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엘리베이터에 비밀번호까지…여성 귀갓길이 위험하다

입력 2019.06.26 (08:31) 수정 2019.06.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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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귀가하던 여성을 뒤쫓아가 집에 침입하려한 30대 남성, 이 시간에도 전해드렸는데요.

어제 주거침입강간미수 혐의로 구속됐죠.

그런데, 최근 이런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귀갓길 여성을 엘리베이터까지 쫓아오는가 하면, 집 문 앞까지 따라가 재워달라고 한 남성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따라왔을까요?

지금부터 확인해보시죠.

[리포트]

지난 19일 새벽 5시가 넘은 시각.

한 여성이 아파트 출입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자, 뒤이어 한 남성이 따라들어오는데요.

잠시 뒤, 함께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두 사람.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는가 싶더니 남성이 먼저 내립니다.

그런데 다시 1층에서 만난 두 사람. 갑자기 실랑이를 벌이는데요.

경찰에 이런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약간 다투는 소리, 실랑이 소리, 시비 소리가 있고 나중에 여성이 어떤 남자가 따라와서 굉장히 불안했다. 이런 신고가 있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던 건 엘리베이터 안에서였다고 합니다.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여성이 먼저 자기 집 층을 누르자 피의자는 가만히 있는 거죠. 그 피해 여성이 "몇 층 가세요? 왜 안 누르세요?" 하자 남성이 좀 당황하고 다급하게 층을 누릅니다."]

그렇게 누른 버튼은 피해 여성 층보다 한 층 아래층이었다고 합니다.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여기 사세요? 처음 뵙는 것 같은데요." 이런 대화가 오갑니다. (엘리베이터가) 그 층에 서자 "내리세요."하고 먼저 내리게끔 하고 여성은 올라갑니다."]

남자가 먼저 내린 뒤 그렇게 집으로 향하던 여성.

그런데 생각할수록 남성의 행동이 어딘가 미심쩍어 다시 1층으로 향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래층에 산다던 남성은 계단을 통해 내려오고 있었고, 다시 1층에서 만나게 된 겁니다.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여성이) 아까 여기 산다고 하지 않았느냐, 당신 뭐 하는 사람이냐. 이 아파트에 산다는 증거를 대봐라. 112에 신고할 거니까 경찰관 있는 데서 변명을 해봐라."]

경찰이 출동을 했을 땐 이미 남성은 도주한 뒤였습니다.

그런데, 낯선 남성이 집 앞까지 따라와 불안했다는 신고는 이게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불과 9시간 전인 전날 저녁 8시 쯤.

한 남성이 인근 주택 건물에 사는 여성의 뒤를 바짝 따라붙습니다.

뭔가 불안한 느낌에 여성은 잠깐 멈춰 섰다고 하는데요.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현관 입구 앞에서 "여기 사세요?" 하고 물었을 때 남자가 태연히 "여기 산다." 라고 대답하자 그렇다면 "비밀번호 누르고 먼저 올라가세요." 라고..."]

먼저 가라는 말에 이 남성, 오히려 슬그머니 자리 피했다는데요.

공포를 느꼈던 여성이 주민들과 상의 뒤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9시간 뒤 비슷한 사건이 또 일어난 겁니다.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첫 번째 사건과 두 번째 사건의 시간차가 불과 9시간밖에 안 났고, 두 피해 발생 장소 간의 거리가 불과 직선거리로 100m도 채 되지 않는 아주 가까운 거리였습니다. 동일인이지 않을까 이런 의심을 품게 된 거죠."]

경찰의 탐문이 시작됐고, 사건 직후 편의점으로 향한 남성이 포착됐습니다.

경찰은 잠복근무를 통해 다음날 이 남성을 검거했습니다.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최초 검거 당시 진술은 그 당시 술에 많이 취해서 다소 좀 기분이 나빴고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고 싶었다는..."]

이번에는 지난 19일 새벽 1시 광주광역시의 한 오피스텔입니다.

한 남성이 비틀거리는 여성을 부축하며 걸어오는데요.

