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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싼샤(三峽)댐 이러다 큰 일?…위성사진 1장에 중국 ‘발칵’
입력 2019.07.11 (16:52)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리포트] 싼샤(三峽)댐 이러다 큰 일?…위성사진 1장에 중국 ‘발칵’
지난 1일 트위터에 올라온 이 사진이 발단이 됐다. 왼쪽, 멀쩡한 싼샤댐과 달리 오른쪽 사진은 댐 모습이 좀 다르다. 수면과 만나는 댐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약간 휘다 못해 뒤틀린 모습이다. 댐 왼쪽 아래 도로도 움푹 들어가 있다. 트위터 게시자는 사진을 '구글 어스(Google Earth)'에서 캡처해 올렸다. 실제 구글 어스에 들어가 싼샤댐(삼협댐 三峽, Three Gorges Dam)을 검색해보니 트위터에 게시된 것처럼 비틀어진 모양 그대로 떴다. 위성 촬영일은 2018년 2월 23일로 기록돼 있다. 촬영 뒤 1년 반 가까이 지났으나, 다행히 싼샤댐에는 별일이 없다. 그런데 "이러다가 정말 큰 일 나는 건 아닐까?"라는 의문이 논란으로 번졌다.


발칵 뒤집힌 중국… 타이완, 홍콩에서도 난리

한국 관광객도 많이 찾는 중국 장강의 삼협(三峽)을 가로막고 선 싼샤댐은 여러 기록을 갖고 있다. 싼샤댐을 설명할 때는 항상 '세계 최대 규모 댐', '세계 최대 발전량(중국 전체 전력 사용량의 10%를 생산한다)', '현대판 만리장성'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아시아에서 가장 긴 강, 장강 중상류 후베이성 이창에 2006년 완공됐다. 수계 인구가 4억 명에 이른다. 이 싼샤댐이 위험하다니 난리가 날 법도 하다.

홍콩 매체홍콩 매체

언론 통제가 심한 중국보다 타이완과 홍콩에서 먼저 보도가 쏟아졌다. 타이완의 한 방송은 전문가가 스튜디오에 출연해 싼샤댐의 붕괴 가능성까지 진단했다. 구글 위성 사진을 보면 울퉁불퉁하고 구부러진 모습이라며, 이미 통제 불능 상태가 아닌지 의심했다. 비교적 큰 지진 등의 외부 충격이 있다면 걷잡을 수 없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그러면서 싼샤댐은 착공 당시부터 큰 논란이 있었다며 중국의 풍수지리가들이 한 마리의 큰 용(龍)인 장강을 가로질러 댐을 짓는 것은 용맥(龍脈)을 끊는 것이어서 중국의 운세가 걱정된다며 반대했다고 전했다. 위성 사진 1장이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으로, 중국에까지 이런 우려가 전해졌다.

중국 매체도 일제히 보도 .. "사진이 잘못됐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중국 관영 매체들이 지난 5일부터 일제히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국영방송사 CCTV는 댐 건설에 참여했던 원로 수리공학자까지 연결해 현재 싼샤댐 상황을 설명했다. 결론은 한 마디로 싼샤댐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천호우췬 중국공정원 원사는 "댐은 수위와 온도 변화에 따라 약간씩 변형이 생긴다"면서 "겨울에는 수축해 하류 쪽으로 치우치고, 여름에는 상류 쪽으로 약간 치우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댐의 탄성 범위 안에서 생기는 정상적인 현상"으로, "맨눈으로 관찰될 정도의 변형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세한 변형이 있다 치더라도 이는 수리 공학적 설계에 다 포함돼 있다는 것이 천호우췬 원사의 설명 요지다. 그러면서 싼샤댐에는 2,681곳의 모니터링 지점이 있는 데 현재 어떤 이상 현상도 감지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구글 어스에 올라 있는 변형된 싼샤댐 모습은 어떻게 된 것일까? 중국 항공우주기관 '항천과기집단'은 가장 최근에 찍은 싼샤댐이라며 위의 위성 사진을 지난 5일 공개했다. 중국 인공위성 '까오 펀 6호(高分 6号)'가 지난 6월 4일 촬영한 사진이다. 보이는 것처럼 구글 위성 사진과 달리 싼샤댐 외형에 뒤틀림 등의 현상이 없다.

