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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복권 광풍 휩쓴 중국 ‘87조 원 썼다’…왜?
입력 2019.07.04 (16:15)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리포트] 복권 광풍 휩쓴 중국 ‘87조 원 썼다’…왜?
일확천금 꿈꾸는 중국인!

중국의 복권 광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중국 재정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복권이 5114.7억 위안(우리 돈 86조 8,990억 원) 어치에 이른다. 2017년보다 848억 위안(14조 4천억 원) 늘었다. 증가율 20%,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률 6.6%보다 3배나 빠른 증가 추세다.

체육복권 매출이 2869.1억 위안(48조 7천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2017년보다 772억 위안(13조 1천억 원) 늘어나 36.8% 폭증했다. 중국 전역 32곳의 성시 자치구 중 30곳에서 모두 증가했다. 복권 광풍이 전국적인 현상임을 말해준다. 올해도 복권 광풍은 꺼지지 않고 있다. 중국 재정부가 발표한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복권 판매액이 1,423억 위안(24조 1천억 원)에 이른다. 복권 광풍의 주범인 체육복권은 올해도 769억 위안(13조 원)어치가 팔려, 지난해보다 4.1% 증가했다.

우리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기록을 보면 중국의 지난해 복권 판매액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중동 대륙 전체 735억 달러(86조 원), 중남미 대륙 597억 달러(69조 원)보다 많다. 나라별로 보더라도 미국 815억 달러(95조 원)보다 적을 뿐 영국 88억 달러(10조 3천억 원), 독일 85억 달러(10조 원), 일본 71억 달러(8조 4천억 원), 한국 39억 달러(4조 6천억 원)를 압도한다.


화려한 성장, 그 아래 드리운 그늘

중국 사회과학계와 금융계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중국의 복권 광풍을 사회병리 현상으로 주목하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증이 한탕주의에 기대는 집단적 충동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진단은 중국 정부가 지난 1일 중국공산당 창당 기념일을 맞이해 발표한 '민족부흥의 영광 - 신 중국 70년의 발전(民族复兴铸辉煌——新中国成立70周年经济社会发展成就系列报告之,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이 자료를 보면 1952년 중국의 총생산 규모는 679억 위안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해 중국 총생산은 90조 위안으로, 세계 경제에서 16%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2000년 10조 위안을 돌파하며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6대 경제 대국이 됐고, 2010년에는 일본마저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이런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14억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9,732달러(1,137만 원)로 올라섰다.

성장에 대한 자신감은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 자료 곳곳에 묻어난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는 현저하게 상승하여 영향력이 날로 뚜렷해지고 있다. WTO 개혁을 비롯한 국제 경제무역 규칙 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룰 수 있는 위대한 중국의 꿈 실현에 긴밀히 단결하자."


그런데 중국 정부 통계에는 있는 그대로의 중국 모습이 담겨 있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1인당 국민소득 9,732달러의 진실이다. 중국 국민을 소득 구간으로 나눠 5등분 했을 때 2016년 실소득 기준 상위 20% 소득은 59,259 위안(1,008만 원)에 이른다. 하지만 하위 20% 소득은 5,528 위안(94만 원)에 불과하다. 10배가 넘는 소득격차다. 전문가들은 이 격차가 지금은 더 벌어졌을 것으로 예측한다.

도시에 사느냐, 농촌에 사느냐에 따른 소득 차이도 엄청나다. 중국 국가통계연감을 보면 1978년 도시민의 연간 실소득은 343위안, 농촌 주민은 133위안이었다. 격차는 210위안 정도였다. 하지만 2017년 도시민의 평균 실소득은 36,396 위안(619만 원)으로 늘었지만, 농촌 주민은 13,432 위안(228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 도시민이 농촌 주민보다 2.7배나 더 많이 버는 것이다.

결국, 중국의 부는 가진 자가 압도적으로 더 많이 갖고 있고, 지역적으로는 도시에 집중돼 있다. 부(富)의 불평등한 분배는 지니계수에서도 드러난다. 지니계수 수치는 0~1 사이로 0은 소득의 완전한 평등을 의미한다. 반대로 1은 소득 100%를 한 사람이 독점하고 있다는 거다. 유엔에서는 통상 0.4를 빈부격차의 경계선으로 삼는데, 이보다 크면 사회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한다.


