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차별의 벽’ 맞닥뜨린 고졸 청년들…40%는 대학으로

입력 2019.07.16 (21:33) 수정 2019.07.1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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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년 실업률이 10%를 넘을 정도로 취업난이 심각하죠.

졸업에서 첫 취업까지 얼마나 걸리나 봤더니 대졸 이상은 8개월이고 고졸 이하는 15.8개월로, 두 배 가까이 길었습니다.

그나마 오래 걸려서라도 취업을 한다 해도, 고졸 청년들의 어려움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특성화고에서 미리 전문 직업교육을 받은 졸업생들도, 각종 차별에 따른 사회의 벽을 넘지 못해 상당수가 대학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김수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특성화고에서 환경 관련 전공을 한 김우희 씨, 지금은 전공과 무관한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 위주의 수업에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웠고, 취업률 올리기에 급급한 학교가 연결해 준 소규모 사업장은 근무 여건이 열악했습니다.

[김우희/고졸 취업자 : "전공에 맞게 취업한 애들도 드물고, 그렇다고 오래 다니는 애들도 없어요."]

전공을 살려 원하는 분야에 일자리를 얻었지만, 다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박주원 씨는 학력 차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영상 기획 일에 뛰어들었는데도, 근무 여건이 좋은 대형 업체는 여전히 대졸 이상만 뽑아 임금이 적은 곳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학 인맥으로 돌아가는 업계 분위기도 큰 벽입니다.

[박주원/고졸 취업자 : "(대학 가려는 이유가) 뭔가를 더 배우기 위해서라든가 이런 건 아니고 정말 그러니까 인맥과 학사학위 때문이거든요. 제 동생이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이고 저는 무조건 대학을 가야 된다고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나마 취업이라도 하면 다행.

고졸은 취업준비생으로 이른바 스펙을 쌓을 때부터 출발선에서 밀려납니다.

민간 기업들이 주최하는 공모전은 대학생 전용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국가 기술 자격증도 관련 교육 시간이 부족하단 이유로 대졸자보다 한두 단계 낮은 기능사부터 응시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특성화고 졸업생 40%가 결국 대학에 진학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박주원/고졸 취업자 : "어떤 일정 선 이상으로 넘어가려고 할 때 그 선을 넘을 수 없겠다는 두려움이 계속 생기는 거죠."]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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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차별의 벽’ 맞닥뜨린 고졸 청년들…40%는 대학으로
    • 입력 2019-07-16 21:36:09
    • 수정2019-07-16 21: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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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년 실업률이 10%를 넘을 정도로 취업난이 심각하죠.

졸업에서 첫 취업까지 얼마나 걸리나 봤더니 대졸 이상은 8개월이고 고졸 이하는 15.8개월로, 두 배 가까이 길었습니다.

그나마 오래 걸려서라도 취업을 한다 해도, 고졸 청년들의 어려움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특성화고에서 미리 전문 직업교육을 받은 졸업생들도, 각종 차별에 따른 사회의 벽을 넘지 못해 상당수가 대학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김수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특성화고에서 환경 관련 전공을 한 김우희 씨, 지금은 전공과 무관한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 위주의 수업에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웠고, 취업률 올리기에 급급한 학교가 연결해 준 소규모 사업장은 근무 여건이 열악했습니다.

[김우희/고졸 취업자 : "전공에 맞게 취업한 애들도 드물고, 그렇다고 오래 다니는 애들도 없어요."]

전공을 살려 원하는 분야에 일자리를 얻었지만, 다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박주원 씨는 학력 차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영상 기획 일에 뛰어들었는데도, 근무 여건이 좋은 대형 업체는 여전히 대졸 이상만 뽑아 임금이 적은 곳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학 인맥으로 돌아가는 업계 분위기도 큰 벽입니다.

[박주원/고졸 취업자 : "(대학 가려는 이유가) 뭔가를 더 배우기 위해서라든가 이런 건 아니고 정말 그러니까 인맥과 학사학위 때문이거든요. 제 동생이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이고 저는 무조건 대학을 가야 된다고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나마 취업이라도 하면 다행.

고졸은 취업준비생으로 이른바 스펙을 쌓을 때부터 출발선에서 밀려납니다.

민간 기업들이 주최하는 공모전은 대학생 전용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국가 기술 자격증도 관련 교육 시간이 부족하단 이유로 대졸자보다 한두 단계 낮은 기능사부터 응시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특성화고 졸업생 40%가 결국 대학에 진학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박주원/고졸 취업자 : "어떤 일정 선 이상으로 넘어가려고 할 때 그 선을 넘을 수 없겠다는 두려움이 계속 생기는 거죠."]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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