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무슨 기준으로 자사고 탈락? VS 교육불평등 해소

입력 2019.07.1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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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 어떤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자사고 탈락 결정했는지 깜깜이...명백히 밝혀야
찬 : 재지정 취소된 8개 중 7개 학교, 5년 전에도 기준 미달 성적표 받았어
반 : 입시위주 교육이 자사고만의 문제인가. 등록금? 대치동 한 과목 강의료보다 싸
찬 : 학생 선발권, 비싼 등록금 가진 자사고 폐지하면 현재보다는 교육불평등 옅어질 것
반 : 대통령과 교육감 공약은 무조건 실행돼야 하나? 우리의 입장 힘 모아서 알릴 것
찬 : 특목고도 설립 목적 상실되었다면 폐지되야... ‘폐지’를 전제로 한 평가제도 재설계 필요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1>
■ 방송시간 : 7월 10일(수) 7:35~7: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전수아 회장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 홍민정 정책국장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김경래 : 아까 말씀드렸듯이 자사고 문제 좀 다루겠습니다, 1부에서. 어제 서울 지역 자사고, 자율형사립고 중에 13개 중에 8개가, 절반이 넘죠. 재지정 기준 점수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정 취소 절차를 밟고 있고요. 전국적으로 보면 24개 중에 11개가 이런 지정 취소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교육부 장관 동의 절차는 아직 남아 있고요. 찬반 양쪽이 굉장히 첨예합니다. 애들 교육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첨예한 문제죠. 양쪽 연결해보겠습니다, 찬반. 먼저 전수아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전수아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아이들 챙기시느라고 바쁘실 텐데 아침에 이렇게 연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전수아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어제 8곳 서울에서 취소가 됐고 회장님 자녀가 다니는 곳도 취소가 된 거죠?

▶ 전수아 : 네, 맞습니다.

▷ 김경래 : 회장님 자녀는 몇 학년이죠?

▶ 전수아 :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 김경래 : 학부모님들하고 얘기를 많이 주고받으셨을 텐데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일단?

▶ 전수아 : 일단 저희 발표난 상황을 보고 대체로 불공정하다거나 불합리하다거나 이런 반응들이죠. 왜냐하면 저희 목소리가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고요. 그리고 어떤 합리적인 설명도 없었다는 것 등등의 불만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 김경래 : 이게 합리적인 설명이 없었다는 것은 어떤 부분이 몇 점이 부족해서 이번에 지정 취소가 된다, 이런 설명이 부모님들한테 없는 건가요?

▶ 전수아 : 네, 그런 설명도 없었을뿐더러, 어떤 분들이 어떤 식으로 평가를 하셨는지에 대해서 전혀 공개를 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지금 답답한 상황인 거죠.

▷ 김경래 : 교육청에서는 그런 걸 공개를 안 한 이유를 뭐라고 하던가요?

▶ 전수아 : 일단은 평가위원분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저희는 그것 자체도 투명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처음부터 자사고를 폐지시킨다는 공략을 내세우시고 시행된 평가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분들이 어떤 객관적인 근거로 평가를 하셨는지 사실 그게 몹시 궁금합니다.

▷ 김경래 : 이번에 지정 취소 결정 절차를 밟는 학교가 8개인데 이 중에 7개가 사실 5년 전에 지정 취소로 한 번 결정이 됐었어요, 서울시 교육청에서요. 그런데 교육부에서 그때는 동의를 안 해서 지정 취소가 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고 계십니까, 부모님들은?

▶ 전수아 : 이번에 떨어진 학교들 보면 마포구에 113년 된 학교도 있고 종로구 중앙구는 111년이 됐고요. 거의 8학군 전성기 시절에 강남구, 목동 이렇게 교육특구가 각광받을 때도 서울의 각 지역에서 이렇게 인재양성을 위해서 애써온 학교들이거든요. 그래서 재지정을 받기 위해서 노력을 등한시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하시려면 공정하게 결과를 먼저 공개해야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희 생각에는 이렇게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이런 역사를 자랑하고 교육에 대해서 누구보다 경험이 많은 이런 학교가 5년 동안 그런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거나 등한시했겠습니까? 그래서 저희가 공개를 하시라고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 김경래 : 일단 공개를 해라. 그러면 이번에는 교육부에서는 어떤 결정을, 동의를 할 것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예상을 어떻게 하고 계신지 궁금해서요.

▶ 전수아 : 교육부에서 저희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귀담아 들으셨으면 고민을 해봐야 되지 않으실까요?