집 앞에 도착해 문을 연 여성, 갑자기 남성의 팔을 뿌리치고 황급히 집안으로 들어갑니다.

남성은 닫히는 문을 잡고 재워달라고 했다는데요.

여성이 문을 닫아버리자 출입문을 잡고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는가 하면, 한 참 뒤 다시 돌아와 초인종을 누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 전혀 일면식이 없던 사이였습니다.

[오윤성/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여성은 오피스텔 바로 앞에서 약 15분 정도 술에 취한 채 앉아있었다는 거죠. 정신을 차리고 자기 집에 가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 (남자가) 같이 따라가게 됩니다. 술에 취한 상태이기 때문에 부축하는 대로 따라가는 거죠."]

같은날 오후 인근에서 붙잡힌 이 남성.

소지품에선 이 여성의 원룸 현관 비밀번호가 적힌 쪽지가 나왔습니다.

[오윤성/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남성이 바로 여성이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을 옆에서 봤다는 겁니다. 남성이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안에 있는 그 여성이 완전히 긴장을 풀고 잠이 든 상태에서 (또는) 며칠 지난 이후에 만약에 침입을 한다면 범죄 피해는 불 보듯이 뻔하다. 이렇게 보는 거죠."]

지난달 서울의 성폭행 미수 사건에 이어 귀갓길 여성을 노린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직장인/음성변조 : "일단 이어폰을 밤길에는 절대 안 끼고 그리고 호신용품을 좀 많이 알아보고 있어요. 호신용품이 없을 때는 그냥 그런 어두운 길목에 아예 안 가려고 하고..."]

[학부모/음성변조 : "저는 딸만 셋 키우는 부모 입장이다 보니까 아이들이 학원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그 귀갓길 그때가 제일 걱정이 많아요. 될 수 있으면 빨리 들어오게 하고 이제 학원 앞으로 데리러 가고 집 앞에서 기다리고 이렇게 하고 있어요."]

안전한 귀갓길을 만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겠지만, 그 전에 잇따르는 유사한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먼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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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엘리베이터에 비밀번호까지…여성 귀갓길이 위험하다
    • 입력 2019-06-26 08:37:46
    • 수정2019-06-26 10: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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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귀가하던 여성을 뒤쫓아가 집에 침입하려한 30대 남성, 이 시간에도 전해드렸는데요.

어제 주거침입강간미수 혐의로 구속됐죠.

그런데, 최근 이런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귀갓길 여성을 엘리베이터까지 쫓아오는가 하면, 집 문 앞까지 따라가 재워달라고 한 남성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따라왔을까요?

지금부터 확인해보시죠.

[리포트]

지난 19일 새벽 5시가 넘은 시각.

한 여성이 아파트 출입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자, 뒤이어 한 남성이 따라들어오는데요.

잠시 뒤, 함께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두 사람.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는가 싶더니 남성이 먼저 내립니다.

그런데 다시 1층에서 만난 두 사람. 갑자기 실랑이를 벌이는데요.

경찰에 이런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약간 다투는 소리, 실랑이 소리, 시비 소리가 있고 나중에 여성이 어떤 남자가 따라와서 굉장히 불안했다. 이런 신고가 있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던 건 엘리베이터 안에서였다고 합니다.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여성이 먼저 자기 집 층을 누르자 피의자는 가만히 있는 거죠. 그 피해 여성이 "몇 층 가세요? 왜 안 누르세요?" 하자 남성이 좀 당황하고 다급하게 층을 누릅니다."]

그렇게 누른 버튼은 피해 여성 층보다 한 층 아래층이었다고 합니다.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여기 사세요? 처음 뵙는 것 같은데요." 이런 대화가 오갑니다. (엘리베이터가) 그 층에 서자 "내리세요."하고 먼저 내리게끔 하고 여성은 올라갑니다."]

남자가 먼저 내린 뒤 그렇게 집으로 향하던 여성.

