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마을 뒤덮은 파리떼…폭증 원인은?

입력 2019.07.05 (08:31) 수정 2019.07.0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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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더우시죠? 폭염 경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한여름이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죠.

모기와 파리 등 해충입니다.

이런 동네가 있습니다. 파리떼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은 물론 가게 영업까지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파리떼의 습격, 그 원인은 뭘까요?

지금부터 현장으로 가보시죠.

[리포트]

세종시의 한 사찰

여기저기에 죽은 파리 떼가 붙어 있는 끈끈이들이 놓여 있고 통에는 파리들이 가득합니다.

[사찰 관계자/음성변조: "오늘 설치한 건데 이 정도거든요."]

식사를 준비하는 부엌 안도 재료 대신 파리가 붙은 끈끈이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 갑자기 파리떼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찰 관계자/음성변조: "이렇게 집중적으로 오는 건 한 일주일 되고 그동안 차츰차츰 많아진 거예요. 몇 마리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막 수백, 수천 마리 같아요."]

식기나 도마에 수시로 붙는 파리들 때문에 식사 준비는 몇 배는 힘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사찰 관계자/음성변조: "저희가 이렇게 이런 것을 쓰려면 다 닦아 써요. 이렇게 파리가 앉았다 일어나기 때문에 다시 다 닦아서 음식을 해야……."]

이번에는 인근 축사로 가봤습니다. 축사 주변이 파리들로 가득한데요.

소들의 몸도 파리 떼로 까맣게 덮였는데, 이전에는 한 번도 없던 일이라고 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유난히 많은 거지. 그전에는 없었어. 작년에는 안 많았어요."]

끈끈이를 갖다 놓으면 금방 파리 떼로 뒤덮이는데요. 또 다른 파리들이 계속 나타나는 터라 감당이 되지 않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안돼요. 약 계속 놔둬도 소용없어."]

이렇게 2-3주전부터 동네에 나타난 파리 떼들로 마을 주민들은 고통을 겪고 있는데요,

집집마다 파리떼가 붙은 끈끈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음식물을 못 먹었어. 음식 같은 거, 밥 먹으려면 된장 끓이고 김치 같은 것을 꺼내잖아요. 그러면 파리가 몽땅 다 빠져서……."]

[인근 주민/음성변조: "음식을 하면 냄새나니까 밖에서 고기 같은 것도 못 굽고 음식 조리를 못하지. 고기보다 파리가 더 많아요."]

밤에 잠을 잘 때도 고역이라는데, 왜 그럴까요?

[인근 주민/음성변조: "짧은 옷 입고 반바지 입고 앉아있으면 와서 기어 다니니까. 근질근질거려서……. 밤에도 그렇죠. 이불 푹 뒤집어쓰고 자야 될 정도로 근질거리게 따라 들어와서……."]

도대체 이 파리들은 어디에서 온 걸까요?

지자체 조사 결과, 5월말에서 6월초경 마을 인근 농장에서 뿌린 퇴비가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임윤빈/세종시 장군면장: "음식물 찌꺼기로 만든 액체비료라고 보이는 불량 퇴비가 살포됨으로 인해서 발생한 상황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시 부서에서 지금 원인을 분석 중에 있습니다."]

음식물 찌꺼기로 만든 액체 비료 속의 파리 유충이 부화하면서 급격하게 늘어난 겁니다.

[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유충이 5월부터 습도가 올라가면서 최적의 장소를 갖추게 된 거죠. 그리고 비가 약간 오면서 이게 더 심하게 된 거죠. 이게 수분이 있으면 유충들이 활성화가 되니까……."]

진원지로 의심되는 농장으로 찾아가봤습니다.

잠깐 가만히 있기만 해도 온몸에 파리 떼가 달라붙을 정도로 엄청난 수의 파리들이 있는 상황.

며칠째 방역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줄어들고 있지 않고 있는데요.

주민들은 지자체의 초기 대응이 늦었다며 불만을 표시합니다.

[인근 식당 직원/음성변조: "면에 얘기하면 우리 관할 아니니까 다른 쪽에 문의해봐라. 그러면 그쪽에 물어보면 또 다른 쪽에 문의해봐라. 그렇게 서로 얘기를 하다 보니까 그게(해결이) 더 늦어지게 된 거죠."]

