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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토크쇼J] 일본 수출 규제를 한국 탓으로 모는 언론의 속내
입력 2019.07.14 (22:29) 수정 2019.07.14 (23:38) 저널리즘 토크쇼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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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토크쇼J] 일본 수출 규제를 한국 탓으로 모는 언론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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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립니다. 저널리즘 전문가 정준희 교수입니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입니다.

[최 욱] 지난 한 주 여러분이 주신 칭찬으로 참 행복했던 최욱입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의 김덕훈 기자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덕훈] 안녕하십니까? 김덕훈입니다.

[정세진] 그리고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님 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최 욱] 우리 강유정 교수님도 저 못지않게 많은 칭찬의 댓글이 달렸더라고요.

[강유정] 감사합니다.

[최 욱] 그 맛 한번 들리면 중독됩니다.

[강유정] 그런가요?

[최 욱] 기분 좋지 않던가요?

[강유정] 좀 힘이 났어요. 좀 겁도 나고 그런 부분은 있었는데 그래도 제 뜻을 왜곡해서 본 게 아니라 바로 봐주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감사했습니다.

[최 욱] 그렇게 칭찬하다가도 한번 마음에 안 들면 다 돌아서니까 항상 긴장해야 합니다.

[강유정] 알겠습니다. (웃음)

[정세진] 오늘도 비평 끝판왕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로그램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지난 월요일에 이 뉴스가 나와서 아주 떠들썩했었죠. SBS 메인뉴스 앵커를 오랫동안 했었고 보도본부장을 역임했던 김성준 기자, 김성준 전 논설위원이 지난 3일 밤 지하철역에서 한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체포가 됐습니다. 김 전 논설위원은 체포된 다음날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SBS는 바로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최 욱] 저희가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지 않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소소하게 한 말씀 드리자면 모 언론사에서 김성준 앵커의 일탈에 대해서 쭉 쓰다가 말미에 “최욱이랑 굉장히 친했다” 정말 흐름에는 맞지 않는 제 이름을 거기에 붙여버렸어요. 그 악의성에 너무 화가 나서 제가 연락을 해서 제 이름을 내렸습니다.

[정세진] 최욱 씨가 누구랑 몇 번 만나기만 하면 바로 친하다고 그러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패널들] (웃음)

[최 욱] 그건 맞는데 예를 들어 진짜 친하더라도 거기에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이야기입니까? 물론 사적으로 친하지도 않았고 지금 선 긋는 거 아닙니다. 같이 방송을 했었던 거죠.

[정준희] 고약한 버릇이죠, 미디어들이. 버닝썬 사건이나 이런 데서 나왔던 것처럼 사실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인물들을 옆에 갖다 붙여서 조회 수도 높이고 그다음에 그걸 통해서 뭔가 약간 사람들로부터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하면서 부대효과를 되게 노리는 굉장히 비열한 짓이거든요.

[최 욱] 나빠.

[정준희] 그만큼 유명해졌다는 얘기인 겁니다. (웃음)

[정세진] 이번 일로 그나저나 라디오, SBS 라디오 프로그램, 굉장히 오래된 프로그램이 폐지가 아예 돼버렸어요.

[김덕훈] <시사전망대>라는 프로그램이 1991년 3월 20일 SBS (라디오) 개국과 동시에 시작했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또 대표 시사 프로그램이고 그래서 이 최장수 프로그램이 김성준 앵커의 하차와 동시에 지난 8일 폐지되면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일고 있습니다.

[정세진] 김성준 앵커가 참 팬들이 많았습니다. 정말 소신 있는 발언도 많이 하고 신뢰감 있는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미지와 앵커?

[강유정] 앵커도 다양한 퍼스나 중의 하나겠죠. 페르소나(persona; 가면을 쓴 인격)라고도 하죠. 가면 중의 하나일 텐데, 뉴스의 힘이라는 게 뭐냐면 특히 TV 뉴스 앵커 같은 경우는 그 분의 말씀을 팩트, 진실과, 사실과 연결하려는 습성이 있고 그래서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이 <뉴스의 시대>라는 책에 헤겔(Hegel)의 말을 인용했는데요. 어떤 말을 인용했냐면 “뉴스가 종교를 대신하기 시작할 때부터 근대다”라는 표현을 했어요. 그래서 뉴스와 종교의 공통점을 재미있게 들고 있는데 가령 종교처럼 정시에 방송한다는 거죠. 아침 7시, 오후 3시, 저녁 7시처럼. 그리고 거기에 나와서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은 마치 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성직자처럼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이미지에 고정이 된다는 거예요. 저는 이번 사태가 좀 연결이 되는 것 같은데 성직자의 성적 일탈이라든가 이런 범법 행위가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거는 지금 말한 것처럼 일종의 그런 이미지가 있기 때문인데 앵커는 어떤 점에서 현대 사회에서는 그렇게 뭔가 진실을 전달한다는 굉장히 강력한 믿음 위에서 존재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느끼는 배신감이라든가 놀라움이 성직자의 일탈만큼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준희] 김성준 앵커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저는 좋게 평가했던 것은 우리나라 앵커의 색들이 여러 개가 있는데 나름의 색을 만든 몇 안 된 앵커 중의 하나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사람들이 SBS라고 하는 데의 브랜드하고 거의 동일시했었던 그런 역할들이 있었는데 그걸 정면으로 뒤집는 그런 일이 벌어지게 되면서 더 큰 충격이 생겼다고 하겠죠.

[최 욱] 대중들은 사실 앵커 하면 굉장히 품격 있고 나와는 거리감 있고 숭고하게 바라보는 측면이 있거든요. 사실 (정세진 아나운서가) 유명 앵커 출신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굉장히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술 먹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우와, 앵커가 술을 마셔?” 대중은 그 정도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번 사태를 얼마나 충격적으로 보겠습니까? 앞으로 좀 반듯하게 살아주시기 바랍니다.

[패널들] (웃음)

[정세진] 앵커도 술은 먹을 수 있습니다.

[최 욱] 그러니까요. 당연한 얘기인데

[정세진] 사람들은 그 정도로?

[최 욱] 그렇죠.

[정세진] 하기야 제가 9시 뉴스 할 때도 다들 저를 정말 청초하게만 바라보시고 순수한 그리고 아주 단아한. 저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 설명을 해야 될 정도로 그런 게 굉장히 갑갑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저는 뉴스를 할 때 최선을 다하는 그냥 그 모습인데, 밖에서 보는 거는 굉장히 더 그거보다 몇 백퍼센트 커져서 저를 그런 식으로 너무 높게 만들어주시는구나.

[최 욱] 다 포장된 거죠. 사회적 시선이 굉장히 부담스럽고 너무 힘들지 않습니까?

[정세진] 그래서 저는 KBS 안에서만 이렇게 돌아다녔습니다.

[최 욱] 그래요?

[패널들] (웃음)

[정세진]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이렇게 김성준 앵커처럼 그렇게 아주 개성 있는 앵커는 되지 못했고 클로징 멘트, 언젠가부터 앵커들이 클로징 멘트들을 했는데 이걸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다 항상 “고맙습니다”로 그냥.

[정준희] 생각해보니까 고마워. (웃음)

[정세진] 그런데 이거는 제 입장일 것 같기도 하고 다각도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또 오히려 이 입장인 것 같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드니까 그냥 “오늘 뉴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끝나게 됐던 기억이 나네요. 김성준 전 앵커의 발언들, 클로징 앵커 멘트들이

[최 욱] 유명했었어요.

[정세진] 워낙 유명했기 때문에 다시 인터넷상으로 소환이 돼서 퍼져 나가고 있는데요. 그 영상 잠시 보고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영상] 김성준 전 앵커 SBS <8뉴스> 클로징 멘트

- 2017년 2월 27일
“지난 5년간 성범죄에 연루된 교사 231명 가운데 53%가 처벌을 받고도 여전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범죄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해서 봐줬겠지요. 과연 피해를 입은 여학생 본인이나 딸 가진 부모님들도 경미하다고 느꼈을까요?”

- 2017년 5월 16일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공공 화장실 안전 같은 대책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본질은 '성별 간의 감수성'입니다. 여자와 남자는 서로가 보완하고 공존하는 관계라는 당연한 진실이 가슴 속에 정말 당연한 걸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세심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정세진] 정말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았던 그런 앵커 클로징 멘트였습니다. 이 앵커의 클로징 멘트, 요즘은 JTBC 같은 경우에는 앵커가 직접 브리핑하는 그런 게 유행이 돼서 다른 데서 많이 진행을 하고 있는데 시청자들한테 영향력이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정준희] 네. 저널리즘적으로요. 원래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기사 안에서도 물론 그래야 하지만, 기사 형식의 측면에서도 그래야 합니다. 그래서 신문사 같은 경우에는 의견란이 따로 있잖아요? 기사란과는 별개로. 그게 칼럼이라든가 사설 같은 걸 싣는 그런 방식을 취하는데 방송 같은 경우에는 사실 그 형식적으로 구분을 뉴스 안에서 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요. 그리고 방송은 훨씬 더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이 영향력을 오용할 수가 있단 말이죠. 그래서 관습적으로 의견을 되도록이면 싣지 않도록 한다는 게 일반적인 형태인데, 유일하게 허용되는 창구였던 게 앵커가 클로징할 때 멘트는 자유스럽게 자기의 의지를 가지고 뭔가 멘트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있었던 거죠. 그리고 시청자들이 그걸 기대하는 거예요. 그래서 전체 그 뉴스를 마무리 지으면서 여기에서 ‘이 언론사가, 이 방송사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태도가 뭘까?’라는 코멘트 하나를 들으면서 얻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클로징 멘트가 가지는 힘은 일반 신문사의 사설보다 훨씬 더 강해집니다.

[최 욱] 앵커에 대한 환상을 많이 갖고 있었는데 저도 사실 이제는 그런 환상이 조금.

[정세진] 없으시죠?

[최 욱] 깨졌어요. 그 계기가 개인적으로는

[정세진] 저 때문에?

[최 욱] 아니에요.

[패널들] (웃음)

[정세진] 제 모습 보시고?

[최 욱] 민경욱 전 앵커를 보면서 환상이 완벽히 개인적으로는 깨졌습니다.

[정세진] 민경욱 의원 얘기가 나왔으니까 그 얘기를 좀 해볼까요? 요즘에 화제가, 화제라기보다는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의 SNS 설전 때문에 뉴스의 클릭 수 상위에 항상 오르고 있는 분인데요. KBS 기자 출신이고 9시 뉴스 진행도 했습니다. 앵커로 활동을 했고 그 인지도와 신뢰를 바탕으로 정치를 시작해서 청와대 대변인도 했고. 자유한국당 의원으로 지금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난 5일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문제가 됐었는데요. “이른바 오사카의 문재인 행방불명 사건 동영상이 온라인 공간을 달구고 있다.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한 번 해외 순방할 때마다 수십 억 원 혈세 들어가는데 수업은 안 듣고 어디서 땡땡이를 치셨나? 몸이 편찮으셨나? 유흥과 만찬만은 하나도 빼먹지 않은 우리 대통령 내외! 청와대는 지난 일본 G20 회의 때 대통령이 뭘 했는지 과거에 당신들이 요구했던 대로 1분 단위로 밝혀라.” 이렇게 글을 올려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거기에 대한 반응을 보이면서 이 공방이 시작이 됐습니다. 민경욱 의원이 본 동영상은 어떤 건가요?

[김덕훈] 민경욱 대변인이 밝힌 온라인 공간을 달구고 있는 그 동영상은 유튜버 이종원 씨가 하는 <아포유>라는 곳에 올라온 동영상인데 그 이름은 입니다. 현재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이 13분 57초 분량인데, 이 영상들은 기본적으로 G20 공식 회의 장면들을 편집 해놓은 거거든요. 그런데 여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G20회의에서 사라졌다. G20 공식회의 석상에 안 보이고 대체 어디를 가서 뭘 한 거지?”라는 문제의식을 영상으로 만든 겁니다.

[정세진] 김덕훈 기자도 팩트 체크를 한 번 더 해봤을 텐데?

[김덕훈] 네. 일단 첫 번째로는 <아포유> 유튜브 채널 영상 바로 앞쪽에 “G20 정상회담 48시간의 녹화 내용을 10분으로 빠르게 재생해 보여준다.”는 내용이 있는데 일단 G20 정상회담의 시작과 끝을 다 잠자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27시간 그리고 영상 같은 경우에는 앞에 공개된, 언론에 공개되는 부분이 있고 정상들끼리만 얘기하는 비공개 부분이 있는데 비공개 부분은 당연히 녹화되지 않았겠죠. 두 번째로 “G20 첫날인 28일에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포럼에 참석한 시간은 10분 남짓에 불과했습니다.”라는 표현도 사실이 아닌데, 세션1이 총 120분간 진행했는데 그 중의 초반에 공개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 부분을 제외한 100여 분은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에 쭉 100분을 참석을 하면서 발언까지도 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10분밖에 참석 안 했다는 것도 역시나 사실관계에서 문제가 있는 표현이고 그다음에 세 번째로는 “G20 둘째 날 첫 일정이었던 여성역량증진 정상 특별이벤트에 대통령이 불참했다”라고 하면서 “영상을 봐라. 문 대통령 자리가 비어있지 않느냐”라고 얘기를 했는데, 이 자리는 사실 문 대통령 자리가 아니고요. 사전에 한국 정부에서 우리는 이 이벤트에 불참하겠다고 얘기를 했고 그 이유는 전날 늦게 예정돼 있었던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문에 애초에 이렇게 결정된 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 같은 경우에는 “문 대통령이 세션3에 불참했다.” 이런 의혹 제기인데, 역시 사실이 아니고요. 문 대통령은 세션3에 정상 중 4, 5번째로 기조발언까지 하고 전체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불참한 일정은 세션4인데 이때는 실제로 불참한 게 맞고요. 불참한 이유는 한국에 돌아와서 트럼프 대통령과 곧이어 이어지게 되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 차 미국 대통령을 맞기 위해 먼저 들어와 있었던 거거든요. 이 부분 이 네 가지 부분 모두를 이 해당 유튜브 동영상 제작자는 인정은 한 상태입니다.

[정세진] 원래 국제회의, G20 같은 경우도 다자회의와 양자회의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이게 우리 대통령뿐만 아니라 다른 대통령들도 다자 회담 갔다가, 다른 세션 잠깐 갔다가 양자회담을 위해서 빠지고 이게 자연스러운 국제회의, G20회의인데 그거에 대한, 전혀 이해가 없는 거였죠?

