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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성폭행에 더한 상처…‘강지환 사건’이 화나는 이유
입력 2019.07.16 (09:15) 수정 2019.07.16 (09:17) 취재후
[취재후] 성폭행에 더한 상처…‘강지환 사건’이 화나는 이유
여성 스태프 2명을 각각 성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배우 강지환 씨가 어제(15일) 혐의를 인정했다. 지난 9일 범행 이후 엿새 만이다.

강 씨는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죗값을 달게 받고 속죄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강 씨는 그동안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혐의를 인정한 것은 다행이다.

그런데 강 씨가 혐의를 인정한다는 입장문을 내기 전 믿기 힘든 소식을 접했다. 강 씨 가족들이 그제(14일) 피해자들을 접촉하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소속된 회사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다.


"믿기 힘들지만 들은 게 있다" 피해자 회유

강 씨 가족은 피해자 소속 회사 관리자를 통해 피해자들의 집 근처까지 갔다. 강 씨가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그제 상황에서 찾아간 것도 피해자들에게는 큰 고통과 상처를 주는 일이다.

피해자들이 소속된 회사 관리자는 한술 더 떠서 강 씨 가족과 피해자들을 어떻게든 만나게 하려고 피해자들을 회유하고, 협박으로 느껴질 만한 발언도 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이 공개한 자료에는 이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회사 관리자는 피해자에게 카카오톡으로 연락했다.

그는 성폭행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고 들었다며, 강 씨 측에서 피해자들과 강 씨가 술 먹고 한 얘기들과 다른 증거 자료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피해자들을 사실상 압박했다.


회사 관리자는 피해자들을 걱정하는 듯 보상 얘기까지 꺼냈다. 이렇게 시간을 끌다가는 강 씨도 인정 안 하고, 피해자들도 보상을 못 받고 셋이 같이 무너지는 상황이 올까 봐 무섭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믿기 힘들지만 들은 게 있어서 걱정되니까 이러는 거라며 피해자들에게 불리한 정황을 들은 것처럼 말했다.

이어 재판 나갈 때 기자들이 사진 찍고 난리 날 텐데 그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이 걱정되는 마음이 한 말들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피해자들은 강 씨 가족의 접촉 시도 과정에서 있었던 소속 회사 관리자의 부적절한 행동이 문제가 크다고 보고 앞으로 이런 시도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경찰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2차 피해 호소

피해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고 있는 허위사실 때문에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

인터넷 게시글이나 기사 댓글에는 '다른 술자리 참석자들은 집에 갔는데 피해자들은 가지 않은 게 이상하다', '피해자들이 직접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지인에게 신고한 게 이상하다'는 내용 등이다.

이 사건은 성폭력 사건이라 경찰에서도 사건 내용을 자세히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사건의 내막이 알려진 게 별로 없다. 그럼에도 일부에서 아무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인터넷 등을 통해 하고 있어서 피해자 측이 고통을 무릅쓰고 사건 내용을 일부 공개하면서 허위 사실에 반박하고 있다.

피해자 측이 공개한 사건 당일 술자리 참석자는 강 씨와 피해자 2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이다. 강 씨의 드라마 촬영 때문에 고생한 스태프들과 강 씨 집에서 식사하는 자리였다.

다른 참석자들은 모두 일정이 있어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고 마지막에는 강 씨와 피해자들만 남았다. 강 씨는 피해자들에게 짐이 많으니 택시를 불러 주겠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강 씨의 말을 믿었는데 강 씨는 택시 대신 술을 더 권했다.

강 씨와 술을 더 마신 피해자들은 강 씨가 갑자기 말수가 줄어들어 취했다고 생각하고 3층 방으로 강 씨를 옮겼다. 이후 2층 방으로 와서 잠시 쉬다가 잠이 들었고, 피해를 봤다.


피해자들이 머무른 방은 평소 강 씨 측에서 스태프들을 위한 방이라고 했다는 게 피해자 측 설명이다. 강 씨 집에 일부러 머문 것이 아니라 여러 사정이 겹쳤고, 스태프들을 위한 방이 따로 있어서 그 방에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에 직접 신고하지 않은 것도 피해자 측에서는 사정을 설명했다. 피해 이후 112신고를 시도했는데 휴대전화가 잘되지 않았고, 이후 강 씨 집에 있는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연결해서 SNS 통해 지인들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경찰 신고를 일부러 안 한 게 아니라 할 수가 없어서 못 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사정 정황은 강 씨가 혐의를 빨리 인정했다면 공개할 필요가 없는 내용이다. 강 씨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으면서 근거 없는 무분별한 추측이 인터넷 등에 나돌았다.

