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제주 앞바다에 상어…잇따른 출몰 이유는?

입력 2019.07.10 (08:31) 수정 2019.07.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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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물 밖으로 드러난 까만 지느러미, 사람 주위를 배회하더니 빠른 속도로 사라집니다.

이쯤되면 영화 '죠스'에서 보셨던 상어의 지느러미 같아 보이시죠? 우리나라 제주의 해수욕장에서 찍힌 겁니다.

상어하면 막연하게 공포심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이들 상어는 어떻게 나타나게 된 걸까요?

현장을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무더위가 시작된 제주도의 푸른 바다. 수면 위로 검은색의 무언가 삐죽하게 올라와 있습니다.

["(저거 뭐예요?) 조심해야 된다."]

서핑을 하던 사람들이 조금 더 가까이 가자 수면 위로 드러난 등지느러미와 날렵한 꼬리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최초 목격자도 처음 보는 물고기였다는데요.

["상어가 살아있는 거 맞지? 와, 상어 맞다. 와, 빨라. 빨라."]

[목격자/음성변조 : "한 1m는 넘었어요. 언뜻 봐도 1m는 넘죠."]

사람들이 가까이 가자 큰 원을 그리며 주변을 배회하다 빠르게 헤엄치더니 점점 멀어집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우리도 어슴푸레 보이니까 돌고래인지 상어인지 처음에는 헷갈려하다가 딱 보니까 '야, 상어다. 됐다. 가자. 확인됐다. 나가자.' 우리를 공격했으면 우리는 큰일 났죠."]

당시 해수욕을 즐기던 피서객들은 20명 남짓, 처음 상어를 목격한 사람들은 혹시나 위험할까 싶어 해경에 신고했고 해경은 즉시 사람들을 대피시켰습니다. 1시간 반 정도 입욕이 통제되기도 했는데요.

잠깐 동안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상어가 나타났다는 공포에 피서객들의 걱정이 많았는데요.

다음날, 궂은 날씨까지 겹치면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대신 조금 떨어진 인근 해수욕장엔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이 몰렸는데요.

[송용범/경기도 화성시 : "혹시나 (상어가) 나올까 노파심은 있었는데 막상 오니까 보이지도 않고 사람도 많고 해서…."]

역시 일부 피서객들은 아직 먼바다에 나가는 건 꺼려진다고 말합니다.

[김예솔/경기도 성남시 : "해수욕장에 올까 말까 걱정도 하고 상어 또 나올까 봐 무서워요. 그래서 깊게 들어가는 건 많이 꺼려지는 거 같아요."]

아이들을 데리고 온 피서객들은 물놀이 대신 백사장에서 즐기기도 했습니다.

[배경재/전남 순천시 : "여기 오기 전에 뉴스를 봐서 좀 오기가 꺼려졌어요. 아기들도 있고 상어가 갑자기 나타나서 사람을 공격한다던가 하는 위험 요소가 있어서…."]

[우성호/충남 천안시 : "상어 혹시 나올 수 있으니까 아기하고 먼바다는 못 들어가고요. 가까운 데서만 모래 놀이 정도 하고 있어요."]

제주에서 상어가 목격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1년 여름에도 한 해수욕장에서 상어가 발견된 적이 있는데요.

["나오세요! 이리 나오세요!"]

한눈에 보기에도 제법 큰 몸체, 성질이 포악하고 공격성이 강한 청새리상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제주 앞바다에 출몰한 상어는 2011년과는 달리 위험한 종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 얘기입니다.

[최윤/군산대학교 해양생물공학과 교수 : "상어 중에도 흉상어과에 속하는 무태상어라고 있거든요. 방어나 부시리 이런 물고기를 주로 먹죠. 사람이 다가가면 공격성을 보인다거나 그런 염려는 없습니다. 단지 사람이 접근해서 자극했을 때 공격성을 보일 뿐이지…."]

국내에서 주로 상어는 먼바다에서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해변가는 수심이 5~7m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김병엽/제주대 해양과학대학 교수 : "제주 주변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들이 이 상어들이 안쪽으로 내유하는 것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하거든요. 그런데 돌고래들이 서식지를 다른 쪽으로 이동하다보니 이런 상황도 있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 변화뿐만 아니라 아열대 기후에 많이 사는 상어의 습성상 수온상승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최윤/군산대학교 해양생물공학과 교수 : "열대나 아열대 쪽에 훨씬 더 많은 상어류가 있거든요. 상어들이 조금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북쪽으로 상승을 하기 때문에…."]

앞서, 지난달에는 강릉 앞바다에서 2m가 넘는 청상아리가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해수욕장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였습니다.