[최 욱] 그래서 민경욱 의원이 제일 나쁘다는 거예요. 그분은 청와대 대변인이었으니까 이런 거 다 알 거 아니겠습니까?

[정세진] 예전에 했으니까?

[최 욱] 당연하죠. 그런데 일개 유튜버의 저 잘못된 내용을 기반으로 해서 날선 공격을 하는 거. 이거 정말 (김덕훈 기자) 선배님 아닙니까? 이건 좀 비판하셔야죠.

[정세진] 어떻게 민경욱 의원의 입장을 들어보셨나요? 왜냐하면 본인이 팩트로 생각하고 하셨다면

[김덕훈] 제가 들어보려고 전화를 해봤는데, 제가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소속된 기자인데 몇 가지 여쭤보겠습니다.”라고 얘기를 하니 일단 대뜸 “거기 진행자가 누구냐?” 이렇게 물으시길래 “정세진 선배인데요.”라고 얘기를 하니 “좋게 다뤄줄 것 같지 않다.”

[패널들] (웃음)

[정준희] 편향적인 (웃음)

[정세진] 그래서 답을 못 얻었어요?

[김덕훈] 그래서 인터뷰가 성사 안 됐어요.

[정세진] 저 때문에요?

[김덕훈] 제가 “제발 첫 질문이라도 조금 들어보시고 결정해주시라” 첫 질문이 어떤 거였냐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한테 토론을 제안 하셨던데 그러면 고민정 대변인의 어떤 표현이 잘못된 거죠?”라고 물어봤어요. 어떤 부분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는지 물어봤는데 “어쨌든 얘기 안 하겠다.” 왜냐하면 잘 다뤄줄 것 같지 않으니까. 이렇게 얘기해서

[정세진] 최욱 씨 때문일 거예요. 저 때문이 아니라 (웃음)

[최 욱] 저는 알지도 못해요. 개인적인 뭔가 있나 본데요? 사연이?

[정세진] 아유, 왜 그러십니까.

[정준희] 구한이 있나봐. (웃음)

[정세진] 왜 그러십니까. (웃음) 고민정 대변인이 지난 8일에 MBC 라디오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팩트를 생명으로 하는 기자’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했습니다. 그 내용 함께 들어보시고 이야기 나누죠.

-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인터뷰 中 (2019년 7월 8일, MBC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

“민경욱 대변인 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팩트를 생명으로 생각하는 기자 출신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과연 한 번이라도 이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려고 시도를 해봤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사실관계를 확인을 해보셨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씀을 하신 거라면 도대체 의도가 무엇인지가 궁금하고, 팩트를 확인하지 않으셨다면 글쎄요. 기자, 그리고 청와대 대변인까지 하셨는데 어떻게 기사를 쓰고 어떻게 브리핑을 하셨는지가 궁금할 정도입니다.”

[정세진] 고민정 대변인이 “어떻게 기사를 쓰고 어떻게 브리핑을 하셨는지 궁금할 정도”라며 비판한 것에 대해서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아나운서 출신이 주술 관계가 호응이 안 되는 비문을 남발했다”라면서 “기사는 잘 써서 한국방송협회 방송대상 두 번, KBS 특종상,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다 받았고, 청와대 대변인 생활 2년 동안의 브리핑은 지금 정치 부장들 하고 계시는 당시 1호 기자 분” 1호라는 표현을 참 많이 쓰네요. “1호 기자 분들께 여쭤보기 바라오”라는 내용도 페이스북에 담았습니다.

[강유정] 이분은 어쩌면 SNS 매체라는 속성을 잘 알고 굉장히 잘 활용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이거를 읽으면서 제가 분석을 해야 하나, 조금 자괴감도 들었습니다만 눈에 보이는 것 좀 말씀 꼭 드리고 싶어요. 가령 ‘1호 기자’ 라든가 아까 상을 받은 내용을 늘어놓는 건 아주 권위주의적인 글쓰기의 전형입니다. 왜냐하면 ‘1호 기자’라는 말은 언론사 분들이 아니시라면 알 수 없는 굉장히

[정세진] 처음 들어봤어요. 언론사 사람들도 잘 모르고

[강유정] 직업적인 은어예요.

[정준희] 이거는 고민정 대변인의 대화 속에서 “기자 출신”이라고 한 말 이걸 가지고 확대해서 만들어낸 자신의 어떤 대응인 거죠. 그런데 이 대응의 전략이 전략적인 측면에서 보면 나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는 게 원래 상대가 던진 질문에 답을 하면 쫓아가게 돼요. 그러니까 끌려가게 된단 말이죠. 그걸 뒤집는 방법은 자기 판으로 만드는 거거든요. 자기 판으로 만드는 또 한 가지 방법이 바로 이 대립을 아나운서 출신의 청와대 대변인과 그다음에 기자 출신으로서 앵커도 하고 청와대 대변인 거쳐서 현재 대변인을 해온 그런 의원의 대립, 싸움으로 마치 직업 간 싸움인 것처럼 직업 간의 전문성의 싸움인 것처럼 그렇게 만들고 있는 거예요. 또 한 가지는 사실은 이게 마치 제1청자가 고민정 대변인인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주변에 자기네들을 지지하는 그룹들한테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자, 보세요. 나라는 사람이 지금 대표로 싸우고 있는데 내가 훨씬 더 이 사람보다 훌륭하지 않소?” 라고 하면서 자신을 지지하는 그룹들에게 시위하는 그런 모습이라고 보이는 거죠.

[정세진] 민경욱 의원이 ‘KBS 9시 뉴스 앵커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자리에 가있을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강유정] 사실은 앵커라는 자리가 공신력을 갖고 있는 인지도 높은 직업이에요. 특히 메인뉴스 앵커라는 건 공신력과 인지도를 같이 가져가죠. 그런데 저는 좀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예전엔 어떨지 모르겠는데 지금 제가 보기에도 그리고 많은 시청자분이 보기에도 많은 분들이 마치 ‘앵커 자리를 정치계로 가는 교두보나 매개로 활용할 수 있다’ 아니면 ‘하려고 할 수도 있다’라는 가능성에 대한 입력은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이미 많은 경우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어떤 점에서 앵커라는 게 정치인으로 가는 게 최종 목표가 되는 거죠. 정치인이 될 수는 있어요. 될 수 있다는 게 아니라 선후관계가 아니라 인과관계가 될 때, 앵커 자리는 정치인으로 가는 원인이 된다고 할 때는 굉장히 심각한 언론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보여지거든요.

[정준희] 그런 인지도와 공신력이라고 하는 건 자기가 잘해서 얻는 게 사실은 아니거든요. 자기의 능력이 일부가 더해져서 얻어지는 거죠. 그 방송사나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힘과 결합돼서. 그렇다면 거기에 대한 책무의식, 소명의식을 느껴야 돼요. 전문직이라는 것이 일반 직업과 구별되는 게 소명 의식이거든요. 앵커 출신의 정치인이라면 그 정치 안에서 전문성을 살리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정치인이 정략적인 언어를 그것도 굉장히 험하게 사용하는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한 가지 방식이 있어요. 충분히 잘할 수 있잖아요. 또 한 가지 방식이라고 하는 건, 저는 미디어적인 차원에서의 전문성이라고 보거든요. 그건 전문성이 가장 잘 살 수 있는 분야잖아요? 그런 것들을 정치 안에서도 찾을 수가 있는데 사실은 말 그대로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들만 이용해서 정략적으로 쓴다고 하는 건 굉장히 대비되는 일인 거죠.

[정세진] 김덕훈 기자는 글쎄요, 지금 7년차죠?

[김덕훈] 8년차.

[정세진] 8년차. 앵커, 보통 기자들이 또 남자 기자들도 앵커하고 싶은 욕심이 굉장히 많거든요. 제가 알기로는.

[김덕훈]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없는데요.

[최 욱] 우리 김덕훈 기자는 앵커에 대한 욕심도 없지만 삶에 의욕 자체도 없어 보여요.

[패널들] (웃음)

[김덕훈] 개인의 삶은 잘 살고 있습니다. (웃음)

[최 욱] 잘 살고 있습니까?

[정세진] 요즘은 사실 더 부담이 많아서 앵커를 더 안 하려고 하는 것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김덕훈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김덕훈] 감사합니다.

[최 욱] 힘내세요.

[정세진] 지난 4일부터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서 반도체 관련 필수 소재 등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규제 품목은 반도체와 TV,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소재 세 가지로 일본이 전 세계 생산의 70~9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그동안 한국에 대한 수출 허가 신청을 면제해줬는데요. 4일부터는 일본 업체들이 해당 품목을 수출할 때마다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죠. 다음 달부터는 군사 분야에 전용될 수 있는 소재와 부품을 별도의 허가 절차 없이 수출할 수 있게 우대했던 27개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를 제외한다는 계획입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우리 언론의 보도들은 어떤지 짚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관련해서 역사학자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님 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전우용] 안녕하세요. 전우용입니다.

[정세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최경영 기자, <한국언론 오도독>의 최경영 기자 초대했습니다.

[최경영] 안녕하십니까? 최경영입니다.

[정세진] 어떻게 저희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는 혹시 보셨는지요?

[전우용] 뉴스 말고는 자주 보는 프로그램인데요. 예전에는 그래도 ‘사회의 목탁(올바른 언론이나 사상가)’ 그러면 사람들이 무슨 뜻인지 알았잖아요.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는 그런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사회의 목탁’이라는 말 자체를 쓰면서 과거에는 그래도 (언론이) 목탁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에 대한 좀 뭐랄까, 사명감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은데 근래에는 완전히 ‘사회의 쪽박’이 되어버렸어요. 제가 보기에. 목탁은 구도(求道)하는 마음으로 치는 그런 물건이라면, 쪽박은 구걸하는 마음으로 치는 거잖아요. 뉴스를 보니까 뭐 이제 자극적인 기사 뽑아놓고 “클릭해주세요, 클릭해주세요” 하는 게 쪽박 두들기면서 “한 푼 줍쇼” 하는 거랑 비슷하게 느껴지는 정도라서 많이 망가졌다는 느낌을 가졌는데 <저널리즘 토크쇼 J> 보면서 쪽박과 목탁의 차이가 뭔지 시청자들이 알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서 참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 중요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보고 있습니다.

[최 욱] 죄송한데 그 쪽박과 목탁, 다른 데 가서 좀 써도 괜찮겠습니까?

[패널들] (웃음)

[전우용] 얼마든지 쓰십시오.

[최 욱] 기가 막힌 표현이네요.

[전우용] 제 거는 다 그냥 풀어드리겠습니다. (웃음)

[정세진]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도 날카로운 비평 기대해보겠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내놓은 배경, 먼저 아베 총리의 발언으로 확인을 한번 해보죠.

[영상] 아베 신조 총리 발언 中 (2019년 7월 3일, 일본 여야 당수 초청 토론회)

“징용공 문제는 역사 문제가 아니라 국제법상 국가와 국가의 약속을 지키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서로 청구권을 포기했습니다. 위안부 합의도 정상 간의 합의여서 유엔과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도 이를 높게 평가했는데, 이 합의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상대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가운데 지금까지의 우대 조치는 (더 이상) 취할 수 없습니다.”

[정세진] 아베 총리는 줄곧 “국가 간의 약속을 한국이 어겼다.” 그러면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언급했습니다. 일단 아베 총리의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 전 교수님 먼저 이야기 들어볼까요?

[전우용] 한일 국교 정상화를 위한 협상이 시작된 거는 이승만 정권 때부터였는데 십몇 년 넘게 계속 타결이 안 됐던 이유는 우리는 배상을 요구하고 일본은 배상을 아예 할 수 없다고 하는 그 입장이 팽팽히 맞부딪혀왔던 거예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은 그래서 이 배상 문제를 얘기하지 않는 것으로 그냥 덮어버린 거예요. 쉽게 말하자면 하자가, 굉장히 심각한 하자가 있는데 덮어버렸단 말이에요. 그런 상태에서 일본은 “배상할 수 없다.” 우리는 “그냥 배상을 안 받은 거로 하고 청구하지 않겠다.” 하고 넘어갔어요. 그런데 이런 경우에 “이런 식의 국가 간의 약속이 개인 간의 배상, 개인이 받아야 될 배상에 대해서도 제약할 수 있느냐” 이거를 국민이, 국민의 한 사람이 물어본 거잖아요, 법에다가. 법에 물어봤을 때 “국가 간 협정으로 인해서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한 것은 아니다”라는 판결이 나왔단 말이에요. 그렇다면 약속을 어겼다고 할 수 있는 거냐. 예컨대 지금 아베 총리식의 이론법으로 하자면 우리 정부가 잘못했다고 하려면 세 가지 정도 중의 하나여야 해요. 첫째는, 소송 거는 개인을 소송 걸지 못하게 막았어야 하든가.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국가가 어떻게 막겠어요. 두 번째로는 대법원의 압력을 넣어서 패소 판결하게 하든가. 이게 만약에 과거 양승태 대법원에서 이루어졌던 재판 거래. 그거를 생각하는 거예요. 그게 주권 국가에 대한 올바른 태도가 아니죠. 세 번째로는 판결이 났어도 우리 정부가 이행하지 않는 것. 이것도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러면 이 세 가지 중에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이거를 다 할 수가 없는 일인데 그거를 가지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약속에 대한 개념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죠.

[정준희] 저는 이 약속 프레임을 쓰는 거는 굉장히 의도적이라고 보고요. 빌미를 삼고 싶었던 것들은 한일 위안부 협정에 관련된 문제였을 것 같아요. 한국 정부가 만약에 실수였다면 좀 더 실수에 가까운 것들을 했던 것이 그 시기의 일이고. 그걸 현 정부가 그대로, 그 협정 그대로 이행하지 않겠다는 그런 태도를 가지니까 그것에서 빌미를 잡아서 지금 징용공 판결이 마침 또 나오게 되니까 그거를 갖다 붙인 그런 케이스고 그걸 경제 보복으로 연결시킨 그런 케이스거든요. 그 당시 고노 외무상이, 현재 외무상이죠. 이 사람이 인정한 발언이 나와요. 1991년 8월 27일에 야나이 순지 조약국장이라는 사람이 법률 해석을 한 게 있는데 한일 협정을 통해서 청구권이 배제된 대상들이 있는데, 그게 “제반의 재산의 권리 및 이익에 대한 청구권을 이거로 해소가 됐다고 본다”라고 하면서 대신 “개인의 청구권은 국내법적으로 소멸이 안 됐다”라고 하는 발언을 합니다. 91년에요.

[정세진] 일본에서 그 얘기가.

