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범인 잡는 페이스북…태국에서는 찍히면 잡힌다

입력 2019.07.06 (07:02) 수정 2019.07.06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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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haosod

페이스북 천국 방콕…. 활성 계정 세계 1위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페이스북 활성 계정이 가장 많은 나라는 어디일까?
의외로 태국 방콕이다.

Electronic Transactions Development Agency의 Global Digital Report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방콕에서는 2천200만 개의 페이스북 계정이 활동 중이다. 전 세계 페이스북 계정의 1%나 된다. 주민등록이 된 방콕 인구가 820만 명, 비등록 거주민을 합해 1천만 명으로 잡아도 엄청난 사용률이다. 모든 방콕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한다고 보면 된다.

태국인들의 SNS 사용 현황을 나타내는 신문 그래픽. 태국 전체 인구 6천910만 명 가운데 5천100만 명이 SNS를 사용한다(출처:The Nation)태국인들의 SNS 사용 현황을 나타내는 신문 그래픽. 태국 전체 인구 6천910만 명 가운데 5천100만 명이 SNS를 사용한다(출처:The Nation)

태국 사람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도 하루 9시간 38분으로 세계 1위였다. 그래서 "태국은 페이스북과 라인(LINE)이 지배하는 시장"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온라인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태국 SNS 범인 검거에도 효자

태국에서는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마케팅에만 효율적인 것이 아니라 범인 검거에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페이스북 속 영상이나 사진들이 사용자들 사이에 급속도로 공유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지난 6월 2일 태국 경찰은 '시골 노점에서 아내를 돕는 이방인'으로 네티즌들의 칭찬을 받았던 30대 독일 남성을 체포했다.

페이스북상에서 확산한 ‘독일인’의 바비큐 굽는 모습페이스북상에서 확산한 ‘독일인’의 바비큐 굽는 모습

독일인 막시밀리안 페른제브너(34)는 태국 이산 지역 나콘랏차시마 주 팍총의 노점에서 태국인 아내를 도와 닭고기 바비큐를 굽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페이스북상에 퍼지면서 관심을 끌게 됐고 언론에도 소개됐다.

아내 돕는 착한 독일인... 알고 보니 인터폴 적색 수배범

그러나 페른제브너의 출입국 기록을 살펴본 태국 경찰은 그가 독일에서 마약밀매와 강도, 아동포르노 등의 혐의로 수배를 받아 지난 2017년 이미 인터폴에 의해 적색 수배범으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라는 점을 발견했다.

그는 애초 태국 파타야로 들어왔지만, 경찰 추적을 피하고자 시골인 이산 지역으로 옮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이 체포에 나서자 인근 숲속으로 도주해 이틀간이나 추적을 피했는데, 이 과정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이용해 물속에 숨기도 했다.

이 독일인의 경우는 부지불식간 자신의 사진이 찍혀 SNS에 퍼져 체포된 경우지만, 대담하게 라이브 방송을 하다 잡힌 범인도 있다.

페북 라이브 방송으로 춤 영상 찍다 경찰에 덜미

태국인 우타이 노이사꾼(26)은 지난 6월 3일 밤 우타이 타니 주에서 열린 한 행사장을 찾았다가 별생각 없이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자신이 춤추는 모습을 중계했다. 자신은 춤을 추고 자신의 친구에게 촬영을 부탁했다.

[바로가기]https://www.facebook.com/100025698247272/videos/397013354498603/

그런데 우연히 경찰이 이 페북 라이브 방송을 보게 됐고 1년 전 마약 판매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도피범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우타이는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SNS 일상화로 완벽한 도피는 불가능

인구수보다 많은 모바일 단말기 보급이 이뤄지고 SNS가 일상화된 사회 속에서 아무리 숨어지낸다 하더라도 완벽한 도피 생활은 불가능하다. 다른 사람이 칭찬의 목적으로 찍은 사진 때문에 체포된 독일인의 아내는 닭고기 바비큐를 굽는 모습이 페이스북에 올라가지 않았다면 남편이 체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죄짓고는 못 산다'는 속담은 원래 지은 죄에 대한 불안과 가책 때문에 본인이 고통을 받는다는 의미지만, 이제는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본인의 심적 상태와 관계없이 물리적으로 영원한 도피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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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6 07:02:19
    • 수정2019-07-06 07:08:58
    특파원 리포트
출처:Khaosod

페이스북 천국 방콕…. 활성 계정 세계 1위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페이스북 활성 계정이 가장 많은 나라는 어디일까?
의외로 태국 방콕이다.