[김정롱/어민 : "가까운 바다, 육지에서 한 그러니까 3km 조금 넘죠. 내가 항상 애들 데리고 수영 갈 때 상어 자주 나오니까 조심하라고 당부한다고."]

50년 경력의 정치망 어업을 해온 어민은 최근 들어 종종 상어를 목격했다고 합니다. 오징어, 물고기 등을 잡다가 우연히 상어가 같이 들어가 있는 일이 간혹 있다는 겁니다.

[김정롱/어민 : "큰 거 두 마리고 조그마한 거는 한 서너 마리 되고… 5월에 잡은 거는 그물에 걸려서 죽어있었고 6월에 잡은 거는 살아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잡은 상어는 유독 컸다는데요.

[김정롱/어민 : "아, 커요. 둘레가 커요. 한 1m 50cm, 상어한테 물리면 큰일 나거든요. 사람 물면 상처 나면 큰일 납니다."]

자, 그렇다면 혹시 만약에라도 상어가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성호/충남 천안시 : "멀리 도망가면 상어가 따라오는 거 아니에요? 그냥 상어가 보이면 최대한 수영으로 멀리 도망가는 거밖에 없을 거 같아요."]

[김예솔/경기도 성남시 : "너무 무서워서 움직이지도 못할 거 같아요. 만약 상어를 보게 된다면."]

네, 크기와 종류와 상관없이 상어를 목격하면 보는 즉시 물 밖으로 나와야 할 뿐만 아니라 절대 만지거나 가까이 다가가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최윤/군산대학교 해양생물공학과 교수 : "공격성 없는 상어도 사람이 접근해서 자극하게 되면 공격적으로 변할 수도 있고 또 이빨이 좀 날카로워서 치명적이진 않더라도 상처를 입을 수도 있고 또 피부에 방패 비늘이라고 날카롭고 까칠까칠한 비늘이 있어요. 이건 스치면 피부가 벗겨지는 상처를 입기 때문에 작은 상어들이 해안가에 있다고 하더라도 맨손으로 잡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고요."]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피서객들을 놀라게 했던 상어의 출몰.

지자체들도 해수욕장의 예찰을 강화하는 한편, 상어의 접근을 막는 안전 장비를 마련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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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제주 앞바다에 상어…잇따른 출몰 이유는?
    • 입력 2019-07-10 08:33:34
    • 수정2019-07-10 09: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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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물 밖으로 드러난 까만 지느러미, 사람 주위를 배회하더니 빠른 속도로 사라집니다.

이쯤되면 영화 '죠스'에서 보셨던 상어의 지느러미 같아 보이시죠? 우리나라 제주의 해수욕장에서 찍힌 겁니다.

상어하면 막연하게 공포심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이들 상어는 어떻게 나타나게 된 걸까요?

현장을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무더위가 시작된 제주도의 푸른 바다. 수면 위로 검은색의 무언가 삐죽하게 올라와 있습니다.

["(저거 뭐예요?) 조심해야 된다."]

서핑을 하던 사람들이 조금 더 가까이 가자 수면 위로 드러난 등지느러미와 날렵한 꼬리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최초 목격자도 처음 보는 물고기였다는데요.

["상어가 살아있는 거 맞지? 와, 상어 맞다. 와, 빨라. 빨라."]

[목격자/음성변조 : "한 1m는 넘었어요. 언뜻 봐도 1m는 넘죠."]

사람들이 가까이 가자 큰 원을 그리며 주변을 배회하다 빠르게 헤엄치더니 점점 멀어집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우리도 어슴푸레 보이니까 돌고래인지 상어인지 처음에는 헷갈려하다가 딱 보니까 '야, 상어다. 됐다. 가자. 확인됐다. 나가자.' 우리를 공격했으면 우리는 큰일 났죠."]

당시 해수욕을 즐기던 피서객들은 20명 남짓, 처음 상어를 목격한 사람들은 혹시나 위험할까 싶어 해경에 신고했고 해경은 즉시 사람들을 대피시켰습니다. 1시간 반 정도 입욕이 통제되기도 했는데요.

잠깐 동안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상어가 나타났다는 공포에 피서객들의 걱정이 많았는데요.

다음날, 궂은 날씨까지 겹치면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대신 조금 떨어진 인근 해수욕장엔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이 몰렸는데요.

[송용범/경기도 화성시 : "혹시나 (상어가) 나올까 노파심은 있었는데 막상 오니까 보이지도 않고 사람도 많고 해서…."]