[정준희] 그 당시에 사실 일본이 90년대에 해석했던 내용하고, 현재 사실은 영향을 미치는 내용하고, 현재 우리의 대법원 판결이 안 맞아떨어지는 내용이 아니에요. 그런데 사실 이거를 부정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형태인 거죠.

[강유정] 저는 심각하게 본 게 ‘선 조치 후 논리’처럼 보였어요. 현실이 말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말이 현실을 결정해버리는 사태가 돼버린 건데, 재밌는 건 이거를 테리 이글턴(Terry Eagleton)이 ‘제국주의’라고 아예 못을 박았어요. 앞선 이런 이야기들에 대해서 아베가 몰랐을까? 저는 몰랐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거고, 지금 그 논리를 아는 척해봤자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모르는 척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말로 없는 현실을 만든 건데 그다음에 나온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겠다.” 왜? “북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까” 이 말이야말로 그걸 보여주는 거죠. 그냥 현실을 만들어버리는 거예요, 말로. 그래서 참, 이거는 어떤 점에서는 논리적으로 접근을 해야 하긴 하겠으나 ‘이미 상대 쪽에서는 전혀 비논리적으로 뭔가를, 현실을 만들어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베의 속셈이라는 게 너무 훤히 보이는 그런 부분도 있었습니다.

[정준희] 이게 되게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하는 게요. 그게 제국주의라고 테리 이글턴 말씀 하셨지만 결국은 쉽게 말하면 ‘권력’이라는 뜻이잖아요. 그러니까 말이 ‘자신의 말이 현실을 창안해낼 수 있다, 이건 힘이다’라고 믿는 거고 그 믿음이 표현된 거예요. 한국을 대상으로 그걸 실험하고 있는 거죠. 아베식의 아베 총리식의 어떤 마인드가 사실 일본을 ‘정상국가’라고 표현을 하지만 제국주의적인 어떤 과거의 영광 이런 것들을 향수화시키는 그런 경향이 있고 이걸 다른 나라가 아니라 한국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있는 거예요. 자신이 더 강한 국가고, 더 정상적으로 강한 국가이기 때문에 ‘내 말을 통해서 현실을 바꿔갈 수 있어’라고 믿는 그런 심리들이 나타나는 거죠.

[정세진] 지금 언론에서는 이번 수출규제에 대해서 “경제 보복이다”, “무역 보복이다” 이런 표현을 쓰고 있고 우리 정부도 일본의 조치를 WTO의 규범과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보복적 성격의 수출 규제라고 규정을 했습니다. 이 보복이라는 표현이 적확하지 않다고 전 교수님이 주장하는 글을 봤는데요.

[전우용] ‘보복’이라고 하는 것이 갚아주는 거잖아요. 되갚는 것. 한 대로.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게 보복인데 우리가 일본에 대해서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어떻게 보복이 돼? 예컨대 우리가 북한에서 미사일을 쐈는데 자기네 통상적인 군사 훈련 과정에서 미사일을 쐈다 하더라도 우리가 그걸 ‘도발’이라고 부르잖아요. 이것도 마찬가지의 성격이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에 대해서 뭔가 일본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경고의 의미든 아니면 공격의 의미든 간에 먼저 공격을 가해왔단 말이죠. 도발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봐요. 보복이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용어인지 모르겠어요.

[최 욱] 그러네, 듣고 보니까.

[정세진] 일본 정부가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한국의 배상 청구권이 소멸됐다” 이렇게 계속 주장을 합니다. 우리 언론에서도 그렇게 주장을 많이 해왔습니다. 일단 조선일보의 보도를 보면 7월 4일자에 <일본도 중국 수준의 나라인가>라는 사설에서 “과거 한일청구권 협정문에 ‘양국 간 청구권 문제가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확인한다‘고 명시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이 이 합의를 깼다고 일본이 분노할 수는 있다.” 이렇게 썼고요. 7월 5일자 <청구권과 ‘사법 농단’>이라는 만물상 칼럼에서는 “우리 정부가 청구권 협정을 통해 일본으로부터 ‘무상 3억 달러, 장기 저리 2억 달러 상당의 물자‘를 받았다.”며 “이 돈은 포항제철·경부고속도로 등의 밑천이 됐다.”고 썼습니다. 또 “청구권협정에는 강제징용 피해에 대한 보상도 명시돼 있다. 강제징용자를 103만여명으로 산정하고, 개인청구권에 대해서는 ‘나라로서 청구하며 개인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만물상 칼럼에서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준희] 저는 조선일보의 이와 같은 태도, 또는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한국의 어떤 특정한 언론 집단의 태도가 사실은 그냥 딱 보면 일본을 너무나 잘 이해해주고 있잖아요. “일본이 분노할 수는 있다.” 이런 식의 표현을 써요. ‘그러면 너희도 한번 그쪽 입장이 돼봐. 그럴 수 있는 거 아니야?’라고 하는 표현인데 전반적인 기조 자체가 어떠냐 하면 사실 한국의 시각이 사라져 있는 채 일본 정부의 시각이나 일본 국민의 시각. 또 일본 국민도 잘 모르는 국민들의 시각을 먼저 나서서 이해해 주려고 하는 그런 태도들이 전면에 등장해 있다는 거예요. 예전에 전공투 세대라든가 이런 식의 60년대 이전에 있었던 분들이나 전쟁에 대한 참화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사실은 거기에 대한 미안함이라고 하는 것들의 어떤 반성적 태도라도 있었어요. 그런데 현재 세대들은 그거로부터 그런 게 없거든요. 이거를 한국에 있는 언론이 굳이 나서서까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방식으로 얘기할 필요가 뭐가 있는가. 저는 그런 의문이 들죠.

[최경영] 2017년 7월쯤에 제가 찾아보니까 중국 사드와 관련해서 (칼럼이) 어떤 게 있었냐 하면 “대선 때, 사드 보복을 끝내려던 중국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협상론을 펼치자 강경 모드로 회귀했다.” 그러니까 한국은 지금의 강경 모드를 계속 지켜나가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자유의 원칙을 지켜라. “강대국을 상대할 때 약소국의 무기는 ‘원칙과 논리, 그리고 일관성’이다. 우리 정부는 먼저 ‘국가 주권에 대한 침해나 간섭을 용납하지 않으며,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언론 자유의 가치는 어떤 외부 압력에도 포기하지 않으며, 대국이 소국을 압박하는 식의 불평등 관계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외교 원칙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라는 이런 이야기를 한 거거든요. 그러면 중국에는 이런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했다면 왜 일본에는 이런, 어떤 굴종적 자세를 꼭 취해야만 하는 것인지 이게 설명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과거 2017년에 조선일보가 썼던 것과 지금의 일본을 대하는 자세는 또 전혀 다르다는 거죠. ‘반문재인 정부’라는 그 스탠스(stance)가 없다면 친일, 반중은 어떤 수단 그리고 외교적인 수사일 뿐인 것이고 결국은 이 사람들은 원하는 것이 어떻게 해서든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결국은 안 될 것이다. 잘못될 것이다. 실패할 것이다.’ 이런 것들을 강조하기 위해서 정파적인 어떤 공세를 취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최 욱] 이번에도 역시 조선일보가 조선일보를 반박할 수 있는 거네요.

[최경영] 그렇죠.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정세진] 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지난 2일 자신의 블로그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과 일본의 통상보복>이라는 제목에서 “양승태 사법부에서 선고를 지연하고 있던 것은 당시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적·정책적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벌어 준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사법농단 적폐로 몰리면서 대법원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에 이른다.” 그러면서 “사법부 판단을 한국 정부로서는 어찌할 수가 없다는 대응 방식은 대외적 외교 관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일보는 7월 4일 <“양승태 사법부, 강제징용 외교 해결위해 시간 벌어준 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지난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사법부도 국가 시스템 속의 하나일 뿐이라고 외교 상대방은 당연히 간주한다”며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강제징용 사건에 대한 판단을 미룬 데는 그런 배경이 있다고 했다.” 이런 내용을 전했고요. 그리고 문화일보 7월 3일 <“양승태 大法, 강제징용 외교적 해결 위해 시간 벌어준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사법부의 판단은 어찌 할 수 없다는 방식은 외교 관계에서 통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이렇게 또 강조했고요.

[정준희] 이거는 기본적으로 삼권분립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이 한 발언이라 저는 믿기지가 않는 발언이에요. (사법부의) 판단 과정에 개입했던 지난 정부와 양승태 대법원장 같은 경우가 전형적으로 잘못된 그런 식의 행동인데도 불구하고 이것을 옹호하기 위해서 이러한 것과 같은 논리를 쓴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웃긴 일이고요. 그다음에 언론이 이것을 왜 인용했겠어요. ‘복화술 저널리즘’이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그럴 듯한 명찰을 달고 있는 사람의 입을 통해서 발언하도록 함으로써 자신들의 소기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그런 식의 수단이고 이걸 굉장히 많은 언론들이 보도했다는 거 자체가 이 언론들이 기본적으로 이런 태도를 지향하고 있구나 하는 걸 보여주는 반증이 되는 거죠.

[전우용] 저는 사실은 그 기사를 보고 정말 화가 났어요. 삼권분립이 명시된 국가에서 대통령이 대법원장과 만나서 이 관련 재판을 시간을 끌면서 어떻게든 일본 측과 외교 마찰이 안 생기게 해달라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면 그거야말로 한국 국가 자체에 대한 모독이잖아요. 정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말 잘 안 쓰는데,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말 정말 싫어하는데 모욕감을 느낄 정도였어요.

[최 욱] 강민구 부장판사가 마치 우리 시대의 현인(賢人)인양 이 사람의 이야기를 이렇게 인용하는 것. 굉장히 불편한데 게다가 강민구 부장판사 앞에 수식어 정도는 붙여줬어야 하는데 그게 빠져 있습니다. 강민구라는 사람이 그냥 부장판사가 아니잖아요. 이른바 ‘삼성 장충기 문자’에 등장했던 그 부장판사 아니겠습니까? 아첨이 몸에 밴 저로서도 그 문자를 보면 굉장히 낯부끄러운 수준입니다. 지금 언론들이 좀 잊은 것 같아서 제가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다시금 또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장 사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오늘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삼성페이가 정책상 막혀있다 합니다. 뿌리가 같았던 이마트가 이러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잘 계시지요? 인도 사업장에 가 있는 제 동생이 김 사장의 억압 분위기를 더 이상 못 견디어 인수인계되는 대로 사직하라 했습니다. 아직도 벙커식 리더십으로 부하를 통솔하는 김 사장이 안타깝습니다. 그동안 진 신세는 가슴에 새깁니다. 강민구 배상.”

[패널들] (웃음)

[최 욱] 웃을 일이 아니에요.

[최경영] “배상~” 이거 아주 좋았습니다.

[최 욱] 분노해야죠, 웃다뇨. 치아 보이지 마십시오.

[정세진] 전 교수님이 굉장히 분노하셨어요.

[최경영] 전 교수님도 웃으셨어요.

[전우용] 이걸 만약에 외교적(해결 위한) 시간이라고 말씀하셨으니까 이런 게 외교라고 생각을 하고 사셨겠죠. 개인적 외교라고요.

[정세진]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일본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일본의 경제 공격은 우리 정부가 자초한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보수지의 보도가 많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조선일보, 지난 4일 <‘전략적 침묵’한다는 청와대, 무능 무책임일 뿐>이라는 사설에서 “이번 사태는 강제징용자 배상을 둘러싼 외교 갈등 때문에 빚어진 정부발(發) 폭탄이다.”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는 징후는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일본에서 무슨 일이 돌아가는지 깜깜했다.” 이렇게 기사를 냈고요. 중앙일보는 지난 8일 <되살아나는 제국>이라는 칼럼에서 “강제징용의 법정 다툼에 대해 ‘무역 제재’로 대응한다는 일본의 공공연한 엄포를 한국이 허언(虛言) 따위로 치부한 대가치고는 치명적이다. MB 정권 이후 지속된 ‘10년 냉골’이 급기야 적대관계로 악화됐다.” “‘일본이여,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국가가 되자!’ 아베가 외치는 이 구호는 7월 21일 참의원 선거를 휩쓸고 내년 헌법 개정까지 밀고 갈 것이다.” “이런 상황에 한국 정부의 ‘과거사 정치’는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끌어내기는커녕 ‘제국 향수의 정치화’를 자초했다”라고 썼습니다. “우리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이렇게 강조하는 기사들이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전 교수님 또 분노 게이지가 너무 많이 (웃음)

[전우용] 아니요, 분노 안 했습니다. 워낙 많이 본 글이라서요. 옛날에 한 100년 전부터 이런 글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웃음)

[정준희] 100년 전이랑 다를 게 없어요. (웃음)

[전우용] 일진회 성명서 같은 거를 보면 “나라가 정말 죽을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 처지에 처했다. 이게 전부 우리가 자초한 거다. 그러니 이거 어떡할 거냐. 이렇게 나라가 망하게 생겼는데 그러니 이거 책임질 사람이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 황제야” 그때 당시에 순종이었죠. “황제야 나라를 갖다 바치고 우리 좀 살자” 이게 그 당시에 일진회 성명서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비슷해요. 저는 이런 글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좀 들었어요. 그러니까 우리 언론들이 “한국 정부의 외교력이 부족하다” 이걸 굉장히 많이 비판하는데 언론 자신들이, 이렇게 쓰는 언론 자신들이 외교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 실제로 일본의 국가 아젠다(agenda), 아베 정권이 세운 국가 아젠다는 계속 알고 있지만, 알고 있듯이 정상국가화예요. 그러니까 패전 이후에 일본이 전범국가가 되어서 군대도 못 갖고, 다른 나라들에 비교하자면 국가로서의 행위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 이거 풀어주겠다는 게 아베의 약속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아베는 국가 아젠다를 향해서 가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국 정치의 향수화는 아베의 목적이에요. 우리가 자초한 것이 아니라 아베는 제국정치의 향수화를 위해서 주변에 어디든 건드리려고 했던 거예요. 근대 이후에 일본이 얼마나 많은 전쟁을 했어요. 그렇죠?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시베리아 간섭전쟁 할 것 없이 이런 수많을 도발했을 때 그것을 전부 전쟁을 공격당한 당사자들의 책임으로 돌렸어요. 핑계를 만들어서 공격을 한 것뿐이지 그것이 그쪽에 실제로 책임이 있어서 한 게 아니란 말이에요. 그런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무슨 어떤 책임이 있어서 일본이 군국주의적 또는 제국의 향수를 되살릴 빌미를 줬다? 아니죠. 일본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를 했다면 결코 이런 식의 책임을 우리에게로 돌리는 이런 이야기를 할 수가 없는 거죠.