▷ 김경래 : 고민을 좀 해달라, 이런 말씀이시고요. 그런데 여기에 대한 자사고를 폐지해야 된다는 쪽도 우리 사회에 분명히 있는데 그쪽에서는 이런 주장을 합니다, 크게 보면 두 가지 주장인데요. 먼저 자사고뿐만 아니라 특목고, 외고, 영재고, 과학고 등등이 우리 고등학교 교육을 서열화하고 있다, 이 부분을 많이 비판을 하거든요. 이 부분은 학부모님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전수아 : 특목고, 외고, 영재고, 과학고 가는 아이들은 외국어, 기초과학을 하고 싶은 아이들이 가는 거고요. 음악이나 미술을 하고 싶은 아이들은 그쪽의 특성화고를 가는 거고요. 왜 입시 위주의 교육이 자사고만의 문제처럼 자꾸 말씀들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거는 사회 시스템이 바뀌어 있지를 않는데 예를 들어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하면 본인들이 일단 고등학교 때부터 그런 교육를 받으면 일반 우리들이 생각할 때는 훌륭한 의사가 되는 그런 꿈을 가진 아이들이 가는 학교들이 또 따로 있다면 이렇게 봤을 때는 사실은 다양한 꿈을 가진 아이들이 다양하게 학교를 선택해서 가는 곳이 자사고고요. 그렇게 지금 특화되어 가고 있다면 이게 자사고가 운영을 잘한 것 아닌가요? 저는 오히려 그렇게 좀 여쭙고 싶거든요. 자사고가 왜 교육 불평등을 조장하고 돈이 많이 들어서 사회 불평등을 조장한다고 그러는데 어떤 근거로 이게 어떻게 평가한 건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미 일반고에서 대학을 진학하려는 학생들도 많은 사교육비를 쓰고 있고요. 일반고 학생들이 돈이 없는 학생들이라고 마음대로 매도하시는 것 같아요, 이 내용을 보면. 사실 물론 자사고 중에는 학비가 비싼 학교도 있지만 고액 학원비보다 싼 월 학비를 내는 학교가 대부분이고요. 이 부분을 잘 모르시고 도매급으로 비싸다고만 하시는 듯하는 것 같아요. 저희 아이 다니는 학교도 강남의 한 과목의 학원비도 안 되는 돈을 매월 학비로 내고 있는 거거든요. 정말 비싼 건지 묻고 싶고요. 자율형사립고잖아요. 물론 부자들만 가는 특목고, 자사고 있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자사고가 마치 매년 수천만 원, 대학보다 더 많은 돈을 낸다는 오해는 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전주 상산고가 처음으로 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졌을 때 이런 비판들이 있었습니다. 숫자에 따라서 약간 논란은 있지만 “전체 학생 중에 상당수가 의대에 간다.” 이것은 맞는 얘기인 것 같아요. 그런 비판이 있어요. 그러니까 능력 있는 아이들을 다 입시 공부시켜서 자사고에서, 의대나 이런 특정 학과로 다 보낸다, 이게 우리 사회에 어떤 도움을 주느냐? 이런 비판에 대해서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전수아 : 예를 들면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상산고에 진학했을 경우에 의대 확률이 높다.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대학 입시의 사회 시스템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는 내 아이가 의사가 꿈이어서 상산고를 가겠다고 하는 거면 이건 상산고에서 그 아이들의 특성에 맞게 잘 교육을 진행했다고 이렇게 반대로 생각을 해주실 수 없나요? 왜 요즘에 좋은 스카이를 나와야만 훌륭한 인재가 된다는 시대는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체육을 원하는 아이들은 체고를 가는 거고요. 음악을 하고 싶은 아이들은 음악 위주의 예고를 가는 거고요. 미술을 하고 싶은 아이들은 미술대학을 가잖아요, 미술 고교가 또 따로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자사고 중에 상산고 같은 경우에는 의사를 하고 싶은 아이들, 그런 꿈을 가진 아이들이 상산고로 진학했다고 보시면 안 되는 겁니까?

▷ 김경래 : 알겠습니다. 또 한 가지 비판 중에 하나가 어릴 때부터 너무 자사고, 특목고 이런 것들이 있어서 어릴 때부터 입시 경쟁이 과열된다, 이 부분은 실제로는 어떤가요, 어머님이 보시기에는?

▶ 전수아 : 일단은 이미 사실은... 입시가 과열이 된다고 말씀하시는데요. 요즘에는 많이 바뀌었다고 봅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아침에 너무 감정이 격해지셔서.

▶ 전수아 : 죄송합니다.

▷ 김경래 :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은 어떠신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문제제기를 하실 건지 좀 말씀해 주세요.