역시 일부 피서객들은 아직 먼바다에 나가는 건 꺼려진다고 말합니다.

[김예솔/경기도 성남시 : "해수욕장에 올까 말까 걱정도 하고 상어 또 나올까 봐 무서워요. 그래서 깊게 들어가는 건 많이 꺼려지는 거 같아요."]

아이들을 데리고 온 피서객들은 물놀이 대신 백사장에서 즐기기도 했습니다.

[배경재/전남 순천시 : "여기 오기 전에 뉴스를 봐서 좀 오기가 꺼려졌어요. 아기들도 있고 상어가 갑자기 나타나서 사람을 공격한다던가 하는 위험 요소가 있어서…."]

[우성호/충남 천안시 : "상어 혹시 나올 수 있으니까 아기하고 먼바다는 못 들어가고요. 가까운 데서만 모래 놀이 정도 하고 있어요."]

제주에서 상어가 목격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1년 여름에도 한 해수욕장에서 상어가 발견된 적이 있는데요.

["나오세요! 이리 나오세요!"]

한눈에 보기에도 제법 큰 몸체, 성질이 포악하고 공격성이 강한 청새리상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제주 앞바다에 출몰한 상어는 2011년과는 달리 위험한 종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 얘기입니다.

[최윤/군산대학교 해양생물공학과 교수 : "상어 중에도 흉상어과에 속하는 무태상어라고 있거든요. 방어나 부시리 이런 물고기를 주로 먹죠. 사람이 다가가면 공격성을 보인다거나 그런 염려는 없습니다. 단지 사람이 접근해서 자극했을 때 공격성을 보일 뿐이지…."]

국내에서 주로 상어는 먼바다에서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해변가는 수심이 5~7m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김병엽/제주대 해양과학대학 교수 : "제주 주변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들이 이 상어들이 안쪽으로 내유하는 것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하거든요. 그런데 돌고래들이 서식지를 다른 쪽으로 이동하다보니 이런 상황도 있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 변화뿐만 아니라 아열대 기후에 많이 사는 상어의 습성상 수온상승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최윤/군산대학교 해양생물공학과 교수 : "열대나 아열대 쪽에 훨씬 더 많은 상어류가 있거든요. 상어들이 조금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북쪽으로 상승을 하기 때문에…."]

앞서, 지난달에는 강릉 앞바다에서 2m가 넘는 청상아리가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해수욕장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였습니다.

[김정롱/어민 : "가까운 바다, 육지에서 한 그러니까 3km 조금 넘죠. 내가 항상 애들 데리고 수영 갈 때 상어 자주 나오니까 조심하라고 당부한다고."]

50년 경력의 정치망 어업을 해온 어민은 최근 들어 종종 상어를 목격했다고 합니다. 오징어, 물고기 등을 잡다가 우연히 상어가 같이 들어가 있는 일이 간혹 있다는 겁니다.

[김정롱/어민 : "큰 거 두 마리고 조그마한 거는 한 서너 마리 되고… 5월에 잡은 거는 그물에 걸려서 죽어있었고 6월에 잡은 거는 살아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잡은 상어는 유독 컸다는데요.

[김정롱/어민 : "아, 커요. 둘레가 커요. 한 1m 50cm, 상어한테 물리면 큰일 나거든요. 사람 물면 상처 나면 큰일 납니다."]

자, 그렇다면 혹시 만약에라도 상어가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성호/충남 천안시 : "멀리 도망가면 상어가 따라오는 거 아니에요? 그냥 상어가 보이면 최대한 수영으로 멀리 도망가는 거밖에 없을 거 같아요."]

[김예솔/경기도 성남시 : "너무 무서워서 움직이지도 못할 거 같아요. 만약 상어를 보게 된다면."]

네, 크기와 종류와 상관없이 상어를 목격하면 보는 즉시 물 밖으로 나와야 할 뿐만 아니라 절대 만지거나 가까이 다가가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최윤/군산대학교 해양생물공학과 교수 : "공격성 없는 상어도 사람이 접근해서 자극하게 되면 공격적으로 변할 수도 있고 또 이빨이 좀 날카로워서 치명적이진 않더라도 상처를 입을 수도 있고 또 피부에 방패 비늘이라고 날카롭고 까칠까칠한 비늘이 있어요. 이건 스치면 피부가 벗겨지는 상처를 입기 때문에 작은 상어들이 해안가에 있다고 하더라도 맨손으로 잡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고요."]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피서객들을 놀라게 했던 상어의 출몰.

지자체들도 해수욕장의 예찰을 강화하는 한편, 상어의 접근을 막는 안전 장비를 마련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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