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간접흡연 자주 노출 시, 고혈압·암발생 위험↑

입력 2019.07.12 (08:47) 수정 2019.07.12 (09: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도심 곳곳 길을 가다 보면 흡연자들 담배 연기에 심심치 않게 간접흡연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되면 혈압 뿐 아니라 암 발생위험까지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박 기자, 간접흡연이 실제 일상에서 많이 일어나나요?

[기자]

저만 해도 점심시간 이동하다 보면 원치 않게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게다가 흡연하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어울리다 보면 간접흡연을 피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랑 비슷한 처지의 직장인을 만나봤는데요.

태어나서 한 번도 담배를 피워본 적이 없는 이준기 씨입니다.

점심식사 마치고 흡연하는 회사동료 곁을 외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준기/비흡연자: "식사하고 부서원들끼리 커피 하면서 담배 피우는 자리가 있는데 저희는 담배를 안 피우더라도 자리에 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간접흡연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간접흡연은 꼭 길거리나 바깥에서만 노출되는 건 아닌데요.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보면, 현재 비흡연자의 경우 집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비율은 5%인데, 직장 실내에서 노출되는 건 13% 입니다.

특히 공공장소로 지정된 실내에서 노출되는 비율은 더 높아 21%로 조사됐습니다.

[엥커]

간접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요? 잠깐 스치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기자]

간접흡연도 흡연과 마찬가지로 노출된 양이 많을수록 기간이 길수록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그러니까 문제는 앞서 보신것처럼 간접흡연이 일상화가 되면 흡연과 비슷한 악영향이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등 공동 연구팀이 비흡연자 만 여명을 대상으로 간접흡연 노출 시 혈압변화를 분석했는데요.

그 결과, 하루 2시간 이상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전혀 노출되지 않은 경우보다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2.3/1.7mmHg 증가했습니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잘 안 오실 텐데요.

몸무게 10킬로그램 증가했을 때 나타나는 혈압상승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고혈압 발생 위험도 따져보면 1.5배 높았습니다.

남의 담배 연기에 내 혈압이 올라가는 셈입니다.

[엥커]

담배 연기의 어떤 성분이 문제가 되는 걸까요?

[기자]

네, 담배 연기에 포함된 성분이 관건이겠죠.

연구팀은 담배 연기에 포함된 니코틴 성분에 주목합니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니코틴이라는 독성물질이 간접흡연일지라도 혈관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연구자의 말 들어보시죠.

[박영식/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간접흡연을 하더라도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 성분이 간접흡연자의 혈중에서 검출되고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올라간 니코틴 성분들은 혈관이나 심근에 자극을 줘서 혈관 수축을 시켜서 혈압이 올라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요."]

간접흡연의 악영향은 이뿐만이 아닌데요.

실제로 경북의대 연구팀이 전 세계적으로 간접흡연과 암의 관련성에 대해 발표된 연구 40편을 모아 메타분석을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비흡연자에 비해 간접흡연자는 전체 암 발생 위험이 16%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여성의 암 발생 위험이 25% 높았고, 암별로 보면 폐암이 24%, 유방암이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간접흡연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선 곤란합니다.

[엥커]

그러면, 간접흡연 노출을 최소화하려면 개인의 노력만으로 부족할 것 같은데 정책적으로 어떤 대안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개인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금연구역 확대를 비롯해 길거리 간접흡연 폐해를 줄이려는 금연정책이 차질없이 추진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195개국 가운데 55개국이 실내 공공장소에서 전면 금연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우리 보건당국도 공중이용시설에 대해 실내흡연을 단계적으로 금지할 계획입니다.

현재 금지 대상은 연면적 1,000제곱미터 이상 건축물인데 2021년엔 연면적 500제곱미터 이상으로 2023년엔 모든 건축물을 대상으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또, 길거리 간접흡연에 대해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보행자와 떨어진 장소를 정해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는 복안인데요.

정부는 실외 흡연가능구역을 2017년 632개에서 전국 10,000개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전과 좀 다른건 기존 실외 흡연 부스 설치 대신 흡연구역만을 지정할 계획인데요.

