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식의 건강365] 고혈압 ‘약’ 안 먹고 버틸 수 있을까…‘생활요법’ 효과는?

입력 2019.07.1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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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프로그램명: KBS 건강365
● FM 104.9MHz, KBS 3라디오
● 2019.7.13(토) 08:00~09:00/ 16:00~17:00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민필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건강365 박광식의 건강이야기.
오늘은 민필기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고혈압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박광식: 나이가 들면 혈압이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요?

◆민필기: 그건 50년 전의 관점이었죠. 당연히 연령대가 올라가면 혈압의 유병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거는 자연스럽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그렇게 이해를 해야 하겠죠. 오른 혈압을 내버려 둬도 된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세월을 거슬러서 그거를 되돌릴 수 없지만, 노년층에서도 확실히 고혈압을 치료했을 때 심혈관질환의 예방 효과가 뚜렷하다는 겁니다. 그런 연구결과들이 있어서 나이 들어 생긴 고혈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건 절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광식: 그러면 나이에 따른 고혈압 기준이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민필기: 일반적인 상식은 그렇게 느껴질 수 있는데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보면 건강한 노년층의 경우에는 혈압을 140에 90 이하로 낮췄을 때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뚜렷합니다. 그래서 노년층이라고 해서 특별히 혈압 기준이 다르진 않습니다. 다만 노년층 중에서도 노쇠하신 분들 있잖아요. 연세가 너무 많으신 분들 80~90대이거나 혈압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기립성저혈압 같은 부작용을 경험하신 분들은 저희가 조금 주의해서 혈압을 조절하게 됩니다.

◇박광식: 고혈압약을 복용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걸까요?

◆민필기: 고혈압 원인이 뚜렷이 밝혀져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혈관의 저항성이 증가했다든지 아니면 체액이 증가했다든지 이런 상황에서 고혈압이 유발되기 때문에 치료는 거기에 대응합니다. 고혈압 약물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혈관을 확장한다든지 아니면 체액의 양을 감소시킨다든지, 심장의 수축력이나 박동을 감소시킨다든지 여러 기전을 통해서 혈압을 조절하게 됩니다.

◇박광식: 혈압 한번 재보고 혈압 높다고 혈압약을 먹어야 하는 건 아니죠?

◆민필기: 네, 병원 외래에서 처음 뵌 분들은 제가 그날 혈압을 재봐서 한번 높다고 혈압약을 처방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재는 혈압은 병원에서 재는 혈압도 있고, 기계를 차고 하루 생활하면서 재는 일상생활혈압도 있습니다. 또, 가정에서 직접혈압을 체크해 보는 방법들도 있고요. 그런 여러 가지 방법들을 통해서 평균혈압 수치가 높을 때 기준에 맞춰서 치료를 시작합니다. 다만, 이런 검사를 안 했어도 이미 오래전부터 본인이 진료 시 혈압이 높다는 걸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런 분들은 뵙는 그 날 약을 처방하는 때도 있습니다.

◇박광식: 그렇다면 가정에서 혈압을 잴 필요가 있겠네요.

◆민필기: 네, 진료 시 혈압은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혈압변동이 심할 수 있다는 이야긴데요. 특히 진료실 혈압 같은 경우 환자분이 긴장도 하고요. 병원에 올 때 주차를 하면서 스트레스 받는다든지 진료실 밖에서 기다리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과정에서 혈압 변동이 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세계적인 추세도 진료실 혈압보다는 가정혈압을 좀 더 중시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습니다. 요즘 전자혈압계들이 보편화된 추세라 처음 혈압을 진단할 때는 대개 최소 5일 정도는 측정하라고 돼 있습니다. 아침저녁 2 번 재서 모든 혈압을 평균 낸 다음에 그 혈압을 가지고 판단하게 됩니다. 혈압을 재는 시기는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이내, 약 드시기 전에 그리고 소변을 보신 후를 권장합니다. 소변을 참게 되면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무시기 전에 혈압을 측정해서 평균을 내면 이를 가정혈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박광식: 손목혈압계도 도움이 될까요?

