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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에 도입된 QR코드…‘대포킬러’로 잡는다
입력 2019.06.24 (15:20) 수정 2019.06.24 (15:29) 취재K
성매매에 도입된 QR코드…‘대포킬러’로 잡는다
세 꼭짓점의 큰 사각형과 나머지 한 꼭짓점의 작은 사각형. 그 사이에 검은색과 흰색 사각형 모양의 불규칙한 매트릭스 형태의 바코드. QR코드입니다. 무의미한 무늬로 보이지만 이걸 스캔하면 여러 가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가 개발한 QR코드는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우리 생활 곳곳에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걸 성매매 업자들이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인 성매매 홍보 전단(좌)과 달리 성매매 사이트로 연결이 가능한 QR코드가 새겨진 전단(우)일반적인 성매매 홍보 전단(좌)과 달리 성매매 사이트로 연결이 가능한 QR코드가 새겨진 전단(우)

지금껏 뿌려진 성매매 홍보 전단은 명함 크기의 종이에 여자 사진, 그리고 자극적인 문구와 전화번호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QR코드를 추가로 인쇄했습니다. 이걸 스캔하면 성매매 업자들이 만든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여자들의 구체적인 인적 사항, 신체 특징 등을 자세히 설명해 놓았습니다. 성매매 업자들이 QR코드까지 활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명함 크기의 전단보다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사진과 문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포털에서는 성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성인 관련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지만 전단 속 QR코드를 통하면 청소년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성매매 사이트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직접 해봤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전단을 대자마자 QR코드를 인식했습니다. 다만 위 사진 오른쪽과 같이 "페이지를 열 수 없다"는 알림이 뜹니다. 이미 단속된 사이트이기 때문입니다. 그전에는 아래 사진과 같이 성매매 사이트가 열렸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접속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QR코드를 활용해 성매매사이트를 모바일로 연결할 수 있는 '성매매 암시 전단' 14만 장을 제작하고 배포한 8명을 붙잡았습니다. 광고주인 성매매 알선업자부터 전단 제작 디자인업자와 인쇄업자, 배포자까지 모두 포함됐습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전단 배포자만 검거하고 처벌해 왔지만, 이번에는 성매매 알선업자와 전단 디자인업자, 인쇄업자 간의 통화 내역 등을 파악해 일망타진할 수 있었습니다.

성매매 업체와의 통화 원천 봉쇄하는 '대포킬러'

성매매 업자들이 이렇게 신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역시 신기술을 개발해 수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대포킬러'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성매매에 활용되는 전화번호가 대부분 이른바 차명 휴대전화인 '대포폰'인걸 고려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대포킬러’ 프로그램에 입력된 성매매 전단 전화번호‘대포킬러’ 프로그램에 입력된 성매매 전단 전화번호

원리는 이렇습니다. 각 자치구의 자원봉사자들이 길바닥에 뿌려진 성매매 전단을 사진으로 찍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으로 전송하면 거기에 적힌 전화번호를 '대포킬러' 프로그램에 입력합니다. 그러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이 번호로 3초마다 전화를 겁니다. 업자가 받으면 이런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입니다. 성매매업을 즉시 중단하십시오." 3초에 한 번이라고 하면 사실상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전화를 건다는 뜻입니다. 이러면 혹시라도 전단을 보고 성 매수 의사를 가진 사람이 전화를 걸어도 늘 통화 중입니다. 영업 자체가 안됩니다. 그리고 이동통신사에 공문을 보내 해당 번호를 정지시킵니다.