담배규제협약에 따르면, 흡연 부스도 실내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흡연자든 비흡연자든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우선한다면 간접흡연 노출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5분 건강 톡톡] 간접흡연 자주 노출 시, 고혈압·암발생 위험↑
    • 입력 2019-07-12 08:52:59
    • 수정2019-07-12 09:04:31
    아침뉴스타임
[앵커]

도심 곳곳 길을 가다 보면 흡연자들 담배 연기에 심심치 않게 간접흡연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되면 혈압 뿐 아니라 암 발생위험까지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박 기자, 간접흡연이 실제 일상에서 많이 일어나나요?

[기자]

저만 해도 점심시간 이동하다 보면 원치 않게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게다가 흡연하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어울리다 보면 간접흡연을 피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랑 비슷한 처지의 직장인을 만나봤는데요.

태어나서 한 번도 담배를 피워본 적이 없는 이준기 씨입니다.

점심식사 마치고 흡연하는 회사동료 곁을 외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준기/비흡연자: "식사하고 부서원들끼리 커피 하면서 담배 피우는 자리가 있는데 저희는 담배를 안 피우더라도 자리에 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간접흡연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간접흡연은 꼭 길거리나 바깥에서만 노출되는 건 아닌데요.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보면, 현재 비흡연자의 경우 집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비율은 5%인데, 직장 실내에서 노출되는 건 13% 입니다.

특히 공공장소로 지정된 실내에서 노출되는 비율은 더 높아 21%로 조사됐습니다.

[엥커]

간접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요? 잠깐 스치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기자]

간접흡연도 흡연과 마찬가지로 노출된 양이 많을수록 기간이 길수록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그러니까 문제는 앞서 보신것처럼 간접흡연이 일상화가 되면 흡연과 비슷한 악영향이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등 공동 연구팀이 비흡연자 만 여명을 대상으로 간접흡연 노출 시 혈압변화를 분석했는데요.

그 결과, 하루 2시간 이상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전혀 노출되지 않은 경우보다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2.3/1.7mmHg 증가했습니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잘 안 오실 텐데요.

몸무게 10킬로그램 증가했을 때 나타나는 혈압상승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고혈압 발생 위험도 따져보면 1.5배 높았습니다.

남의 담배 연기에 내 혈압이 올라가는 셈입니다.

[엥커]

담배 연기의 어떤 성분이 문제가 되는 걸까요?

[기자]

네, 담배 연기에 포함된 성분이 관건이겠죠.

연구팀은 담배 연기에 포함된 니코틴 성분에 주목합니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니코틴이라는 독성물질이 간접흡연일지라도 혈관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연구자의 말 들어보시죠.

[박영식/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간접흡연을 하더라도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 성분이 간접흡연자의 혈중에서 검출되고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올라간 니코틴 성분들은 혈관이나 심근에 자극을 줘서 혈관 수축을 시켜서 혈압이 올라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요."]

간접흡연의 악영향은 이뿐만이 아닌데요.

실제로 경북의대 연구팀이 전 세계적으로 간접흡연과 암의 관련성에 대해 발표된 연구 40편을 모아 메타분석을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비흡연자에 비해 간접흡연자는 전체 암 발생 위험이 16%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여성의 암 발생 위험이 25% 높았고, 암별로 보면 폐암이 24%, 유방암이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간접흡연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선 곤란합니다.

[엥커]

그러면, 간접흡연 노출을 최소화하려면 개인의 노력만으로 부족할 것 같은데 정책적으로 어떤 대안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개인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금연구역 확대를 비롯해 길거리 간접흡연 폐해를 줄이려는 금연정책이 차질없이 추진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195개국 가운데 55개국이 실내 공공장소에서 전면 금연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우리 보건당국도 공중이용시설에 대해 실내흡연을 단계적으로 금지할 계획입니다.

현재 금지 대상은 연면적 1,000제곱미터 이상 건축물인데 2021년엔 연면적 500제곱미터 이상으로 2023년엔 모든 건축물을 대상으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또, 길거리 간접흡연에 대해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보행자와 떨어진 장소를 정해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는 복안인데요.

정부는 실외 흡연가능구역을 2017년 632개에서 전국 10,000개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전과 좀 다른건 기존 실외 흡연 부스 설치 대신 흡연구역만을 지정할 계획인데요.

담배규제협약에 따르면, 흡연 부스도 실내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흡연자든 비흡연자든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우선한다면 간접흡연 노출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