◆민필기: 손목혈압계는 위팔에서 재는 일반 혈압계보다 오차가 조금 크다고 알려졌습니다. 심장에서 멀면 멀수록 오차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광식: 혈압이 오를 때 본인이 느낌으로 알 수 있나요?

◆민필기: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데요.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다만, 일부 예민한 분들은 갑자기 혈압 변동 폭이 아주 클 때 두통이라든지 뒷목의 뻣뻣함을 간혹 느낄 수 있지만, 대부분 그런 경우도 혈압하고 무관한 증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뒷목이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혈압이 높더라 그러니까 나는 혈압이 높아서 이런 증상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조차도 사실은 통증 때문에 이차적으로 혈압이 올라간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 몸에 통증이 있으면 혈압이 올라가니까요. 그래서 혈압에 수반돼 증상이 이 나타나는 건 드문 현상이기 때문에 증상에 의존해서 본인의 혈압을 진단하고 판단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필기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민필기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박광식: 고혈압약을 최대한 피하려고 생활요법부터 고집하는 분들 계시던데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요?

◆민필기: 먼저 생활요법과 관련해 말씀드리면요. 싱겁게 드시는 저염식 식사습관이나 운동을 한다든지, 체중을 줄인다든지, 금연하고 금주를 하는 여러 가지 생활습관변화를 얘기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이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정상혈압이나 혈압 전 단계일 때 이런 생활요법은 고혈압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예방 조치가 됩니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적게는 혈압수치 1에서 많게는 10까지 혈압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방금 이야기했듯이 생활요법은 최대 효과로 잡아도 수축기 혈압을 10 정도 감소시킨다고 보면, 대개 고혈압 1기 140에서 90 전후 되는 혈압에선 생활요법만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돌려서 생각해보면 수축기 혈압이 그 이상이 되는 150, 160 넘는 아주 심한 혈압이라면 이것만으론 충분히 조절이 안 된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일부 어려운 용어나 표현 등은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 범위에서 알기 쉽게 바꾼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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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3 08:09:01
    박광식의 건강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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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7.13(토) 08:00~09:00/ 16:00~17:00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민필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건강365 박광식의 건강이야기.
오늘은 민필기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고혈압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박광식: 나이가 들면 혈압이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요?

◆민필기: 그건 50년 전의 관점이었죠. 당연히 연령대가 올라가면 혈압의 유병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거는 자연스럽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그렇게 이해를 해야 하겠죠. 오른 혈압을 내버려 둬도 된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세월을 거슬러서 그거를 되돌릴 수 없지만, 노년층에서도 확실히 고혈압을 치료했을 때 심혈관질환의 예방 효과가 뚜렷하다는 겁니다. 그런 연구결과들이 있어서 나이 들어 생긴 고혈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건 절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광식: 그러면 나이에 따른 고혈압 기준이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민필기: 일반적인 상식은 그렇게 느껴질 수 있는데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보면 건강한 노년층의 경우에는 혈압을 140에 90 이하로 낮췄을 때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뚜렷합니다. 그래서 노년층이라고 해서 특별히 혈압 기준이 다르진 않습니다. 다만 노년층 중에서도 노쇠하신 분들 있잖아요. 연세가 너무 많으신 분들 80~90대이거나 혈압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기립성저혈압 같은 부작용을 경험하신 분들은 저희가 조금 주의해서 혈압을 조절하게 됩니다.

◇박광식: 고혈압약을 복용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걸까요?

◆민필기: 고혈압 원인이 뚜렷이 밝혀져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혈관의 저항성이 증가했다든지 아니면 체액이 증가했다든지 이런 상황에서 고혈압이 유발되기 때문에 치료는 거기에 대응합니다. 고혈압 약물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혈관을 확장한다든지 아니면 체액의 양을 감소시킨다든지, 심장의 수축력이나 박동을 감소시킨다든지 여러 기전을 통해서 혈압을 조절하게 됩니다.