▶ 전수아 : 일단은 저희 모두 힘을 합쳐서 자사고에 대해서 국민이나 정치인들에게 좀 정확히 알리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너무 실상을 모르시는 게 아닌가라는 느낌도 들고요. 그리고 사실은 자유를 저희가 빼앗긴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 대통령과 교육감의 공약이 무조건 실행되어야 된다고 믿고 계시는 듯한데요. 이 부분은 좀 더 공청회라든가 이런 관계자들의 의견 교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자사고 재학생하고 학부모들이 당사자들인데, 이들의 의견이 철저하게 무시되고 있다는 부분은 개선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아침 일찍 연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전수아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전수아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장이었고요. 이어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단체의 상임 변호사이자 정책국장, 홍민정 국장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홍민정 : 안녕하세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 맡고 있는 홍민정 변호사입니다.

▷ 김경래 : 지금 어머님, 그러니까 자사고에 다니는 학부모님들은 굉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너무 정보가 없다, 왜 탈락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주된 반발 중에 하나인데, 이 단체에서는, 변호사님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어제 결정을?

▶ 홍민정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 결정이 좀 예상됐다,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대로 평가 점수나 세부적인 항목에서 이 학교가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 확인할 수 없고 더 확인해봐야 될 사안이긴 하지만, 주목해볼 만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번에 재지정 취소된 8개 학교 중 7개 교는 지난 2014년 1기 재지정 평가에서도 서울 교육청으로부터 지정 취소 또는 지정 취소 2년 유예라는 기준 미달의 성적표를 받았던 학교인 것입니다. 비록 당시 박근혜 정부 교육부에 의해 최종적으로는 자사고 지위를 이어왔지만 오늘의 결과는 이들 학교가 지난 10년간 꾸준히 자사고로서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결과라고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 김경래 : 자사고 폐지 정책에 대해서 비판하는 쪽에서는 이 얘기 특히 많이 하는데요. 특히 서울 같은 경우에는 “자사고가 없어지면 강남 집중 현상이 그러니까 8학군 선호 현상이 더 강화될 것이다. 지금 자사고들이 강북에도 많이 있고 그러는데 그런 것들이 폐지되면.” 이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홍민정 : 강남 집중화 현상도 문제가 될 수 있죠. 그러나 적어도 자사고가 야기하는 계층적 서열화 문제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첫 번째는 자사고는 일반고와 달리 면접 등 선발권이 있는 상태에서 공부 잘하는 학교로 선별시킨다는 것 또 두 번째는 일반고의 3배에 이르는 학비를 감당할 수 있는 가정 경제적 배경이 담보되는 학생들만을 교육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적어도 강남 일반고는 3배 이상의 학비를 요구하지도 않고 입학전형 또한 배정의 형식을 띠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아주 공부를 잘하는 데다 잘사는 아이들이라는 아주 특수한 그리고 그 특수성이 명료한 학생들로 채워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거죠. 그래서 가정 경제적 배경과 성적이 지역별로 차이는 다소 있다고 해도 적어도 지역의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학생들이 그리고 잘살고 못사는 학생들이 함께 이해하면서 협력하면서 공부를 하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문제 상황보다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이다, 나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저희들이 지난주에 자사고 다니는 학생하고 일반고 다니는 학생을 연결해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두 학생이 다 공통적으로 그 얘기를 했어요, “자사고를 폐지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느냐? 자사고 비슷한 게 또 나올 것이다.” 이게 뭐 그러니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안 하고 자사고 없애는 정책이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 이런 회의론이 있습니다. 이것은 이렇게 보세요?

