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허리 때문에’…은행 침입해 돈 대신 ‘공손하게’ 신고 부탁한 40대

입력 2019.07.03 (13:03) 수정 2019.07.0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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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A(40)씨는 직업이 없어 경제적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제적인 것보다 A 씨를 더 괴롭게 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허리 디스크였다. 평소 허리 때문에 고생하던 A 씨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병세는 더욱 악화되는 상황이었다.

허리 치료는 받고 싶지만, 수중에 돈이 없어 고민하던 A 씨는 그때 교도소를 가면 국가에서 치료해줄 수 있을 거라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했고 그것을 실행하기로 마음먹는다. 교도소에 가기 위해 어떤 범죄를 저지를까 생각하던 A 씨는 은행을 범죄 대상으로 선택한다.

지난달 25일 낮 12시 11분쯤 대전시 대덕구의 한 은행.

주머니에 29cm 장난감 칼을 소지한 채 A 씨는 이곳에 모습을 보인다. 은행에 들어선 A 씨는 직원에게 다가가 장난감 칼을 들이대며 “경찰에 신고해 주세요”라고 말한다. A 씨의 행동에 놀란 은행 직원은 약간 이상했지만, 강도로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은행에 도착할 때까지 A 씨는 은행 직원을 협박하거나 돈을 요구하기는커녕 그대로 서 있었다. 신고 후 4분 만에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평소 허리 디스크를 심하게 앓고 있지만, 병원비가 없어 감옥에 들어가면 국가가 치료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은행 직원들도 A 씨가 공손하게 말하는 등 행동이 이상해 진짜 강도가 맞나 생각했다고 한다”며 “A 씨는 우리가 체포할 때도 전혀 저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A 씨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제도 같은 것을 A 씨 모자(母子)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해당 주민센터로 넘겨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했다”며 “A 씨는 동종전과가 없는 등 상황이 안타깝지만,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기에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오늘(3일) 특수협박 혐의로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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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허리 때문에’…은행 침입해 돈 대신 ‘공손하게’ 신고 부탁한 40대
    • 입력 2019-07-03 13:03:12
    • 수정2019-07-03 16:01:45
    취재후·사건후
홀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A(40)씨는 직업이 없어 경제적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제적인 것보다 A 씨를 더 괴롭게 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허리 디스크였다. 평소 허리 때문에 고생하던 A 씨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병세는 더욱 악화되는 상황이었다.

허리 치료는 받고 싶지만, 수중에 돈이 없어 고민하던 A 씨는 그때 교도소를 가면 국가에서 치료해줄 수 있을 거라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했고 그것을 실행하기로 마음먹는다. 교도소에 가기 위해 어떤 범죄를 저지를까 생각하던 A 씨는 은행을 범죄 대상으로 선택한다.

지난달 25일 낮 12시 11분쯤 대전시 대덕구의 한 은행.

주머니에 29cm 장난감 칼을 소지한 채 A 씨는 이곳에 모습을 보인다. 은행에 들어선 A 씨는 직원에게 다가가 장난감 칼을 들이대며 “경찰에 신고해 주세요”라고 말한다. A 씨의 행동에 놀란 은행 직원은 약간 이상했지만, 강도로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은행에 도착할 때까지 A 씨는 은행 직원을 협박하거나 돈을 요구하기는커녕 그대로 서 있었다. 신고 후 4분 만에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평소 허리 디스크를 심하게 앓고 있지만, 병원비가 없어 감옥에 들어가면 국가가 치료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은행 직원들도 A 씨가 공손하게 말하는 등 행동이 이상해 진짜 강도가 맞나 생각했다고 한다”며 “A 씨는 우리가 체포할 때도 전혀 저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A 씨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제도 같은 것을 A 씨 모자(母子)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해당 주민센터로 넘겨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했다”며 “A 씨는 동종전과가 없는 등 상황이 안타깝지만,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기에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오늘(3일) 특수협박 혐의로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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