대응이 늦어지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인근 가게들입니다.

피서철 성수기를 앞두고 손님맞이에 한창일 펜션은 텅 비어 있습니다. 말 그대로 파리만 날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약 취소 전화만 빗발치고 있습니다.

[인근 펜션 업주/음성변조: "지금 계속 취소 말 나오고 인터넷에 댓글 올라오고 진짜 피해를 무지무지 입고 있어요."]

지난 주말에는 손님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인근 펜션 업주/음성변조: "음식을 다 맞춰 와서 먹는데 조금 있으니까 검은 파리 떼가 벌떼처럼 몰려들어서 끈끈이도 펼쳐보고 별짓을 다 해도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제 다시는 안 온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올해 장사도 장사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인근 펜션 업주/음성변조: "평상, 수영장은 지금 한철 아닙니까. 2개월이요. 이 평상이 다 지금 텅텅 비어있잖아요. 또 이런 이미지가 돼서 올해도 타격이 있지만 내년에도 타격 입을 가능성 있다는 얘기야. 그게 더 마음이 아픈 거지."]

[인근 식당 직원/음성변조: "손님들이 많이 안 오시죠. 여기 앞에 파리 보고 깜짝 놀라서 그냥 돌아가시는 분들이 엄청 많아요. 그래서 저희도 피해가 엄청나죠."]

결국 아예 문을 닫은 식당도 있습니다.

[인근 식당 업주/음성변조: "밥값 못 내겠다고 주차장에서 차가 이렇다고 세차비를 물어달라고 하는데 무슨 장사를 해요."]

언제까지 가게를 닫아야 할지 답답하기만 한 상황입니다.

[인근 식당 업주/음성변조: "임대료도 못 내고 있어요. 직원들 두 명 잠깐 쉬라고 하고 이러고 있는 거예요. 3명이. 어떻게 하라고……."]

지자체는 집중방역을 통해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파리떼가 주변까지 확산될 거라는 우려도 있는데요.

주민들은 과연 언제쯤 파리떼의 습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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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마을 뒤덮은 파리떼…폭증 원인은?
    • 입력 2019-07-05 08:34:18
    • 수정2019-07-05 09: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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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더우시죠? 폭염 경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한여름이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죠.

모기와 파리 등 해충입니다.

이런 동네가 있습니다. 파리떼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은 물론 가게 영업까지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파리떼의 습격, 그 원인은 뭘까요?

지금부터 현장으로 가보시죠.

[리포트]

세종시의 한 사찰

여기저기에 죽은 파리 떼가 붙어 있는 끈끈이들이 놓여 있고 통에는 파리들이 가득합니다.

[사찰 관계자/음성변조: "오늘 설치한 건데 이 정도거든요."]

식사를 준비하는 부엌 안도 재료 대신 파리가 붙은 끈끈이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 갑자기 파리떼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찰 관계자/음성변조: "이렇게 집중적으로 오는 건 한 일주일 되고 그동안 차츰차츰 많아진 거예요. 몇 마리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막 수백, 수천 마리 같아요."]

식기나 도마에 수시로 붙는 파리들 때문에 식사 준비는 몇 배는 힘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사찰 관계자/음성변조: "저희가 이렇게 이런 것을 쓰려면 다 닦아 써요. 이렇게 파리가 앉았다 일어나기 때문에 다시 다 닦아서 음식을 해야……."]

이번에는 인근 축사로 가봤습니다. 축사 주변이 파리들로 가득한데요.

소들의 몸도 파리 떼로 까맣게 덮였는데, 이전에는 한 번도 없던 일이라고 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유난히 많은 거지. 그전에는 없었어. 작년에는 안 많았어요."]

끈끈이를 갖다 놓으면 금방 파리 떼로 뒤덮이는데요. 또 다른 파리들이 계속 나타나는 터라 감당이 되지 않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안돼요. 약 계속 놔둬도 소용없어."]

이렇게 2-3주전부터 동네에 나타난 파리 떼들로 마을 주민들은 고통을 겪고 있는데요,

집집마다 파리떼가 붙은 끈끈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음식물을 못 먹었어. 음식 같은 거, 밥 먹으려면 된장 끓이고 김치 같은 것을 꺼내잖아요. 그러면 파리가 몽땅 다 빠져서……."]