중국 인공위성 응용센터 황하이뿌어 연구원은 "까오 펀 6호 위성은 해상도 2m의 고해상도 위성"이라며 "보이는 것처럼 싼샤댐에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구글 위성 사진에 싼샤댐이 뒤틀려 변형된 모습으로 나타난 이유도 설명했다.

"위성 사진은 촬영하는 위성의 자세, 위치, 그리고 지구의 곡면 비율 특히 지표면의 높낮이와 건축물에 영향을 받습니다. 문제가 하나라도 생기면 일그러진 모습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촬영 뒤 보정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기하학적으로 정확하고 정밀한 본 모습이 나타납니다." 중국 인공위성센터는 구글이 싼샤댐 위성 사진을 게시하면서 보정작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또 미국이야? ... 사사건건 충돌

싼샤댐이 구글 위성 사진처럼 실제 뒤틀려 있다면 지금쯤은 아마도 사달이 나도 큰 사달이 났을 거다. 그런데 촬영 시점에서 이미 1년 반 가까이 지났는데도 별일이 없는 것으로 봐서 중국 전문가들의 설명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중국에서는 가뜩이나 무역전쟁으로 미국에 대한 불만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이번 일까지 터지자 격앙된 분위기다. 중국 매체의 기사와 댓글 반응도 반중국 세력의 중국 흔들기라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구글이 정말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미·중 양국 간 꼬인 감정에 큰 돌 하나가 더 얹힌 상황이라고나 할까.

다른 면으로 보면 디지털 정보 과잉시대,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얼마나 큰 공포를 만드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이번 '싼샤댐 사태'인 듯하다. 위성 사진의 일그러진 이미지를 보정해야 하듯, 우리는 왜곡된 정보를 걸러내고 다듬는, 스스로의 보정 작업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 [특파원리포트] 싼샤(三峽)댐 이러다 큰 일?…위성사진 1장에 중국 ‘발칵’
    • 입력 2019.07.11 (16:52)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리포트] 싼샤(三峽)댐 이러다 큰 일?…위성사진 1장에 중국 ‘발칵’
지난 1일 트위터에 올라온 이 사진이 발단이 됐다. 왼쪽, 멀쩡한 싼샤댐과 달리 오른쪽 사진은 댐 모습이 좀 다르다. 수면과 만나는 댐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약간 휘다 못해 뒤틀린 모습이다. 댐 왼쪽 아래 도로도 움푹 들어가 있다. 트위터 게시자는 사진을 '구글 어스(Google Earth)'에서 캡처해 올렸다. 실제 구글 어스에 들어가 싼샤댐(삼협댐 三峽, Three Gorges Dam)을 검색해보니 트위터에 게시된 것처럼 비틀어진 모양 그대로 떴다. 위성 촬영일은 2018년 2월 23일로 기록돼 있다. 촬영 뒤 1년 반 가까이 지났으나, 다행히 싼샤댐에는 별일이 없다. 그런데 "이러다가 정말 큰 일 나는 건 아닐까?"라는 의문이 논란으로 번졌다.


발칵 뒤집힌 중국… 타이완, 홍콩에서도 난리

한국 관광객도 많이 찾는 중국 장강의 삼협(三峽)을 가로막고 선 싼샤댐은 여러 기록을 갖고 있다. 싼샤댐을 설명할 때는 항상 '세계 최대 규모 댐', '세계 최대 발전량(중국 전체 전력 사용량의 10%를 생산한다)', '현대판 만리장성'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아시아에서 가장 긴 강, 장강 중상류 후베이성 이창에 2006년 완공됐다. 수계 인구가 4억 명에 이른다. 이 싼샤댐이 위험하다니 난리가 날 법도 하다.

