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소방헬기 추락’ 원인, “규정보다 긴 물주머니 때문”

입력 2019.06.25 (11:29) 수정 2019.06.2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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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1명이 숨진 전남 보성의 소방헬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규정보다 긴 화재 진화용 물주머니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규정보다 긴 화재진화용 물주머니가 비행 중 꼬리 회전날개와 부딪혔고, 그 여파로 날개 일부가 떨어지면서 항공기가 조종능력을 상실한 것이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조사위 조사 결과, 해당 헬기의 물주머니는 제작사 규정보다 1m 정도 길었습니다. 제작사 규정대로라면 물주머니 길이는 514.8cm 이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해당 헬기에 달렸던 물주머니는 612cm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물주머니를 항공기 화물고리에 연결하기 위해 사용한 추가연결고리(13cm)길이까지 합하면 총 길이는 625cm입니다.

거기다 사고 헬기 제작사가 발행한 '안전정보공지'(SIN)에 따르면 외부 장착물에 의한 사고가 약 31%이며 이 중 41%가 화물고리에 장착된 화물이 헬기 기체와 꼬리 회전날개에 충돌해 발생했습니다. 헬기 제작사와 물주머니 제작사가 매뉴얼을 통해 경고했으나 이를 준수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위는 결론 내렸습니다.

조사위는 "사고 당시는 맑은 날씨였고 바람도 약해 비행에 영향을 줄 만한 것이 없었다"면서 "규정보다 긴 물주머니를 달고 산불현장으로 비행하던 중 조종사가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으나 철새와 같은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조종간을 급격하게 조작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조사위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업체 에어로피스사 소속 헬기(HL9170)는 2017년 11월 16일 오후 4시 35분쯤 전남 보성에 있는 벌교 이착륙장에서 대기하다가, 30km 정도 떨어진 전남 화순군 동북면에서 발생한 산불진화 요청을 받고 출발했습니다.

이륙한 지 5분 정도 지났을 때쯤 헬기는 벌교읍 고읍리 상공 약 150~200m 지점에서 꼬리 회전날개가 떨어져 비정상 회전을 하다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63살 조종사 A씨가 숨지고 헬기도 크게 파손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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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6-25 11: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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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1명이 숨진 전남 보성의 소방헬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규정보다 긴 화재 진화용 물주머니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규정보다 긴 화재진화용 물주머니가 비행 중 꼬리 회전날개와 부딪혔고, 그 여파로 날개 일부가 떨어지면서 항공기가 조종능력을 상실한 것이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조사위 조사 결과, 해당 헬기의 물주머니는 제작사 규정보다 1m 정도 길었습니다. 제작사 규정대로라면 물주머니 길이는 514.8cm 이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해당 헬기에 달렸던 물주머니는 612cm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물주머니를 항공기 화물고리에 연결하기 위해 사용한 추가연결고리(13cm)길이까지 합하면 총 길이는 625cm입니다.

거기다 사고 헬기 제작사가 발행한 '안전정보공지'(SIN)에 따르면 외부 장착물에 의한 사고가 약 31%이며 이 중 41%가 화물고리에 장착된 화물이 헬기 기체와 꼬리 회전날개에 충돌해 발생했습니다. 헬기 제작사와 물주머니 제작사가 매뉴얼을 통해 경고했으나 이를 준수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위는 결론 내렸습니다.

조사위는 "사고 당시는 맑은 날씨였고 바람도 약해 비행에 영향을 줄 만한 것이 없었다"면서 "규정보다 긴 물주머니를 달고 산불현장으로 비행하던 중 조종사가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으나 철새와 같은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조종간을 급격하게 조작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조사위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업체 에어로피스사 소속 헬기(HL9170)는 2017년 11월 16일 오후 4시 35분쯤 전남 보성에 있는 벌교 이착륙장에서 대기하다가, 30km 정도 떨어진 전남 화순군 동북면에서 발생한 산불진화 요청을 받고 출발했습니다.

이륙한 지 5분 정도 지났을 때쯤 헬기는 벌교읍 고읍리 상공 약 150~200m 지점에서 꼬리 회전날개가 떨어져 비정상 회전을 하다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63살 조종사 A씨가 숨지고 헬기도 크게 파손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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