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개점휴업’, 의원들 해외 출장은 ‘성업’

입력 2019.07.02 (21:19) 수정 2019.07.0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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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는 올 상반기 거의 개점휴업 상태였습니다.

그 개점휴업 기간에 절반 넘는 국회의원들이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해외출장, 필요하면 가야겠죠.

이를테면 예결산 심사제도 확립을 위한 해외 자료 조사를 위한 해외 출장, 가야겠죠.

그런데 가서 뭘 했는지, 최형원 기자가 상반기 국회의원의 해외출장 실태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국회 예결특위위원들이 대거 해외출장을 갔습니다.

민주당은 베트남과 미얀마, 한국당은 베트남·영국, 바른미래당은 인도로 향했습니다.

효율적인 예·결산 심사제도 확립을 위한 자료 조사가 출장 목적이었습니다.

민주당 위원들의 출장 일정표.

대사관, KOICA, 교민 등과의 만남이 대부분이고, 예산 관련 일정은 없습니다.

영국을 방문한 한국당도 예·결산과 관련 없는 국제해사기구와 한국선급 지부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이 일정은 같은 날 농해수위 여야의원들의 출장 일정과 정확히 겹칩니다.

출장 뒤 낸 보고서 역시 토씨까지 똑같습니다.

[해외 출장 동행 국회 직원/음성변조 : "연말이라 일정 잡기가 어려우니까 (예결위와 농해수위가) 같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용이 일부 겹칠 수밖에 없는 거죠."]

자료조사를 위해 출장을 갔다는 예결위원들은 출장 이후 한 번도 모이지 않은 채 지난 5월 말 임기를 마쳤습니다.

[국회 예결위 관계자 : "(올해는) 안열렸습니다. 여당 쪽에서는 열자고 했었던 것 같고, 야당에서 아마 그때 반대해 가지고..."]

올 상반기 국회 회의가 열린 날은 단 64일.

사실상 개점휴업이던 이 기간에, 절반이 넘는 155명 의원들이 국회 예산이나 외부 지원으로 63건의 해외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5~6월 패스트트랙 정국에도 여야가 함께 7건 출장을 나갔습니다.

국회에선 옥신각신하다가도.

[임종성/국회 국토교통위원/더불어민주당 : "무려 86일간 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국토교통위원회가 마비되어가고 있다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낍니다."]

[박순자/국회 국토교통위원장/자유한국당 : "아직 서로 간사 간에 (회의 개최) 합의는 이뤄진 것 같지 않습니다."]

해외에선 다정하게 사진을 찍고 함께 현장도 시찰합니다.

해당 의원들은 상임위 차원의 출장은 여야가 함께 하는 것이 관례라고 해명했습니다.

지난해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출장이 논란이 되자 국회는 출장의 적절성을 사전심사하기로 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출장심사 내역을 확인해봤더니, 외부기관 지원 출장의 경우 부적합 결정을 받은 게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국회는 자체 예산으로 나간 해외출장 심사내역에 대해선 정보공개를 거부했습니다.

국회 예산으로 나가는 의원들의 해외출장비는 한 사람당 천5백만 원 선입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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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는 ‘개점휴업’, 의원들 해외 출장은 ‘성업’
    • 입력 2019-07-02 21:22:06
    • 수정2019-07-02 22: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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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는 올 상반기 거의 개점휴업 상태였습니다.

그 개점휴업 기간에 절반 넘는 국회의원들이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해외출장, 필요하면 가야겠죠.

이를테면 예결산 심사제도 확립을 위한 해외 자료 조사를 위한 해외 출장, 가야겠죠.

그런데 가서 뭘 했는지, 최형원 기자가 상반기 국회의원의 해외출장 실태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국회 예결특위위원들이 대거 해외출장을 갔습니다.

민주당은 베트남과 미얀마, 한국당은 베트남·영국, 바른미래당은 인도로 향했습니다.

효율적인 예·결산 심사제도 확립을 위한 자료 조사가 출장 목적이었습니다.

민주당 위원들의 출장 일정표.

대사관, KOICA, 교민 등과의 만남이 대부분이고, 예산 관련 일정은 없습니다.

영국을 방문한 한국당도 예·결산과 관련 없는 국제해사기구와 한국선급 지부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이 일정은 같은 날 농해수위 여야의원들의 출장 일정과 정확히 겹칩니다.

출장 뒤 낸 보고서 역시 토씨까지 똑같습니다.

[해외 출장 동행 국회 직원/음성변조 : "연말이라 일정 잡기가 어려우니까 (예결위와 농해수위가) 같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용이 일부 겹칠 수밖에 없는 거죠."]

자료조사를 위해 출장을 갔다는 예결위원들은 출장 이후 한 번도 모이지 않은 채 지난 5월 말 임기를 마쳤습니다.

[국회 예결위 관계자 : "(올해는) 안열렸습니다. 여당 쪽에서는 열자고 했었던 것 같고, 야당에서 아마 그때 반대해 가지고..."]

올 상반기 국회 회의가 열린 날은 단 64일.

사실상 개점휴업이던 이 기간에, 절반이 넘는 155명 의원들이 국회 예산이나 외부 지원으로 63건의 해외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5~6월 패스트트랙 정국에도 여야가 함께 7건 출장을 나갔습니다.

국회에선 옥신각신하다가도.

[임종성/국회 국토교통위원/더불어민주당 : "무려 86일간 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국토교통위원회가 마비되어가고 있다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낍니다."]

[박순자/국회 국토교통위원장/자유한국당 : "아직 서로 간사 간에 (회의 개최) 합의는 이뤄진 것 같지 않습니다."]

해외에선 다정하게 사진을 찍고 함께 현장도 시찰합니다.

해당 의원들은 상임위 차원의 출장은 여야가 함께 하는 것이 관례라고 해명했습니다.

지난해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출장이 논란이 되자 국회는 출장의 적절성을 사전심사하기로 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출장심사 내역을 확인해봤더니, 외부기관 지원 출장의 경우 부적합 결정을 받은 게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국회는 자체 예산으로 나간 해외출장 심사내역에 대해선 정보공개를 거부했습니다.

국회 예산으로 나가는 의원들의 해외출장비는 한 사람당 천5백만 원 선입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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