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학교 비정규직 파업 현장…그들은 왜 파업에?

입력 2019.07.04 (08:31) 수정 2019.07.04 (09: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앞서 뉴스에서도 보셨지만 어제는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파업 첫날이었죠.

급식 조리사를 포함해 영양사 돌봄 교사 등 2만2천여 명이 파업했습니다.

급식과 돌봄 교실에는 대체 급식과 교직원들이 투입됐죠, 오늘도 상당수 학교에서 파업이 이어지는데요.

파업 첫날 현장을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어제 인천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점심시간이지만 급식을 만드는 조리실은 굳게 잠겨있죠.

[구다혜/초등학생 : "오늘 빵이랑 초코 우유 먹었어요. 배고픈 게 조금 있었는데 괜찮았어요."]

빵과 음료수로 대체 급식을 실시했는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강려원/초등학생 : "조금 불편한 점은 있었는데 급식을 만들어주시는 어머니들께서 파업을 하는 이유도 있는 거니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파업으로 자리를 비운 급식 조리사분들은 광화문 광장을 찾았습니다.

["비정규직 철폐 투쟁! 결사 투쟁!"]

[강해숙/파업 참여 조리실무사 : "학교 학생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제일 커요. 아이들한테 밥이 아닌 거로 대체 급식을 해야 하니까."]

[박금자/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 "아이들을 학교에 놔두고 진짜 우리만 나와서 파업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아이들 눈에 밟히고……."]

매일 챙기던 아이들을 뒤로 하고 길 위에 선 이유가 있었는데요.

[박금자/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 "정부가 나서서 공정임금제, 정규직 임금의 80%를 약속하셨으니까 이걸 지키라고 했더니 예산 없대요. 예산 때문에 어렵대요. 그러면 올해 당장에 한꺼번에 못 하면 올해 조금 (인상하고) 내년에 하고 또 그다음 해에 하고 3년에 걸쳐서 (인상을) 하자. 이렇게 우리가 요구안을 냈거든요. 그런데도 하는 말이 '앞으로 5년 뒤에나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이게 답이에요."]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수당 등을 합쳐 9급 공무원의 70% 수준으로 알려졌는데요.

10년 일한 조리사가 받는 월급은 수당을 합쳐 2백만 원 정도지만, 평균 100인 분 이상을 준비할 정도로 노동 강도는 높다고 합니다.

[박금자/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 "정해진 시간 안에 밥을 다 해내야 하는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밥 같은 것도 한 30kg 되는데 혼자 들어야지 누구랑 같이 들고 이러면 시간상 안 돼요. 어깨나 근골, 허리 다치는 건 당연한 거고 아침에 출근하면 항상 파스가 도배돼서 오니까 파스 냄새가 진동해요."]

[이원순/파업 참여 조리실무사 :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조리사 한 명이) 170명분을 하거든요. 아침에 가자마자 일하고 배식하고 저는 쉴 틈이 없어요. 점심을 한 10분 20분 먹고 끝나면 바로 또 청소 설거지하고 있어요."]

시간에 쫓기며 일하다보니 몸이 상하고, 화상에 더 큰 사고를 입기도 합니다.

[박금자/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 "병가를 쓸 수가 없어요. 대체 인력은 일단 숙련이 안 된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보조 역할밖에 못 하는 거예요."]

[강해숙/파업 참여 조리실무사 : "직장 다니면서 (일을) 편하게 어떻게 해요. 편하게는 아니지만 건강하게 진짜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정년을 다 맞이할 수 있는……."]

이들이 처우 개선과 비정규직의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원순/파업 참여 조리실무사 : "일부 선생님들은 저희 부를 때 '여기요.' '저기요.' 그래요. 밥하는 동네 아줌마 부르듯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솔직히 많아요. 선생님들도."]

[박금자/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 "저 같은 경우도 학교에 벌써 비정규직으로 근무한 지가 25년째거든요. 근데 명칭이 없는 거예요. 이름 자체가 그냥 학교 비정규직 이거예요."]