그런데 생각할수록 남성의 행동이 어딘가 미심쩍어 다시 1층으로 향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래층에 산다던 남성은 계단을 통해 내려오고 있었고, 다시 1층에서 만나게 된 겁니다.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여성이) 아까 여기 산다고 하지 않았느냐, 당신 뭐 하는 사람이냐. 이 아파트에 산다는 증거를 대봐라. 112에 신고할 거니까 경찰관 있는 데서 변명을 해봐라."]

경찰이 출동을 했을 땐 이미 남성은 도주한 뒤였습니다.

그런데, 낯선 남성이 집 앞까지 따라와 불안했다는 신고는 이게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불과 9시간 전인 전날 저녁 8시 쯤.

한 남성이 인근 주택 건물에 사는 여성의 뒤를 바짝 따라붙습니다.

뭔가 불안한 느낌에 여성은 잠깐 멈춰 섰다고 하는데요.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현관 입구 앞에서 "여기 사세요?" 하고 물었을 때 남자가 태연히 "여기 산다." 라고 대답하자 그렇다면 "비밀번호 누르고 먼저 올라가세요." 라고..."]

먼저 가라는 말에 이 남성, 오히려 슬그머니 자리 피했다는데요.

공포를 느꼈던 여성이 주민들과 상의 뒤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9시간 뒤 비슷한 사건이 또 일어난 겁니다.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첫 번째 사건과 두 번째 사건의 시간차가 불과 9시간밖에 안 났고, 두 피해 발생 장소 간의 거리가 불과 직선거리로 100m도 채 되지 않는 아주 가까운 거리였습니다. 동일인이지 않을까 이런 의심을 품게 된 거죠."]

경찰의 탐문이 시작됐고, 사건 직후 편의점으로 향한 남성이 포착됐습니다.

경찰은 잠복근무를 통해 다음날 이 남성을 검거했습니다.

[이규탁/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장 : "최초 검거 당시 진술은 그 당시 술에 많이 취해서 다소 좀 기분이 나빴고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고 싶었다는..."]

이번에는 지난 19일 새벽 1시 광주광역시의 한 오피스텔입니다.

한 남성이 비틀거리는 여성을 부축하며 걸어오는데요.

집 앞에 도착해 문을 연 여성, 갑자기 남성의 팔을 뿌리치고 황급히 집안으로 들어갑니다.

남성은 닫히는 문을 잡고 재워달라고 했다는데요.

여성이 문을 닫아버리자 출입문을 잡고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는가 하면, 한 참 뒤 다시 돌아와 초인종을 누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 전혀 일면식이 없던 사이였습니다.

[오윤성/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여성은 오피스텔 바로 앞에서 약 15분 정도 술에 취한 채 앉아있었다는 거죠. 정신을 차리고 자기 집에 가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 (남자가) 같이 따라가게 됩니다. 술에 취한 상태이기 때문에 부축하는 대로 따라가는 거죠."]

같은날 오후 인근에서 붙잡힌 이 남성.

소지품에선 이 여성의 원룸 현관 비밀번호가 적힌 쪽지가 나왔습니다.

[오윤성/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남성이 바로 여성이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을 옆에서 봤다는 겁니다. 남성이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안에 있는 그 여성이 완전히 긴장을 풀고 잠이 든 상태에서 (또는) 며칠 지난 이후에 만약에 침입을 한다면 범죄 피해는 불 보듯이 뻔하다. 이렇게 보는 거죠."]

지난달 서울의 성폭행 미수 사건에 이어 귀갓길 여성을 노린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직장인/음성변조 : "일단 이어폰을 밤길에는 절대 안 끼고 그리고 호신용품을 좀 많이 알아보고 있어요. 호신용품이 없을 때는 그냥 그런 어두운 길목에 아예 안 가려고 하고..."]

[학부모/음성변조 : "저는 딸만 셋 키우는 부모 입장이다 보니까 아이들이 학원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그 귀갓길 그때가 제일 걱정이 많아요. 될 수 있으면 빨리 들어오게 하고 이제 학원 앞으로 데리러 가고 집 앞에서 기다리고 이렇게 하고 있어요."]

안전한 귀갓길을 만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겠지만, 그 전에 잇따르는 유사한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먼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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