Electronic Transactions Development Agency의 Global Digital Report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방콕에서는 2천200만 개의 페이스북 계정이 활동 중이다. 전 세계 페이스북 계정의 1%나 된다. 주민등록이 된 방콕 인구가 820만 명, 비등록 거주민을 합해 1천만 명으로 잡아도 엄청난 사용률이다. 모든 방콕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한다고 보면 된다.

태국인들의 SNS 사용 현황을 나타내는 신문 그래픽. 태국 전체 인구 6천910만 명 가운데 5천100만 명이 SNS를 사용한다(출처:The Nation)
태국 사람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도 하루 9시간 38분으로 세계 1위였다. 그래서 "태국은 페이스북과 라인(LINE)이 지배하는 시장"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온라인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태국 SNS 범인 검거에도 효자

태국에서는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마케팅에만 효율적인 것이 아니라 범인 검거에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페이스북 속 영상이나 사진들이 사용자들 사이에 급속도로 공유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지난 6월 2일 태국 경찰은 '시골 노점에서 아내를 돕는 이방인'으로 네티즌들의 칭찬을 받았던 30대 독일 남성을 체포했다.

페이스북상에서 확산한 ‘독일인’의 바비큐 굽는 모습
독일인 막시밀리안 페른제브너(34)는 태국 이산 지역 나콘랏차시마 주 팍총의 노점에서 태국인 아내를 도와 닭고기 바비큐를 굽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페이스북상에 퍼지면서 관심을 끌게 됐고 언론에도 소개됐다.

아내 돕는 착한 독일인... 알고 보니 인터폴 적색 수배범

그러나 페른제브너의 출입국 기록을 살펴본 태국 경찰은 그가 독일에서 마약밀매와 강도, 아동포르노 등의 혐의로 수배를 받아 지난 2017년 이미 인터폴에 의해 적색 수배범으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라는 점을 발견했다.

그는 애초 태국 파타야로 들어왔지만, 경찰 추적을 피하고자 시골인 이산 지역으로 옮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이 체포에 나서자 인근 숲속으로 도주해 이틀간이나 추적을 피했는데, 이 과정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이용해 물속에 숨기도 했다.

이 독일인의 경우는 부지불식간 자신의 사진이 찍혀 SNS에 퍼져 체포된 경우지만, 대담하게 라이브 방송을 하다 잡힌 범인도 있다.

페북 라이브 방송으로 춤 영상 찍다 경찰에 덜미

태국인 우타이 노이사꾼(26)은 지난 6월 3일 밤 우타이 타니 주에서 열린 한 행사장을 찾았다가 별생각 없이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자신이 춤추는 모습을 중계했다. 자신은 춤을 추고 자신의 친구에게 촬영을 부탁했다.

[바로가기]https://www.facebook.com/100025698247272/videos/397013354498603/

그런데 우연히 경찰이 이 페북 라이브 방송을 보게 됐고 1년 전 마약 판매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도피범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우타이는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SNS 일상화로 완벽한 도피는 불가능

인구수보다 많은 모바일 단말기 보급이 이뤄지고 SNS가 일상화된 사회 속에서 아무리 숨어지낸다 하더라도 완벽한 도피 생활은 불가능하다. 다른 사람이 칭찬의 목적으로 찍은 사진 때문에 체포된 독일인의 아내는 닭고기 바비큐를 굽는 모습이 페이스북에 올라가지 않았다면 남편이 체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죄짓고는 못 산다'는 속담은 원래 지은 죄에 대한 불안과 가책 때문에 본인이 고통을 받는다는 의미지만, 이제는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본인의 심적 상태와 관계없이 물리적으로 영원한 도피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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