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인공지능이 인재를 뽑는다?…AI 채용 이모저모

입력 2019.06.26 (08:45) 수정 2019.06.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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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에 보탬이 되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기업이 사람을 채용할 때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람의 채용에 기계가 관여하는 방식이라서 과연 이게 옳은가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는가, 문제점은 없는지 박대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박 기자, 인공지능 면접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는데요.

먼저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지 알려주시죠.

[기자]

이미 국내에서 백여 개 기업이 도입한 상태인데요.

가장 큰 특징은 면접관 없이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진행이 된다는 것입니다.

한 회사의 채용 면접 프로그램을 실제로 시연해 봤습니다.

구직자는 노트북 컴퓨터가 시키는 대로 말을 하면 됩니다.

["(아래 문장을 소리내어 읽어주세요.)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면접관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AI는 구직자의 얼굴 68곳에 점을 찍어서 관찰합니다.

얼굴의 미세한 표정이나 색깔 변화를 보면서 구직자의 진실성과 자신감을 읽어냅니다.

음색과 말의 간격을 살펴 얼마나 호감을 주는지, 그 정도도 평가합니다.

["제 성격의 장점은 타인과 쉽게 융화된다는 것입니다."]

구직자가 자주 쓰는 단어를 분석해서 적합한 직군도 가려낼 수 있습니다.

이런 인공지능 면접은 장점도 있습니다.

인공지능 면접 프로그램은 어느 곳에서나 해당 프로그램으로 접속만 하면 면접을 볼 수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구직자를 특별히 회사로 부르지 않아도 되고, 예전보다 많은 사람을 상대로 면접을 볼 수 있습니다.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면접을 보는 일 자체도 고역인데요.

인공지능 면접은 비록 비인간적으로 보이지만, 구직자에게도 시간과 공간 제약이 줄어든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과연 내 실력을 인공지능이 제대로 평가할 것이냐 불만을 가진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청년 재단이라는 곳에서 최근에 블로그 이용자와 청년층 등 257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가 있는데요.

인공지능 면접의 부정적 요인에 대해 31%는 '다양한 개성을 무시할 것' 이라고 답했고 25%는 '기계에게 평가받는 거부감'을 꼽았습니다.

반면에 긍정적인 요인만 물었을때는 38%가 '편리성'을 꼽았고 36%는 '면접자의 주관 배제'를 꼽았습니다.

이 조사에서는 호의적인 의견이 많았습니다만, 다른 조사에서는 여론이 팽팽했습니다.

대체로 편리성은 장점이지만 개성 무시는 단점으로 꼽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앵커]

개성을 무시당한다는 걱정은 맞는 걱정인가요?

[기자]

전문가들도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인공지능의 원리를 보면,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일정한 틀을 프로그램이 익힌 다음에 그 틀을 토대로 사물을 평가하는 것인데요.

이러다보니 미래 예측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공지능이 널리 알려진 계기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경기인데요.

당시 이 9단이 초반에 내리 패하면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줬죠.

하지만 이세돌 9단이 기발한 한 수로 승리한 대국도 있었습니다.

알파고는 인공지능 가운데 딥 러닝이라는 세부 기술을 사용하는데요.

기본 원리는 대부분의 인공지능이 같습니다.

이 9단과 대국 당시 알파고는 과거 치뤄졌던 수많은 대국의 정보를 입력받았습니다.

바둑판 어느 위치에 두면 승률이 높았는지를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서 계산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거의 정보를 바탕으로 바둑의 수를 두는 구조였습니다.

사람에 대한 면접도, 어떤 식으로 표정을 짓거나 말하는 사람은 어떤 유형의 사람일 것이다 라고 과거의 다양한 정보를 입력받은 뒤에 그 과거 정보를 토대로 현재의 사람을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이 때문에 예외적인 개성을 가진 사람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서봉원/서울대학교 융합과학부 교수 : "인공지능이라는 게 기존의 데이터를 갖다가 학습해서 거기에 있는 패턴을 판단하는 것인데, 인간이라는 게 뭔가 창조성 독창성이 있게 되는데 그런 면에서 인공지능 면접이라는 게 한계점이 있지 않을까..."]

[앵커]

인공지능의 한계는 분명하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도입하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도입 사실을 홍보까지 하는 이유로 채용의 공정성을 강조하려는 것이 있습니다.

이른바 '빽'에 의한 부정이나 면접관의 컨디션에 따른 불이익 등은 없다는 점을 홍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속도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인공지능을 서류 평가에 도입한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공지능이 서류평가의 속도를 높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이 그룹의 경우에는 "면접에까지 인공지능을 도입할 계획은 아직 없다"라고 했는데 부정적 여론도 감안한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면접까지 인공지능을 도입한 기업도 적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을 차별과 배제에 이용하는 불합리는 없는지, 또 개인 정보는 관리되는지 등이 잘 감시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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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경제] 인공지능이 인재를 뽑는다?…AI 채용 이모저모
    • 입력 2019-06-26 08:50:52
    • 수정2019-06-26 09: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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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에 보탬이 되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기업이 사람을 채용할 때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람의 채용에 기계가 관여하는 방식이라서 과연 이게 옳은가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는가, 문제점은 없는지 박대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박 기자, 인공지능 면접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는데요.