‘대포킬러’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성매매 전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고 있다.‘대포킬러’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성매매 전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의 한 공무원입니다. 성매매 전단을 뿌리던 차량을 쫓다 다친 동료를 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을까? 아예 전화를 못 받게 하면 어떨까?"하고 나온 아이디어였습니다. 구체적인 개념을 정리하고 법무부 등 유관 정부 부처의 유권해석을 받는 데 5개월이 걸렸습니다. 이제는 경찰청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을 두고 "훈장을 받아도 손색없는 성과"라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2017년 8월 개발 이후 지금까지 1,061개의 성매매 전단 전화번호를 입력해 통화 자체를 차단했습니다.
  • 성매매에 도입된 QR코드…‘대포킬러’로 잡는다
    • 입력 2019.06.24 (15:20)
    • 수정 2019.06.24 (15:29)
    취재K
성매매에 도입된 QR코드…‘대포킬러’로 잡는다
세 꼭짓점의 큰 사각형과 나머지 한 꼭짓점의 작은 사각형. 그 사이에 검은색과 흰색 사각형 모양의 불규칙한 매트릭스 형태의 바코드. QR코드입니다. 무의미한 무늬로 보이지만 이걸 스캔하면 여러 가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가 개발한 QR코드는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우리 생활 곳곳에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걸 성매매 업자들이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인 성매매 홍보 전단(좌)과 달리 성매매 사이트로 연결이 가능한 QR코드가 새겨진 전단(우)일반적인 성매매 홍보 전단(좌)과 달리 성매매 사이트로 연결이 가능한 QR코드가 새겨진 전단(우)

지금껏 뿌려진 성매매 홍보 전단은 명함 크기의 종이에 여자 사진, 그리고 자극적인 문구와 전화번호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QR코드를 추가로 인쇄했습니다. 이걸 스캔하면 성매매 업자들이 만든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여자들의 구체적인 인적 사항, 신체 특징 등을 자세히 설명해 놓았습니다. 성매매 업자들이 QR코드까지 활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명함 크기의 전단보다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사진과 문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포털에서는 성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성인 관련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지만 전단 속 QR코드를 통하면 청소년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성매매 사이트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직접 해봤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전단을 대자마자 QR코드를 인식했습니다. 다만 위 사진 오른쪽과 같이 "페이지를 열 수 없다"는 알림이 뜹니다. 이미 단속된 사이트이기 때문입니다. 그전에는 아래 사진과 같이 성매매 사이트가 열렸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접속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QR코드를 활용해 성매매사이트를 모바일로 연결할 수 있는 '성매매 암시 전단' 14만 장을 제작하고 배포한 8명을 붙잡았습니다. 광고주인 성매매 알선업자부터 전단 제작 디자인업자와 인쇄업자, 배포자까지 모두 포함됐습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전단 배포자만 검거하고 처벌해 왔지만, 이번에는 성매매 알선업자와 전단 디자인업자, 인쇄업자 간의 통화 내역 등을 파악해 일망타진할 수 있었습니다.

성매매 업체와의 통화 원천 봉쇄하는 '대포킬러'

성매매 업자들이 이렇게 신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역시 신기술을 개발해 수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대포킬러'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성매매에 활용되는 전화번호가 대부분 이른바 차명 휴대전화인 '대포폰'인걸 고려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대포킬러’ 프로그램에 입력된 성매매 전단 전화번호‘대포킬러’ 프로그램에 입력된 성매매 전단 전화번호

원리는 이렇습니다. 각 자치구의 자원봉사자들이 길바닥에 뿌려진 성매매 전단을 사진으로 찍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으로 전송하면 거기에 적힌 전화번호를 '대포킬러' 프로그램에 입력합니다. 그러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이 번호로 3초마다 전화를 겁니다. 업자가 받으면 이런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입니다. 성매매업을 즉시 중단하십시오." 3초에 한 번이라고 하면 사실상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전화를 건다는 뜻입니다. 이러면 혹시라도 전단을 보고 성 매수 의사를 가진 사람이 전화를 걸어도 늘 통화 중입니다. 영업 자체가 안됩니다. 그리고 이동통신사에 공문을 보내 해당 번호를 정지시킵니다.

‘대포킬러’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성매매 전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고 있다.‘대포킬러’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성매매 전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의 한 공무원입니다. 성매매 전단을 뿌리던 차량을 쫓다 다친 동료를 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을까? 아예 전화를 못 받게 하면 어떨까?"하고 나온 아이디어였습니다. 구체적인 개념을 정리하고 법무부 등 유관 정부 부처의 유권해석을 받는 데 5개월이 걸렸습니다. 이제는 경찰청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을 두고 "훈장을 받아도 손색없는 성과"라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2017년 8월 개발 이후 지금까지 1,061개의 성매매 전단 전화번호를 입력해 통화 자체를 차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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