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황교안은 정치 초년생, 나는 정치 24년”

입력 2019.07.10 (19:08) 수정 2019.07.1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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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홍카레오’ 맞짱 토론을 벌인 지 한 달,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오랜만에 취재진들 앞에 섰습니다. 이번엔 '청년들과의 대화'였습니다. 청년들이 묻고 홍 전 대표가 답하는 시간, 청년 백여 명이 모였고 지지자들도 일부 참석한 자리에서 홍 전 대표는 여전히 톡톡 튀는, 가끔은 선을 넘을 듯 말 듯한 아슬아슬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친박 1중대, 2중대로 총선 어려워…친박 만나는 게 보수대통합이냐?"

홍 전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이 제1과제로 여기고 있는 '보수 통합' 진행 상황에 대해 걱정 섞인 발언을 했습니다. 먼저 우리공화당을 향해 "정당을 제대로 하려면 유력한 차기 지도자가 있어야 하는데, 유력한 차기 지도자가 어디 있느냐, 탄핵당한 전직 대통령 한 명만 있다"며 "성공 가능성이 제로(0)"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한국당에) 들어오면 상관이 없지만, 그렇지 않고 독자적으로 나가겠다면 그대로 둬라, 그 외에 모든 정당, 모든 중도보수세력은 끌어안아야 한다. 지금처럼 친박 1중대, 2중대로는 내년 선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강연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홍 대표는 "한국당이 친박 정당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참 답을 피하다 "걱정스럽다"면서, "국민들 뇌리 속엔 국정 농단, 탄핵이 아직 남아있는데 내년에 탄핵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면 선거가 되겠느냐"고 설명했습니다.

"'문재인이 싫지만, 똑같은 이유로 친박 1중대, 2중대 다 싫다' 그러면 정치판에 어떤 현상이 벌어지겠느냐, 새로운 정치 세력이 탄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당이 보수 대통합을 해야 하는데, 친박들이나 만나고 다니는 것, 그게 보수 대통합이냐"며 당을 향해 쓴소리하기도 했습니다.

"황교안은 정치 초년생, 나는 '정치 24년'"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황교안 대표가 이끄는 한국당을 향한 쓴소리를 이어왔습니다. '박근혜 탄핵 책임자'를 걸러내겠다는 한국당 총선 룰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하루살이 정치만 한다"며 "한국당엔 변한게 없다"고 비판했고, "고건, 이회창 등 관료 출신 인물들은 큰 정치에 실패한다"며 황 대표를 겨냥한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황 대표의 장외 투쟁에 대해서도 "돌아갈 명분과 시기를 예측했어야 한다"며 훈수를 뒀습니다.

오늘도 황 대표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대표님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느냐"는 것이었는데요.

순간 목소리가 작아진 홍 전 대표는 "그건 답변 안 한다, 그거 잘못 답변했다가는… 문제가 커진다"면서 "황교안 대표가 잘하고 있다, 못 하고 있다 이거 얘기하면 안 된다. 황 대표는 정치 초년생이고 나는 24년을 한 사람인데, 거기에서 갑론을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을 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한국당의 '도로 친박화'가 걱정된다고 말한 홍 전 대표였는데요. "(황 대표를) 만나서 고언을 좀 하셨냐"는 질문엔 "나는 평당원인데 고언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또 "정치 경력으로 따지면 황 대표는 초보 아닙니까, 우리야 24년 했던 사람"라고 정치 경력을 재차 강조하며, "(나는) 24년 동안 해볼 거 다 해본 사람인데, 당이 이런식으로 운영이 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오늘 강연하면서 몇 마디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자들에게 "주해를 붙이지 말라", "확대 재생산할 생각하지 말라"며 "황교안 대표를 경계하고, 경쟁자로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쇼는 기가 막히게 잘해…판문점 회담도 리얼리티 쇼"

홍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못하고 있는 것 한 가지와 칭찬할만한 것 한 가지를 얘기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가장 잘못하고 있는 것 한 가지? 모든 것을 잘못하고 있어요. 칭찬할만한 건, 쇼는 기가 막히게 한다!"

