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노숙 농성 600일…법안 통과 ‘막막’

입력 2019.06.29 (21:30) 수정 2019.06.2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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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제노역과 학대로 5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온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여러 차례 보도해드렸는데요.

검찰총장이 사과까지 했지만 정작 진상 조사를 위한 법안은 3년째 국회에 묶여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오늘(29일)로 600일째 국회 앞에서 노숙 농성중입니다.

유호윤 기자가 이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빵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형제복지원에 끌려간 최승우 씨.

[최승우/형제복지원 피해자/지난해 7월 : "14살 때 국가는 저를 부랑아로 만들어버렸어요. (형제복지원에) 들어가자마자 저는 어른한테 소대장이라는 사람한테 강간을 당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 한종선 씨와 함께 2017년 시작한 국회 앞 노숙 농성은 이제 600일이 됐습니다.

[최승우/형제복지원 피해자 : "여기 있으면서도 정말 너무 힘들어 가지고... 내가 이거를 왜 해야 되나 스스로가 자괴감에 빠지더라고요."]

다행히 지난 25일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 등을 위한 과거사법이 첫 관문인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자신들을 빼고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리했다며 안건조정 신청을 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최장 90일 동안 법안이 다시 묶인 겁니다.

[이채익/자유한국당 의원/지난 26일 : "당론으로 정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좀 시간을 주십사 하는 말씀이고..."]

지난해 2월에도 논의를 미루더니 1년이 넘은 지금 또다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겁니다.

[한종선/형제복지원 피해자 : "무기력해지는 거죠 그냥... 안건상정을 다시 재신청을 했다는 것은 하지 말자라는 소리와 마찬가지거든요."]

그래도 피해자들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최승우/형제복지원 피해자 : "자유한국당 의원들께 찾아가서 또다시 그렇게 무릎을 꿇어서라도 제발 좀 일사천리로 잘 진행해달라고 부탁을 드려야죠."]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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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제복지원’ 노숙 농성 600일…법안 통과 ‘막막’
    • 입력 2019-06-29 21:32:35
    • 수정2019-06-29 22: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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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제노역과 학대로 5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온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여러 차례 보도해드렸는데요.

검찰총장이 사과까지 했지만 정작 진상 조사를 위한 법안은 3년째 국회에 묶여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오늘(29일)로 600일째 국회 앞에서 노숙 농성중입니다.

유호윤 기자가 이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빵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형제복지원에 끌려간 최승우 씨.

[최승우/형제복지원 피해자/지난해 7월 : "14살 때 국가는 저를 부랑아로 만들어버렸어요. (형제복지원에) 들어가자마자 저는 어른한테 소대장이라는 사람한테 강간을 당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 한종선 씨와 함께 2017년 시작한 국회 앞 노숙 농성은 이제 600일이 됐습니다.

[최승우/형제복지원 피해자 : "여기 있으면서도 정말 너무 힘들어 가지고... 내가 이거를 왜 해야 되나 스스로가 자괴감에 빠지더라고요."]

다행히 지난 25일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 등을 위한 과거사법이 첫 관문인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자신들을 빼고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리했다며 안건조정 신청을 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최장 90일 동안 법안이 다시 묶인 겁니다.

[이채익/자유한국당 의원/지난 26일 : "당론으로 정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좀 시간을 주십사 하는 말씀이고..."]

지난해 2월에도 논의를 미루더니 1년이 넘은 지금 또다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겁니다.

[한종선/형제복지원 피해자 : "무기력해지는 거죠 그냥... 안건상정을 다시 재신청을 했다는 것은 하지 말자라는 소리와 마찬가지거든요."]

그래도 피해자들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최승우/형제복지원 피해자 : "자유한국당 의원들께 찾아가서 또다시 그렇게 무릎을 꿇어서라도 제발 좀 일사천리로 잘 진행해달라고 부탁을 드려야죠."]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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