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버닝썬’ 단순 홍보 담당이 아니었다”

입력 2019.06.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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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반 년 동안 사람들 입에 가장 뜨겁게 오르내렸던 이야기 중 하나는 바로 클럽 '버닝썬' 관련 뉴스일 겁니다.

경찰이 오늘(25일) 오전, 관련 사건들을 송치하면서 '버닝썬 수사'는 일단락됐습니다. 40명이나 되는 사건 관련자들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이 중에는 아시다시피 가수 승리 씨도 포함돼 있습니다. 승리 씨는 성매매와 성매매 알선, 업무상 횡령과 증거인멸교사 등 7가지나 되는 범죄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승리 씨의 주요 혐의 가운데 하나는 그가 클럽 '버닝썬'의 자금 11억여 원을 횡령했다는 건데요. 경찰은 오늘 기자들 앞에서 그간 수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을 설명했습니다.

"승리 동의 없었다면 '버닝썬' 횡령 어려웠다"

"승리 씨의 동의가 없었다면, 범죄 사실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승리 씨에게는 50% 지분에 대한 횡령죄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

수사 초기, 승리 씨는 경찰 조사에서 본인이 클럽의 홍보 담당이었을 뿐 운영에 관여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아니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버닝썬의 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버닝썬의 지분은 르메르디앙 호텔을 운영하는 전원산업이 50%, 승리 측이 50%로 반씩 갖고 있습니다. 각각을 대표하는 게 이○○ 씨와 이문호 씨입니다. 다시 말해, 둘은 전원산업과 승리 씨 측으로부터 월급을 받고 일하는 대리인이었습니다.

승리 측 지분 50%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유인석 씨와 세운 유리홀딩스가 이 중 20% 정도를 갖고 있고요, 이문호 씨가 10%, 승리 씨가 유치한 타이완인 투자자인 이른바 '린 사모'가 20% 갖고 있습니다. 이 린 사모를 주주로 끌어온 게 승리 씨의 역할이었다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버닝썬 설립과 투자자 유치, 운영에 이르기까지 승리 씨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게 수사를 통해 밝힌 겁니다. 전원산업도 승리라는 유명가수를 보고 실제로 투자하고 설립하게 된 것이고, 전원산업 측과 승리 측이 양대 축으로서 설립부터 운영을 했습니다. 모든 과정에 있어서 이렇게 됐기 때문에 승리가 주도적으로 했다고 보는 거죠."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

이렇게 해서 밝혀진 횡령 금액은 모두 18억 3천여만 원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억여 원이 승리 씨 측 횡령 금액입니다. 이들은 이 돈을 빼돌리기 위해 필요도, 가치도 없는 용역 컨설팅을 맡기기도 하고, 차명 계좌를 만들어 가짜 MD들 앞으로 월급을 보내기도 했다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게 왜 횡령이 되느냐고요? 실제로 이들은 "투자금을 회수하려 한 것 뿐인데 왜 횡령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인은 수익이 나면 이를 투자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회계 결산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결산하기 전, 앞서 설명한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돈을 나눠 가졌고, 경찰이 압수한 몇몇 회계 자료엔 이를 '배당금'이라고 표현한 것도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바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돈을 빼돌렸다는 겁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세금을 아끼기 위해 한 일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수사 기관이 보기엔 탈세"라며 "동기와 절차 모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클럽 ‘버닝썬’이 있었던 서울 강남구의 르메르디앙 호텔. 이 호텔을 운영하는 전원산업 이전배 회장 등은 ‘버닝썬’의 자금 7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클럽 ‘버닝썬’이 있었던 서울 강남구의 르메르디앙 호텔. 이 호텔을 운영하는 전원산업 이전배 회장 등은 ‘버닝썬’의 자금 7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비판에…"최선을 다했다"

이 밖에도 버닝썬 관심을 모았던 게 연예계와 유흥업계, 공권력 사이 유착 의혹이었을 겁니다. '버닝썬 게이트'라고까지 불릴 정도였으니까요.

경찰은 오늘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 모 총경의 지시를 받고 승리 씨와 유 전 대표 술집의 단속 사항을 확인해 준 강남경찰서 경찰 2명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윤 총경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송치됐는데, 유 전 대표와 함께한 식사와 골프 등 접대가 뇌물이 아니라고 앞서 경찰은 판단했습니다.

그러니까 경찰이 확인한 버닝썬 관련 '유착 의혹'은 여기까지였습니다.