강연장 뒤에 앉아있던 홍 전 대표 지지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갑자기 쏟아지면서, 참석한 청년들이 놀라 뒤를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위장 평화 쇼'라고 한 데 대해 "당내 멍청한 국회의원들도 막말이라고 동조했다"며 다소 격한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당내 멍청한 분들도 좌파 진영에 동조해가지고, 나보고 지방선거에 유세도 못 나오게 했다"면서 "지금 와서 어떻게 됐습니까? 북핵 폐기됐습니까? 판문점 회담하면서 트럼프 대통령하고 김정은 쇼한 거 아닙니까? 리얼리티 쇼"라고 거듭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변호사 소개, 별 문제 안 돼' 페북 글에…"윤석열 감싸고 돈 것 아냐"

홍 전 대표는 오늘 오전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변호사법 위반 논란에 대해 '별문제가 안 된다'고 쓴 것에 대해서는 "윤석열을 감싸고 돈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수임에 관여하지 않고 단순한 정보제공에 관여한 정도라면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그런 경우까지 범죄라고 볼 수는 없다"고 썼습니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이 예뻐서 감싸고 돌 이유가 뭐가 있느냐"며, "당의 대처가 걱정스러워서 그렇게 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해, "본질적인 건 검찰총장으로서 정치적 개입을 할 것인가, 중립을 지킬 것이냐"라며 "(인사청문회에서) 족쇄를 채워버렸어야 패스트트랙 당시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된 국회의원들이 살아남는 건데, 엉뚱한 질문으로 잔뜩 욕을 올려놨으니 윤 후보자가 임명되면 바로 (한국당이) 을이 돼버릴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MB는 장사꾼…정치 철학 없어"

"20, 30대 청년층은 '이념'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있다"며 "정치 철학, 이념이 왜 중요하냐"는 질문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예를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형, 동생'이라 하고 친하다"면서도, "그분은 장사꾼"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습니다.

"그분은 장사꾼입니다. 정치적 철학을 갖고 나라를 운영한 게 아닙니다. 이 분은 대통령이 돼서 해외에 나가서 공사 수주하고, 원전 수주하면 아주 잘하는 줄 아는데, 내가 우스갯소리로 대통령 재임 중에 이렇게 얘기했어요. '그건 현대건설 회장 할 때나 하는 일이고, 대통령은 국내 정치를 잘 해야 된다', 그분은 평생 기업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나라도 기업 운영과 같이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 좋게 말하면 실용주의지만 나쁘게 말하면 정치 철학이 없는 것이라고 얘기했어요."