강 씨가 늦게라도 혐의를 인정해서 피해자들은 근거 없는 의혹에서 벗어났지만, 엿새 동안 받은 2차 피해는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2차 피해 와중에 사실상의 합의 종용까지 받아서 상처는 더 깊어졌다. '강지환 사건'을 더 화나게 하는 사람들 때문에 피해자들은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 [취재후] 성폭행에 더한 상처…‘강지환 사건’이 화나는 이유
    • 입력 2019.07.16 (09:15)
    • 수정 2019.07.16 (09:17)
    취재후
[취재후] 성폭행에 더한 상처…‘강지환 사건’이 화나는 이유
여성 스태프 2명을 각각 성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배우 강지환 씨가 어제(15일) 혐의를 인정했다. 지난 9일 범행 이후 엿새 만이다.

강 씨는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죗값을 달게 받고 속죄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강 씨는 그동안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혐의를 인정한 것은 다행이다.

그런데 강 씨가 혐의를 인정한다는 입장문을 내기 전 믿기 힘든 소식을 접했다. 강 씨 가족들이 그제(14일) 피해자들을 접촉하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소속된 회사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다.


"믿기 힘들지만 들은 게 있다" 피해자 회유

강 씨 가족은 피해자 소속 회사 관리자를 통해 피해자들의 집 근처까지 갔다. 강 씨가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그제 상황에서 찾아간 것도 피해자들에게는 큰 고통과 상처를 주는 일이다.

피해자들이 소속된 회사 관리자는 한술 더 떠서 강 씨 가족과 피해자들을 어떻게든 만나게 하려고 피해자들을 회유하고, 협박으로 느껴질 만한 발언도 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이 공개한 자료에는 이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회사 관리자는 피해자에게 카카오톡으로 연락했다.

그는 성폭행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고 들었다며, 강 씨 측에서 피해자들과 강 씨가 술 먹고 한 얘기들과 다른 증거 자료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피해자들을 사실상 압박했다.


회사 관리자는 피해자들을 걱정하는 듯 보상 얘기까지 꺼냈다. 이렇게 시간을 끌다가는 강 씨도 인정 안 하고, 피해자들도 보상을 못 받고 셋이 같이 무너지는 상황이 올까 봐 무섭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믿기 힘들지만 들은 게 있어서 걱정되니까 이러는 거라며 피해자들에게 불리한 정황을 들은 것처럼 말했다.

이어 재판 나갈 때 기자들이 사진 찍고 난리 날 텐데 그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이 걱정되는 마음이 한 말들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피해자들은 강 씨 가족의 접촉 시도 과정에서 있었던 소속 회사 관리자의 부적절한 행동이 문제가 크다고 보고 앞으로 이런 시도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경찰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2차 피해 호소

피해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고 있는 허위사실 때문에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

인터넷 게시글이나 기사 댓글에는 '다른 술자리 참석자들은 집에 갔는데 피해자들은 가지 않은 게 이상하다', '피해자들이 직접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지인에게 신고한 게 이상하다'는 내용 등이다.

이 사건은 성폭력 사건이라 경찰에서도 사건 내용을 자세히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사건의 내막이 알려진 게 별로 없다. 그럼에도 일부에서 아무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인터넷 등을 통해 하고 있어서 피해자 측이 고통을 무릅쓰고 사건 내용을 일부 공개하면서 허위 사실에 반박하고 있다.

피해자 측이 공개한 사건 당일 술자리 참석자는 강 씨와 피해자 2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이다. 강 씨의 드라마 촬영 때문에 고생한 스태프들과 강 씨 집에서 식사하는 자리였다.

다른 참석자들은 모두 일정이 있어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고 마지막에는 강 씨와 피해자들만 남았다. 강 씨는 피해자들에게 짐이 많으니 택시를 불러 주겠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강 씨의 말을 믿었는데 강 씨는 택시 대신 술을 더 권했다.

강 씨와 술을 더 마신 피해자들은 강 씨가 갑자기 말수가 줄어들어 취했다고 생각하고 3층 방으로 강 씨를 옮겼다. 이후 2층 방으로 와서 잠시 쉬다가 잠이 들었고, 피해를 봤다.


피해자들이 머무른 방은 평소 강 씨 측에서 스태프들을 위한 방이라고 했다는 게 피해자 측 설명이다. 강 씨 집에 일부러 머문 것이 아니라 여러 사정이 겹쳤고, 스태프들을 위한 방이 따로 있어서 그 방에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에 직접 신고하지 않은 것도 피해자 측에서는 사정을 설명했다. 피해 이후 112신고를 시도했는데 휴대전화가 잘되지 않았고, 이후 강 씨 집에 있는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연결해서 SNS 통해 지인들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경찰 신고를 일부러 안 한 게 아니라 할 수가 없어서 못 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사정 정황은 강 씨가 혐의를 빨리 인정했다면 공개할 필요가 없는 내용이다. 강 씨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으면서 근거 없는 무분별한 추측이 인터넷 등에 나돌았다.

강 씨가 늦게라도 혐의를 인정해서 피해자들은 근거 없는 의혹에서 벗어났지만, 엿새 동안 받은 2차 피해는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2차 피해 와중에 사실상의 합의 종용까지 받아서 상처는 더 깊어졌다. '강지환 사건'을 더 화나게 하는 사람들 때문에 피해자들은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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