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서프리카’…전기 요금 얼마나?

입력 2019.07.08 (08:18) 수정 2019.07.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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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서 보낸 여러분들의 주말 어떠셨는지요?

토요일엔 서울 낮 최고기온이 36.1도까지 올라 7월 상순 기온으로는 80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36도 이상의 폭염은 역대 가장 더웠던 지난해 여름보다도 보름이나 빠른 기록입니다.

대구와 아프리카의 합성어 '대프리카'보다 서울, 즉 '서프리카'가 더 무섭단 얘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실제로 제가 주말 대구에 다녀왔는데 서울과 비교하니 선선하단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자, 이런 날씨에 에어컨을 안 켤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틀고 있자니 전기요금 고지서가 두렵습니다.

이번 달 우리 집 전기 요금 얼마나 나올지 가늠 좀 해 볼까요?

잘 아시는 것처럼 가정에서 쓰는 전기는 사용량에 따라 세 구간으로 나눠 요금을 다르게 책정합니다.

바로 누진제입니다.

사용량이 아주 적으면 1kWh당 약 93원을 받고, 사용량이 많으면 3배인 280원 정도 받습니다.

올해부터는 새로 개편된 누진제가 적용되는데 지난해 여름 긴급 실시했던 전기료 할인과 비슷합니다.

지금의 누진제 3단계와 각 구간별 요금은 그대로 두되 여름 한 철만 각 구간 끝을 조금씩 뒤로 미루는 겁니다.

다시 말해, 월평균 전기 사용량 200kwh까지인 최저요금 구간을 300까지로, 두 번째 구간은 450까지로 미룹니다.

할인 받는 구간을 늘려서 사실상 요금을 깎아 주는 겁니다.

약 천600만 가구가 월평균 만 원 안팎으로 할인 혜택을 볼 걸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누진제 첫 구간의 '200킬로와트시'가 어느 정도의 전력이냐면요.

2011년 이후에 나온 최신형인 인버터 에어컨을 한 26도 정도 맞춰서 옛 단위로 30평형대 집에서 한 달 내내 하루 종일 돌린다고 했을 때 200에서 250킬로와트시 정도 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바깥 기온이나 집안 상황에 따라서 차이가 생기지만요, 아무래도 여름에 200킬로와트시까지만 쓰는 거 쉽진 않겠죠.

그래서 개편된 안이 200을 300까지로 늘리게 된 겁니다.

말씀드린대로 지난해 할인과 같은 방식이라 특별히 에어컨을 바꾸거나 오래 틀지 않는다면 요금은 비슷하게 나온다고 보시면 될 텐데요.

기본적으로 냉장고, 다리미, TV 등을 갖춘 4인 가구가 매일 4시간씩 에어컨을 튼다고 가정하면 전기료는 10만4000원 정도 매일 6시간씩 틀어 두면 약 14만 3,600원이 나올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런데 당장 올 여름 할인받는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못 됩니다.

이번 한전의 전기요금 개편안 잘 들여다보면 여름철 요금 깎아 주는 대신 기존의 할인 제도를 없애거나 축소하는 안이 같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잠시 들어 보시죠.

[김태유/한국전력 이사회 의장/6월 28일 : "전반적인 전기요금 체제 개편 계획 안건도 함께 가결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대표적인 게 필수사용량 보장공제의 폐지나 수정입니다.

이 제도, 누진제 1구간에 해당하는 월 200kwh 이하 사용자를 대상으로 월 2,500∼4,000원 할인해 주는 건데요.

전기 많이 쓰는 여름철 요금 내려 줬으니 그 손실을 메우기 위해 이런 할인 없애거나 축소하겠단 겁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전기를 적게 쓰는 겨울에는 요금을 올리겠다고 합니다.

인상 시기는 내년 '총선 이후'인 6월로 예고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한전의 이번 전기요금 개편안이 '조삼모사' 이 고사성어와 꼭 닮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한전의 막대한 경영 손실이 한 몫을 했습니다.

한전은 지난해 약 1조2,000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콩이 두부보다 비싸다'는 게 김종갑 한국 사장의 항변이지만 그럴 거면 굳이 왜 비싼 콩을 쓰려 하느냐, 불만 섞인 지적도 나옵니다.

결국 우리가 조삼모사 속 원숭이가 되지 않으려면 꼼꼼하게 따져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집 전력 사용량 보다 정확히 가늠해 보려면 스마트 한전 앱으로 예상 사용량과 요금을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아껴 쓰는 지혜도 필요해 보입니다.

우선 실내 온도를 낮춰야 합니다.

창에 블라인드를 설치하거나 에어캡(일명 뽁뽁이) 한 번 붙여 보는 것 어떨까요?

뽁뽁이는 겨울에 보온을 위해서만 붙이는 것이 아닙니다.

실내 온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역할도 합니다.

선풍기를 사용할 때도 요령이 있습니다.

낮에는 선풍기를 위쪽으로 향하게 해서 찬공기와 더운 공기가 섞이게 하고요.

반대로 밤에는 선풍기를 바깥쪽으로 향하게 해서 찬공기를 안으로 빨아들이고, 더운 공기를 바깥으로 내보내야 합니다.

실내에 식물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식물이 광합성을 하면서 주변의 열을 흡수해 실내 온도를 낮춰 주기 때문입니다.