어제 파업에 참여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급식 조리실무사를 포함해 돌봄 교사와 행정서무 직원 등 2만 2천여 명.

급식과 돌봄 교실을 운영하는 학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초등학교 관계자 : "학생들한테 대체 급식으로 빵하고 우유가 지급이 되었고요. 돌봄 교실은 지금 저희 학교 교무부장님하고 연구부장님이 대신 들어가서 수업을 하시는 거로……."]

돌봄 교실은 파업기간 교직원들이 투입되고 특수학교 역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급을 통합하고 탄력적으로 운영됐습니다.

대체 급식에 단축 수업은 물론 급식을 제공하지 않은 학교도 있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가 도시락 왜 안 챙겨줬냐고 오늘 빵밖에 안 먹었다고……. 애들이 공부하는 시기라 빵하고 우유만 먹으면 많이 힘들어하잖아요. 그래서 그 점이 조금 걱정돼요."]

[송현정/학부모 : "무사히 그냥 잘 타협하셔서 해결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우리 아이들도 빨리 정상적으로 급식도 하고……."]

파업에 대한 우려도 많았지만 지지와 응원도 있었습니다.

[박상민/고등학생 : "조리사님들이 되게 미안해하고 계셨어요. 그래서 그런 미안함을 좀 없애 드리고자 '괜찮다. 좀 하루 정도는 해도 뭐 어떠냐.' 했고, (학생들도) 불편하다고 원망하지 말고 좀 파업에 관심을 갖자는 의도였던 거예요."]

[조선희/파업 참여 돌봄 교사 : "저희 학생들이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거든요. 그럴 때마다 자신 있게 그래 너는 좋은 초등 돌봄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못 했어요. 반쪽짜리 일자리고 비정상적인 일자리니까."]

학교 교직원 가운데 비정규직은 40% 정도로 적지않은 비율입니다.

우리 자녀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 현장의 이번 파업, 어떻게 해결돼야 할까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학교 비정규직 파업 현장…그들은 왜 파업에?
    • 입력 2019-07-04 08:41:39
    • 수정2019-07-04 09:04:20
    아침뉴스타임
[기자]

앞서 뉴스에서도 보셨지만 어제는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파업 첫날이었죠.

급식 조리사를 포함해 영양사 돌봄 교사 등 2만2천여 명이 파업했습니다.

급식과 돌봄 교실에는 대체 급식과 교직원들이 투입됐죠, 오늘도 상당수 학교에서 파업이 이어지는데요.

파업 첫날 현장을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어제 인천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점심시간이지만 급식을 만드는 조리실은 굳게 잠겨있죠.

[구다혜/초등학생 : "오늘 빵이랑 초코 우유 먹었어요. 배고픈 게 조금 있었는데 괜찮았어요."]

빵과 음료수로 대체 급식을 실시했는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강려원/초등학생 : "조금 불편한 점은 있었는데 급식을 만들어주시는 어머니들께서 파업을 하는 이유도 있는 거니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파업으로 자리를 비운 급식 조리사분들은 광화문 광장을 찾았습니다.

["비정규직 철폐 투쟁! 결사 투쟁!"]

[강해숙/파업 참여 조리실무사 : "학교 학생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제일 커요. 아이들한테 밥이 아닌 거로 대체 급식을 해야 하니까."]

[박금자/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 "아이들을 학교에 놔두고 진짜 우리만 나와서 파업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아이들 눈에 밟히고……."]

매일 챙기던 아이들을 뒤로 하고 길 위에 선 이유가 있었는데요.

[박금자/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 "정부가 나서서 공정임금제, 정규직 임금의 80%를 약속하셨으니까 이걸 지키라고 했더니 예산 없대요. 예산 때문에 어렵대요. 그러면 올해 당장에 한꺼번에 못 하면 올해 조금 (인상하고) 내년에 하고 또 그다음 해에 하고 3년에 걸쳐서 (인상을) 하자. 이렇게 우리가 요구안을 냈거든요. 그런데도 하는 말이 '앞으로 5년 뒤에나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이게 답이에요."]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수당 등을 합쳐 9급 공무원의 70% 수준으로 알려졌는데요.