[인근 주민/음성변조: "음식을 하면 냄새나니까 밖에서 고기 같은 것도 못 굽고 음식 조리를 못하지. 고기보다 파리가 더 많아요."]

밤에 잠을 잘 때도 고역이라는데, 왜 그럴까요?

[인근 주민/음성변조: "짧은 옷 입고 반바지 입고 앉아있으면 와서 기어 다니니까. 근질근질거려서……. 밤에도 그렇죠. 이불 푹 뒤집어쓰고 자야 될 정도로 근질거리게 따라 들어와서……."]

도대체 이 파리들은 어디에서 온 걸까요?

지자체 조사 결과, 5월말에서 6월초경 마을 인근 농장에서 뿌린 퇴비가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임윤빈/세종시 장군면장: "음식물 찌꺼기로 만든 액체비료라고 보이는 불량 퇴비가 살포됨으로 인해서 발생한 상황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시 부서에서 지금 원인을 분석 중에 있습니다."]

음식물 찌꺼기로 만든 액체 비료 속의 파리 유충이 부화하면서 급격하게 늘어난 겁니다.

[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유충이 5월부터 습도가 올라가면서 최적의 장소를 갖추게 된 거죠. 그리고 비가 약간 오면서 이게 더 심하게 된 거죠. 이게 수분이 있으면 유충들이 활성화가 되니까……."]

진원지로 의심되는 농장으로 찾아가봤습니다.

잠깐 가만히 있기만 해도 온몸에 파리 떼가 달라붙을 정도로 엄청난 수의 파리들이 있는 상황.

며칠째 방역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줄어들고 있지 않고 있는데요.

주민들은 지자체의 초기 대응이 늦었다며 불만을 표시합니다.

[인근 식당 직원/음성변조: "면에 얘기하면 우리 관할 아니니까 다른 쪽에 문의해봐라. 그러면 그쪽에 물어보면 또 다른 쪽에 문의해봐라. 그렇게 서로 얘기를 하다 보니까 그게(해결이) 더 늦어지게 된 거죠."]

대응이 늦어지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인근 가게들입니다.

피서철 성수기를 앞두고 손님맞이에 한창일 펜션은 텅 비어 있습니다. 말 그대로 파리만 날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약 취소 전화만 빗발치고 있습니다.

[인근 펜션 업주/음성변조: "지금 계속 취소 말 나오고 인터넷에 댓글 올라오고 진짜 피해를 무지무지 입고 있어요."]

지난 주말에는 손님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인근 펜션 업주/음성변조: "음식을 다 맞춰 와서 먹는데 조금 있으니까 검은 파리 떼가 벌떼처럼 몰려들어서 끈끈이도 펼쳐보고 별짓을 다 해도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제 다시는 안 온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올해 장사도 장사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인근 펜션 업주/음성변조: "평상, 수영장은 지금 한철 아닙니까. 2개월이요. 이 평상이 다 지금 텅텅 비어있잖아요. 또 이런 이미지가 돼서 올해도 타격이 있지만 내년에도 타격 입을 가능성 있다는 얘기야. 그게 더 마음이 아픈 거지."]

[인근 식당 직원/음성변조: "손님들이 많이 안 오시죠. 여기 앞에 파리 보고 깜짝 놀라서 그냥 돌아가시는 분들이 엄청 많아요. 그래서 저희도 피해가 엄청나죠."]

결국 아예 문을 닫은 식당도 있습니다.

[인근 식당 업주/음성변조: "밥값 못 내겠다고 주차장에서 차가 이렇다고 세차비를 물어달라고 하는데 무슨 장사를 해요."]

언제까지 가게를 닫아야 할지 답답하기만 한 상황입니다.

[인근 식당 업주/음성변조: "임대료도 못 내고 있어요. 직원들 두 명 잠깐 쉬라고 하고 이러고 있는 거예요. 3명이. 어떻게 하라고……."]

지자체는 집중방역을 통해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파리떼가 주변까지 확산될 거라는 우려도 있는데요.

주민들은 과연 언제쯤 파리떼의 습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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