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먹어도 괜찮아요”…우리들도 응원해요!

입력 2019.07.0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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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초등학교 교무부장 선생님은 어제, 이 학교 사서 선생님과 조리사 등에게 사진을 첨부한 문자 한 통을 보냈습니다. 오늘부터 급식조리원과 돌봄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벌이는데, 이 학교에서 9명의 학교비정규직이 참가합니다. 문자에는 "학교 아이들 걱정은 하지 말아라"는 내용이었고, 사진은 아이들이 직접 만든 게시판이었습니다.


위 사진은 이 학교 6학년은 학생들이 손수 만든 게시판입니다. 게시판에는 하트 포스티지 등으로 메세지를 적었는데, 아이들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파업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라는 문구 아래에 쓰인 아이들의 마음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희 걱정하지 마시고 원하는 거 이루세요."
“힘내세요. 저희는 도시락 먹어도 괜찮아요”
“우리들이 응원하니까 조금만 더 힘내주세요”
"마음 불편하시겠지만 좋은 결과 있을시길 바래요. 항상 밥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나쁜 말 다 무시하고 안전하게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이 학교 아이들이 남다른 게시판을 제작하게 된 건 특별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인권 교육과정'입니다. 6학년 교육과정에 포함된 '인권교육'은 아이들이 차별이 아니라 연대와 평등의 가치를 배우는 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파업이 노동자가 취할 수 있는 기본 권리라는 것도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접한 것입니다.

교실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도 교육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학교 아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수요집회와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행사도 체험하기도 했고, 각각 인권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학교 가정통신문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남동초등학교장 명의의 가정통신문에는 "평소 우리 학생들의성장을 위해 애써주시는 교무실무사, 과학실무사, 급식실 조리종사원, 스포츠강사, 돌봄전담사가 법으로 보장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안정적 노동환경에서 일하며 정당한 처우를 받기 위해 총파업에 참여하게 됐다"며 '불편'으로 생각하기보다 배려와 지지를 보내달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 학교는 차별이 아닌 연대와 평등의 가치를 배우는 곳이를 희망한다며, 보다 나은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자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김창진 교장은 "남동초등학교가 특별한 교육을 하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당연한 교육과정이고, 급식을 못먹더라고 다른 사람의 인권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학부모들이 이해해주실거라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씁쓸한 일이 있습니다. 이같은 학교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단체 소속 회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 것입니다. "왜 학생들에게 이 같은 교육을 하느냐?" "아이들이 이런 응원을 하면 되냐"라며 교사들에게 무차별적인 폭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고운 마음이 이렇게 평가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불편보다는 누군가의 권리를 함께 지켜주는 인천 남동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소중한 마음은 오늘부터 파업에 들어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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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락 먹어도 괜찮아요”…우리들도 응원해요!
    • 입력 2019-07-03 14:59:19
    취재K
인천 남동초등학교 교무부장 선생님은 어제, 이 학교 사서 선생님과 조리사 등에게 사진을 첨부한 문자 한 통을 보냈습니다. 오늘부터 급식조리원과 돌봄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벌이는데, 이 학교에서 9명의 학교비정규직이 참가합니다. 문자에는 "학교 아이들 걱정은 하지 말아라"는 내용이었고, 사진은 아이들이 직접 만든 게시판이었습니다.


위 사진은 이 학교 6학년은 학생들이 손수 만든 게시판입니다. 게시판에는 하트 포스티지 등으로 메세지를 적었는데, 아이들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파업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라는 문구 아래에 쓰인 아이들의 마음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희 걱정하지 마시고 원하는 거 이루세요."
“힘내세요. 저희는 도시락 먹어도 괜찮아요”
“우리들이 응원하니까 조금만 더 힘내주세요”
"마음 불편하시겠지만 좋은 결과 있을시길 바래요. 항상 밥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나쁜 말 다 무시하고 안전하게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이 학교 아이들이 남다른 게시판을 제작하게 된 건 특별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인권 교육과정'입니다. 6학년 교육과정에 포함된 '인권교육'은 아이들이 차별이 아니라 연대와 평등의 가치를 배우는 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파업이 노동자가 취할 수 있는 기본 권리라는 것도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접한 것입니다.

교실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도 교육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학교 아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수요집회와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행사도 체험하기도 했고, 각각 인권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학교 가정통신문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남동초등학교장 명의의 가정통신문에는 "평소 우리 학생들의성장을 위해 애써주시는 교무실무사, 과학실무사, 급식실 조리종사원, 스포츠강사, 돌봄전담사가 법으로 보장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안정적 노동환경에서 일하며 정당한 처우를 받기 위해 총파업에 참여하게 됐다"며 '불편'으로 생각하기보다 배려와 지지를 보내달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 학교는 차별이 아닌 연대와 평등의 가치를 배우는 곳이를 희망한다며, 보다 나은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자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김창진 교장은 "남동초등학교가 특별한 교육을 하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당연한 교육과정이고, 급식을 못먹더라고 다른 사람의 인권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학부모들이 이해해주실거라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씁쓸한 일이 있습니다. 이같은 학교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단체 소속 회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 것입니다. "왜 학생들에게 이 같은 교육을 하느냐?" "아이들이 이런 응원을 하면 되냐"라며 교사들에게 무차별적인 폭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고운 마음이 이렇게 평가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불편보다는 누군가의 권리를 함께 지켜주는 인천 남동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소중한 마음은 오늘부터 파업에 들어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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