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차 훔친 이유가 폐지때문?…폐지를 사랑한 노숙인

입력 2019.07.0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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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6)씨는 아무런 직업 없이 어머니와 함께 전남 장흥군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도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아지면서 아무런 일을 하지 않는 A 씨에게 어머니의 잔소리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A 씨는 결국 4년 전 집에서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10여 년 전 베트남 출신 여성과 결혼했지만, 경제적 무능함 등으로 인해 결혼에 실패했다”며 “이후 어머니와 함께 살았지만, 고령인 어머니와도 경제적인 갈등을 겪자 어머니 집을 나오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어머니 집에서 나온 A 씨 수중에는 본인 소유의 작은 트럭(포터)이 한 대 있었다. A 씨는 이 트럭을 타고 경기도와 충청도, 대구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노숙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말 A 씨는 부산 수영구 민락동에 도착했고 이후 A 씨는 이곳에서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가며 노숙 생활을 했다. 이 때문에 A 씨에게 폐지는 '삶의 존재' 이유일 만큼 중요한 물건이 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폐지를 모으면서 쌓은 폐지 더미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보관할 장소를 찾고 있었다”며 “마침 그때 생활하던 민락동 어판장 주차장이 A 씨 눈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20일 오전 1시 35분쯤 부산 수영구 민락동 어판장 주차장 안.

새벽 시간 인적이 드문 이곳에 나타난 A 씨는 주차장에서 문이 잠겨있지 않은 1톤 탑차(시가 1,300만 원 상당)를 몰고 달아난다. A 씨는 수영구의 다른 주차장에 훔친 차를 주차하고 자신이 주워온 폐지를 모아두는 장소로 활용했다. 차가 없어졌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잠복 수사 끝에 사건 발생 다음 날 A 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신원을 확인한 후 A 씨가 그동안 타고 다녔던 자신의 차를 주차한 곳에 잠복하면서 A 씨를 붙잡았다”며 “잃어버렸던 탑차는 어촌계 직원들이 생선을 실어 나르기 위해 공동으로 사용하던 차로 이 때문에 문을 잠그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폐지를 보관하기 위해 탑차를 훔쳤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소유 트럭은 대출금 등을 갚지 못해 차 저당권이 설정되고 압류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A 씨는 지난 5월 1일부터 6월 15일까지 민락동 수변공원에 있던 시민들의 휴대전화 3대(시가 150만 원 상당)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오늘(8일) 절도 혐의로 A 씨를 구속하는 한편,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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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차 훔친 이유가 폐지때문?…폐지를 사랑한 노숙인
    • 입력 2019-07-08 13:44:37
    취재후·사건후
A(46)씨는 아무런 직업 없이 어머니와 함께 전남 장흥군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도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아지면서 아무런 일을 하지 않는 A 씨에게 어머니의 잔소리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A 씨는 결국 4년 전 집에서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10여 년 전 베트남 출신 여성과 결혼했지만, 경제적 무능함 등으로 인해 결혼에 실패했다”며 “이후 어머니와 함께 살았지만, 고령인 어머니와도 경제적인 갈등을 겪자 어머니 집을 나오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어머니 집에서 나온 A 씨 수중에는 본인 소유의 작은 트럭(포터)이 한 대 있었다. A 씨는 이 트럭을 타고 경기도와 충청도, 대구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노숙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말 A 씨는 부산 수영구 민락동에 도착했고 이후 A 씨는 이곳에서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가며 노숙 생활을 했다. 이 때문에 A 씨에게 폐지는 '삶의 존재' 이유일 만큼 중요한 물건이 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폐지를 모으면서 쌓은 폐지 더미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보관할 장소를 찾고 있었다”며 “마침 그때 생활하던 민락동 어판장 주차장이 A 씨 눈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20일 오전 1시 35분쯤 부산 수영구 민락동 어판장 주차장 안.

새벽 시간 인적이 드문 이곳에 나타난 A 씨는 주차장에서 문이 잠겨있지 않은 1톤 탑차(시가 1,300만 원 상당)를 몰고 달아난다. A 씨는 수영구의 다른 주차장에 훔친 차를 주차하고 자신이 주워온 폐지를 모아두는 장소로 활용했다. 차가 없어졌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잠복 수사 끝에 사건 발생 다음 날 A 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신원을 확인한 후 A 씨가 그동안 타고 다녔던 자신의 차를 주차한 곳에 잠복하면서 A 씨를 붙잡았다”며 “잃어버렸던 탑차는 어촌계 직원들이 생선을 실어 나르기 위해 공동으로 사용하던 차로 이 때문에 문을 잠그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폐지를 보관하기 위해 탑차를 훔쳤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소유 트럭은 대출금 등을 갚지 못해 차 저당권이 설정되고 압류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A 씨는 지난 5월 1일부터 6월 15일까지 민락동 수변공원에 있던 시민들의 휴대전화 3대(시가 150만 원 상당)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오늘(8일) 절도 혐의로 A 씨를 구속하는 한편,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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