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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후임에 리태성…北 라인업 정비에도 시간끌기 왜?
입력 2019.07.18 (17:10) 수정 2019.07.18 (17:11) 취재K
최선희 후임에 리태성…北 라인업 정비에도 시간끌기 왜?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회동 당시,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신임 부상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선희 후임 자리에 리태성…대미라인 빈칸 완성

지난달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이 회담을 하던 사이, 실무협상에 참여할 북한 외무성, 미국 국무부 인사들도 로비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미국의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많은 북한 인사들과 만나는 게 카메라에 포착됐는데요. 비건 대표가 이야기를 나눈 북한인사 중에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 있어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북한 외무성 대미 라인의 빈칸으로 남아 있던 미국 담당 신임 부상인 리태성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4월 최선희 미국 담당 부상이 제1 부상으로 승진하면서 그 후임 자리에 외교전략을 짜던 리태성 9국(전략정책담당) 국장이 그 자리를 물려받은 것으로 관측됩니다. 국가정보원은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외무성 대미 라인이 판문점 남북미회동 때 총출동했다며 리태성이라는 새로운 인물을 언급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아직 공식적으로 보도한 바 없지만, 정보 위원들은 리태성이 외무성의 부상이며 판문점 회동 때 의전을 맡아 미국 측 인사를 접촉했다고 전했습니다.

2016년 4월, 리태성 당시 외무성 부국장은 리수용 외무상을 수행해 미국에 있는 UN 본부를 방문했다.2016년 4월, 리태성 당시 외무성 부국장은 리수용 외무상을 수행해 미국에 있는 UN 본부를 방문했다.

베일에 싸인 ‘전략통’…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수행

북한 외무성은 외무상과 제1 부상 아래 여러 부상들을 두고 미국 등 세계 각 나라와 국제기구를 맡게 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미국 담당 부상은 미국 담당 국장이 승진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북한은 전략 정책을 담당했던 리태성을 미국 담당 부상으로 임명함으로써 협상력 제고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리태성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수행단에 포함돼 물밑에서 전략 수립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북한 핵미사일 위기가 고조되던 2016년 4월, 외무성 부국장 직함을 달고 리수용 당시 외무상의 미국 방문을 수행했습니다. 이 밖의 이력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이른바 '전략통'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北 라인업은 정비…협상 시한 3주 다 됐지만 ‘소식 감감’

이제 미국을 담당하는 부상까지 바뀐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정비가 이뤄졌던 북한 외무성의 대미 라인업은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리용호 외무상-최선희 제1부상-리태성 부상-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으로 지휘 계통이 이어지고, 김명길 전 베트남 주재 북한 대사가 실무협상 대표로 나서게 됩니다. 리용호 외무상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카운터파트가 되고, 김명길 전 대사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상대하게 됩니다. 국정원은 실무협상은 최선희 제1부상의 총괄 아래 권정근 국장과 김명길 전 대사가 주로 나서고, 리태성 부상은 미국에 대한 전략을 짜거나 정세 분석을 주로 담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을 상대할 북한의 새로운 협상팀 진용이 갖춰졌지만, 실무협상이 언제 재개될지는 오리무중입니다. 애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 후 "2~3주 내에 실무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는데, 3주가 다 끝나가는 시점이지만 협상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북한 외무성이 16일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동맹 19-2'를 실시할 경우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협상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미 국방부는 현지시간 16일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고 밝혀 속도에 급급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6월 30일 북미 정상은 2~3주 내로 실무협상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다.6월 30일 북미 정상은 2~3주 내로 실무협상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다.

“北 훈련 연계는 시간벌기…美 핵동결론 대응책 마련”

북한이 협상을 앞두고 갑자기 한미연합훈련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미국이 꺼낸 '핵 동결' 카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8일 '북한 정세 브리핑' 자료에서 "북한의 새로운 협상팀은 실무협상을 소홀히 한 하노이 협상팀에 대한 처벌을 보고, 협상 초반 비타협적이고 원칙적인 태도를 견지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현지시각 9일 동결은 비핵화 과정의 시작이라며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제거가 목표라는 입장을 공식화했는데, 이에 대한 북한의 입장 정리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겁니다. 전략연은 "북미가 핵동결을 시작으로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더라도, 신고와 검증 과정이나 비핵화의 최종 상태에 대한 정의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을 요인이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도 "북한의 실무협상팀은 4월 이후 새로 꾸려져 협상 전략이 정리되지 않았는데, 북미 정상이 지난달 말 갑자기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해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본부장은 특히 "북한은 하노이 회담이 실패한 이유가 제재 완화에 매달렸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향후 협상 전략으로 체제 안전보장을 강조하기로 한 것 같다"며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도 이런 맥락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협상 재개를 약속한 만큼 이르면 이달 안으로 협상이 시작되긴 하겠지만, 워낙 입장 차가 큰 만큼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핵 동결 요구는 영변 핵시설뿐 아니라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등도 포함하는 상황, 북한이 어떤 카드로 협상의 문을 열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최선희 후임에 리태성…北 라인업 정비에도 시간끌기 왜?
    • 입력 2019.07.18 (17:10)
    • 수정 2019.07.18 (17:11)
    취재K
최선희 후임에 리태성…北 라인업 정비에도 시간끌기 왜?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회동 당시,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신임 부상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선희 후임 자리에 리태성…대미라인 빈칸 완성

