가 되자, 지난해 10월 노사는 정부와 함께 개선대책을 내놨습니다. 집배원 2천 명 증원과 과로사의 주원인 중 하나인 토요 배달 제 폐지가 골자입니다. 하지만 이후 변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적자를 핑계로 차일피일 인력 충원을 미루고 있고, 정부 역시 손을 놓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파업 찬반 투표를 거쳐 다음달 9일부터 초유의 집배원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원인은 명확하고 해법은 단순합니다. 노사합의 대로 인력 충원해 과로사의 근원을 제거하는 겁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 사업에서는 적자지만, 금융 사업에선 연 5천억 원이 넘는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금융 분야의 수익을 우편 사업으로 돌려 인력을 충원하도록 관련법을 고치거나 정부가 직접 예산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해법입니다. 당국도 철저한 근로 감독을 통해 더 이상의 안타까운 희생을 막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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