▶ 홍민정 : 그러니까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해결해야 된다는 의견인 것 같은데, 당연하죠. 그러나 그것은 그것대로 노력을 해야 되는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해야 되는 것이고 가정 경제적 배경이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지게 하는 고교체제 서열화의 요인이 되어버린 자사고 정책은 폐지하는 것이 맞습니다. 근본적인 문제, 특히 입시나 이런 문제와는 대별되는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고요. 입시 경쟁이나 대학 서열화 해소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전까지 자사고 일반고 전환, 폐지가 절대 불가능하거나 반드시 논리적으로 해야 되는 문제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치 몸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부분에 대해서 당장 처치를 해야지, 근본적인 습관 개선 등은 보통 추후의 문제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물론 같이 처리되면 좋겠지만 분리해서 봐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이게 사실 자사고가 처음에 만들어질 때 애초에 목적이 교육 다양화 아니겠습니까? 수월성 교육도 있겠지만 다양성인데, 일반고의 지금 교육이 획일적이고 다양화의 그런 목적에 충족이 어렵다, 이런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일반고의 개선 없이 자사고를 없애는 게 이게 순서가 맞는 거냐? 이런 측면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홍민정 : 답변을 드리자면 지금 일반고의 문제는 자사고가 교육 과정의 다양성이라는 명목 아래 설립되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이러한 목적에 교육 과정의 다양성이라는 것이 정말 소수의 특권이 있는 학생들에게, 특정한 학생들에게만 주어져야 되는 것인가라는 것에 대한 문제죠. 그러니까 일반고 또한 모든 학생이 자신의 역량과 적성에 맞는 그리고 그것을 잘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성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제도들이 설계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좀 저희 단체는 나아가서 일부 계층의 학생들만이 특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그리고 모든 학교가 특별해질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 개선되어야 된다고 하는 것의 어떤 구체적인, 아주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어떤 방향이라든가 이런 게 있습니까? 자사고를 만약에 점진적으로 폐지를 한다고 친다면 그다음에 뭘 해야 되는 건지.

▶ 홍민정 : 저도 구체적으로 이런 학교가 있어야 된다, 이런 학교의 종류가 설립되어야 된다, 이런 것은 아니지만 지금 그러한 시도들이 일반고 안에서도 그러니까 공교육 안에서도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고교학점제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학생들이 학생 중심으로 선택해서 교육 과정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그런 제도들이 지금 운영되고 있고요. 이런 것들을 좀 보완해서 일반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소질 그리고 특성에 맞게 교육 과정들을 설계해나갈 수 있는 그런 교육제도들을 저희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지금 전주 상산고가 처음에 문제가 불거져서 논란이 뜨거웠는데 그중에 논란 중에 하나가 아까 학부모님께도 제가 질문을 드렸는데 “의대 진학률이 굉장히 높다.” 그런 현상들이 다른 자사고도 비슷하다고 보세요? 어떤 그런 실태라든가 현황 같은 게 있나요?

▶ 홍민정 : 의대 진학률이 저희도 수치상 이런 것들을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자사고, 특별히. 다른 특수 목적 학교들 같은 경우에는 의대 진학률이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소위 공부를 잘한다는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그런 욕구나 의지는 확실히 보편적으로 있는 현상인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특수한 학교의 유형을 만들어서 특히 자사고는 다양한 교육 과정을 하라고 만들었는데 사실은 의대에 집중되고 과고 같은 경우에도 과학 인재를 만들었는데 또 의대에 이렇게 다 진학하려고 하는 현상들이 어떻게 보면 제도 설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따라서 제가 말씀드린 대로 좀 더 다양한 진로들을 학생 스스로가 그리고 교육제도가 그것들을 담보할 수 있도록 개선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내년에는 외고 등의 재지정 여부가 또 결정이 되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단체에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계세요?

▶ 홍민정 : 저희는 재지정 평가는 사실 평가일 뿐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도적으로 아예 5년마다 운영이 잘되었다면 재지정이 되는 것이 맞고 운영이 잘되지 못하였다면 엄격하게 평가해서 다시 일반고로 전환해야 되는 것이 맞다는 것이 제도의 취지고 그 취지대로 사실은 운영해야 되는 것인데요. 그것을 떠나서 외고 같은 경우에도 사실 외국어 인재 양성을 위해서 설립된 학교잖아요. 그런데 지금 사실 굉장히 국제화되고 있고 외국어 소양이라는 것이 어떤 특정한 능력이다, 특수한 영재성이 발현되는 능력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는 의견들도 있어요, 교육계 내에서.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이 문제고요. 또 하나는 외고 학생들이 진짜 어문학 계열로 계속 진학을 하느냐? 사실 그런 비율은 굉장히 적다고 저희가 통계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외고 같은 경우에도 지정 목적이 상실되었다면 일반고로 전환해서 모든 학생들이 다양하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그런 제도가 마련되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지금 교육청에서 지정 평가를 해서 지정 취소를 결정하고 교육부가 동의하고 이런 절차 말고 “일괄적으로 시행령 바꿔서 일반고로 전환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국장님은?