[강유정] 저는 이번에 읽으면서 가장 무서운 글이 사실 송호근 칼럼이었습니다. 제가 왜 굉장히 위험하다고 느꼈냐면 좋게 말해서 굉장히 세련된 논리 전개고요. 나쁘게 말하자면 아주 교묘합니다. 왜냐하면 이 글을 읽어보시면 처음에는 “정치 보복은 정말 쓰리고 아프다”라고 공감의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어요. “‘유치하고 속 좁은 일본!’”이라고 작은따옴표까지 쓰시면서 공감을 이끌고 갔는데 “우리가 빌미를 줘서 제국주의를 불 붙였기 때문에 결국 우리 잘못이다”라는 얘기를 공감을 끌고 가서 중간에 하시고 계시는 거거든요. 정말 저는 깜짝 놀랐어요. 깜짝 놀란 글이고 마지막에는 질문을 던져요. “역사적 채권국이 신뢰채무국으로 낙인찍힌 저간의 상황은 무엇 때문인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질문으로 교묘하게 빠져나가고 있는데 정부에 멈추지 않고 우리 탓으로 가는 건 정말로 심각한 행간의 어떤 메시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 욱] 제가 만약에 일본 정부 관계자라든지 일본 언론인이라면 우리의 이러한 언론을 굉장히 달콤하게 이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정준희] 제가 한일 언론인 포럼에 지난번에 가서 느꼈던 게요. 일본 언론인들이나 일본 정계에서 한국을 판단할 때 굉장히 편협하다는 느낌이 굉장히 많이 들었는데, 그 이유가 뭔가 했더니 특정 언론사만 참조를 하더라고요. 굳이 언급하지 않을 특정 언론사. 특히나 일본에서 일본어로 번역돼서 많이 쓰이는 그 언론사를 참조한 그 시각 그대로 한국을 보고 있어요.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아주 놀라운 프레임이 뭐였냐. 지금까지 나온 얘기지만 “일본은 규칙을 준수하는 민족인데 한국인은 굉장히 감정적이다.” 한국 정부는 한국인의 감정을 그대로, 이른바 “국민감정에 의해서 자꾸 조변석개(朝變夕改) 한다.”라고 하는 시각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 이게 우리나라 언론에서 그대로 나오고 있는 프레임이잖아요. 그러니까 그들이 의도했고 또한 동시에 의도한 대로 언론에 반영되고 있는 걸 다시 재인용하는 그런 방식으로 가고 있는 게 문제인 거거든요. 즉 그들이 인용하는 과정에서 한국 언론이 절대로 오용될 거를 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왜 그들이 의도한 분열의 지점에 정확히 일치하는 방식으로 우리는 자책하고 있는가?’ 그것도 그릇된 방식으로. 이게 문제인 거죠.

[최 욱] 너무 화가 나고 약 오른다.

[전우용] 예를 들어서 지금 우리 언론들이 그런 식의 담론을 유포해요. 그러니까 “일본은 치밀하게 준비해서 급소를 정확히 치는데 한국 정부는 맞고 난 다음에 허둥지둥한다.” “일본은 이성적이고 한국은 감정적이다.” 이러면서 이제 책임을 한국 정부에 몰아가고 일본의 이번 도발이 갖고 있는 목표가 분명히 있을 거 아니에요. 목표 지점이 뭐겠어요? 대법원 판결을 바꿀 수 없잖아요. 그렇죠? 한국 정부가 대신 사과할 수는 있겠죠. 그렇다고 해서 사과를 하게 하려면 뭘 해야 될 거냐. 한국 내에 여론을 공격해야 한다는 건 분명히 알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사실은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 경제 도발이 노리고 있는 것은 무슨 뭐 다른 게 아니에요. 한국의 여론이에요. 한국의 여론이 바뀌어야 자기들의 공격이 효과를 낼 거 아니에요. 이렇게 해서 한국 내에 여론이 바뀌고 한국 정부가 꼼짝달싹 못하게 뒤로 궁지에 몰려서 일본 정부에 사과 또는 사과에 유사한 태도 표명. 이런 게 될 때까지 하겠다. 이런 식의 취지 아니었겠어요? 그러면 한국 내의 여론을 공격하는 거라서 한국 언론 현황을 분명히 봤겠죠. 이것이 오판이든 아니면 정확한 판단이든 간에 이른바 ‘한국 내의 주류 언론들은 일본이 공격을 해도 일본 편을 들 것이다’

[강유정] 불매 운동에 관한 그런 기사들도 저는 같은 거라고 봐요. 왜 그렇게 감정적인 대처를 하느냐. 약간 계몽성. 그리고 약간 가르쳐주겠다. 이거 잘 모르나 본데 이거는 일본 기업 아니고…. 이런 식으로 굉장히 엘리트적인 반응을 보이고. 이거는 개인들이 구국의 마음으로 아주 선의가 모여서 만들어진 거지 이게 조직적인 움직임이 절대로 아니란 말이에요. 그런데 그것을 마치 조직적으로 커질까봐 우려하듯이 먼저 진압하는 과정을 왜 언론에서 먼저 그렇게 하는지 그 부분도 저는 같은 맥락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불매운동과 관련된 기사는 중앙일보 기사였는데요. 7월 8일 취재일기를 통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놓친 것들>이라는 제목의 취재일기였습니다. “감정만 앞선 불매 운동은 퇴행적이다. 정치와 외교가 이상 작동할 때 기업과 소비자 피해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곳으로 확산한다는 점만은 확고하다. 숙명여대 경영학과 서용구 교수는 ‘한일 경제 관계는 떼어낼 수 없는 상황에 있다’며 ‘정치 논리에 따라 경제 논리를 무시하면 양쪽 모두에게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밀한 분석과 냉정한 대응이 아쉬운 대목이다.”

[전우용] 언론사에 따라서 저는 (불매운동에) 반대할 수도 있고 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언론마다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런데 다만, 전제들이 항상 깔려요. “감정적 대응은 안 된다.” 늘 이렇게 시작을 해요. 근데 이게 계속 반복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는 굉장히 오래됐어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우리 일본인은 어떤 사람인가’라고 하는 자기 정체성을 구사하면서 늘 갖다가 비교한 게 한국인들이에요. 그러면서 실제와 관계없이 하나의 이념형 인물을 만들어내요. 일본인은 이성적이고 냉철하고 정의감이 있고 공익 우선이고, 한국인들은 감정적이고 계산을 잘못하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하고 배은망덕하고. 대략 150년 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서 1910년대, 20년대에 일본인들이 아예 정형화한 논리예요. 그런데 지금 21세기인데 지금도 신문에 나오고 있는 논조들을 보면 항상 그래요. “일본인들은 이성적인데 우리는 감성적이다” “일본인들은 냉철한데 우리는 흥분해서 행동한다.” “냉철하고 이성적이고 일본인처럼 행동하자” 이게 지금 우리 신문의 논조예요. 이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정세진]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기사, 보도들은 어떻게 좀 보시는지. 문화일보가 지난 2일에 <반도체 핵심 ‘진주만式 공습’… 국내기업 피해, 日의 345배>라는 기사에서 “한국 반도체 수출기업이 입을 피해 규모가 단순 계산만 해도 일본 기업이 입게 될 피해의 345배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채널A 메인뉴스는 지난 4일 <3개월 버틴다더니… 반도체 생산 다음달 차지 우려>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한국 반도체 생산이 당장 8월부터 중단돼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 고위 관계자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최경영 기자, 분석을 해주시죠.

[최경영] 고위 관계자 이름이 안 나왔잖아요? 그리고 기업이 이 상황에 기업이 호들갑을 떨고 앓는 소리를 지금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그래서 기업을, 정확히 기업의 말을 믿을 수가 없는 상황이거든요. 증권사의 리서치 센터장들도, 본인들도 본인들의 증권사들도 현재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어느 정도의 재고를 가지고 있는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의 재고가 만약에 6개월이나 1년 치를 가지고 있다면 소재가 3개월 치 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9개월이나 1년 정도는 갈 수 있다는 이야기잖아요? 그리고 이걸 역으로 생각을 해보면 반도체 같은 경우에는 지금 현재 반도체 단가가 굉장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라고 역으로 해석하는 애널리스트(analyst)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다양하게 해석할 수가 있는 것이고.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도 한국의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생산을 제대로 못하게 되면 애플이랄지, 구글이랄지, IBM이랄지 굉장히 많은 IT 기업들이 그것 때문에 손해를 엄청나게 볼 수 있는 그런 상황이고 앞으로 5G랄지 모든 IT 기술 발전에 있어서 반도체는 산업의 지금 쌀이 되어버렸거든요. 그래서 이게 계속 반도체 가격이 폭등을 하게 되는 상황이 되면 미국도 참지를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어디에선가 중재가 될 것이고 어디에선가 합의가 될 건데 한국의 실력을 전혀 못 믿고 있는 거예요. 가장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건 정부랑 기업이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를 너무 비하할 필요는 없다.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네.

[정세진] 중앙일보, 지난 4일 ‘이정재의 시시각각’에서 이런 기사를 실었습니다. <한‧일, 어려울수록 경제가 답이다>라는 칼럼이었는데요. “우리 정부는 ‘설마’하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대응이라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수입 다변화가 고작이다. 그것도 그리 쉬울 리 없다. 운 좋게 이긴들 2~3년 뒤다. 이미 한국 대표 상품들이 쑥대밭이 된 후다. 이리 따지고 저리 궁리해도 전면전은 불가다.” “최상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화해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뭘 못하랴.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찾아가 며칠 혼밥을 먹을 수도 있다. 이미 경험도 했다. 중국에선 소중화(小中華)를 자처해 몸을 낮췄고, ‘미국엔 가랑이 사이를 기었으며(김경수 경남지사)’ 북한의 온갖 막말을 견뎠다.” “통 크게 화해의 손을 문 대통령이 먼저 내밀라는 건 불가능한 주문인가. 혹시 우리 대통령도 국익보다 표 계산이 앞서나.”

[정준희] “미국의 가랑이 사이를 기었다.”는 것에 김경수 지사를 끌어왔는데, 김경수 지사가 실제로 한 말도 아니고 미국에 대해서 이런 식의 어떤 굴욕적인 태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누군가가 쓴 글을, 그거를 김경수 지사가 인용한 글을 마치 한국 정부가 실제로 한 것처럼 둔갑시켜버린 그런 화법이고요. 며칠 혼밥 이거는 사실을 왜곡하는 거죠.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시기나 이런 것들을 가지고. 그런데 저는 되게 웃긴 게 차라리 이분이나 이 신문사가 중국과의 대응이라든가 미국과의 대응에서 한국 정부가 인내하고자 하는 그런 태도에 대해서 칭찬이라도 했었던 사람들이면 모르겠어요. 그때는 그렇게 득달같이 홀대론이니 뭐니 이런 식의 얘기를 해놓고선 지금 와서는 ‘그것도 못해?’라고 얘기를 하는 거는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요. 그 결과로 결국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나오죠? “우리나라 대통령도 국익보다 표 계산하는 거 아니야?”라는 식의 자신의 심리. 그러니까 자신이 정략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부분을 그대로 드러내는 그런 모습의 글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우용] 그냥 일진회 성명서예요. “우리 백성들의 안녕을 위해서 최고 통치자가 굴욕을 대신 겪어라” 그 얘기만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대통령이 굴욕을 겪어서 우리가 안전할 수만 있다면 굴욕을 넘어서서 불구덩이에 못 던지랴” 이런 식의 이야기거든요.

[최 욱] 국익이라는 단어를 너무 좁게 해석하는 것 같은 느낌도 강하게 듭니다.

[정세진] 오늘 일본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된 참 많은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우리 언론들이 어떻게 짚어내고 있는지 다각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전우용 교수님, 꼭 이 말씀은 시청자분들께 드리고 싶다는 점이라든가.

[전우용] 한국에서 뭘 하면 반일 감정 안 된다고 해요. 반일이라는 말을 써요. 그런데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는 혐한 시위거든요. 왜 반일이고, 혐한일까요?

[정준희] 혐일까지는 아니라는 거죠.

[전우용] 네. 우리는 혐일이 아니에요. 원래부터 그랬어요. 사실 딱 뉘앙스를 보자면 반일은 동등하거나 좀 위쪽에서 갖는 감정이에요. 적대감이에요. 혐(嫌)은 자기보다 아래쪽이라고 생각해서 갖는, 징그러워하는 그런 감정이 혐오감이란 말이에요. 일본인들의 혐한 감정은 한국인들의 반일감정보다 훨씬 뿌리가 깊어요. 훨씬 더 감정적이고 그래서 그것 때문에 아베가 그 혐한 감정 자체를 정치적 자원을 동원해서 개헌의 동력을 얻기 위해서 지금 움직이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언론 보도들을 보면 일본의 혐한 감정에 대해서 비판하거나 지적하는 이야기는 거의 볼 수가 없고 항상 한국의 반일감정을 문제 삼아요. 한국 사람들은 일본에 대해서 반일을 하도록, 감정적으로 하지 않아요, 지금은요. 어디 우리 서울 시내에서 ‘일본인 물러가라’ 이런 시위 있는 게 없잖아요. 이번 사태 벌어지기 전까지는. 그런데 일본에 가면 도시에서 곳곳에서 ‘한국인 꺼져라, 죽어라’ 이런 시위 벌어지고 있어요. 위협을 느끼고 있는데, 그런 상황 자체가 불균형하게 비대칭적으로 정보가 전달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늘 그래요. ‘혐한 의식 이용해서, 혐한 감정 이용해서 무례하게 한국에 대해서 도발하지 마라’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반일 감정 가지면 안 됩니다’ 아, 가지면 안 되죠. 그런데 혐한 감정에 대해서도 같이 동등하게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런 얘기가 없었다는 점, 그동안에. 이게 그동안 양국 간의 역사, 100년이 넘는 역사를 주로 지켜본 사람으로서는 굉장히 좀 안타까울 뿐만 아니라 ‘우리 그동안 뭐했나?’ 해방 이후에 이른바 이런 식의 대일 콤플렉스를 벗어버리자고 그렇게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금 도달해 있는 수준이 겨우 이건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세진] 최욱 씨. 오늘의 깨달음.

[최 욱] 오늘 정말 무릎을 여러 번 치게 됐는데요. 이 역사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우리 교수님을 통해서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우용] 감사합니다.

[최 욱] 너무나 고맙습니다.

[정세진] 전우용 교수님, 강유정 교수님, 그리고 최경영 기자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최경영] 고맙습니다.