지난달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이 회담을 하던 사이, 실무협상에 참여할 북한 외무성, 미국 국무부 인사들도 로비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미국의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많은 북한 인사들과 만나는 게 카메라에 포착됐는데요. 비건 대표가 이야기를 나눈 북한인사 중에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 있어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북한 외무성 대미 라인의 빈칸으로 남아 있던 미국 담당 신임 부상인 리태성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4월 최선희 미국 담당 부상이 제1 부상으로 승진하면서 그 후임 자리에 외교전략을 짜던 리태성 9국(전략정책담당) 국장이 그 자리를 물려받은 것으로 관측됩니다. 국가정보원은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외무성 대미 라인이 판문점 남북미회동 때 총출동했다며 리태성이라는 새로운 인물을 언급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아직 공식적으로 보도한 바 없지만, 정보 위원들은 리태성이 외무성의 부상이며 판문점 회동 때 의전을 맡아 미국 측 인사를 접촉했다고 전했습니다.

2016년 4월, 리태성 당시 외무성 부국장은 리수용 외무상을 수행해 미국에 있는 UN 본부를 방문했다.2016년 4월, 리태성 당시 외무성 부국장은 리수용 외무상을 수행해 미국에 있는 UN 본부를 방문했다.

베일에 싸인 ‘전략통’…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수행

북한 외무성은 외무상과 제1 부상 아래 여러 부상들을 두고 미국 등 세계 각 나라와 국제기구를 맡게 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미국 담당 부상은 미국 담당 국장이 승진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북한은 전략 정책을 담당했던 리태성을 미국 담당 부상으로 임명함으로써 협상력 제고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리태성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수행단에 포함돼 물밑에서 전략 수립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북한 핵미사일 위기가 고조되던 2016년 4월, 외무성 부국장 직함을 달고 리수용 당시 외무상의 미국 방문을 수행했습니다. 이 밖의 이력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이른바 '전략통'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北 라인업은 정비…협상 시한 3주 다 됐지만 ‘소식 감감’

이제 미국을 담당하는 부상까지 바뀐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정비가 이뤄졌던 북한 외무성의 대미 라인업은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리용호 외무상-최선희 제1부상-리태성 부상-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으로 지휘 계통이 이어지고, 김명길 전 베트남 주재 북한 대사가 실무협상 대표로 나서게 됩니다. 리용호 외무상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카운터파트가 되고, 김명길 전 대사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상대하게 됩니다. 국정원은 실무협상은 최선희 제1부상의 총괄 아래 권정근 국장과 김명길 전 대사가 주로 나서고, 리태성 부상은 미국에 대한 전략을 짜거나 정세 분석을 주로 담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을 상대할 북한의 새로운 협상팀 진용이 갖춰졌지만, 실무협상이 언제 재개될지는 오리무중입니다. 애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 후 "2~3주 내에 실무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는데, 3주가 다 끝나가는 시점이지만 협상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북한 외무성이 16일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동맹 19-2'를 실시할 경우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협상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미 국방부는 현지시간 16일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고 밝혀 속도에 급급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6월 30일 북미 정상은 2~3주 내로 실무협상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다.6월 30일 북미 정상은 2~3주 내로 실무협상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다.

“北 훈련 연계는 시간벌기…美 핵동결론 대응책 마련”

북한이 협상을 앞두고 갑자기 한미연합훈련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미국이 꺼낸 '핵 동결' 카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8일 '북한 정세 브리핑' 자료에서 "북한의 새로운 협상팀은 실무협상을 소홀히 한 하노이 협상팀에 대한 처벌을 보고, 협상 초반 비타협적이고 원칙적인 태도를 견지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현지시각 9일 동결은 비핵화 과정의 시작이라며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제거가 목표라는 입장을 공식화했는데, 이에 대한 북한의 입장 정리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겁니다. 전략연은 "북미가 핵동결을 시작으로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더라도, 신고와 검증 과정이나 비핵화의 최종 상태에 대한 정의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을 요인이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도 "북한의 실무협상팀은 4월 이후 새로 꾸려져 협상 전략이 정리되지 않았는데, 북미 정상이 지난달 말 갑자기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해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본부장은 특히 "북한은 하노이 회담이 실패한 이유가 제재 완화에 매달렸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향후 협상 전략으로 체제 안전보장을 강조하기로 한 것 같다"며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도 이런 맥락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협상 재개를 약속한 만큼 이르면 이달 안으로 협상이 시작되긴 하겠지만, 워낙 입장 차가 큰 만큼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핵 동결 요구는 영변 핵시설뿐 아니라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등도 포함하는 상황, 북한이 어떤 카드로 협상의 문을 열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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