▶ 홍민정 : 저희도 사실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법령이... 평가는 평가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폐지를 전제로 해서 필수전제로 해서 평가제도가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사고 측에서도 평가인데 무조건 폐지하려고만 한다고 비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게 교육적인 목적과 효과가 제대로 살아나게 하기 위해서는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고요. 그런데 법령 재개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법 원리인 신뢰도의 원칙이 존중되는 범위 내에서 시행령 개정으로 일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홍민정 정책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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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무슨 기준으로 자사고 탈락? VS 교육불평등 해소
    • 입력 2019-07-10 09:32:03
    최강시사
반 : 어떤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자사고 탈락 결정했는지 깜깜이...명백히 밝혀야
찬 : 재지정 취소된 8개 중 7개 학교, 5년 전에도 기준 미달 성적표 받았어
반 : 입시위주 교육이 자사고만의 문제인가. 등록금? 대치동 한 과목 강의료보다 싸
찬 : 학생 선발권, 비싼 등록금 가진 자사고 폐지하면 현재보다는 교육불평등 옅어질 것
반 : 대통령과 교육감 공약은 무조건 실행돼야 하나? 우리의 입장 힘 모아서 알릴 것
찬 : 특목고도 설립 목적 상실되었다면 폐지되야... ‘폐지’를 전제로 한 평가제도 재설계 필요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1>
■ 방송시간 : 7월 10일(수) 7:35~7: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전수아 회장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 홍민정 정책국장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김경래 : 아까 말씀드렸듯이 자사고 문제 좀 다루겠습니다, 1부에서. 어제 서울 지역 자사고, 자율형사립고 중에 13개 중에 8개가, 절반이 넘죠. 재지정 기준 점수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정 취소 절차를 밟고 있고요. 전국적으로 보면 24개 중에 11개가 이런 지정 취소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교육부 장관 동의 절차는 아직 남아 있고요. 찬반 양쪽이 굉장히 첨예합니다. 애들 교육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첨예한 문제죠. 양쪽 연결해보겠습니다, 찬반. 먼저 전수아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전수아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아이들 챙기시느라고 바쁘실 텐데 아침에 이렇게 연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전수아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어제 8곳 서울에서 취소가 됐고 회장님 자녀가 다니는 곳도 취소가 된 거죠?

▶ 전수아 : 네, 맞습니다.

▷ 김경래 : 회장님 자녀는 몇 학년이죠?

▶ 전수아 :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 김경래 : 학부모님들하고 얘기를 많이 주고받으셨을 텐데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일단?

▶ 전수아 : 일단 저희 발표난 상황을 보고 대체로 불공정하다거나 불합리하다거나 이런 반응들이죠. 왜냐하면 저희 목소리가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고요. 그리고 어떤 합리적인 설명도 없었다는 것 등등의 불만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 김경래 : 이게 합리적인 설명이 없었다는 것은 어떤 부분이 몇 점이 부족해서 이번에 지정 취소가 된다, 이런 설명이 부모님들한테 없는 건가요?

▶ 전수아 : 네, 그런 설명도 없었을뿐더러, 어떤 분들이 어떤 식으로 평가를 하셨는지에 대해서 전혀 공개를 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지금 답답한 상황인 거죠.

▷ 김경래 : 교육청에서는 그런 걸 공개를 안 한 이유를 뭐라고 하던가요?

▶ 전수아 : 일단은 평가위원분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저희는 그것 자체도 투명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처음부터 자사고를 폐지시킨다는 공략을 내세우시고 시행된 평가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분들이 어떤 객관적인 근거로 평가를 하셨는지 사실 그게 몹시 궁금합니다.

▷ 김경래 : 이번에 지정 취소 결정 절차를 밟는 학교가 8개인데 이 중에 7개가 사실 5년 전에 지정 취소로 한 번 결정이 됐었어요, 서울시 교육청에서요. 그런데 교육부에서 그때는 동의를 안 해서 지정 취소가 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고 계십니까, 부모님들은?

▶ 전수아 : 이번에 떨어진 학교들 보면 마포구에 113년 된 학교도 있고 종로구 중앙구는 111년이 됐고요. 거의 8학군 전성기 시절에 강남구, 목동 이렇게 교육특구가 각광받을 때도 서울의 각 지역에서 이렇게 인재양성을 위해서 애써온 학교들이거든요. 그래서 재지정을 받기 위해서 노력을 등한시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하시려면 공정하게 결과를 먼저 공개해야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희 생각에는 이렇게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이런 역사를 자랑하고 교육에 대해서 누구보다 경험이 많은 이런 학교가 5년 동안 그런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거나 등한시했겠습니까? 그래서 저희가 공개를 하시라고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 김경래 : 일단 공개를 해라. 그러면 이번에는 교육부에서는 어떤 결정을, 동의를 할 것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예상을 어떻게 하고 계신지 궁금해서요.

▶ 전수아 : 교육부에서 저희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귀담아 들으셨으면 고민을 해봐야 되지 않으실까요?

