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전부터 시신 유기까지…고유정, 범행 과정 사진으로 남겨

입력 2019.07.03 (19:24) 수정 2019.07.0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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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자신의 범행 과정을 사진으로 남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살해 전부터 시신 유기까지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는데, 고유정은 왜 사진을 찍었는지 입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5월 25일 제주도 내 한 펜션으로 전남편과 아이를 데려간 고유정.

검찰은 이날 저녁 8시 10분쯤 고유정이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든 음식물을 전남편에게 먹인 뒤 살해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유는 고유정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사진들 때문입니다.

저녁 8시 10분을 가리키는 벽시계와 현관문에 가지런히 놓인 전남편의 흰 운동화.

같은 시각 카레가 묻은 그릇들과 졸피뎀을 넣어간 분홍색 파우치가 널브러져 있는 싱크대도 찍혔습니다.

검찰이 고유정의 사진에서 단서를 찾게 된 건 현 남편의 진술 때문입니다.

검찰은 "현 남편으로 부터 고유정이 중요한 행동을 사진으로 남기는 습관 있다는 진술을 확보해 사진 3장을 유의미한 증거로 특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한 장은 고유정이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가던 5월 28일 저녁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날 저녁 8시 54분, 여객선 5층 갑판에 덩그러니 놓인 검은색 여행용 가방을 찍은 건데, 30여 분 뒤 이 가방에서 검은 봉지 5개를 꺼내 바다에 버린 고유정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선 이 여행용 가방에서 혈흔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검찰은 국과수에 재감정을 의뢰했습니다.

검찰은 고유정에게 이 사진들을 찍은 이유를 물었지만, 고유정은 "기억이 파편화돼 있다"며 끝까지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공정식/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내가 이 범행이 발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에 사진을 찍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그것이 자신의 발목을 잡는 증거로써 역할을 했기 때문에 실패한 기억 저장이다라고 볼 수 있겠죠."]

제주지방법원은 오는 15일 살해와 사체손괴 은닉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의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쟁점을 정리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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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해 전부터 시신 유기까지…고유정, 범행 과정 사진으로 남겨
    • 입력 2019-07-03 19:26:17
    • 수정2019-07-03 19:56:49
    뉴스 7
[앵커]

전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자신의 범행 과정을 사진으로 남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살해 전부터 시신 유기까지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는데, 고유정은 왜 사진을 찍었는지 입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5월 25일 제주도 내 한 펜션으로 전남편과 아이를 데려간 고유정.

검찰은 이날 저녁 8시 10분쯤 고유정이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든 음식물을 전남편에게 먹인 뒤 살해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유는 고유정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사진들 때문입니다.

저녁 8시 10분을 가리키는 벽시계와 현관문에 가지런히 놓인 전남편의 흰 운동화.

같은 시각 카레가 묻은 그릇들과 졸피뎀을 넣어간 분홍색 파우치가 널브러져 있는 싱크대도 찍혔습니다.

검찰이 고유정의 사진에서 단서를 찾게 된 건 현 남편의 진술 때문입니다.

검찰은 "현 남편으로 부터 고유정이 중요한 행동을 사진으로 남기는 습관 있다는 진술을 확보해 사진 3장을 유의미한 증거로 특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한 장은 고유정이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가던 5월 28일 저녁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날 저녁 8시 54분, 여객선 5층 갑판에 덩그러니 놓인 검은색 여행용 가방을 찍은 건데, 30여 분 뒤 이 가방에서 검은 봉지 5개를 꺼내 바다에 버린 고유정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선 이 여행용 가방에서 혈흔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검찰은 국과수에 재감정을 의뢰했습니다.

검찰은 고유정에게 이 사진들을 찍은 이유를 물었지만, 고유정은 "기억이 파편화돼 있다"며 끝까지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공정식/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내가 이 범행이 발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에 사진을 찍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그것이 자신의 발목을 잡는 증거로써 역할을 했기 때문에 실패한 기억 저장이다라고 볼 수 있겠죠."]

제주지방법원은 오는 15일 살해와 사체손괴 은닉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의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쟁점을 정리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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