친절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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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8 08:21:18
    • 수정2019-07-08 10: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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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서 보낸 여러분들의 주말 어떠셨는지요?

토요일엔 서울 낮 최고기온이 36.1도까지 올라 7월 상순 기온으로는 80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36도 이상의 폭염은 역대 가장 더웠던 지난해 여름보다도 보름이나 빠른 기록입니다.

대구와 아프리카의 합성어 '대프리카'보다 서울, 즉 '서프리카'가 더 무섭단 얘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실제로 제가 주말 대구에 다녀왔는데 서울과 비교하니 선선하단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자, 이런 날씨에 에어컨을 안 켤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틀고 있자니 전기요금 고지서가 두렵습니다.

이번 달 우리 집 전기 요금 얼마나 나올지 가늠 좀 해 볼까요?

잘 아시는 것처럼 가정에서 쓰는 전기는 사용량에 따라 세 구간으로 나눠 요금을 다르게 책정합니다.

바로 누진제입니다.

사용량이 아주 적으면 1kWh당 약 93원을 받고, 사용량이 많으면 3배인 280원 정도 받습니다.

올해부터는 새로 개편된 누진제가 적용되는데 지난해 여름 긴급 실시했던 전기료 할인과 비슷합니다.

지금의 누진제 3단계와 각 구간별 요금은 그대로 두되 여름 한 철만 각 구간 끝을 조금씩 뒤로 미루는 겁니다.

다시 말해, 월평균 전기 사용량 200kwh까지인 최저요금 구간을 300까지로, 두 번째 구간은 450까지로 미룹니다.

할인 받는 구간을 늘려서 사실상 요금을 깎아 주는 겁니다.

약 천600만 가구가 월평균 만 원 안팎으로 할인 혜택을 볼 걸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누진제 첫 구간의 '200킬로와트시'가 어느 정도의 전력이냐면요.

2011년 이후에 나온 최신형인 인버터 에어컨을 한 26도 정도 맞춰서 옛 단위로 30평형대 집에서 한 달 내내 하루 종일 돌린다고 했을 때 200에서 250킬로와트시 정도 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바깥 기온이나 집안 상황에 따라서 차이가 생기지만요, 아무래도 여름에 200킬로와트시까지만 쓰는 거 쉽진 않겠죠.

그래서 개편된 안이 200을 300까지로 늘리게 된 겁니다.

말씀드린대로 지난해 할인과 같은 방식이라 특별히 에어컨을 바꾸거나 오래 틀지 않는다면 요금은 비슷하게 나온다고 보시면 될 텐데요.

기본적으로 냉장고, 다리미, TV 등을 갖춘 4인 가구가 매일 4시간씩 에어컨을 튼다고 가정하면 전기료는 10만4000원 정도 매일 6시간씩 틀어 두면 약 14만 3,600원이 나올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런데 당장 올 여름 할인받는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못 됩니다.

이번 한전의 전기요금 개편안 잘 들여다보면 여름철 요금 깎아 주는 대신 기존의 할인 제도를 없애거나 축소하는 안이 같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잠시 들어 보시죠.

[김태유/한국전력 이사회 의장/6월 28일 : "전반적인 전기요금 체제 개편 계획 안건도 함께 가결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대표적인 게 필수사용량 보장공제의 폐지나 수정입니다.

이 제도, 누진제 1구간에 해당하는 월 200kwh 이하 사용자를 대상으로 월 2,500∼4,000원 할인해 주는 건데요.

전기 많이 쓰는 여름철 요금 내려 줬으니 그 손실을 메우기 위해 이런 할인 없애거나 축소하겠단 겁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전기를 적게 쓰는 겨울에는 요금을 올리겠다고 합니다.

인상 시기는 내년 '총선 이후'인 6월로 예고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한전의 이번 전기요금 개편안이 '조삼모사' 이 고사성어와 꼭 닮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한전의 막대한 경영 손실이 한 몫을 했습니다.

한전은 지난해 약 1조2,000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콩이 두부보다 비싸다'는 게 김종갑 한국 사장의 항변이지만 그럴 거면 굳이 왜 비싼 콩을 쓰려 하느냐, 불만 섞인 지적도 나옵니다.

결국 우리가 조삼모사 속 원숭이가 되지 않으려면 꼼꼼하게 따져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집 전력 사용량 보다 정확히 가늠해 보려면 스마트 한전 앱으로 예상 사용량과 요금을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아껴 쓰는 지혜도 필요해 보입니다.

우선 실내 온도를 낮춰야 합니다.

창에 블라인드를 설치하거나 에어캡(일명 뽁뽁이) 한 번 붙여 보는 것 어떨까요?

뽁뽁이는 겨울에 보온을 위해서만 붙이는 것이 아닙니다.

실내 온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역할도 합니다.

선풍기를 사용할 때도 요령이 있습니다.

낮에는 선풍기를 위쪽으로 향하게 해서 찬공기와 더운 공기가 섞이게 하고요.

반대로 밤에는 선풍기를 바깥쪽으로 향하게 해서 찬공기를 안으로 빨아들이고, 더운 공기를 바깥으로 내보내야 합니다.

실내에 식물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식물이 광합성을 하면서 주변의 열을 흡수해 실내 온도를 낮춰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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