홍콩 매체홍콩 매체

언론 통제가 심한 중국보다 타이완과 홍콩에서 먼저 보도가 쏟아졌다. 타이완의 한 방송은 전문가가 스튜디오에 출연해 싼샤댐의 붕괴 가능성까지 진단했다. 구글 위성 사진을 보면 울퉁불퉁하고 구부러진 모습이라며, 이미 통제 불능 상태가 아닌지 의심했다. 비교적 큰 지진 등의 외부 충격이 있다면 걷잡을 수 없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그러면서 싼샤댐은 착공 당시부터 큰 논란이 있었다며 중국의 풍수지리가들이 한 마리의 큰 용(龍)인 장강을 가로질러 댐을 짓는 것은 용맥(龍脈)을 끊는 것이어서 중국의 운세가 걱정된다며 반대했다고 전했다. 위성 사진 1장이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으로, 중국에까지 이런 우려가 전해졌다.

중국 매체도 일제히 보도 .. "사진이 잘못됐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중국 관영 매체들이 지난 5일부터 일제히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국영방송사 CCTV는 댐 건설에 참여했던 원로 수리공학자까지 연결해 현재 싼샤댐 상황을 설명했다. 결론은 한 마디로 싼샤댐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천호우췬 중국공정원 원사는 "댐은 수위와 온도 변화에 따라 약간씩 변형이 생긴다"면서 "겨울에는 수축해 하류 쪽으로 치우치고, 여름에는 상류 쪽으로 약간 치우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댐의 탄성 범위 안에서 생기는 정상적인 현상"으로, "맨눈으로 관찰될 정도의 변형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세한 변형이 있다 치더라도 이는 수리 공학적 설계에 다 포함돼 있다는 것이 천호우췬 원사의 설명 요지다. 그러면서 싼샤댐에는 2,681곳의 모니터링 지점이 있는 데 현재 어떤 이상 현상도 감지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구글 어스에 올라 있는 변형된 싼샤댐 모습은 어떻게 된 것일까? 중국 항공우주기관 '항천과기집단'은 가장 최근에 찍은 싼샤댐이라며 위의 위성 사진을 지난 5일 공개했다. 중국 인공위성 '까오 펀 6호(高分 6号)'가 지난 6월 4일 촬영한 사진이다. 보이는 것처럼 구글 위성 사진과 달리 싼샤댐 외형에 뒤틀림 등의 현상이 없다.

중국 인공위성 응용센터 황하이뿌어 연구원은 "까오 펀 6호 위성은 해상도 2m의 고해상도 위성"이라며 "보이는 것처럼 싼샤댐에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구글 위성 사진에 싼샤댐이 뒤틀려 변형된 모습으로 나타난 이유도 설명했다.

"위성 사진은 촬영하는 위성의 자세, 위치, 그리고 지구의 곡면 비율 특히 지표면의 높낮이와 건축물에 영향을 받습니다. 문제가 하나라도 생기면 일그러진 모습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촬영 뒤 보정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기하학적으로 정확하고 정밀한 본 모습이 나타납니다." 중국 인공위성센터는 구글이 싼샤댐 위성 사진을 게시하면서 보정작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또 미국이야? ... 사사건건 충돌

싼샤댐이 구글 위성 사진처럼 실제 뒤틀려 있다면 지금쯤은 아마도 사달이 나도 큰 사달이 났을 거다. 그런데 촬영 시점에서 이미 1년 반 가까이 지났는데도 별일이 없는 것으로 봐서 중국 전문가들의 설명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중국에서는 가뜩이나 무역전쟁으로 미국에 대한 불만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이번 일까지 터지자 격앙된 분위기다. 중국 매체의 기사와 댓글 반응도 반중국 세력의 중국 흔들기라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구글이 정말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미·중 양국 간 꼬인 감정에 큰 돌 하나가 더 얹힌 상황이라고나 할까.

다른 면으로 보면 디지털 정보 과잉시대,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얼마나 큰 공포를 만드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이번 '싼샤댐 사태'인 듯하다. 위성 사진의 일그러진 이미지를 보정해야 하듯, 우리는 왜곡된 정보를 걸러내고 다듬는, 스스로의 보정 작업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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