10년 일한 조리사가 받는 월급은 수당을 합쳐 2백만 원 정도지만, 평균 100인 분 이상을 준비할 정도로 노동 강도는 높다고 합니다.

[박금자/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 "정해진 시간 안에 밥을 다 해내야 하는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밥 같은 것도 한 30kg 되는데 혼자 들어야지 누구랑 같이 들고 이러면 시간상 안 돼요. 어깨나 근골, 허리 다치는 건 당연한 거고 아침에 출근하면 항상 파스가 도배돼서 오니까 파스 냄새가 진동해요."]

[이원순/파업 참여 조리실무사 :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조리사 한 명이) 170명분을 하거든요. 아침에 가자마자 일하고 배식하고 저는 쉴 틈이 없어요. 점심을 한 10분 20분 먹고 끝나면 바로 또 청소 설거지하고 있어요."]

시간에 쫓기며 일하다보니 몸이 상하고, 화상에 더 큰 사고를 입기도 합니다.

[박금자/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 "병가를 쓸 수가 없어요. 대체 인력은 일단 숙련이 안 된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보조 역할밖에 못 하는 거예요."]

[강해숙/파업 참여 조리실무사 : "직장 다니면서 (일을) 편하게 어떻게 해요. 편하게는 아니지만 건강하게 진짜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정년을 다 맞이할 수 있는……."]

이들이 처우 개선과 비정규직의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원순/파업 참여 조리실무사 : "일부 선생님들은 저희 부를 때 '여기요.' '저기요.' 그래요. 밥하는 동네 아줌마 부르듯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솔직히 많아요. 선생님들도."]

[박금자/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 "저 같은 경우도 학교에 벌써 비정규직으로 근무한 지가 25년째거든요. 근데 명칭이 없는 거예요. 이름 자체가 그냥 학교 비정규직 이거예요."]

어제 파업에 참여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급식 조리실무사를 포함해 돌봄 교사와 행정서무 직원 등 2만 2천여 명.

급식과 돌봄 교실을 운영하는 학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초등학교 관계자 : "학생들한테 대체 급식으로 빵하고 우유가 지급이 되었고요. 돌봄 교실은 지금 저희 학교 교무부장님하고 연구부장님이 대신 들어가서 수업을 하시는 거로……."]

돌봄 교실은 파업기간 교직원들이 투입되고 특수학교 역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급을 통합하고 탄력적으로 운영됐습니다.

대체 급식에 단축 수업은 물론 급식을 제공하지 않은 학교도 있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가 도시락 왜 안 챙겨줬냐고 오늘 빵밖에 안 먹었다고……. 애들이 공부하는 시기라 빵하고 우유만 먹으면 많이 힘들어하잖아요. 그래서 그 점이 조금 걱정돼요."]

[송현정/학부모 : "무사히 그냥 잘 타협하셔서 해결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우리 아이들도 빨리 정상적으로 급식도 하고……."]

파업에 대한 우려도 많았지만 지지와 응원도 있었습니다.

[박상민/고등학생 : "조리사님들이 되게 미안해하고 계셨어요. 그래서 그런 미안함을 좀 없애 드리고자 '괜찮다. 좀 하루 정도는 해도 뭐 어떠냐.' 했고, (학생들도) 불편하다고 원망하지 말고 좀 파업에 관심을 갖자는 의도였던 거예요."]

[조선희/파업 참여 돌봄 교사 : "저희 학생들이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거든요. 그럴 때마다 자신 있게 그래 너는 좋은 초등 돌봄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못 했어요. 반쪽짜리 일자리고 비정상적인 일자리니까."]

학교 교직원 가운데 비정규직은 40% 정도로 적지않은 비율입니다.

우리 자녀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 현장의 이번 파업, 어떻게 해결돼야 할까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