[패널들] 감사합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주도 일요일 밤 10시 30분입니다. 고맙습니다.
  • [저널리즘토크쇼J] 일본 수출 규제를 한국 탓으로 모는 언론의 속내
    • 입력 2019.07.14 (22:29)
    • 수정 2019.07.14 (23:38)
    저널리즘 토크쇼 J
[저널리즘토크쇼J] 일본 수출 규제를 한국 탓으로 모는 언론의 속내
[정세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립니다. 저널리즘 전문가 정준희 교수입니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입니다.

[최 욱] 지난 한 주 여러분이 주신 칭찬으로 참 행복했던 최욱입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의 김덕훈 기자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덕훈] 안녕하십니까? 김덕훈입니다.

[정세진] 그리고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님 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최 욱] 우리 강유정 교수님도 저 못지않게 많은 칭찬의 댓글이 달렸더라고요.

[강유정] 감사합니다.

[최 욱] 그 맛 한번 들리면 중독됩니다.

[강유정] 그런가요?

[최 욱] 기분 좋지 않던가요?

[강유정] 좀 힘이 났어요. 좀 겁도 나고 그런 부분은 있었는데 그래도 제 뜻을 왜곡해서 본 게 아니라 바로 봐주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감사했습니다.

[최 욱] 그렇게 칭찬하다가도 한번 마음에 안 들면 다 돌아서니까 항상 긴장해야 합니다.

[강유정] 알겠습니다. (웃음)

[정세진] 오늘도 비평 끝판왕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로그램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지난 월요일에 이 뉴스가 나와서 아주 떠들썩했었죠. SBS 메인뉴스 앵커를 오랫동안 했었고 보도본부장을 역임했던 김성준 기자, 김성준 전 논설위원이 지난 3일 밤 지하철역에서 한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체포가 됐습니다. 김 전 논설위원은 체포된 다음날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SBS는 바로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최 욱] 저희가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지 않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소소하게 한 말씀 드리자면 모 언론사에서 김성준 앵커의 일탈에 대해서 쭉 쓰다가 말미에 “최욱이랑 굉장히 친했다” 정말 흐름에는 맞지 않는 제 이름을 거기에 붙여버렸어요. 그 악의성에 너무 화가 나서 제가 연락을 해서 제 이름을 내렸습니다.

[정세진] 최욱 씨가 누구랑 몇 번 만나기만 하면 바로 친하다고 그러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패널들] (웃음)

[최 욱] 그건 맞는데 예를 들어 진짜 친하더라도 거기에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이야기입니까? 물론 사적으로 친하지도 않았고 지금 선 긋는 거 아닙니다. 같이 방송을 했었던 거죠.

[정준희] 고약한 버릇이죠, 미디어들이. 버닝썬 사건이나 이런 데서 나왔던 것처럼 사실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인물들을 옆에 갖다 붙여서 조회 수도 높이고 그다음에 그걸 통해서 뭔가 약간 사람들로부터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하면서 부대효과를 되게 노리는 굉장히 비열한 짓이거든요.

[최 욱] 나빠.

[정준희] 그만큼 유명해졌다는 얘기인 겁니다. (웃음)

[정세진] 이번 일로 그나저나 라디오, SBS 라디오 프로그램, 굉장히 오래된 프로그램이 폐지가 아예 돼버렸어요.

[김덕훈] <시사전망대>라는 프로그램이 1991년 3월 20일 SBS (라디오) 개국과 동시에 시작했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또 대표 시사 프로그램이고 그래서 이 최장수 프로그램이 김성준 앵커의 하차와 동시에 지난 8일 폐지되면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일고 있습니다.

[정세진] 김성준 앵커가 참 팬들이 많았습니다. 정말 소신 있는 발언도 많이 하고 신뢰감 있는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미지와 앵커?

[강유정] 앵커도 다양한 퍼스나 중의 하나겠죠. 페르소나(persona; 가면을 쓴 인격)라고도 하죠. 가면 중의 하나일 텐데, 뉴스의 힘이라는 게 뭐냐면 특히 TV 뉴스 앵커 같은 경우는 그 분의 말씀을 팩트, 진실과, 사실과 연결하려는 습성이 있고 그래서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이 <뉴스의 시대>라는 책에 헤겔(Hegel)의 말을 인용했는데요. 어떤 말을 인용했냐면 “뉴스가 종교를 대신하기 시작할 때부터 근대다”라는 표현을 했어요. 그래서 뉴스와 종교의 공통점을 재미있게 들고 있는데 가령 종교처럼 정시에 방송한다는 거죠. 아침 7시, 오후 3시, 저녁 7시처럼. 그리고 거기에 나와서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은 마치 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성직자처럼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이미지에 고정이 된다는 거예요. 저는 이번 사태가 좀 연결이 되는 것 같은데 성직자의 성적 일탈이라든가 이런 범법 행위가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거는 지금 말한 것처럼 일종의 그런 이미지가 있기 때문인데 앵커는 어떤 점에서 현대 사회에서는 그렇게 뭔가 진실을 전달한다는 굉장히 강력한 믿음 위에서 존재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느끼는 배신감이라든가 놀라움이 성직자의 일탈만큼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준희] 김성준 앵커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저는 좋게 평가했던 것은 우리나라 앵커의 색들이 여러 개가 있는데 나름의 색을 만든 몇 안 된 앵커 중의 하나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사람들이 SBS라고 하는 데의 브랜드하고 거의 동일시했었던 그런 역할들이 있었는데 그걸 정면으로 뒤집는 그런 일이 벌어지게 되면서 더 큰 충격이 생겼다고 하겠죠.

[최 욱] 대중들은 사실 앵커 하면 굉장히 품격 있고 나와는 거리감 있고 숭고하게 바라보는 측면이 있거든요. 사실 (정세진 아나운서가) 유명 앵커 출신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굉장히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술 먹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우와, 앵커가 술을 마셔?” 대중은 그 정도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번 사태를 얼마나 충격적으로 보겠습니까? 앞으로 좀 반듯하게 살아주시기 바랍니다.

[패널들] (웃음)

[정세진] 앵커도 술은 먹을 수 있습니다.

[최 욱] 그러니까요. 당연한 얘기인데

[정세진] 사람들은 그 정도로?

[최 욱] 그렇죠.

[정세진] 하기야 제가 9시 뉴스 할 때도 다들 저를 정말 청초하게만 바라보시고 순수한 그리고 아주 단아한. 저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 설명을 해야 될 정도로 그런 게 굉장히 갑갑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저는 뉴스를 할 때 최선을 다하는 그냥 그 모습인데, 밖에서 보는 거는 굉장히 더 그거보다 몇 백퍼센트 커져서 저를 그런 식으로 너무 높게 만들어주시는구나.

[최 욱] 다 포장된 거죠. 사회적 시선이 굉장히 부담스럽고 너무 힘들지 않습니까?

[정세진] 그래서 저는 KBS 안에서만 이렇게 돌아다녔습니다.

[최 욱] 그래요?

[패널들] (웃음)

[정세진]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이렇게 김성준 앵커처럼 그렇게 아주 개성 있는 앵커는 되지 못했고 클로징 멘트, 언젠가부터 앵커들이 클로징 멘트들을 했는데 이걸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다 항상 “고맙습니다”로 그냥.

[정준희] 생각해보니까 고마워. (웃음)

[정세진] 그런데 이거는 제 입장일 것 같기도 하고 다각도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또 오히려 이 입장인 것 같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드니까 그냥 “오늘 뉴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끝나게 됐던 기억이 나네요. 김성준 전 앵커의 발언들, 클로징 앵커 멘트들이

[최 욱] 유명했었어요.

[정세진] 워낙 유명했기 때문에 다시 인터넷상으로 소환이 돼서 퍼져 나가고 있는데요. 그 영상 잠시 보고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영상] 김성준 전 앵커 SBS <8뉴스> 클로징 멘트

- 2017년 2월 27일
“지난 5년간 성범죄에 연루된 교사 231명 가운데 53%가 처벌을 받고도 여전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범죄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해서 봐줬겠지요. 과연 피해를 입은 여학생 본인이나 딸 가진 부모님들도 경미하다고 느꼈을까요?”

- 2017년 5월 16일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공공 화장실 안전 같은 대책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본질은 '성별 간의 감수성'입니다. 여자와 남자는 서로가 보완하고 공존하는 관계라는 당연한 진실이 가슴 속에 정말 당연한 걸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세심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정세진] 정말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았던 그런 앵커 클로징 멘트였습니다. 이 앵커의 클로징 멘트, 요즘은 JTBC 같은 경우에는 앵커가 직접 브리핑하는 그런 게 유행이 돼서 다른 데서 많이 진행을 하고 있는데 시청자들한테 영향력이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정준희] 네. 저널리즘적으로요. 원래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기사 안에서도 물론 그래야 하지만, 기사 형식의 측면에서도 그래야 합니다. 그래서 신문사 같은 경우에는 의견란이 따로 있잖아요? 기사란과는 별개로. 그게 칼럼이라든가 사설 같은 걸 싣는 그런 방식을 취하는데 방송 같은 경우에는 사실 그 형식적으로 구분을 뉴스 안에서 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요. 그리고 방송은 훨씬 더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이 영향력을 오용할 수가 있단 말이죠. 그래서 관습적으로 의견을 되도록이면 싣지 않도록 한다는 게 일반적인 형태인데, 유일하게 허용되는 창구였던 게 앵커가 클로징할 때 멘트는 자유스럽게 자기의 의지를 가지고 뭔가 멘트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있었던 거죠. 그리고 시청자들이 그걸 기대하는 거예요. 그래서 전체 그 뉴스를 마무리 지으면서 여기에서 ‘이 언론사가, 이 방송사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태도가 뭘까?’라는 코멘트 하나를 들으면서 얻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클로징 멘트가 가지는 힘은 일반 신문사의 사설보다 훨씬 더 강해집니다.

[최 욱] 앵커에 대한 환상을 많이 갖고 있었는데 저도 사실 이제는 그런 환상이 조금.

[정세진] 없으시죠?

[최 욱] 깨졌어요. 그 계기가 개인적으로는

[정세진] 저 때문에?

[최 욱] 아니에요.

[패널들] (웃음)

[정세진] 제 모습 보시고?

[최 욱] 민경욱 전 앵커를 보면서 환상이 완벽히 개인적으로는 깨졌습니다.

[정세진] 민경욱 의원 얘기가 나왔으니까 그 얘기를 좀 해볼까요? 요즘에 화제가, 화제라기보다는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의 SNS 설전 때문에 뉴스의 클릭 수 상위에 항상 오르고 있는 분인데요. KBS 기자 출신이고 9시 뉴스 진행도 했습니다. 앵커로 활동을 했고 그 인지도와 신뢰를 바탕으로 정치를 시작해서 청와대 대변인도 했고. 자유한국당 의원으로 지금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난 5일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문제가 됐었는데요. “이른바 오사카의 문재인 행방불명 사건 동영상이 온라인 공간을 달구고 있다.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한 번 해외 순방할 때마다 수십 억 원 혈세 들어가는데 수업은 안 듣고 어디서 땡땡이를 치셨나? 몸이 편찮으셨나? 유흥과 만찬만은 하나도 빼먹지 않은 우리 대통령 내외! 청와대는 지난 일본 G20 회의 때 대통령이 뭘 했는지 과거에 당신들이 요구했던 대로 1분 단위로 밝혀라.” 이렇게 글을 올려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거기에 대한 반응을 보이면서 이 공방이 시작이 됐습니다. 민경욱 의원이 본 동영상은 어떤 건가요?

[김덕훈] 민경욱 대변인이 밝힌 온라인 공간을 달구고 있는 그 동영상은 유튜버 이종원 씨가 하는 <아포유>라는 곳에 올라온 동영상인데 그 이름은 입니다. 현재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이 13분 57초 분량인데, 이 영상들은 기본적으로 G20 공식 회의 장면들을 편집 해놓은 거거든요. 그런데 여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G20회의에서 사라졌다. G20 공식회의 석상에 안 보이고 대체 어디를 가서 뭘 한 거지?”라는 문제의식을 영상으로 만든 겁니다.

[정세진] 김덕훈 기자도 팩트 체크를 한 번 더 해봤을 텐데?

[김덕훈] 네. 일단 첫 번째로는 <아포유> 유튜브 채널 영상 바로 앞쪽에 “G20 정상회담 48시간의 녹화 내용을 10분으로 빠르게 재생해 보여준다.”는 내용이 있는데 일단 G20 정상회담의 시작과 끝을 다 잠자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27시간 그리고 영상 같은 경우에는 앞에 공개된, 언론에 공개되는 부분이 있고 정상들끼리만 얘기하는 비공개 부분이 있는데 비공개 부분은 당연히 녹화되지 않았겠죠. 두 번째로 “G20 첫날인 28일에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포럼에 참석한 시간은 10분 남짓에 불과했습니다.”라는 표현도 사실이 아닌데, 세션1이 총 120분간 진행했는데 그 중의 초반에 공개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 부분을 제외한 100여 분은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에 쭉 100분을 참석을 하면서 발언까지도 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10분밖에 참석 안 했다는 것도 역시나 사실관계에서 문제가 있는 표현이고 그다음에 세 번째로는 “G20 둘째 날 첫 일정이었던 여성역량증진 정상 특별이벤트에 대통령이 불참했다”라고 하면서 “영상을 봐라. 문 대통령 자리가 비어있지 않느냐”라고 얘기를 했는데, 이 자리는 사실 문 대통령 자리가 아니고요. 사전에 한국 정부에서 우리는 이 이벤트에 불참하겠다고 얘기를 했고 그 이유는 전날 늦게 예정돼 있었던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문에 애초에 이렇게 결정된 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 같은 경우에는 “문 대통령이 세션3에 불참했다.” 이런 의혹 제기인데, 역시 사실이 아니고요. 문 대통령은 세션3에 정상 중 4, 5번째로 기조발언까지 하고 전체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불참한 일정은 세션4인데 이때는 실제로 불참한 게 맞고요. 불참한 이유는 한국에 돌아와서 트럼프 대통령과 곧이어 이어지게 되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 차 미국 대통령을 맞기 위해 먼저 들어와 있었던 거거든요. 이 부분 이 네 가지 부분 모두를 이 해당 유튜브 동영상 제작자는 인정은 한 상태입니다.

[정세진] 원래 국제회의, G20 같은 경우도 다자회의와 양자회의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이게 우리 대통령뿐만 아니라 다른 대통령들도 다자 회담 갔다가, 다른 세션 잠깐 갔다가 양자회담을 위해서 빠지고 이게 자연스러운 국제회의, G20회의인데 그거에 대한, 전혀 이해가 없는 거였죠?