▷ 김경래 : 고민을 좀 해달라, 이런 말씀이시고요. 그런데 여기에 대한 자사고를 폐지해야 된다는 쪽도 우리 사회에 분명히 있는데 그쪽에서는 이런 주장을 합니다, 크게 보면 두 가지 주장인데요. 먼저 자사고뿐만 아니라 특목고, 외고, 영재고, 과학고 등등이 우리 고등학교 교육을 서열화하고 있다, 이 부분을 많이 비판을 하거든요. 이 부분은 학부모님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전수아 : 특목고, 외고, 영재고, 과학고 가는 아이들은 외국어, 기초과학을 하고 싶은 아이들이 가는 거고요. 음악이나 미술을 하고 싶은 아이들은 그쪽의 특성화고를 가는 거고요. 왜 입시 위주의 교육이 자사고만의 문제처럼 자꾸 말씀들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거는 사회 시스템이 바뀌어 있지를 않는데 예를 들어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하면 본인들이 일단 고등학교 때부터 그런 교육를 받으면 일반 우리들이 생각할 때는 훌륭한 의사가 되는 그런 꿈을 가진 아이들이 가는 학교들이 또 따로 있다면 이렇게 봤을 때는 사실은 다양한 꿈을 가진 아이들이 다양하게 학교를 선택해서 가는 곳이 자사고고요. 그렇게 지금 특화되어 가고 있다면 이게 자사고가 운영을 잘한 것 아닌가요? 저는 오히려 그렇게 좀 여쭙고 싶거든요. 자사고가 왜 교육 불평등을 조장하고 돈이 많이 들어서 사회 불평등을 조장한다고 그러는데 어떤 근거로 이게 어떻게 평가한 건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미 일반고에서 대학을 진학하려는 학생들도 많은 사교육비를 쓰고 있고요. 일반고 학생들이 돈이 없는 학생들이라고 마음대로 매도하시는 것 같아요, 이 내용을 보면. 사실 물론 자사고 중에는 학비가 비싼 학교도 있지만 고액 학원비보다 싼 월 학비를 내는 학교가 대부분이고요. 이 부분을 잘 모르시고 도매급으로 비싸다고만 하시는 듯하는 것 같아요. 저희 아이 다니는 학교도 강남의 한 과목의 학원비도 안 되는 돈을 매월 학비로 내고 있는 거거든요. 정말 비싼 건지 묻고 싶고요. 자율형사립고잖아요. 물론 부자들만 가는 특목고, 자사고 있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자사고가 마치 매년 수천만 원, 대학보다 더 많은 돈을 낸다는 오해는 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전주 상산고가 처음으로 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졌을 때 이런 비판들이 있었습니다. 숫자에 따라서 약간 논란은 있지만 “전체 학생 중에 상당수가 의대에 간다.” 이것은 맞는 얘기인 것 같아요. 그런 비판이 있어요. 그러니까 능력 있는 아이들을 다 입시 공부시켜서 자사고에서, 의대나 이런 특정 학과로 다 보낸다, 이게 우리 사회에 어떤 도움을 주느냐? 이런 비판에 대해서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전수아 : 예를 들면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상산고에 진학했을 경우에 의대 확률이 높다.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대학 입시의 사회 시스템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는 내 아이가 의사가 꿈이어서 상산고를 가겠다고 하는 거면 이건 상산고에서 그 아이들의 특성에 맞게 잘 교육을 진행했다고 이렇게 반대로 생각을 해주실 수 없나요? 왜 요즘에 좋은 스카이를 나와야만 훌륭한 인재가 된다는 시대는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체육을 원하는 아이들은 체고를 가는 거고요. 음악을 하고 싶은 아이들은 음악 위주의 예고를 가는 거고요. 미술을 하고 싶은 아이들은 미술대학을 가잖아요, 미술 고교가 또 따로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자사고 중에 상산고 같은 경우에는 의사를 하고 싶은 아이들, 그런 꿈을 가진 아이들이 상산고로 진학했다고 보시면 안 되는 겁니까?

▷ 김경래 : 알겠습니다. 또 한 가지 비판 중에 하나가 어릴 때부터 너무 자사고, 특목고 이런 것들이 있어서 어릴 때부터 입시 경쟁이 과열된다, 이 부분은 실제로는 어떤가요, 어머님이 보시기에는?

▶ 전수아 : 일단은 이미 사실은... 입시가 과열이 된다고 말씀하시는데요. 요즘에는 많이 바뀌었다고 봅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아침에 너무 감정이 격해지셔서.

▶ 전수아 : 죄송합니다.

▷ 김경래 :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은 어떠신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문제제기를 하실 건지 좀 말씀해 주세요.