"경찰의 수사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따가운 질책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고, 우리 수사팀도 그 부분에 대해서 아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광역수사대나 지능범죄수사대 모두 최선을 다한 수사였습니다."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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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리는 ‘버닝썬’ 단순 홍보 담당이 아니었다”
    • 입력 2019-06-25 16:46:47
    취재K
지난 반 년 동안 사람들 입에 가장 뜨겁게 오르내렸던 이야기 중 하나는 바로 클럽 '버닝썬' 관련 뉴스일 겁니다.

경찰이 오늘(25일) 오전, 관련 사건들을 송치하면서 '버닝썬 수사'는 일단락됐습니다. 40명이나 되는 사건 관련자들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이 중에는 아시다시피 가수 승리 씨도 포함돼 있습니다. 승리 씨는 성매매와 성매매 알선, 업무상 횡령과 증거인멸교사 등 7가지나 되는 범죄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승리 씨의 주요 혐의 가운데 하나는 그가 클럽 '버닝썬'의 자금 11억여 원을 횡령했다는 건데요. 경찰은 오늘 기자들 앞에서 그간 수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을 설명했습니다.

"승리 동의 없었다면 '버닝썬' 횡령 어려웠다"

"승리 씨의 동의가 없었다면, 범죄 사실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승리 씨에게는 50% 지분에 대한 횡령죄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

수사 초기, 승리 씨는 경찰 조사에서 본인이 클럽의 홍보 담당이었을 뿐 운영에 관여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아니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버닝썬의 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버닝썬의 지분은 르메르디앙 호텔을 운영하는 전원산업이 50%, 승리 측이 50%로 반씩 갖고 있습니다. 각각을 대표하는 게 이○○ 씨와 이문호 씨입니다. 다시 말해, 둘은 전원산업과 승리 씨 측으로부터 월급을 받고 일하는 대리인이었습니다.

승리 측 지분 50%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유인석 씨와 세운 유리홀딩스가 이 중 20% 정도를 갖고 있고요, 이문호 씨가 10%, 승리 씨가 유치한 타이완인 투자자인 이른바 '린 사모'가 20% 갖고 있습니다. 이 린 사모를 주주로 끌어온 게 승리 씨의 역할이었다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버닝썬 설립과 투자자 유치, 운영에 이르기까지 승리 씨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게 수사를 통해 밝힌 겁니다. 전원산업도 승리라는 유명가수를 보고 실제로 투자하고 설립하게 된 것이고, 전원산업 측과 승리 측이 양대 축으로서 설립부터 운영을 했습니다. 모든 과정에 있어서 이렇게 됐기 때문에 승리가 주도적으로 했다고 보는 거죠."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

이렇게 해서 밝혀진 횡령 금액은 모두 18억 3천여만 원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억여 원이 승리 씨 측 횡령 금액입니다. 이들은 이 돈을 빼돌리기 위해 필요도, 가치도 없는 용역 컨설팅을 맡기기도 하고, 차명 계좌를 만들어 가짜 MD들 앞으로 월급을 보내기도 했다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게 왜 횡령이 되느냐고요? 실제로 이들은 "투자금을 회수하려 한 것 뿐인데 왜 횡령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인은 수익이 나면 이를 투자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회계 결산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결산하기 전, 앞서 설명한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돈을 나눠 가졌고, 경찰이 압수한 몇몇 회계 자료엔 이를 '배당금'이라고 표현한 것도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바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돈을 빼돌렸다는 겁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세금을 아끼기 위해 한 일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수사 기관이 보기엔 탈세"라며 "동기와 절차 모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클럽 ‘버닝썬’이 있었던 서울 강남구의 르메르디앙 호텔. 이 호텔을 운영하는 전원산업 이전배 회장 등은 ‘버닝썬’의 자금 7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비판에…"최선을 다했다"

이 밖에도 버닝썬 관심을 모았던 게 연예계와 유흥업계, 공권력 사이 유착 의혹이었을 겁니다. '버닝썬 게이트'라고까지 불릴 정도였으니까요.

경찰은 오늘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 모 총경의 지시를 받고 승리 씨와 유 전 대표 술집의 단속 사항을 확인해 준 강남경찰서 경찰 2명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윤 총경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송치됐는데, 유 전 대표와 함께한 식사와 골프 등 접대가 뇌물이 아니라고 앞서 경찰은 판단했습니다.

그러니까 경찰이 확인한 버닝썬 관련 '유착 의혹'은 여기까지였습니다.

"경찰의 수사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따가운 질책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고, 우리 수사팀도 그 부분에 대해서 아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광역수사대나 지능범죄수사대 모두 최선을 다한 수사였습니다."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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