◇박광식: 혈압 한번 재보고 혈압 높다고 혈압약을 먹어야 하는 건 아니죠?

◆민필기: 네, 병원 외래에서 처음 뵌 분들은 제가 그날 혈압을 재봐서 한번 높다고 혈압약을 처방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재는 혈압은 병원에서 재는 혈압도 있고, 기계를 차고 하루 생활하면서 재는 일상생활혈압도 있습니다. 또, 가정에서 직접혈압을 체크해 보는 방법들도 있고요. 그런 여러 가지 방법들을 통해서 평균혈압 수치가 높을 때 기준에 맞춰서 치료를 시작합니다. 다만, 이런 검사를 안 했어도 이미 오래전부터 본인이 진료 시 혈압이 높다는 걸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런 분들은 뵙는 그 날 약을 처방하는 때도 있습니다.

◇박광식: 그렇다면 가정에서 혈압을 잴 필요가 있겠네요.

◆민필기: 네, 진료 시 혈압은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혈압변동이 심할 수 있다는 이야긴데요. 특히 진료실 혈압 같은 경우 환자분이 긴장도 하고요. 병원에 올 때 주차를 하면서 스트레스 받는다든지 진료실 밖에서 기다리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과정에서 혈압 변동이 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세계적인 추세도 진료실 혈압보다는 가정혈압을 좀 더 중시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습니다. 요즘 전자혈압계들이 보편화된 추세라 처음 혈압을 진단할 때는 대개 최소 5일 정도는 측정하라고 돼 있습니다. 아침저녁 2 번 재서 모든 혈압을 평균 낸 다음에 그 혈압을 가지고 판단하게 됩니다. 혈압을 재는 시기는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이내, 약 드시기 전에 그리고 소변을 보신 후를 권장합니다. 소변을 참게 되면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무시기 전에 혈압을 측정해서 평균을 내면 이를 가정혈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박광식: 손목혈압계도 도움이 될까요?

◆민필기: 손목혈압계는 위팔에서 재는 일반 혈압계보다 오차가 조금 크다고 알려졌습니다. 심장에서 멀면 멀수록 오차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광식: 혈압이 오를 때 본인이 느낌으로 알 수 있나요?

◆민필기: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데요.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다만, 일부 예민한 분들은 갑자기 혈압 변동 폭이 아주 클 때 두통이라든지 뒷목의 뻣뻣함을 간혹 느낄 수 있지만, 대부분 그런 경우도 혈압하고 무관한 증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뒷목이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혈압이 높더라 그러니까 나는 혈압이 높아서 이런 증상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조차도 사실은 통증 때문에 이차적으로 혈압이 올라간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 몸에 통증이 있으면 혈압이 올라가니까요. 그래서 혈압에 수반돼 증상이 이 나타나는 건 드문 현상이기 때문에 증상에 의존해서 본인의 혈압을 진단하고 판단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필기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박광식: 고혈압약을 최대한 피하려고 생활요법부터 고집하는 분들 계시던데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요?

◆민필기: 먼저 생활요법과 관련해 말씀드리면요. 싱겁게 드시는 저염식 식사습관이나 운동을 한다든지, 체중을 줄인다든지, 금연하고 금주를 하는 여러 가지 생활습관변화를 얘기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이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정상혈압이나 혈압 전 단계일 때 이런 생활요법은 고혈압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예방 조치가 됩니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적게는 혈압수치 1에서 많게는 10까지 혈압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방금 이야기했듯이 생활요법은 최대 효과로 잡아도 수축기 혈압을 10 정도 감소시킨다고 보면, 대개 고혈압 1기 140에서 90 전후 되는 혈압에선 생활요법만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돌려서 생각해보면 수축기 혈압이 그 이상이 되는 150, 160 넘는 아주 심한 혈압이라면 이것만으론 충분히 조절이 안 된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일부 어려운 용어나 표현 등은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 범위에서 알기 쉽게 바꾼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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