▶ 전수아 : 일단은 저희 모두 힘을 합쳐서 자사고에 대해서 국민이나 정치인들에게 좀 정확히 알리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너무 실상을 모르시는 게 아닌가라는 느낌도 들고요. 그리고 사실은 자유를 저희가 빼앗긴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 대통령과 교육감의 공약이 무조건 실행되어야 된다고 믿고 계시는 듯한데요. 이 부분은 좀 더 공청회라든가 이런 관계자들의 의견 교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자사고 재학생하고 학부모들이 당사자들인데, 이들의 의견이 철저하게 무시되고 있다는 부분은 개선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아침 일찍 연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전수아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전수아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장이었고요. 이어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단체의 상임 변호사이자 정책국장, 홍민정 국장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홍민정 : 안녕하세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 맡고 있는 홍민정 변호사입니다.

▷ 김경래 : 지금 어머님, 그러니까 자사고에 다니는 학부모님들은 굉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너무 정보가 없다, 왜 탈락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주된 반발 중에 하나인데, 이 단체에서는, 변호사님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어제 결정을?

▶ 홍민정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 결정이 좀 예상됐다,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대로 평가 점수나 세부적인 항목에서 이 학교가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 확인할 수 없고 더 확인해봐야 될 사안이긴 하지만, 주목해볼 만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번에 재지정 취소된 8개 학교 중 7개 교는 지난 2014년 1기 재지정 평가에서도 서울 교육청으로부터 지정 취소 또는 지정 취소 2년 유예라는 기준 미달의 성적표를 받았던 학교인 것입니다. 비록 당시 박근혜 정부 교육부에 의해 최종적으로는 자사고 지위를 이어왔지만 오늘의 결과는 이들 학교가 지난 10년간 꾸준히 자사고로서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결과라고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 김경래 : 자사고 폐지 정책에 대해서 비판하는 쪽에서는 이 얘기 특히 많이 하는데요. 특히 서울 같은 경우에는 “자사고가 없어지면 강남 집중 현상이 그러니까 8학군 선호 현상이 더 강화될 것이다. 지금 자사고들이 강북에도 많이 있고 그러는데 그런 것들이 폐지되면.” 이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홍민정 : 강남 집중화 현상도 문제가 될 수 있죠. 그러나 적어도 자사고가 야기하는 계층적 서열화 문제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첫 번째는 자사고는 일반고와 달리 면접 등 선발권이 있는 상태에서 공부 잘하는 학교로 선별시킨다는 것 또 두 번째는 일반고의 3배에 이르는 학비를 감당할 수 있는 가정 경제적 배경이 담보되는 학생들만을 교육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적어도 강남 일반고는 3배 이상의 학비를 요구하지도 않고 입학전형 또한 배정의 형식을 띠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아주 공부를 잘하는 데다 잘사는 아이들이라는 아주 특수한 그리고 그 특수성이 명료한 학생들로 채워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거죠. 그래서 가정 경제적 배경과 성적이 지역별로 차이는 다소 있다고 해도 적어도 지역의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학생들이 그리고 잘살고 못사는 학생들이 함께 이해하면서 협력하면서 공부를 하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문제 상황보다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이다, 나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저희들이 지난주에 자사고 다니는 학생하고 일반고 다니는 학생을 연결해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두 학생이 다 공통적으로 그 얘기를 했어요, “자사고를 폐지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느냐? 자사고 비슷한 게 또 나올 것이다.” 이게 뭐 그러니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안 하고 자사고 없애는 정책이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 이런 회의론이 있습니다. 이것은 이렇게 보세요?

