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세기의 맞대결’ 美中 정상회담…최선·최악의 시나리오는?

입력 2019.06.2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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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담이 내일(28일)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열립니다. 다자간 회담이지만 관심은 온통 양자 회담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중에도 단연 관심은 미·중 정상회담입니다. 29일 열릴 예정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지금 무역 전쟁이 한창입니다. 미국이 관세로 공격하면 중국은 역시 관세로 맞받아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1대1로 붙으면 중국이 규모나 힘에서 밀립니다. 그래서 여론전에 더 힘쓰는 형국입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에 확립된 세계 자유 무역 질서를 따르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29일 세계 경제 운명 결정할 미·중 정상회담 예정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기 싸움이 초점입니다.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만났을 때는 2시간 반 동안 회담했습니다. 그 결과 무역 전쟁 휴전이 선포됐지만, 지금은 흐지부지돼버렸습니다. 90일 동안만 안 싸우겠다는 거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번에도 빅딜, 즉 일괄 타결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미국이 중국으로서는 들어주기 힘든 조건을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무역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중국 국내법을 바꾸라는 데 있습니다. 중국은 내정간섭이라고 불가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접점이 없습니다.

실무선에서 명확하게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새로운 결론을 양국 정상이 '탑다운'으로 내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난달 9일 워싱턴DC에서 열렸던 미·중 고위급 무역대표단의 회의가 틀어졌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내렸던 그 결론을 그대로 가져갔던 것을 봐도 그렇습니다.


외신들, 미·중 무역 협상 재개 수준 결론 낼 것으로 전망

그래서 외신들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결론은 "미·중 무역회담을 다시 시작하자!" 정도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싱거울 수도 있지만, 중요한 진전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유는 일단 미국이 관세 폭탄 카드를 일단 도로 넣어야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현재 미국은 2천5백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도 그만큼의 관세를 더 물리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인데, 사실 미국이 중국으로 수입하는 제품 전체에 해당합니다. 이걸 잠시 멈춘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중국은 한숨을 돌리게 됩니다. 당장 다음 달 초부터 관세가 부과될 수 있는데 그걸 일단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소비재와 전자제품 제조업체들도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됩니다. 애플의 아이폰만 해도 전량 중국에서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25% 관세가 붙어버리라면 미국 국내 판매 가격을 올리지 않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렬 때 90년대 중남미 외환위기, 2011년 유로존 위기 수준 충격"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도 아주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미·중 정상이 자존심 싸움을 하게 되면, 안 그래도 침체 국면인 세계 경제를 아주 벼랑으로 밀어버릴 수 있습니다. 스위스 금융기업 UBS는 무역 전쟁이 계속되면 앞으로 6개 분기 동안 세계 경제 성장률이 0.75%포인트 깎일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 하면 2011년 유로존 금융위기나 1990년대 중남미 외환위기 정도의 충격과 비교되는 수준입니다.

미·중 정상도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으리라고 보입니다. 리서치업체 에버코어 ISI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 재개와 함께 추가 관세가 연기되거나 보류될 확률을 80%로 분석했습니다.

[사진 출처 : www.washingtonpost.com][사진 출처 : www.washingtonpost.com]

"트럼프 시진핑의 정치적 성공도 이번 협상에 달려"

워싱턴포스트도 현지시각 25일 미·중 정상이 "서로 많은 것을 포기하지 않는 수준에서 합의하는 데 노력할 것(to reach a deal without giving away too much)"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조금씩 양보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지만, 그래도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러면서 양 정상이 내거는 구호를 비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시 주석은 '중화 민족의 대부흥’(Great rejuvenation of the Chinese nation)이라면서 양 정상이 자신들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결국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지 않고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회담의 어디로 흘러갈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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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27 06:10:48
    글로벌 돋보기
G20 정상회담이 내일(28일)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열립니다. 다자간 회담이지만 관심은 온통 양자 회담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중에도 단연 관심은 미·중 정상회담입니다. 29일 열릴 예정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지금 무역 전쟁이 한창입니다. 미국이 관세로 공격하면 중국은 역시 관세로 맞받아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1대1로 붙으면 중국이 규모나 힘에서 밀립니다. 그래서 여론전에 더 힘쓰는 형국입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에 확립된 세계 자유 무역 질서를 따르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29일 세계 경제 운명 결정할 미·중 정상회담 예정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기 싸움이 초점입니다.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만났을 때는 2시간 반 동안 회담했습니다. 그 결과 무역 전쟁 휴전이 선포됐지만, 지금은 흐지부지돼버렸습니다. 90일 동안만 안 싸우겠다는 거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번에도 빅딜, 즉 일괄 타결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미국이 중국으로서는 들어주기 힘든 조건을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무역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중국 국내법을 바꾸라는 데 있습니다. 중국은 내정간섭이라고 불가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접점이 없습니다.

실무선에서 명확하게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새로운 결론을 양국 정상이 '탑다운'으로 내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난달 9일 워싱턴DC에서 열렸던 미·중 고위급 무역대표단의 회의가 틀어졌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내렸던 그 결론을 그대로 가져갔던 것을 봐도 그렇습니다.


외신들, 미·중 무역 협상 재개 수준 결론 낼 것으로 전망

그래서 외신들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결론은 "미·중 무역회담을 다시 시작하자!" 정도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싱거울 수도 있지만, 중요한 진전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유는 일단 미국이 관세 폭탄 카드를 일단 도로 넣어야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현재 미국은 2천5백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도 그만큼의 관세를 더 물리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인데, 사실 미국이 중국으로 수입하는 제품 전체에 해당합니다. 이걸 잠시 멈춘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중국은 한숨을 돌리게 됩니다. 당장 다음 달 초부터 관세가 부과될 수 있는데 그걸 일단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소비재와 전자제품 제조업체들도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됩니다. 애플의 아이폰만 해도 전량 중국에서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25% 관세가 붙어버리라면 미국 국내 판매 가격을 올리지 않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렬 때 90년대 중남미 외환위기, 2011년 유로존 위기 수준 충격"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도 아주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미·중 정상이 자존심 싸움을 하게 되면, 안 그래도 침체 국면인 세계 경제를 아주 벼랑으로 밀어버릴 수 있습니다. 스위스 금융기업 UBS는 무역 전쟁이 계속되면 앞으로 6개 분기 동안 세계 경제 성장률이 0.75%포인트 깎일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 하면 2011년 유로존 금융위기나 1990년대 중남미 외환위기 정도의 충격과 비교되는 수준입니다.

미·중 정상도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으리라고 보입니다. 리서치업체 에버코어 ISI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 재개와 함께 추가 관세가 연기되거나 보류될 확률을 80%로 분석했습니다.

[사진 출처 : www.washingtonpost.com]
"트럼프 시진핑의 정치적 성공도 이번 협상에 달려"

워싱턴포스트도 현지시각 25일 미·중 정상이 "서로 많은 것을 포기하지 않는 수준에서 합의하는 데 노력할 것(to reach a deal without giving away too much)"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조금씩 양보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지만, 그래도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러면서 양 정상이 내거는 구호를 비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시 주석은 '중화 민족의 대부흥’(Great rejuvenation of the Chinese nation)이라면서 양 정상이 자신들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결국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지 않고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회담의 어디로 흘러갈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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