[최 욱] 그래서 민경욱 의원이 제일 나쁘다는 거예요. 그분은 청와대 대변인이었으니까 이런 거 다 알 거 아니겠습니까?

[정세진] 예전에 했으니까?

[최 욱] 당연하죠. 그런데 일개 유튜버의 저 잘못된 내용을 기반으로 해서 날선 공격을 하는 거. 이거 정말 (김덕훈 기자) 선배님 아닙니까? 이건 좀 비판하셔야죠.

[정세진] 어떻게 민경욱 의원의 입장을 들어보셨나요? 왜냐하면 본인이 팩트로 생각하고 하셨다면

[김덕훈] 제가 들어보려고 전화를 해봤는데, 제가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소속된 기자인데 몇 가지 여쭤보겠습니다.”라고 얘기를 하니 일단 대뜸 “거기 진행자가 누구냐?” 이렇게 물으시길래 “정세진 선배인데요.”라고 얘기를 하니 “좋게 다뤄줄 것 같지 않다.”

[패널들] (웃음)

[정준희] 편향적인 (웃음)

[정세진] 그래서 답을 못 얻었어요?

[김덕훈] 그래서 인터뷰가 성사 안 됐어요.

[정세진] 저 때문에요?

[김덕훈] 제가 “제발 첫 질문이라도 조금 들어보시고 결정해주시라” 첫 질문이 어떤 거였냐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한테 토론을 제안 하셨던데 그러면 고민정 대변인의 어떤 표현이 잘못된 거죠?”라고 물어봤어요. 어떤 부분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는지 물어봤는데 “어쨌든 얘기 안 하겠다.” 왜냐하면 잘 다뤄줄 것 같지 않으니까. 이렇게 얘기해서

[정세진] 최욱 씨 때문일 거예요. 저 때문이 아니라 (웃음)

[최 욱] 저는 알지도 못해요. 개인적인 뭔가 있나 본데요? 사연이?

[정세진] 아유, 왜 그러십니까.

[정준희] 구한이 있나봐. (웃음)

[정세진] 왜 그러십니까. (웃음) 고민정 대변인이 지난 8일에 MBC 라디오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팩트를 생명으로 하는 기자’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했습니다. 그 내용 함께 들어보시고 이야기 나누죠.

-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인터뷰 中 (2019년 7월 8일, MBC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

“민경욱 대변인 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팩트를 생명으로 생각하는 기자 출신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과연 한 번이라도 이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려고 시도를 해봤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사실관계를 확인을 해보셨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씀을 하신 거라면 도대체 의도가 무엇인지가 궁금하고, 팩트를 확인하지 않으셨다면 글쎄요. 기자, 그리고 청와대 대변인까지 하셨는데 어떻게 기사를 쓰고 어떻게 브리핑을 하셨는지가 궁금할 정도입니다.”

[정세진] 고민정 대변인이 “어떻게 기사를 쓰고 어떻게 브리핑을 하셨는지 궁금할 정도”라며 비판한 것에 대해서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아나운서 출신이 주술 관계가 호응이 안 되는 비문을 남발했다”라면서 “기사는 잘 써서 한국방송협회 방송대상 두 번, KBS 특종상,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다 받았고, 청와대 대변인 생활 2년 동안의 브리핑은 지금 정치 부장들 하고 계시는 당시 1호 기자 분” 1호라는 표현을 참 많이 쓰네요. “1호 기자 분들께 여쭤보기 바라오”라는 내용도 페이스북에 담았습니다.

[강유정] 이분은 어쩌면 SNS 매체라는 속성을 잘 알고 굉장히 잘 활용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이거를 읽으면서 제가 분석을 해야 하나, 조금 자괴감도 들었습니다만 눈에 보이는 것 좀 말씀 꼭 드리고 싶어요. 가령 ‘1호 기자’ 라든가 아까 상을 받은 내용을 늘어놓는 건 아주 권위주의적인 글쓰기의 전형입니다. 왜냐하면 ‘1호 기자’라는 말은 언론사 분들이 아니시라면 알 수 없는 굉장히

[정세진] 처음 들어봤어요. 언론사 사람들도 잘 모르고

[강유정] 직업적인 은어예요.

[정준희] 이거는 고민정 대변인의 대화 속에서 “기자 출신”이라고 한 말 이걸 가지고 확대해서 만들어낸 자신의 어떤 대응인 거죠. 그런데 이 대응의 전략이 전략적인 측면에서 보면 나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는 게 원래 상대가 던진 질문에 답을 하면 쫓아가게 돼요. 그러니까 끌려가게 된단 말이죠. 그걸 뒤집는 방법은 자기 판으로 만드는 거거든요. 자기 판으로 만드는 또 한 가지 방법이 바로 이 대립을 아나운서 출신의 청와대 대변인과 그다음에 기자 출신으로서 앵커도 하고 청와대 대변인 거쳐서 현재 대변인을 해온 그런 의원의 대립, 싸움으로 마치 직업 간 싸움인 것처럼 직업 간의 전문성의 싸움인 것처럼 그렇게 만들고 있는 거예요. 또 한 가지는 사실은 이게 마치 제1청자가 고민정 대변인인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주변에 자기네들을 지지하는 그룹들한테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자, 보세요. 나라는 사람이 지금 대표로 싸우고 있는데 내가 훨씬 더 이 사람보다 훌륭하지 않소?” 라고 하면서 자신을 지지하는 그룹들에게 시위하는 그런 모습이라고 보이는 거죠.

[정세진] 민경욱 의원이 ‘KBS 9시 뉴스 앵커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자리에 가있을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강유정] 사실은 앵커라는 자리가 공신력을 갖고 있는 인지도 높은 직업이에요. 특히 메인뉴스 앵커라는 건 공신력과 인지도를 같이 가져가죠. 그런데 저는 좀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예전엔 어떨지 모르겠는데 지금 제가 보기에도 그리고 많은 시청자분이 보기에도 많은 분들이 마치 ‘앵커 자리를 정치계로 가는 교두보나 매개로 활용할 수 있다’ 아니면 ‘하려고 할 수도 있다’라는 가능성에 대한 입력은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이미 많은 경우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어떤 점에서 앵커라는 게 정치인으로 가는 게 최종 목표가 되는 거죠. 정치인이 될 수는 있어요. 될 수 있다는 게 아니라 선후관계가 아니라 인과관계가 될 때, 앵커 자리는 정치인으로 가는 원인이 된다고 할 때는 굉장히 심각한 언론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보여지거든요.

[정준희] 그런 인지도와 공신력이라고 하는 건 자기가 잘해서 얻는 게 사실은 아니거든요. 자기의 능력이 일부가 더해져서 얻어지는 거죠. 그 방송사나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힘과 결합돼서. 그렇다면 거기에 대한 책무의식, 소명의식을 느껴야 돼요. 전문직이라는 것이 일반 직업과 구별되는 게 소명 의식이거든요. 앵커 출신의 정치인이라면 그 정치 안에서 전문성을 살리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정치인이 정략적인 언어를 그것도 굉장히 험하게 사용하는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한 가지 방식이 있어요. 충분히 잘할 수 있잖아요. 또 한 가지 방식이라고 하는 건, 저는 미디어적인 차원에서의 전문성이라고 보거든요. 그건 전문성이 가장 잘 살 수 있는 분야잖아요? 그런 것들을 정치 안에서도 찾을 수가 있는데 사실은 말 그대로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들만 이용해서 정략적으로 쓴다고 하는 건 굉장히 대비되는 일인 거죠.

[정세진] 김덕훈 기자는 글쎄요, 지금 7년차죠?

[김덕훈] 8년차.

[정세진] 8년차. 앵커, 보통 기자들이 또 남자 기자들도 앵커하고 싶은 욕심이 굉장히 많거든요. 제가 알기로는.

[김덕훈]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없는데요.

[최 욱] 우리 김덕훈 기자는 앵커에 대한 욕심도 없지만 삶에 의욕 자체도 없어 보여요.

[패널들] (웃음)

[김덕훈] 개인의 삶은 잘 살고 있습니다. (웃음)

[최 욱] 잘 살고 있습니까?

[정세진] 요즘은 사실 더 부담이 많아서 앵커를 더 안 하려고 하는 것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김덕훈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김덕훈] 감사합니다.

[최 욱] 힘내세요.

[정세진] 지난 4일부터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서 반도체 관련 필수 소재 등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규제 품목은 반도체와 TV,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소재 세 가지로 일본이 전 세계 생산의 70~9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그동안 한국에 대한 수출 허가 신청을 면제해줬는데요. 4일부터는 일본 업체들이 해당 품목을 수출할 때마다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죠. 다음 달부터는 군사 분야에 전용될 수 있는 소재와 부품을 별도의 허가 절차 없이 수출할 수 있게 우대했던 27개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를 제외한다는 계획입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우리 언론의 보도들은 어떤지 짚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관련해서 역사학자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님 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전우용] 안녕하세요. 전우용입니다.

[정세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최경영 기자, <한국언론 오도독>의 최경영 기자 초대했습니다.

[최경영] 안녕하십니까? 최경영입니다.

[정세진] 어떻게 저희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는 혹시 보셨는지요?

[전우용] 뉴스 말고는 자주 보는 프로그램인데요. 예전에는 그래도 ‘사회의 목탁(올바른 언론이나 사상가)’ 그러면 사람들이 무슨 뜻인지 알았잖아요.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는 그런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사회의 목탁’이라는 말 자체를 쓰면서 과거에는 그래도 (언론이) 목탁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에 대한 좀 뭐랄까, 사명감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은데 근래에는 완전히 ‘사회의 쪽박’이 되어버렸어요. 제가 보기에. 목탁은 구도(求道)하는 마음으로 치는 그런 물건이라면, 쪽박은 구걸하는 마음으로 치는 거잖아요. 뉴스를 보니까 뭐 이제 자극적인 기사 뽑아놓고 “클릭해주세요, 클릭해주세요” 하는 게 쪽박 두들기면서 “한 푼 줍쇼” 하는 거랑 비슷하게 느껴지는 정도라서 많이 망가졌다는 느낌을 가졌는데 <저널리즘 토크쇼 J> 보면서 쪽박과 목탁의 차이가 뭔지 시청자들이 알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서 참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 중요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보고 있습니다.

[최 욱] 죄송한데 그 쪽박과 목탁, 다른 데 가서 좀 써도 괜찮겠습니까?

[패널들] (웃음)

[전우용] 얼마든지 쓰십시오.

[최 욱] 기가 막힌 표현이네요.

[전우용] 제 거는 다 그냥 풀어드리겠습니다. (웃음)

[정세진]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도 날카로운 비평 기대해보겠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내놓은 배경, 먼저 아베 총리의 발언으로 확인을 한번 해보죠.

[영상] 아베 신조 총리 발언 中 (2019년 7월 3일, 일본 여야 당수 초청 토론회)

“징용공 문제는 역사 문제가 아니라 국제법상 국가와 국가의 약속을 지키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서로 청구권을 포기했습니다. 위안부 합의도 정상 간의 합의여서 유엔과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도 이를 높게 평가했는데, 이 합의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상대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가운데 지금까지의 우대 조치는 (더 이상) 취할 수 없습니다.”

[정세진] 아베 총리는 줄곧 “국가 간의 약속을 한국이 어겼다.” 그러면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언급했습니다. 일단 아베 총리의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 전 교수님 먼저 이야기 들어볼까요?

[전우용] 한일 국교 정상화를 위한 협상이 시작된 거는 이승만 정권 때부터였는데 십몇 년 넘게 계속 타결이 안 됐던 이유는 우리는 배상을 요구하고 일본은 배상을 아예 할 수 없다고 하는 그 입장이 팽팽히 맞부딪혀왔던 거예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은 그래서 이 배상 문제를 얘기하지 않는 것으로 그냥 덮어버린 거예요. 쉽게 말하자면 하자가, 굉장히 심각한 하자가 있는데 덮어버렸단 말이에요. 그런 상태에서 일본은 “배상할 수 없다.” 우리는 “그냥 배상을 안 받은 거로 하고 청구하지 않겠다.” 하고 넘어갔어요. 그런데 이런 경우에 “이런 식의 국가 간의 약속이 개인 간의 배상, 개인이 받아야 될 배상에 대해서도 제약할 수 있느냐” 이거를 국민이, 국민의 한 사람이 물어본 거잖아요, 법에다가. 법에 물어봤을 때 “국가 간 협정으로 인해서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한 것은 아니다”라는 판결이 나왔단 말이에요. 그렇다면 약속을 어겼다고 할 수 있는 거냐. 예컨대 지금 아베 총리식의 이론법으로 하자면 우리 정부가 잘못했다고 하려면 세 가지 정도 중의 하나여야 해요. 첫째는, 소송 거는 개인을 소송 걸지 못하게 막았어야 하든가.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국가가 어떻게 막겠어요. 두 번째로는 대법원의 압력을 넣어서 패소 판결하게 하든가. 이게 만약에 과거 양승태 대법원에서 이루어졌던 재판 거래. 그거를 생각하는 거예요. 그게 주권 국가에 대한 올바른 태도가 아니죠. 세 번째로는 판결이 났어도 우리 정부가 이행하지 않는 것. 이것도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러면 이 세 가지 중에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이거를 다 할 수가 없는 일인데 그거를 가지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약속에 대한 개념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죠.

[정준희] 저는 이 약속 프레임을 쓰는 거는 굉장히 의도적이라고 보고요. 빌미를 삼고 싶었던 것들은 한일 위안부 협정에 관련된 문제였을 것 같아요. 한국 정부가 만약에 실수였다면 좀 더 실수에 가까운 것들을 했던 것이 그 시기의 일이고. 그걸 현 정부가 그대로, 그 협정 그대로 이행하지 않겠다는 그런 태도를 가지니까 그것에서 빌미를 잡아서 지금 징용공 판결이 마침 또 나오게 되니까 그거를 갖다 붙인 그런 케이스고 그걸 경제 보복으로 연결시킨 그런 케이스거든요. 그 당시 고노 외무상이, 현재 외무상이죠. 이 사람이 인정한 발언이 나와요. 1991년 8월 27일에 야나이 순지 조약국장이라는 사람이 법률 해석을 한 게 있는데 한일 협정을 통해서 청구권이 배제된 대상들이 있는데, 그게 “제반의 재산의 권리 및 이익에 대한 청구권을 이거로 해소가 됐다고 본다”라고 하면서 대신 “개인의 청구권은 국내법적으로 소멸이 안 됐다”라고 하는 발언을 합니다. 91년에요.

[정세진] 일본에서 그 얘기가.