▶ 홍민정 : 그러니까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해결해야 된다는 의견인 것 같은데, 당연하죠. 그러나 그것은 그것대로 노력을 해야 되는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해야 되는 것이고 가정 경제적 배경이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지게 하는 고교체제 서열화의 요인이 되어버린 자사고 정책은 폐지하는 것이 맞습니다. 근본적인 문제, 특히 입시나 이런 문제와는 대별되는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고요. 입시 경쟁이나 대학 서열화 해소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전까지 자사고 일반고 전환, 폐지가 절대 불가능하거나 반드시 논리적으로 해야 되는 문제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치 몸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부분에 대해서 당장 처치를 해야지, 근본적인 습관 개선 등은 보통 추후의 문제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물론 같이 처리되면 좋겠지만 분리해서 봐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이게 사실 자사고가 처음에 만들어질 때 애초에 목적이 교육 다양화 아니겠습니까? 수월성 교육도 있겠지만 다양성인데, 일반고의 지금 교육이 획일적이고 다양화의 그런 목적에 충족이 어렵다, 이런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일반고의 개선 없이 자사고를 없애는 게 이게 순서가 맞는 거냐? 이런 측면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홍민정 : 답변을 드리자면 지금 일반고의 문제는 자사고가 교육 과정의 다양성이라는 명목 아래 설립되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이러한 목적에 교육 과정의 다양성이라는 것이 정말 소수의 특권이 있는 학생들에게, 특정한 학생들에게만 주어져야 되는 것인가라는 것에 대한 문제죠. 그러니까 일반고 또한 모든 학생이 자신의 역량과 적성에 맞는 그리고 그것을 잘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성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제도들이 설계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좀 저희 단체는 나아가서 일부 계층의 학생들만이 특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그리고 모든 학교가 특별해질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 개선되어야 된다고 하는 것의 어떤 구체적인, 아주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어떤 방향이라든가 이런 게 있습니까? 자사고를 만약에 점진적으로 폐지를 한다고 친다면 그다음에 뭘 해야 되는 건지.

▶ 홍민정 : 저도 구체적으로 이런 학교가 있어야 된다, 이런 학교의 종류가 설립되어야 된다, 이런 것은 아니지만 지금 그러한 시도들이 일반고 안에서도 그러니까 공교육 안에서도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고교학점제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학생들이 학생 중심으로 선택해서 교육 과정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그런 제도들이 지금 운영되고 있고요. 이런 것들을 좀 보완해서 일반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소질 그리고 특성에 맞게 교육 과정들을 설계해나갈 수 있는 그런 교육제도들을 저희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지금 전주 상산고가 처음에 문제가 불거져서 논란이 뜨거웠는데 그중에 논란 중에 하나가 아까 학부모님께도 제가 질문을 드렸는데 “의대 진학률이 굉장히 높다.” 그런 현상들이 다른 자사고도 비슷하다고 보세요? 어떤 그런 실태라든가 현황 같은 게 있나요?

▶ 홍민정 : 의대 진학률이 저희도 수치상 이런 것들을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자사고, 특별히. 다른 특수 목적 학교들 같은 경우에는 의대 진학률이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소위 공부를 잘한다는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그런 욕구나 의지는 확실히 보편적으로 있는 현상인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특수한 학교의 유형을 만들어서 특히 자사고는 다양한 교육 과정을 하라고 만들었는데 사실은 의대에 집중되고 과고 같은 경우에도 과학 인재를 만들었는데 또 의대에 이렇게 다 진학하려고 하는 현상들이 어떻게 보면 제도 설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따라서 제가 말씀드린 대로 좀 더 다양한 진로들을 학생 스스로가 그리고 교육제도가 그것들을 담보할 수 있도록 개선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내년에는 외고 등의 재지정 여부가 또 결정이 되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단체에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계세요?

▶ 홍민정 : 저희는 재지정 평가는 사실 평가일 뿐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도적으로 아예 5년마다 운영이 잘되었다면 재지정이 되는 것이 맞고 운영이 잘되지 못하였다면 엄격하게 평가해서 다시 일반고로 전환해야 되는 것이 맞다는 것이 제도의 취지고 그 취지대로 사실은 운영해야 되는 것인데요. 그것을 떠나서 외고 같은 경우에도 사실 외국어 인재 양성을 위해서 설립된 학교잖아요. 그런데 지금 사실 굉장히 국제화되고 있고 외국어 소양이라는 것이 어떤 특정한 능력이다, 특수한 영재성이 발현되는 능력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는 의견들도 있어요, 교육계 내에서.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이 문제고요. 또 하나는 외고 학생들이 진짜 어문학 계열로 계속 진학을 하느냐? 사실 그런 비율은 굉장히 적다고 저희가 통계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외고 같은 경우에도 지정 목적이 상실되었다면 일반고로 전환해서 모든 학생들이 다양하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그런 제도가 마련되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지금 교육청에서 지정 평가를 해서 지정 취소를 결정하고 교육부가 동의하고 이런 절차 말고 “일괄적으로 시행령 바꿔서 일반고로 전환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국장님은?

▶ 홍민정 : 저희도 사실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법령이... 평가는 평가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폐지를 전제로 해서 필수전제로 해서 평가제도가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사고 측에서도 평가인데 무조건 폐지하려고만 한다고 비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게 교육적인 목적과 효과가 제대로 살아나게 하기 위해서는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고요. 그런데 법령 재개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법 원리인 신뢰도의 원칙이 존중되는 범위 내에서 시행령 개정으로 일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홍민정 정책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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