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PC에 여친 옷까지…국가 연구비는 “내 돈”

입력 2019.06.28 (21:22) 수정 2019.06.28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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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가 연구비를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대학 교수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횡령한 돈으로 TV와 에어컨, 태블릿 PC 등을 샀고, 심지어는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까지 챙겼습니다.

이수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세대학교 기계공학부 A 교수 등 연구진 8명이 최근 수천만 원대 사기 혐의로 적발됐습니다.

과학기자재 구매대행 업체와 짜고 허위로 물품 구매내역을 만들고 정부에 제출해서 연구 지원 명목으로 국가 연구비 5 천여만 원을 타냈습니다.

이 돈으로 태블릿 PC와 자동차 내비게이션, 휴대전화 등을 사는데 썼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 B 교수도 똑같은 수법으로 TV와 에어컨, 휴대전화 등 천만 원어치를 챙겼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경찰의 자료 요청이 있어서 저희 관련 자료는 보내드렸는데 그것에 관한 결과는 아직까지 전달받은 게 없어서요."]

업체는 여행권과 스포츠용품, 심지어 여자친구에게 줄 의류 등 연구직원이 요구하는 제품과 현금을 지급했습니다.

교수들은 뒷돈을 챙기고 구매업체는 거래실적을 높이고, 국가 연구비 횡령은 지난 6년여간 관행처럼 계속됐습니다.

[안도옥/천안 서북경찰서 지능팀장 : "(업체는 거래가) 계속 이어져야 하니까 사소한 물건이라도 심부름한다는 형식으로 해주고 이게 어떤 큰 죄가 된다는 인식을 못 하다 보니까…."]

이렇게 곶감 빼먹듯 연구비를 횡령하다 적발된 곳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전국 21개 주요 대학교와 공공 연구시설 등 모두 24군뎁니다.

또 적발된 교수 등 연구진은 모두 78명, 횡령한 연구비는 무려 5 억 원이 넘습니다.

당국의 연구비 집행 관리가 너무 허술해 추가 횡령 비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경찰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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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블릿 PC에 여친 옷까지…국가 연구비는 “내 돈”
    • 입력 2019-06-28 21:24:03
    • 수정2019-06-28 21: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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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가 연구비를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대학 교수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횡령한 돈으로 TV와 에어컨, 태블릿 PC 등을 샀고, 심지어는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까지 챙겼습니다.

이수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세대학교 기계공학부 A 교수 등 연구진 8명이 최근 수천만 원대 사기 혐의로 적발됐습니다.

과학기자재 구매대행 업체와 짜고 허위로 물품 구매내역을 만들고 정부에 제출해서 연구 지원 명목으로 국가 연구비 5 천여만 원을 타냈습니다.

이 돈으로 태블릿 PC와 자동차 내비게이션, 휴대전화 등을 사는데 썼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 B 교수도 똑같은 수법으로 TV와 에어컨, 휴대전화 등 천만 원어치를 챙겼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경찰의 자료 요청이 있어서 저희 관련 자료는 보내드렸는데 그것에 관한 결과는 아직까지 전달받은 게 없어서요."]

업체는 여행권과 스포츠용품, 심지어 여자친구에게 줄 의류 등 연구직원이 요구하는 제품과 현금을 지급했습니다.

교수들은 뒷돈을 챙기고 구매업체는 거래실적을 높이고, 국가 연구비 횡령은 지난 6년여간 관행처럼 계속됐습니다.

[안도옥/천안 서북경찰서 지능팀장 : "(업체는 거래가) 계속 이어져야 하니까 사소한 물건이라도 심부름한다는 형식으로 해주고 이게 어떤 큰 죄가 된다는 인식을 못 하다 보니까…."]

이렇게 곶감 빼먹듯 연구비를 횡령하다 적발된 곳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전국 21개 주요 대학교와 공공 연구시설 등 모두 24군뎁니다.

또 적발된 교수 등 연구진은 모두 78명, 횡령한 연구비는 무려 5 억 원이 넘습니다.

당국의 연구비 집행 관리가 너무 허술해 추가 횡령 비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경찰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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