[정준희] 그 당시에 사실 일본이 90년대에 해석했던 내용하고, 현재 사실은 영향을 미치는 내용하고, 현재 우리의 대법원 판결이 안 맞아떨어지는 내용이 아니에요. 그런데 사실 이거를 부정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형태인 거죠.

[강유정] 저는 심각하게 본 게 ‘선 조치 후 논리’처럼 보였어요. 현실이 말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말이 현실을 결정해버리는 사태가 돼버린 건데, 재밌는 건 이거를 테리 이글턴(Terry Eagleton)이 ‘제국주의’라고 아예 못을 박았어요. 앞선 이런 이야기들에 대해서 아베가 몰랐을까? 저는 몰랐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거고, 지금 그 논리를 아는 척해봤자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모르는 척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말로 없는 현실을 만든 건데 그다음에 나온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겠다.” 왜? “북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까” 이 말이야말로 그걸 보여주는 거죠. 그냥 현실을 만들어버리는 거예요, 말로. 그래서 참, 이거는 어떤 점에서는 논리적으로 접근을 해야 하긴 하겠으나 ‘이미 상대 쪽에서는 전혀 비논리적으로 뭔가를, 현실을 만들어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베의 속셈이라는 게 너무 훤히 보이는 그런 부분도 있었습니다.

[정준희] 이게 되게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하는 게요. 그게 제국주의라고 테리 이글턴 말씀 하셨지만 결국은 쉽게 말하면 ‘권력’이라는 뜻이잖아요. 그러니까 말이 ‘자신의 말이 현실을 창안해낼 수 있다, 이건 힘이다’라고 믿는 거고 그 믿음이 표현된 거예요. 한국을 대상으로 그걸 실험하고 있는 거죠. 아베식의 아베 총리식의 어떤 마인드가 사실 일본을 ‘정상국가’라고 표현을 하지만 제국주의적인 어떤 과거의 영광 이런 것들을 향수화시키는 그런 경향이 있고 이걸 다른 나라가 아니라 한국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있는 거예요. 자신이 더 강한 국가고, 더 정상적으로 강한 국가이기 때문에 ‘내 말을 통해서 현실을 바꿔갈 수 있어’라고 믿는 그런 심리들이 나타나는 거죠.

[정세진] 지금 언론에서는 이번 수출규제에 대해서 “경제 보복이다”, “무역 보복이다” 이런 표현을 쓰고 있고 우리 정부도 일본의 조치를 WTO의 규범과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보복적 성격의 수출 규제라고 규정을 했습니다. 이 보복이라는 표현이 적확하지 않다고 전 교수님이 주장하는 글을 봤는데요.

[전우용] ‘보복’이라고 하는 것이 갚아주는 거잖아요. 되갚는 것. 한 대로.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게 보복인데 우리가 일본에 대해서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어떻게 보복이 돼? 예컨대 우리가 북한에서 미사일을 쐈는데 자기네 통상적인 군사 훈련 과정에서 미사일을 쐈다 하더라도 우리가 그걸 ‘도발’이라고 부르잖아요. 이것도 마찬가지의 성격이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에 대해서 뭔가 일본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경고의 의미든 아니면 공격의 의미든 간에 먼저 공격을 가해왔단 말이죠. 도발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봐요. 보복이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용어인지 모르겠어요.

[최 욱] 그러네, 듣고 보니까.

[정세진] 일본 정부가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한국의 배상 청구권이 소멸됐다” 이렇게 계속 주장을 합니다. 우리 언론에서도 그렇게 주장을 많이 해왔습니다. 일단 조선일보의 보도를 보면 7월 4일자에 <일본도 중국 수준의 나라인가>라는 사설에서 “과거 한일청구권 협정문에 ‘양국 간 청구권 문제가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확인한다‘고 명시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이 이 합의를 깼다고 일본이 분노할 수는 있다.” 이렇게 썼고요. 7월 5일자 <청구권과 ‘사법 농단’>이라는 만물상 칼럼에서는 “우리 정부가 청구권 협정을 통해 일본으로부터 ‘무상 3억 달러, 장기 저리 2억 달러 상당의 물자‘를 받았다.”며 “이 돈은 포항제철·경부고속도로 등의 밑천이 됐다.”고 썼습니다. 또 “청구권협정에는 강제징용 피해에 대한 보상도 명시돼 있다. 강제징용자를 103만여명으로 산정하고, 개인청구권에 대해서는 ‘나라로서 청구하며 개인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만물상 칼럼에서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준희] 저는 조선일보의 이와 같은 태도, 또는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한국의 어떤 특정한 언론 집단의 태도가 사실은 그냥 딱 보면 일본을 너무나 잘 이해해주고 있잖아요. “일본이 분노할 수는 있다.” 이런 식의 표현을 써요. ‘그러면 너희도 한번 그쪽 입장이 돼봐. 그럴 수 있는 거 아니야?’라고 하는 표현인데 전반적인 기조 자체가 어떠냐 하면 사실 한국의 시각이 사라져 있는 채 일본 정부의 시각이나 일본 국민의 시각. 또 일본 국민도 잘 모르는 국민들의 시각을 먼저 나서서 이해해 주려고 하는 그런 태도들이 전면에 등장해 있다는 거예요. 예전에 전공투 세대라든가 이런 식의 60년대 이전에 있었던 분들이나 전쟁에 대한 참화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사실은 거기에 대한 미안함이라고 하는 것들의 어떤 반성적 태도라도 있었어요. 그런데 현재 세대들은 그거로부터 그런 게 없거든요. 이거를 한국에 있는 언론이 굳이 나서서까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방식으로 얘기할 필요가 뭐가 있는가. 저는 그런 의문이 들죠.

[최경영] 2017년 7월쯤에 제가 찾아보니까 중국 사드와 관련해서 (칼럼이) 어떤 게 있었냐 하면 “대선 때, 사드 보복을 끝내려던 중국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협상론을 펼치자 강경 모드로 회귀했다.” 그러니까 한국은 지금의 강경 모드를 계속 지켜나가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자유의 원칙을 지켜라. “강대국을 상대할 때 약소국의 무기는 ‘원칙과 논리, 그리고 일관성’이다. 우리 정부는 먼저 ‘국가 주권에 대한 침해나 간섭을 용납하지 않으며,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언론 자유의 가치는 어떤 외부 압력에도 포기하지 않으며, 대국이 소국을 압박하는 식의 불평등 관계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외교 원칙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라는 이런 이야기를 한 거거든요. 그러면 중국에는 이런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했다면 왜 일본에는 이런, 어떤 굴종적 자세를 꼭 취해야만 하는 것인지 이게 설명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과거 2017년에 조선일보가 썼던 것과 지금의 일본을 대하는 자세는 또 전혀 다르다는 거죠. ‘반문재인 정부’라는 그 스탠스(stance)가 없다면 친일, 반중은 어떤 수단 그리고 외교적인 수사일 뿐인 것이고 결국은 이 사람들은 원하는 것이 어떻게 해서든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결국은 안 될 것이다. 잘못될 것이다. 실패할 것이다.’ 이런 것들을 강조하기 위해서 정파적인 어떤 공세를 취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최 욱] 이번에도 역시 조선일보가 조선일보를 반박할 수 있는 거네요.

[최경영] 그렇죠.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정세진] 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지난 2일 자신의 블로그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과 일본의 통상보복>이라는 제목에서 “양승태 사법부에서 선고를 지연하고 있던 것은 당시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적·정책적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벌어 준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사법농단 적폐로 몰리면서 대법원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에 이른다.” 그러면서 “사법부 판단을 한국 정부로서는 어찌할 수가 없다는 대응 방식은 대외적 외교 관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일보는 7월 4일 <“양승태 사법부, 강제징용 외교 해결위해 시간 벌어준 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지난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사법부도 국가 시스템 속의 하나일 뿐이라고 외교 상대방은 당연히 간주한다”며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강제징용 사건에 대한 판단을 미룬 데는 그런 배경이 있다고 했다.” 이런 내용을 전했고요. 그리고 문화일보 7월 3일 <“양승태 大法, 강제징용 외교적 해결 위해 시간 벌어준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사법부의 판단은 어찌 할 수 없다는 방식은 외교 관계에서 통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이렇게 또 강조했고요.

[정준희] 이거는 기본적으로 삼권분립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이 한 발언이라 저는 믿기지가 않는 발언이에요. (사법부의) 판단 과정에 개입했던 지난 정부와 양승태 대법원장 같은 경우가 전형적으로 잘못된 그런 식의 행동인데도 불구하고 이것을 옹호하기 위해서 이러한 것과 같은 논리를 쓴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웃긴 일이고요. 그다음에 언론이 이것을 왜 인용했겠어요. ‘복화술 저널리즘’이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그럴 듯한 명찰을 달고 있는 사람의 입을 통해서 발언하도록 함으로써 자신들의 소기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그런 식의 수단이고 이걸 굉장히 많은 언론들이 보도했다는 거 자체가 이 언론들이 기본적으로 이런 태도를 지향하고 있구나 하는 걸 보여주는 반증이 되는 거죠.

[전우용] 저는 사실은 그 기사를 보고 정말 화가 났어요. 삼권분립이 명시된 국가에서 대통령이 대법원장과 만나서 이 관련 재판을 시간을 끌면서 어떻게든 일본 측과 외교 마찰이 안 생기게 해달라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면 그거야말로 한국 국가 자체에 대한 모독이잖아요. 정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말 잘 안 쓰는데,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말 정말 싫어하는데 모욕감을 느낄 정도였어요.

[최 욱] 강민구 부장판사가 마치 우리 시대의 현인(賢人)인양 이 사람의 이야기를 이렇게 인용하는 것. 굉장히 불편한데 게다가 강민구 부장판사 앞에 수식어 정도는 붙여줬어야 하는데 그게 빠져 있습니다. 강민구라는 사람이 그냥 부장판사가 아니잖아요. 이른바 ‘삼성 장충기 문자’에 등장했던 그 부장판사 아니겠습니까? 아첨이 몸에 밴 저로서도 그 문자를 보면 굉장히 낯부끄러운 수준입니다. 지금 언론들이 좀 잊은 것 같아서 제가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다시금 또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장 사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오늘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삼성페이가 정책상 막혀있다 합니다. 뿌리가 같았던 이마트가 이러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잘 계시지요? 인도 사업장에 가 있는 제 동생이 김 사장의 억압 분위기를 더 이상 못 견디어 인수인계되는 대로 사직하라 했습니다. 아직도 벙커식 리더십으로 부하를 통솔하는 김 사장이 안타깝습니다. 그동안 진 신세는 가슴에 새깁니다. 강민구 배상.”

[패널들] (웃음)

[최 욱] 웃을 일이 아니에요.

[최경영] “배상~” 이거 아주 좋았습니다.

[최 욱] 분노해야죠, 웃다뇨. 치아 보이지 마십시오.

[정세진] 전 교수님이 굉장히 분노하셨어요.

[최경영] 전 교수님도 웃으셨어요.

[전우용] 이걸 만약에 외교적(해결 위한) 시간이라고 말씀하셨으니까 이런 게 외교라고 생각을 하고 사셨겠죠. 개인적 외교라고요.

[정세진]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일본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일본의 경제 공격은 우리 정부가 자초한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보수지의 보도가 많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조선일보, 지난 4일 <‘전략적 침묵’한다는 청와대, 무능 무책임일 뿐>이라는 사설에서 “이번 사태는 강제징용자 배상을 둘러싼 외교 갈등 때문에 빚어진 정부발(發) 폭탄이다.”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는 징후는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일본에서 무슨 일이 돌아가는지 깜깜했다.” 이렇게 기사를 냈고요. 중앙일보는 지난 8일 <되살아나는 제국>이라는 칼럼에서 “강제징용의 법정 다툼에 대해 ‘무역 제재’로 대응한다는 일본의 공공연한 엄포를 한국이 허언(虛言) 따위로 치부한 대가치고는 치명적이다. MB 정권 이후 지속된 ‘10년 냉골’이 급기야 적대관계로 악화됐다.” “‘일본이여,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국가가 되자!’ 아베가 외치는 이 구호는 7월 21일 참의원 선거를 휩쓸고 내년 헌법 개정까지 밀고 갈 것이다.” “이런 상황에 한국 정부의 ‘과거사 정치’는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끌어내기는커녕 ‘제국 향수의 정치화’를 자초했다”라고 썼습니다. “우리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이렇게 강조하는 기사들이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전 교수님 또 분노 게이지가 너무 많이 (웃음)

[전우용] 아니요, 분노 안 했습니다. 워낙 많이 본 글이라서요. 옛날에 한 100년 전부터 이런 글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웃음)

[정준희] 100년 전이랑 다를 게 없어요. (웃음)

[전우용] 일진회 성명서 같은 거를 보면 “나라가 정말 죽을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 처지에 처했다. 이게 전부 우리가 자초한 거다. 그러니 이거 어떡할 거냐. 이렇게 나라가 망하게 생겼는데 그러니 이거 책임질 사람이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 황제야” 그때 당시에 순종이었죠. “황제야 나라를 갖다 바치고 우리 좀 살자” 이게 그 당시에 일진회 성명서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비슷해요. 저는 이런 글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좀 들었어요. 그러니까 우리 언론들이 “한국 정부의 외교력이 부족하다” 이걸 굉장히 많이 비판하는데 언론 자신들이, 이렇게 쓰는 언론 자신들이 외교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 실제로 일본의 국가 아젠다(agenda), 아베 정권이 세운 국가 아젠다는 계속 알고 있지만, 알고 있듯이 정상국가화예요. 그러니까 패전 이후에 일본이 전범국가가 되어서 군대도 못 갖고, 다른 나라들에 비교하자면 국가로서의 행위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 이거 풀어주겠다는 게 아베의 약속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아베는 국가 아젠다를 향해서 가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국 정치의 향수화는 아베의 목적이에요. 우리가 자초한 것이 아니라 아베는 제국정치의 향수화를 위해서 주변에 어디든 건드리려고 했던 거예요. 근대 이후에 일본이 얼마나 많은 전쟁을 했어요. 그렇죠?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시베리아 간섭전쟁 할 것 없이 이런 수많을 도발했을 때 그것을 전부 전쟁을 공격당한 당사자들의 책임으로 돌렸어요. 핑계를 만들어서 공격을 한 것뿐이지 그것이 그쪽에 실제로 책임이 있어서 한 게 아니란 말이에요. 그런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무슨 어떤 책임이 있어서 일본이 군국주의적 또는 제국의 향수를 되살릴 빌미를 줬다? 아니죠. 일본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를 했다면 결코 이런 식의 책임을 우리에게로 돌리는 이런 이야기를 할 수가 없는 거죠.