위 표에서 보듯이 중국 지니계수는 2001년 이래 0.4를 밑돈 적이 없다. 2008년 0.491을 기록한 뒤 완만한 하강 국면에 접어들더니 2015년 0.462에서 또 상승 추세다. 2017년에는 0.467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중국의 지니계수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측한다. 기관에 따라 0.55, 심지어 0.6이 넘는다는 보고서도 있다. 어쨌든 중국 정부 조사든 해외기관 조사든 중국이 대표적인 부(富) 불평등 국가라는 점은 달라질 게 없다.


복권 광풍, '성공의 위기'로 진행할까?

중국 내부에서도 이런 부의 불평등 문제가 차츰 공론화하는 분위기다. 중국 매체 시나(sina)는 '쑤닝(苏宁)금융연구원 연구자료'를 인용해 이 문제를 지적했다. 쑤닝은 중국 민영 금융회사다.

"한쪽에서는 5성급 호텔 투숙이 넘쳐나고, 1인당 해외 쇼핑액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一面 五星级酒店客房入住率上升、境外人均购物消费额领先全球的消费升级). 그러나 또 다른 한쪽에서는 밥을 지을 수 있으면 절대로 외식을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으면 최대한 택시를 타지 않는다(另一面是能在家做饭绝不去下馆子、能骑自行车尽量不打车的消费降级)."

생존 게임에 내몰린 경제적 약자들이 박탈감을 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사실 몇 가지 없다. 그중의 하나가 일확천금을 바라는 복권일 것이다. 그런데 일부가 부를 독점한 상황에서 다수 대중이 지금의 삶이 과거보다 나아졌다는 믿음이 깨지는 순간, 문제는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 경제적 성공이 정치적 위기로 이어지는 '성공의 위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일찌감치 중국에 '빈부격차' 문제 해소를 권고했다. 고소득자 세금 범위 확대, 개인소득세 부과 확대, 임금 세금 축소 등을 제안했다. 한 마디로 가진 자에게서 더 많이 거둬, 없는 자에게 나눠 주라는 거다. 중국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은 아는 듯하다. 다만 그것이 실제 정책으로 집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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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4 (16:15)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리포트] 복권 광풍 휩쓴 중국 ‘87조 원 썼다’…왜?
일확천금 꿈꾸는 중국인!

중국의 복권 광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중국 재정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복권이 5114.7억 위안(우리 돈 86조 8,990억 원) 어치에 이른다. 2017년보다 848억 위안(14조 4천억 원) 늘었다. 증가율 20%,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률 6.6%보다 3배나 빠른 증가 추세다.

체육복권 매출이 2869.1억 위안(48조 7천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2017년보다 772억 위안(13조 1천억 원) 늘어나 36.8% 폭증했다. 중국 전역 32곳의 성시 자치구 중 30곳에서 모두 증가했다. 복권 광풍이 전국적인 현상임을 말해준다. 올해도 복권 광풍은 꺼지지 않고 있다. 중국 재정부가 발표한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복권 판매액이 1,423억 위안(24조 1천억 원)에 이른다. 복권 광풍의 주범인 체육복권은 올해도 769억 위안(13조 원)어치가 팔려, 지난해보다 4.1% 증가했다.

우리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기록을 보면 중국의 지난해 복권 판매액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중동 대륙 전체 735억 달러(86조 원), 중남미 대륙 597억 달러(69조 원)보다 많다. 나라별로 보더라도 미국 815억 달러(95조 원)보다 적을 뿐 영국 88억 달러(10조 3천억 원), 독일 85억 달러(10조 원), 일본 71억 달러(8조 4천억 원), 한국 39억 달러(4조 6천억 원)를 압도한다.


화려한 성장, 그 아래 드리운 그늘

중국 사회과학계와 금융계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중국의 복권 광풍을 사회병리 현상으로 주목하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증이 한탕주의에 기대는 집단적 충동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진단은 중국 정부가 지난 1일 중국공산당 창당 기념일을 맞이해 발표한 '민족부흥의 영광 - 신 중국 70년의 발전(民族复兴铸辉煌——新中国成立70周年经济社会发展成就系列报告之,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이 자료를 보면 1952년 중국의 총생산 규모는 679억 위안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해 중국 총생산은 90조 위안으로, 세계 경제에서 16%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2000년 10조 위안을 돌파하며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6대 경제 대국이 됐고, 2010년에는 일본마저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이런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14억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9,732달러(1,137만 원)로 올라섰다.