먼저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지 알려주시죠.

[기자]

이미 국내에서 백여 개 기업이 도입한 상태인데요.

가장 큰 특징은 면접관 없이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진행이 된다는 것입니다.

한 회사의 채용 면접 프로그램을 실제로 시연해 봤습니다.

구직자는 노트북 컴퓨터가 시키는 대로 말을 하면 됩니다.

["(아래 문장을 소리내어 읽어주세요.)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면접관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AI는 구직자의 얼굴 68곳에 점을 찍어서 관찰합니다.

얼굴의 미세한 표정이나 색깔 변화를 보면서 구직자의 진실성과 자신감을 읽어냅니다.

음색과 말의 간격을 살펴 얼마나 호감을 주는지, 그 정도도 평가합니다.

["제 성격의 장점은 타인과 쉽게 융화된다는 것입니다."]

구직자가 자주 쓰는 단어를 분석해서 적합한 직군도 가려낼 수 있습니다.

이런 인공지능 면접은 장점도 있습니다.

인공지능 면접 프로그램은 어느 곳에서나 해당 프로그램으로 접속만 하면 면접을 볼 수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구직자를 특별히 회사로 부르지 않아도 되고, 예전보다 많은 사람을 상대로 면접을 볼 수 있습니다.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면접을 보는 일 자체도 고역인데요.

인공지능 면접은 비록 비인간적으로 보이지만, 구직자에게도 시간과 공간 제약이 줄어든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과연 내 실력을 인공지능이 제대로 평가할 것이냐 불만을 가진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청년 재단이라는 곳에서 최근에 블로그 이용자와 청년층 등 257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가 있는데요.

인공지능 면접의 부정적 요인에 대해 31%는 '다양한 개성을 무시할 것' 이라고 답했고 25%는 '기계에게 평가받는 거부감'을 꼽았습니다.

반면에 긍정적인 요인만 물었을때는 38%가 '편리성'을 꼽았고 36%는 '면접자의 주관 배제'를 꼽았습니다.

이 조사에서는 호의적인 의견이 많았습니다만, 다른 조사에서는 여론이 팽팽했습니다.

대체로 편리성은 장점이지만 개성 무시는 단점으로 꼽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앵커]

개성을 무시당한다는 걱정은 맞는 걱정인가요?

[기자]

전문가들도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인공지능의 원리를 보면,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일정한 틀을 프로그램이 익힌 다음에 그 틀을 토대로 사물을 평가하는 것인데요.

이러다보니 미래 예측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공지능이 널리 알려진 계기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경기인데요.

당시 이 9단이 초반에 내리 패하면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줬죠.

하지만 이세돌 9단이 기발한 한 수로 승리한 대국도 있었습니다.

알파고는 인공지능 가운데 딥 러닝이라는 세부 기술을 사용하는데요.

기본 원리는 대부분의 인공지능이 같습니다.

이 9단과 대국 당시 알파고는 과거 치뤄졌던 수많은 대국의 정보를 입력받았습니다.

바둑판 어느 위치에 두면 승률이 높았는지를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서 계산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거의 정보를 바탕으로 바둑의 수를 두는 구조였습니다.

사람에 대한 면접도, 어떤 식으로 표정을 짓거나 말하는 사람은 어떤 유형의 사람일 것이다 라고 과거의 다양한 정보를 입력받은 뒤에 그 과거 정보를 토대로 현재의 사람을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이 때문에 예외적인 개성을 가진 사람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서봉원/서울대학교 융합과학부 교수 : "인공지능이라는 게 기존의 데이터를 갖다가 학습해서 거기에 있는 패턴을 판단하는 것인데, 인간이라는 게 뭔가 창조성 독창성이 있게 되는데 그런 면에서 인공지능 면접이라는 게 한계점이 있지 않을까..."]

[앵커]

인공지능의 한계는 분명하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도입하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도입 사실을 홍보까지 하는 이유로 채용의 공정성을 강조하려는 것이 있습니다.

이른바 '빽'에 의한 부정이나 면접관의 컨디션에 따른 불이익 등은 없다는 점을 홍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속도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인공지능을 서류 평가에 도입한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공지능이 서류평가의 속도를 높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이 그룹의 경우에는 "면접에까지 인공지능을 도입할 계획은 아직 없다"라고 했는데 부정적 여론도 감안한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면접까지 인공지능을 도입한 기업도 적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을 차별과 배제에 이용하는 불합리는 없는지, 또 개인 정보는 관리되는지 등이 잘 감시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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