그러면서 홍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했을 때, 어느 후보가 통계 수치를 달달 외우면서 얘기하는 걸 보고 웃으면서 '참 고생했겠다, 외우느라고. 그건 기획재정부 국장이나 하는 것이다. 기재부 회의 가서나 그렇게 떠들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는 일화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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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황교안은 정치 초년생, 나는 정치 24년”
    • 입력 2019-07-10 19:08:30
    • 수정2019-07-10 20:59:46
    취재K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홍카레오’ 맞짱 토론을 벌인 지 한 달,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오랜만에 취재진들 앞에 섰습니다. 이번엔 '청년들과의 대화'였습니다. 청년들이 묻고 홍 전 대표가 답하는 시간, 청년 백여 명이 모였고 지지자들도 일부 참석한 자리에서 홍 전 대표는 여전히 톡톡 튀는, 가끔은 선을 넘을 듯 말 듯한 아슬아슬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친박 1중대, 2중대로 총선 어려워…친박 만나는 게 보수대통합이냐?" 홍 전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이 제1과제로 여기고 있는 '보수 통합' 진행 상황에 대해 걱정 섞인 발언을 했습니다. 먼저 우리공화당을 향해 "정당을 제대로 하려면 유력한 차기 지도자가 있어야 하는데, 유력한 차기 지도자가 어디 있느냐, 탄핵당한 전직 대통령 한 명만 있다"며 "성공 가능성이 제로(0)"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한국당에) 들어오면 상관이 없지만, 그렇지 않고 독자적으로 나가겠다면 그대로 둬라, 그 외에 모든 정당, 모든 중도보수세력은 끌어안아야 한다. 지금처럼 친박 1중대, 2중대로는 내년 선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강연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홍 대표는 "한국당이 친박 정당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참 답을 피하다 "걱정스럽다"면서, "국민들 뇌리 속엔 국정 농단, 탄핵이 아직 남아있는데 내년에 탄핵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면 선거가 되겠느냐"고 설명했습니다. "'문재인이 싫지만, 똑같은 이유로 친박 1중대, 2중대 다 싫다' 그러면 정치판에 어떤 현상이 벌어지겠느냐, 새로운 정치 세력이 탄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당이 보수 대통합을 해야 하는데, 친박들이나 만나고 다니는 것, 그게 보수 대통합이냐"며 당을 향해 쓴소리하기도 했습니다. "황교안은 정치 초년생, 나는 '정치 24년'"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황교안 대표가 이끄는 한국당을 향한 쓴소리를 이어왔습니다. '박근혜 탄핵 책임자'를 걸러내겠다는 한국당 총선 룰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하루살이 정치만 한다"며 "한국당엔 변한게 없다"고 비판했고, "고건, 이회창 등 관료 출신 인물들은 큰 정치에 실패한다"며 황 대표를 겨냥한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황 대표의 장외 투쟁에 대해서도 "돌아갈 명분과 시기를 예측했어야 한다"며 훈수를 뒀습니다. 오늘도 황 대표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대표님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느냐"는 것이었는데요. 순간 목소리가 작아진 홍 전 대표는 "그건 답변 안 한다, 그거 잘못 답변했다가는… 문제가 커진다"면서 "황교안 대표가 잘하고 있다, 못 하고 있다 이거 얘기하면 안 된다. 황 대표는 정치 초년생이고 나는 24년을 한 사람인데, 거기에서 갑론을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을 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한국당의 '도로 친박화'가 걱정된다고 말한 홍 전 대표였는데요. "(황 대표를) 만나서 고언을 좀 하셨냐"는 질문엔 "나는 평당원인데 고언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또 "정치 경력으로 따지면 황 대표는 초보 아닙니까, 우리야 24년 했던 사람"라고 정치 경력을 재차 강조하며, "(나는) 24년 동안 해볼 거 다 해본 사람인데, 당이 이런식으로 운영이 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오늘 강연하면서 몇 마디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자들에게 "주해를 붙이지 말라", "확대 재생산할 생각하지 말라"며 "황교안 대표를 경계하고, 경쟁자로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쇼는 기가 막히게 잘해…판문점 회담도 리얼리티 쇼" 홍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못하고 있는 것 한 가지와 칭찬할만한 것 한 가지를 얘기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가장 잘못하고 있는 것 한 가지? 모든 것을 잘못하고 있어요. 칭찬할만한 건, 쇼는 기가 막히게 한다!" 강연장 뒤에 앉아있던 홍 전 대표 지지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갑자기 쏟아지면서, 참석한 청년들이 놀라 뒤를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위장 평화 쇼'라고 한 데 대해 "당내 멍청한 국회의원들도 막말이라고 동조했다"며 다소 격한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당내 멍청한 분들도 좌파 진영에 동조해가지고, 나보고 지방선거에 유세도 못 나오게 했다"면서 "지금 와서 어떻게 됐습니까? 북핵 폐기됐습니까? 판문점 회담하면서 트럼프 대통령하고 김정은 쇼한 거 아닙니까? 리얼리티 쇼"라고 거듭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변호사 소개, 별 문제 안 돼' 페북 글에…"윤석열 감싸고 돈 것 아냐" 홍 전 대표는 오늘 오전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변호사법 위반 논란에 대해 '별문제가 안 된다'고 쓴 것에 대해서는 "윤석열을 감싸고 돈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수임에 관여하지 않고 단순한 정보제공에 관여한 정도라면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그런 경우까지 범죄라고 볼 수는 없다"고 썼습니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이 예뻐서 감싸고 돌 이유가 뭐가 있느냐"며, "당의 대처가 걱정스러워서 그렇게 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해, "본질적인 건 검찰총장으로서 정치적 개입을 할 것인가, 중립을 지킬 것이냐"라며 "(인사청문회에서) 족쇄를 채워버렸어야 패스트트랙 당시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된 국회의원들이 살아남는 건데, 엉뚱한 질문으로 잔뜩 욕을 올려놨으니 윤 후보자가 임명되면 바로 (한국당이) 을이 돼버릴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MB는 장사꾼…정치 철학 없어" "20, 30대 청년층은 '이념'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있다"며 "정치 철학, 이념이 왜 중요하냐"는 질문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예를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형, 동생'이라 하고 친하다"면서도, "그분은 장사꾼"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습니다. "그분은 장사꾼입니다. 정치적 철학을 갖고 나라를 운영한 게 아닙니다. 이 분은 대통령이 돼서 해외에 나가서 공사 수주하고, 원전 수주하면 아주 잘하는 줄 아는데, 내가 우스갯소리로 대통령 재임 중에 이렇게 얘기했어요. '그건 현대건설 회장 할 때나 하는 일이고, 대통령은 국내 정치를 잘 해야 된다', 그분은 평생 기업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나라도 기업 운영과 같이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 좋게 말하면 실용주의지만 나쁘게 말하면 정치 철학이 없는 것이라고 얘기했어요." 그러면서 홍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했을 때, 어느 후보가 통계 수치를 달달 외우면서 얘기하는 걸 보고 웃으면서 '참 고생했겠다, 외우느라고. 그건 기획재정부 국장이나 하는 것이다. 기재부 회의 가서나 그렇게 떠들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는 일화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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