[강유정] 저는 이번에 읽으면서 가장 무서운 글이 사실 송호근 칼럼이었습니다. 제가 왜 굉장히 위험하다고 느꼈냐면 좋게 말해서 굉장히 세련된 논리 전개고요. 나쁘게 말하자면 아주 교묘합니다. 왜냐하면 이 글을 읽어보시면 처음에는 “정치 보복은 정말 쓰리고 아프다”라고 공감의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어요. “‘유치하고 속 좁은 일본!’”이라고 작은따옴표까지 쓰시면서 공감을 이끌고 갔는데 “우리가 빌미를 줘서 제국주의를 불 붙였기 때문에 결국 우리 잘못이다”라는 얘기를 공감을 끌고 가서 중간에 하시고 계시는 거거든요. 정말 저는 깜짝 놀랐어요. 깜짝 놀란 글이고 마지막에는 질문을 던져요. “역사적 채권국이 신뢰채무국으로 낙인찍힌 저간의 상황은 무엇 때문인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질문으로 교묘하게 빠져나가고 있는데 정부에 멈추지 않고 우리 탓으로 가는 건 정말로 심각한 행간의 어떤 메시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 욱] 제가 만약에 일본 정부 관계자라든지 일본 언론인이라면 우리의 이러한 언론을 굉장히 달콤하게 이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정준희] 제가 한일 언론인 포럼에 지난번에 가서 느꼈던 게요. 일본 언론인들이나 일본 정계에서 한국을 판단할 때 굉장히 편협하다는 느낌이 굉장히 많이 들었는데, 그 이유가 뭔가 했더니 특정 언론사만 참조를 하더라고요. 굳이 언급하지 않을 특정 언론사. 특히나 일본에서 일본어로 번역돼서 많이 쓰이는 그 언론사를 참조한 그 시각 그대로 한국을 보고 있어요.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아주 놀라운 프레임이 뭐였냐. 지금까지 나온 얘기지만 “일본은 규칙을 준수하는 민족인데 한국인은 굉장히 감정적이다.” 한국 정부는 한국인의 감정을 그대로, 이른바 “국민감정에 의해서 자꾸 조변석개(朝變夕改) 한다.”라고 하는 시각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 이게 우리나라 언론에서 그대로 나오고 있는 프레임이잖아요. 그러니까 그들이 의도했고 또한 동시에 의도한 대로 언론에 반영되고 있는 걸 다시 재인용하는 그런 방식으로 가고 있는 게 문제인 거거든요. 즉 그들이 인용하는 과정에서 한국 언론이 절대로 오용될 거를 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왜 그들이 의도한 분열의 지점에 정확히 일치하는 방식으로 우리는 자책하고 있는가?’ 그것도 그릇된 방식으로. 이게 문제인 거죠.

[최 욱] 너무 화가 나고 약 오른다.

[전우용] 예를 들어서 지금 우리 언론들이 그런 식의 담론을 유포해요. 그러니까 “일본은 치밀하게 준비해서 급소를 정확히 치는데 한국 정부는 맞고 난 다음에 허둥지둥한다.” “일본은 이성적이고 한국은 감정적이다.” 이러면서 이제 책임을 한국 정부에 몰아가고 일본의 이번 도발이 갖고 있는 목표가 분명히 있을 거 아니에요. 목표 지점이 뭐겠어요? 대법원 판결을 바꿀 수 없잖아요. 그렇죠? 한국 정부가 대신 사과할 수는 있겠죠. 그렇다고 해서 사과를 하게 하려면 뭘 해야 될 거냐. 한국 내에 여론을 공격해야 한다는 건 분명히 알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사실은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 경제 도발이 노리고 있는 것은 무슨 뭐 다른 게 아니에요. 한국의 여론이에요. 한국의 여론이 바뀌어야 자기들의 공격이 효과를 낼 거 아니에요. 이렇게 해서 한국 내에 여론이 바뀌고 한국 정부가 꼼짝달싹 못하게 뒤로 궁지에 몰려서 일본 정부에 사과 또는 사과에 유사한 태도 표명. 이런 게 될 때까지 하겠다. 이런 식의 취지 아니었겠어요? 그러면 한국 내의 여론을 공격하는 거라서 한국 언론 현황을 분명히 봤겠죠. 이것이 오판이든 아니면 정확한 판단이든 간에 이른바 ‘한국 내의 주류 언론들은 일본이 공격을 해도 일본 편을 들 것이다’

[강유정] 불매 운동에 관한 그런 기사들도 저는 같은 거라고 봐요. 왜 그렇게 감정적인 대처를 하느냐. 약간 계몽성. 그리고 약간 가르쳐주겠다. 이거 잘 모르나 본데 이거는 일본 기업 아니고…. 이런 식으로 굉장히 엘리트적인 반응을 보이고. 이거는 개인들이 구국의 마음으로 아주 선의가 모여서 만들어진 거지 이게 조직적인 움직임이 절대로 아니란 말이에요. 그런데 그것을 마치 조직적으로 커질까봐 우려하듯이 먼저 진압하는 과정을 왜 언론에서 먼저 그렇게 하는지 그 부분도 저는 같은 맥락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불매운동과 관련된 기사는 중앙일보 기사였는데요. 7월 8일 취재일기를 통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놓친 것들>이라는 제목의 취재일기였습니다. “감정만 앞선 불매 운동은 퇴행적이다. 정치와 외교가 이상 작동할 때 기업과 소비자 피해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곳으로 확산한다는 점만은 확고하다. 숙명여대 경영학과 서용구 교수는 ‘한일 경제 관계는 떼어낼 수 없는 상황에 있다’며 ‘정치 논리에 따라 경제 논리를 무시하면 양쪽 모두에게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밀한 분석과 냉정한 대응이 아쉬운 대목이다.”

[전우용] 언론사에 따라서 저는 (불매운동에) 반대할 수도 있고 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언론마다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런데 다만, 전제들이 항상 깔려요. “감정적 대응은 안 된다.” 늘 이렇게 시작을 해요. 근데 이게 계속 반복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는 굉장히 오래됐어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우리 일본인은 어떤 사람인가’라고 하는 자기 정체성을 구사하면서 늘 갖다가 비교한 게 한국인들이에요. 그러면서 실제와 관계없이 하나의 이념형 인물을 만들어내요. 일본인은 이성적이고 냉철하고 정의감이 있고 공익 우선이고, 한국인들은 감정적이고 계산을 잘못하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하고 배은망덕하고. 대략 150년 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서 1910년대, 20년대에 일본인들이 아예 정형화한 논리예요. 그런데 지금 21세기인데 지금도 신문에 나오고 있는 논조들을 보면 항상 그래요. “일본인들은 이성적인데 우리는 감성적이다” “일본인들은 냉철한데 우리는 흥분해서 행동한다.” “냉철하고 이성적이고 일본인처럼 행동하자” 이게 지금 우리 신문의 논조예요. 이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정세진]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기사, 보도들은 어떻게 좀 보시는지. 문화일보가 지난 2일에 <반도체 핵심 ‘진주만式 공습’… 국내기업 피해, 日의 345배>라는 기사에서 “한국 반도체 수출기업이 입을 피해 규모가 단순 계산만 해도 일본 기업이 입게 될 피해의 345배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채널A 메인뉴스는 지난 4일 <3개월 버틴다더니… 반도체 생산 다음달 차지 우려>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한국 반도체 생산이 당장 8월부터 중단돼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 고위 관계자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최경영 기자, 분석을 해주시죠.

[최경영] 고위 관계자 이름이 안 나왔잖아요? 그리고 기업이 이 상황에 기업이 호들갑을 떨고 앓는 소리를 지금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그래서 기업을, 정확히 기업의 말을 믿을 수가 없는 상황이거든요. 증권사의 리서치 센터장들도, 본인들도 본인들의 증권사들도 현재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어느 정도의 재고를 가지고 있는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의 재고가 만약에 6개월이나 1년 치를 가지고 있다면 소재가 3개월 치 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9개월이나 1년 정도는 갈 수 있다는 이야기잖아요? 그리고 이걸 역으로 생각을 해보면 반도체 같은 경우에는 지금 현재 반도체 단가가 굉장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라고 역으로 해석하는 애널리스트(analyst)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다양하게 해석할 수가 있는 것이고.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도 한국의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생산을 제대로 못하게 되면 애플이랄지, 구글이랄지, IBM이랄지 굉장히 많은 IT 기업들이 그것 때문에 손해를 엄청나게 볼 수 있는 그런 상황이고 앞으로 5G랄지 모든 IT 기술 발전에 있어서 반도체는 산업의 지금 쌀이 되어버렸거든요. 그래서 이게 계속 반도체 가격이 폭등을 하게 되는 상황이 되면 미국도 참지를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어디에선가 중재가 될 것이고 어디에선가 합의가 될 건데 한국의 실력을 전혀 못 믿고 있는 거예요. 가장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건 정부랑 기업이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를 너무 비하할 필요는 없다.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네.

[정세진] 중앙일보, 지난 4일 ‘이정재의 시시각각’에서 이런 기사를 실었습니다. <한‧일, 어려울수록 경제가 답이다>라는 칼럼이었는데요. “우리 정부는 ‘설마’하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대응이라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수입 다변화가 고작이다. 그것도 그리 쉬울 리 없다. 운 좋게 이긴들 2~3년 뒤다. 이미 한국 대표 상품들이 쑥대밭이 된 후다. 이리 따지고 저리 궁리해도 전면전은 불가다.” “최상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화해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뭘 못하랴.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찾아가 며칠 혼밥을 먹을 수도 있다. 이미 경험도 했다. 중국에선 소중화(小中華)를 자처해 몸을 낮췄고, ‘미국엔 가랑이 사이를 기었으며(김경수 경남지사)’ 북한의 온갖 막말을 견뎠다.” “통 크게 화해의 손을 문 대통령이 먼저 내밀라는 건 불가능한 주문인가. 혹시 우리 대통령도 국익보다 표 계산이 앞서나.”

[정준희] “미국의 가랑이 사이를 기었다.”는 것에 김경수 지사를 끌어왔는데, 김경수 지사가 실제로 한 말도 아니고 미국에 대해서 이런 식의 어떤 굴욕적인 태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누군가가 쓴 글을, 그거를 김경수 지사가 인용한 글을 마치 한국 정부가 실제로 한 것처럼 둔갑시켜버린 그런 화법이고요. 며칠 혼밥 이거는 사실을 왜곡하는 거죠.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시기나 이런 것들을 가지고. 그런데 저는 되게 웃긴 게 차라리 이분이나 이 신문사가 중국과의 대응이라든가 미국과의 대응에서 한국 정부가 인내하고자 하는 그런 태도에 대해서 칭찬이라도 했었던 사람들이면 모르겠어요. 그때는 그렇게 득달같이 홀대론이니 뭐니 이런 식의 얘기를 해놓고선 지금 와서는 ‘그것도 못해?’라고 얘기를 하는 거는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요. 그 결과로 결국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나오죠? “우리나라 대통령도 국익보다 표 계산하는 거 아니야?”라는 식의 자신의 심리. 그러니까 자신이 정략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부분을 그대로 드러내는 그런 모습의 글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우용] 그냥 일진회 성명서예요. “우리 백성들의 안녕을 위해서 최고 통치자가 굴욕을 대신 겪어라” 그 얘기만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대통령이 굴욕을 겪어서 우리가 안전할 수만 있다면 굴욕을 넘어서서 불구덩이에 못 던지랴” 이런 식의 이야기거든요.

[최 욱] 국익이라는 단어를 너무 좁게 해석하는 것 같은 느낌도 강하게 듭니다.

[정세진] 오늘 일본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된 참 많은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우리 언론들이 어떻게 짚어내고 있는지 다각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전우용 교수님, 꼭 이 말씀은 시청자분들께 드리고 싶다는 점이라든가.

[전우용] 한국에서 뭘 하면 반일 감정 안 된다고 해요. 반일이라는 말을 써요. 그런데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는 혐한 시위거든요. 왜 반일이고, 혐한일까요?

[정준희] 혐일까지는 아니라는 거죠.

[전우용] 네. 우리는 혐일이 아니에요. 원래부터 그랬어요. 사실 딱 뉘앙스를 보자면 반일은 동등하거나 좀 위쪽에서 갖는 감정이에요. 적대감이에요. 혐(嫌)은 자기보다 아래쪽이라고 생각해서 갖는, 징그러워하는 그런 감정이 혐오감이란 말이에요. 일본인들의 혐한 감정은 한국인들의 반일감정보다 훨씬 뿌리가 깊어요. 훨씬 더 감정적이고 그래서 그것 때문에 아베가 그 혐한 감정 자체를 정치적 자원을 동원해서 개헌의 동력을 얻기 위해서 지금 움직이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언론 보도들을 보면 일본의 혐한 감정에 대해서 비판하거나 지적하는 이야기는 거의 볼 수가 없고 항상 한국의 반일감정을 문제 삼아요. 한국 사람들은 일본에 대해서 반일을 하도록, 감정적으로 하지 않아요, 지금은요. 어디 우리 서울 시내에서 ‘일본인 물러가라’ 이런 시위 있는 게 없잖아요. 이번 사태 벌어지기 전까지는. 그런데 일본에 가면 도시에서 곳곳에서 ‘한국인 꺼져라, 죽어라’ 이런 시위 벌어지고 있어요. 위협을 느끼고 있는데, 그런 상황 자체가 불균형하게 비대칭적으로 정보가 전달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늘 그래요. ‘혐한 의식 이용해서, 혐한 감정 이용해서 무례하게 한국에 대해서 도발하지 마라’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반일 감정 가지면 안 됩니다’ 아, 가지면 안 되죠. 그런데 혐한 감정에 대해서도 같이 동등하게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런 얘기가 없었다는 점, 그동안에. 이게 그동안 양국 간의 역사, 100년이 넘는 역사를 주로 지켜본 사람으로서는 굉장히 좀 안타까울 뿐만 아니라 ‘우리 그동안 뭐했나?’ 해방 이후에 이른바 이런 식의 대일 콤플렉스를 벗어버리자고 그렇게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금 도달해 있는 수준이 겨우 이건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세진] 최욱 씨. 오늘의 깨달음.

[최 욱] 오늘 정말 무릎을 여러 번 치게 됐는데요. 이 역사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우리 교수님을 통해서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우용] 감사합니다.

[최 욱] 너무나 고맙습니다.

[정세진] 전우용 교수님, 강유정 교수님, 그리고 최경영 기자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최경영] 고맙습니다.

[패널들] 감사합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주도 일요일 밤 10시 30분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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