성장에 대한 자신감은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 자료 곳곳에 묻어난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는 현저하게 상승하여 영향력이 날로 뚜렷해지고 있다. WTO 개혁을 비롯한 국제 경제무역 규칙 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룰 수 있는 위대한 중국의 꿈 실현에 긴밀히 단결하자."


그런데 중국 정부 통계에는 있는 그대로의 중국 모습이 담겨 있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1인당 국민소득 9,732달러의 진실이다. 중국 국민을 소득 구간으로 나눠 5등분 했을 때 2016년 실소득 기준 상위 20% 소득은 59,259 위안(1,008만 원)에 이른다. 하지만 하위 20% 소득은 5,528 위안(94만 원)에 불과하다. 10배가 넘는 소득격차다. 전문가들은 이 격차가 지금은 더 벌어졌을 것으로 예측한다.

도시에 사느냐, 농촌에 사느냐에 따른 소득 차이도 엄청나다. 중국 국가통계연감을 보면 1978년 도시민의 연간 실소득은 343위안, 농촌 주민은 133위안이었다. 격차는 210위안 정도였다. 하지만 2017년 도시민의 평균 실소득은 36,396 위안(619만 원)으로 늘었지만, 농촌 주민은 13,432 위안(228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 도시민이 농촌 주민보다 2.7배나 더 많이 버는 것이다.

결국, 중국의 부는 가진 자가 압도적으로 더 많이 갖고 있고, 지역적으로는 도시에 집중돼 있다. 부(富)의 불평등한 분배는 지니계수에서도 드러난다. 지니계수 수치는 0~1 사이로 0은 소득의 완전한 평등을 의미한다. 반대로 1은 소득 100%를 한 사람이 독점하고 있다는 거다. 유엔에서는 통상 0.4를 빈부격차의 경계선으로 삼는데, 이보다 크면 사회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한다.


위 표에서 보듯이 중국 지니계수는 2001년 이래 0.4를 밑돈 적이 없다. 2008년 0.491을 기록한 뒤 완만한 하강 국면에 접어들더니 2015년 0.462에서 또 상승 추세다. 2017년에는 0.467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중국의 지니계수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측한다. 기관에 따라 0.55, 심지어 0.6이 넘는다는 보고서도 있다. 어쨌든 중국 정부 조사든 해외기관 조사든 중국이 대표적인 부(富) 불평등 국가라는 점은 달라질 게 없다.


복권 광풍, '성공의 위기'로 진행할까?

중국 내부에서도 이런 부의 불평등 문제가 차츰 공론화하는 분위기다. 중국 매체 시나(sina)는 '쑤닝(苏宁)금융연구원 연구자료'를 인용해 이 문제를 지적했다. 쑤닝은 중국 민영 금융회사다.

"한쪽에서는 5성급 호텔 투숙이 넘쳐나고, 1인당 해외 쇼핑액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一面 五星级酒店客房入住率上升、境外人均购物消费额领先全球的消费升级). 그러나 또 다른 한쪽에서는 밥을 지을 수 있으면 절대로 외식을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으면 최대한 택시를 타지 않는다(另一面是能在家做饭绝不去下馆子、能骑自行车尽量不打车的消费降级)."

생존 게임에 내몰린 경제적 약자들이 박탈감을 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사실 몇 가지 없다. 그중의 하나가 일확천금을 바라는 복권일 것이다. 그런데 일부가 부를 독점한 상황에서 다수 대중이 지금의 삶이 과거보다 나아졌다는 믿음이 깨지는 순간, 문제는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 경제적 성공이 정치적 위기로 이어지는 '성공의 위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일찌감치 중국에 '빈부격차' 문제 해소를 권고했다. 고소득자 세금 범위 확대, 개인소득세 부과 확대, 임금 세금 축소 등을 제안했다. 한 마디로 가진 자에게서 더 많이 거둬, 없는 자에게 나눠 주라는 거다. 중국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은 아는 듯하다. 다만 그것이 실제 정책으로 집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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